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클리어: 합본판

올클리어: 합본판

$33.00
Description
“포화 속에서 세상을 구원한 것은,
장군들이 아니라 묵묵히 자리를 지킨 평범한 이웃들이었다.”
연일 들려오는 전쟁의 비극 속, 코니 윌리스가
오늘날의 우리에게 띄우는 가장 벅찬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
스마트폰 화면 너머로 무너진 건물과 먼지를 뒤집어쓴 아이들의 사진이 매일같이 쏟아지는 요즘입니다. 중동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전쟁은, 80여 년 전 런던의 밤하늘을 불태웠던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과 무섭도록 닮아 있습니다.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의 네 번째 장편 《올클리어》는 바로 그 참혹한 전장의 한복판, 폭탄이 비 오듯 쏟아지는 1940년의 런던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전쟁의 스펙터클이나 승전국의 영웅담을 찬양하지 않습니다. 대신 작가의 시선은 캄캄한 방공호 속에서 두려움에 떨면서도 서로에게 차를 끓여주고 농담을 건네며, 무너진 잔해 속에서 이웃을 구출해 내는 ‘평범한 사람들’을 향합니다.

과거에 갇혀버린 세 명의 시간 여행자들은, 사소한 행동 하나가 역사를 비극으로 바꿀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 속에서도 그 시대의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부대끼며 지옥 같은 밤을 견뎌냅니다. 코니 윌리스는 이 거대한 서사를 통해 “인류를 구원하는 것은 압도적인 힘이나 영웅이 아니라, 무고한 이들의 조용하고 평범한 희생과 연대”라는 사실을 벅찬 감동으로 증명해 냅니다.

연일 들려오는 전쟁의 비극 앞에 무력감을 느끼는 지금, 《올클리어》가 건네는 인간성에 대한 깊은 신뢰는 그 어느 때보다 커다란 위로로 다가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의 시간 속에서도 기어이 모든 안개가 걷히고 울려 퍼지는 안도와 구원의 사이렌, ‘올클리어(All Clear)’.

전쟁이라는 인류의 비극을 SF의 상상력으로 꿰뚫어 본 이 위대한 걸작을 통해, 가장 어두운 곳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인간의 마음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이번 한국어판은 지난 2019년 두 권으로 나눠 냈던 책의 7년 만의 합본판입니다.※

“기적의 여정이 이어진다. 코니 윌리스가 미국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임을 또 증명했다.”
- 〈덴버 포스트〉
선정 및 수상내역
2011년 휴고상 수상
2011년 네뷸러상 수상
2011년 로커스상 수상
저자

코니윌리스

1945년12월31일미국콜로라도주덴버에서태어났고,본명은콘스탄스일레인트리머윌리스다.오랫동안교사로일하면서여러잡지에작품을기고했지만별다른관심을끌지못하다가,1982년단편〈화재감시원〉이휴고상과네뷸러상을동시에수상하며주목받기시작했다.〈화재감시원〉을표제로한단편집《화재감시원》(1985)은그해〈뉴욕타임스〉주목할만한책으로선정되었다.
첫번째장편소설《링컨의꿈》(1987)으로존캠벨상을받았고,1992년에발표한《둠즈데이북》으로휴고상과네뷸러상은물론로커스상을휩쓸었고,1998년에발표한《개는말할것도없고》로20세기후반에서21세기로이어지는SF문학계에코니윌리스전성시대의문을열었다.12년만에발표한《등화관제》(2010)과《올클리어》(2010)로휴고상과네뷸러상,로커스상을동시에석권하며시리즈의모든책이휴고상을수상한최초의작가가되었다.
장단편을넘나드는왕성한작품발표로휴고상11회,네뷸러상7회,로커스상12회수상등역사상가장많은메이저SF문학상을받은작가로손꼽히며,2009년SF명예의전당에헌정되었다.2011년에는그모든업적과공로를아울러,역사상28번째로‘그랜드마스터상’을받으며명인의반열에올랐다.이후《크로스토크》(2016),《로즈웰가는길》(2023)등을발표했고,현재옥스퍼드시간여행시리즈후속작《TheSpannerintheWorks》(2027년출간예정)를집필중이다.

출판사 서평

휴고상,네뷸러상,로커스상동시수상작!

코니윌리스의기묘하고감동적인도약

드디어,코니윌리스의옥스퍼드시간여행시리즈의최신작《올클리어》가왔습니다.이작품은시리즈의마지막처럼보입니다.속편의법칙을지나치게잘따랐기때문이죠.사실상직전작《등화관제》와같은작품으로보아야할《올클리어》는시리즈의모든작품을통틀어가장크게,가장복잡하게움직입니다.코니윌리스자신이이작품에대해“한계까지몰아붙였다”고자평하기까지했죠.이게마지막이라고생각하지않았다면,굳이이렇게까지플롯을복잡하게가져가지는않았을지도모릅니다.여기에모든힘을쏟아부은코니윌리스는거짓말처럼패배…하지는않았습니다.작품활동을잘하고계시죠.그러나이시간여행시리즈가다시돌아오려면긴시간이필요할것같습니다.코니윌리스는대편성교향곡처럼다양하고복잡한스토리라인을저글링하는걸즐기는작가는아니었으니까요.

《올클리어》를읽어보면한계까지밀어붙였다는작가자신의말이진심처럼느껴집니다.단일작품으로엮을수있는《등화관제》를포함하면이소설은한국어판으로1,600페이지가넘습니다.등장인물들의수가훨씬많습니다.시간여행자들이활동하는주요타임라인도예전보다늘어납니다.1941년과1944년은이소설의배경상으로‘현대’라할수있는2060년과함께서로밀접한영향을주며,부차적인역할을하는시간대들이추가로등장합니다.같은인물이둘이상의시간대에등장하는경우도많아서,처음에는혼란스러울수도있습니다.《등화관제》때말이죠.그러나《올클리어》에도전하는여러분들은이미그혼란을극복했을겁니다.

하지만문제는또다시발생합니다.다양한시간대를교차해가며전개하는이소설의플롯이피할수없는문제였죠.지지부진하게느껴진다는겁니다.《등화관제》에서보셨다시피갑자기시간‘강하’의편차가너무커진1941년또는1944년의런던으로는,원하는시간대에는도착할수가없습니다.그래서어떤시간여행자는1941년에,또어떤시간여행자는1944년에,또어떤시간여행자는1941년과1944년에모두갇혀버렸죠.1941년의주인공들과1944년의주인공들은서로에게영향을끼치는데,문제는이두시간대중에한쪽이뭔가를발견했더라도다른쪽에게전달할방도가없다는겁니다.그래서독자는한쪽시간대의인물들이시간여행에얽힌수수께끼를어느정도벗겨낸걸본다음,거의똑같은문제로고민하는다른쪽시간대의인물들을바라보아야만합니다.그래서《올클리어》의스토리는느리게흘러갑니다.더길고더느려진소설이라면,어떤독자에게는치명적인문제로느껴질수도있겠죠.

그래서팬들중에는《올클리어》를3분의1정도로줄이면더좋은소설이될거라고말하는사람들도있습니다.스토리텔링의효율로따지면그말이맞을지도모릅니다.앞서말씀드렸듯,플롯의구조상전개가느릴수밖에없는이소설은그속도를더욱저하시키는수많은디테일들로가득하기때문입니다.이소설의헌사를허투루넘기지마십시오.여기나오는모든직종들이소설안에서도활동합니다(추리소설작가도진짜나오냐고요?애거서크리스티가‘등장’합니다).《올클리어》는이작은영웅들이어떻게살아가는지를보여주기에여념이없습니다.서브플롯이라고하기에는본스토리와거의아무런관계가없는일화들도꽤많습니다.이것을군더더기라고부를수있을까요.만약정말군더더기라면,효율적으로단편소설을쓸줄아는코니윌리스가왜이런요소들을남겨두었을까요.몰랐을리가없을텐데요.

《올클리어》의플롯을그림처럼떠올려볼까요.장편소설이라는거대한줄기에서작은단편과엽편소설들이가지처럼뻗어나와한몸을이루고있는모습을상상하는거죠.거대한줄기는시간여행자들의이야기이고,작은가지들은독일군의공습속에서서로를격려하며삶을이어나가는런던시민들의이야기입니다.효율성을위해서는잔가지를다쳐내도무방합니다.《올클리어》에서가장중요한소재인‘시공연속체의수수께끼’는이전의옥스퍼드시간여행시리즈에서보여주었던수준을넘어섭니다.이발상의전환에얽힌핵심사건들만을추리더라도충분히(독자에따라서는더욱)매력적인작품이되었을겁니다.보기좋게매끈한통나무로다듬는거죠.그게일반적인소설작법입니다.그런데왜코니윌리스는그렇게하지않았을까요.심지어스스로괴로워하면서까지말입니다.

그이유는,이소설의작은가지들이거대한줄기와함께한그루의나무를구성한모습을보여주는게이소설의주제이기때문일것입니다.평범하고대체로선한이들의삶이라는작은가지들말이죠.이는사실상옥스퍼드시간여행시리즈전체를,혹은코니윌리스의작품세계전체를관통하는메시지였습니다(코니윌리스의크리스마스단편집책소개를참고하시기바랍니다).특히옥스퍼드시간여행시리즈에서는왜이런무고하고선한이들에게고난이주어지는지에대한질문이이어집니다.즉,구원이란무엇이냐는이야기입니다.이시리즈를시작한단편〈화재감시원〉의주인공바솔로뮤는어째서인간들이자신들에게주어진비극적인운명을받아들여야만하냐고분노하죠.여기서던져진질문은다음작품인《둠스데이북》에서더욱선명하게드러납니다.성서의수난극에서형식을빌어온이작품에서시간여행자와그주위인물들은예수의행적을자신만의방식으로(의식하지는못한채로)재현합니다.그러나이방식은일종의우화에머무를수밖에없었습니다.예수의행적을재현한이는예수가아니었고,따라서기적은일어나지않았기때문입니다.인간은인간을구원할수없다는프로테스탄트적인기조는바뀌지않습니다.‘역사’는정해져있고,숙명은달라지지않으며,선한이가더복을받는일도없었습니다.

어째서주님의어린양들에게,선한작은가지들에게고통을안겨주느냐는신정론적인질문은그러나《올클리어》에서커다란전환을맞이합니다.소설의절반정도가지나면서정체를드러내기시작하는이대전환은스토리상으로도소설의핵심이며감정의동력입니다.시리즈의팬이라면여기까지오기위해서라도《올클리어》를읽으셔야합니다.이에대해자세히풀어놓기는어렵습니다.그러나간단하게는이야기를해두는게좋겠습니다.코니윌리스는과감한선택을했습니다.이‘옥스퍼드시간여행시리즈’라는세계를지탱하는시스템,인격이나의식을갖추지않았지만4차원적인권능을갖춘이‘시공연속체’의성격을바꾸었기때문입니다.후반부의몇몇장면을감안해볼때,코니윌리스의새로운선택이어떤방향을지시하는지는명백해보입니다.이제코니윌리스는소망하기를숨기지않습니다.이전까지는인간의소망을무기력한선함과등치시켰던코니윌리스는이제거기서과감하게전진합니다.왜과감하냐면,일견너무순진해보이기때문입니다.심지어소설속에서도누군가가말합니다.“증거는없어요”라고말이죠.입증이안되는선한소망을담은가설이무슨의미가있을까요?죽고나서천국에간다는얘기나다를게있나요?그렇다면《올클리어》가과감하게전개하는세계관의변화는혹시부질없는시도는아닐까요?

네,부질없는시도일지도모릅니다.그리고그부질없음은이소설에서아름답게빛납니다.《올클리어》는모든부질없고작고선한사건과인간들에대한헌사이며추모이기때문입니다(소설을다읽고나서다시헌사를펼쳐보시길바랍니다).신이자리를비운우주에서나약한인간들이고독하게운명과싸워야했던《둠즈데이북》을넘어,《올클리어》는신이부재중인게아니라다만지켜보고있는것뿐인지도(혹은우리가이해하지못하는방식으로만개입하는지도)모른다고말합니다.결과적으로똑같지않냐고요?그렇지않습니다.프랑스의한신학자는말했습니다.그야말로전능한힘을가진존재가그힘을사용하지않고애써인내하고인내하며지켜보려면,도대체얼마나커다란사랑이필요하겠냐고말입니다.《올클리어》는이순진하고순전한의지를비로소드러냅니다.세상모든이들을,작은가지들을다살피고그들이흥하건망하건아껴주는힘.혹은그런힘이존재한다고진심으로믿게되는순간.옥스퍼드시간여행시리즈는이렇게높이날아올랐습니다.

추신:사실‘이렇게높이날아오르며끝났습니다’라고쓰는게더적합할지도모릅니다.그러나시리즈의팬이시라면제가《개는말할것도없고》를언급하지않았음을눈치채셨을겁니다.이유쾌한외전에서제시된수수께끼(혹은떡밥)는아직다풀리지않았습니다.또한현재까지비극-희극-비극(?)으로이어진이시리즈의전개상,짠단짠단처럼뭔가되게웃기고행복한작품으로시리즈가마무리되지않을까싶은묘한예감이있습니다.네?아,물론“증거는없습니다.”

-2019년,김규림,평론가


또추신:그런데정말로그‘증거’가나타났습니다!놀랍게도코니윌리스가옥스퍼드시간여행시리즈의신작,《TheSpannerintheWorks》(2027년출간예정)를들고돌아온다는소식입니다.
알려진내용에따르면,이번신작은비극과묵직한감동을선사했던《등화관제》나《올클리어》와는달리,우리가사랑해마지않는《개는말할것도없고》와영적·분위기적으로궤를같이하는유쾌한소동극이될예정입니다.
주인공은1980년대영국의낭만주의시인발자취를쫓는버스투어에참여했던미국인영문학교수브룩베니슨입니다.투어일정이옥스퍼드를건너뛰기로결정되자잔뜩화가난그녀는틴턴수도원근처를하이킹하다우연히시간포털을발견하고,무려2070년대의옥스퍼드시간여행연구실로‘미래를향해’튕겨나갑니다.‘미래로의시간여행은불가능하다’는절대법칙을깨버린그녀로인해시공연속체에는거대한오류,말그대로‘스패너인더웍스(기계에끼인스패너)’가발생하고맙니다.베테랑시간여행역사가아서가그녀와짝을이뤄시공간의붕괴를막으려고군분투하지만,이골치아픈미국인교수는그저자신에게주어진‘미래관광기회’를최대한만끽하려들뿐입니다.
영문학에바치는러브레터이자시간물리학에보내는유쾌한사과문이될이작품은,옥스퍼드시간여행시리즈가아직끝나지않았음을증명합니다.《올클리어》의거대한감동을맛보신독자라면,이제기쁜마음으로옥스퍼드시간여행연구소에닥칠다음번대형사고를기다려보셔도좋을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