작가의말
이소설에는개가많이등장한다.그개들은셰틀랜드쉽독인데,나처럼좋아하는사람들은‘쉘티’,전혀모르는사람들은‘미니어쳐콜리’,어린아이들은“봐요,엄마!작은래시예요!”로부른다.
지금은내가어느누구보다오랜시간삶을함께나눠온살아있는영혼에대해몇마디하기에좋은때인것같다.첫번째아내보다오래,내아들들보다오래,부모님과누이들과집에서함께살았던시간보다오래,리와함께살았던기간보다오래함께시간을보냈다.물론,몇년이더지나면바뀌길바라지만말이다.내가사랑했던쉘티시로코에대해말하려한다.지금까지존재했던개들중가장훌륭한개였다.물론,이것은내편견에의한의견이다.그러나우울하고외로운시간을,살아갈가치가있는삶으로만들어준특별한개에대해자랑스럽게말하지않는사람이있다면,나로서는그런견주를존중하지않을것이다.
시로코는우리의두번째쉘티였다.첫쉘티푸샤는마린카운티에서쉘티여섯마리를기르고있던친구에게서받았는데,새로태어난강아지들을시골집에야생으로풀어놓고키웠다.그친구가강아지를사람들에게나눠줬다.푸샤는11년동안살며우리의삶을밝게만들어줬는데,어느날차앞으로뛰어들었다.푸샤를차로친여성이수의사에게데려갔지만살려내지못했다.그소식을들었을때,나는로스앤젤레스에있었는데,베벌리힐스호텔의폴로라운지에서영화〈밀레니엄〉제작진과첫회의를하고있었다.나는회의에계속참석할수없었고,다들이해해줬다.
시로코라는이름은당시내가집필중이었던《가이아》3부작의주인공이름에서따왔다.나는잘운영되는강아지농장에서시로코를입양했는데,주인집거실에있던나에게몰려든수십마리의쉘티강아지중한마리였다.이작은암컷은가만히뒤에남아있다가다른강아지들이서로놀기시작하자내게다가왔다.난그강아지에게푹빠져버렸다.
개주인이비웃었다.“그녀석은너무하얘요.다리와목부위에흰색이너무많고,엉덩이에도작은흰색반점이있어요.그녀석은도태시킬겁니다.챔피언의새끼인순종견이지만,중성화수술을하지않으면서류를주지않겠습니다.”너무하얀털을가진유전자는썩은나뭇잎처럼유전자풀에서쓸려나갔다.너무어리석다는생각이들었지만,그렇게말하지않았다.그러나다른개를원할경우엔5,6백달러를지불해야하지만,이강아지는150달러만내면되기때문이었다.
개를사육하는사람들은두가지로나뉜다.품종기준에광적으로집착하는지구상에서가장까다로운사람이거나,혈우병에걸린유럽왕족이잘생기고건강하며제정신인것처럼보일정도로선천적결함이있는동물이나올때까지닥치는대로근친교배를시키며자기이익만좇는착취자다.나는이농장주가첫번째유형인것에감사하기로마음먹었다.나는그개를애견대회에내보내거나번식시킬계획이없었다.
다시말하지만,내게편견이있다는것은나도안다.그런데애견대회에꽤많이가봤으나,몇년전웨스트민스터에서열린대회에서최고의개에올랐던쉘티를포함해,시로코보다멋진털을가진쉘티를본적이없다.
모든강아지가그렇듯시로코는장난기가많았다.나중에자라서도모든행복한개들이그렇듯놀이를좋아했지만,품위가있었다.부분적으로는품종의특성이었고,부분적으로는시로코의성격때문이었다.시로코는어린아이를좋아하지않았다.아이들을물지는않았지만,훌륭한양치기개가양떼를몰듯아이들을몰아서둥글게모아현관문밖으로밀어내려는경향이있었다.시로코는낯선사람들을잘따르지않았지만,치즈한조각이나감자칩을조심스럽게받아먹고나면나중에좀더달라고다가갔다.누군가말했듯이개의종교는음식이다.시로코도다른개들과마찬가지로같은제단을섬겼지만,그러기전에먼저상대를알아야했다.
시로코를처음데려왔을때,우리는유진시가내려다보이는언덕위의큰집에서살고있었다.울타리가쳐진뒷마당은45도각도로기울어져있었다.시로코는온종일뒷마당의담쟁이덩굴들사이로올라갔다가내려오며놀다가,나무울타리에난세개의옹이구멍앞에멈춰서서이웃집셰퍼드를염탐하곤했다.
시로코가살아있는동안낑낑거리는소리를한번도들어본적이없었다.날카로운통증이있을때만새된소리를낼뿐이었다.어느밤에시로코가고통스럽게울부짖는소리가들렸다.뒷문을열었더니,시로코는뭔가나쁜짓을한것처럼내쪽으로슬금슬금다가왔다.얼굴이피로범벅된상태였다.자기먹이를훔쳐먹은너구리를쫓아갔던것이었다.아무도시로코에게너구리를공격하려면반드시함께공격할아군이있어야만한다는사실을말해주지않았던것이다.시로코는얼굴에상처를입어피를흘렸고…뒷다리의뒷부분을네군데나깊게물렸다.결론:시로코는너구리를잡아얼굴부분을한대갈겨주고는몸을돌려도망쳤다.나라도그랬을것이다.시로코는싸움꾼이아니라애교꾼이었다.
한번은시로코가미친모험심에휩싸여울타리밑을파고세상구경을나갔다가,곧바로길을잃어버렸던적이있었다.나는개를찾아미친듯이동네를돌아다니다가,유기견보호소에서작은검둥개와즐겁고놀고있는시로코를발견했다.시로코는나를보자마자비참하고,후회하고,겁에질린표정을지었다.아카데미상을받아도될만한연기력이었다.케이지에꽂혀있는카드에는“귀엽다,다정하다,돌봄을잘받았음,누군가의소중한아기”라고적혀있었다.당연하다.비용을지불하러갔더니,벌써입양하려는대기자가꽤많았다.
시로코이야기는수천가지도해줄수있고,이책을아예시로코에관한이야기로가득채울수도있다.혹시시로코에대해더알고싶으면,내웹사이트에시로코페이지가있고,사진도올려놨다
[http://varley.net/about/cirocco].혹시라도당신이지금껏본쉘티중가장아름답다고생각되지않거든나에게말해달라.
결국모든것은죽음으로귀결된다.개들은우리만큼오래살지않고,보통우리가더오래산다.그반대보다는이게더나은것같다.우리가먼저죽으면누가그개들을돌보겠는가?
열아홉살반의나이에도시로코는여전히아름다웠다.앉아있는모습만보고는,시로코가거의앞을보지못하고,반쯤들리지도않으며,관절염으로혼자서는일어설수없을정도로몸이불편하다는사실을알기힘들었다.시로코가일어나지못해오물속에누워밤을보낸후,우리는때가되었다고판단했다.시로코에게맛있는음식을먹이고,공원에서마지막산책을시켰다.공원에서시로코는거의보이지않는것들을흥미롭게바라보며약간씩비틀거리며걸었다.그후우리는시로코를동물병원으로데려갔다.병원에서는몇초만에죽는안락사주사를놓아주었다.고통의흔적은보이지않았다.
그동물병원에는많은고통이있었지만,시로코의고통은아니었다.
시로코의유골은후드리버밸리의사과과수원에뿌렸다.지구상에서가장아름다운곳중하나였다.
이소설을다시읽으면서,당시내가어떻게든시로코의죽음을대할마음의준비를하고있던건아니었는지궁금해졌다.내가정말로그런마음의준비를했었는지는모르겠지만,효과가없었다.여전히매일시로코가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