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오브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베스트 오브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28.23
Description
“한 남자가 아내를 죽이면 살인이라고 부르지만,
충분히 많은 수가 같은 행동을 하면 생활 방식이라고 부른다.”
활동할 당시 ‘페미니즘 SF’의 기수로 인정받았고 사후에는 ‘팁트리상’으로 기림받는 작가인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주요 작품들을 담은 중단편선집. 2016년 두 권으로 나누어 출간되었던 《체체파리 비법》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의 합본 개정판으로, YA 시리즈로 따로 낸 4편의 중편을 제외한 15편의 중단편을 수록했다.
저자

제임스팁트리주니어

저자:제임스팁트리주니어
본명은앨리스브래들리셸던으로1915년에변호사아버지와작가인어머니사이에태어났다.화가,예술비평가,공군조종사와군정보원,CIA정보원등다양한직업에종사했고제대이후대학에서실험심리학을전공하여박사학위를받았다.심리학박사과정을마치던1967년에스트레스해소를위해SF소설을쓰기시작했는데그때‘제임스팁트리주니어’라는필명을만들었다.군대나CIA에서여성이라는이유로주목받은경험을많이했던그녀는‘여성SF작가’라는이름으로주목받고싶지않았기에필명을남자처럼보이게만들었다.
팁트리는이후10년동안다른작가들에게얼굴을보이는일없이작품과편지로만교류했다.1970년대초에는라쿠나셸던이란다른필명을사용하기도했는데,라쿠나셸던과제임스팁트리주니어의유사성이지적됐지만팁트리의영향을받은여성작가라여겨졌다.1977년에‘제임스팁트리주니어’와‘라쿠나셸던’이동일인물이며팁트리가여성이라는사실이밝혀지며큰충격을일으켰다.이사실이불러일으킨후폭풍은대단하여SF소설계에선‘팁트리쇼크’라는말까지생겼다.팁트리는이사건전후로모친의죽음,남편의알츠하이머병발병,의붓딸의자살등연이은사건을겪으며남아있던원고를태워버리려하기도했다.몇년후‘제임스팁트리주니어’란이름으로작품활동을재개했지만예전처럼활발하게활동하지는못했다.
팁트리는다른필명으로발표한작품을포함해총한편의시집과두편의장편소설,일흔편의단편소설을발표했다.SF소설계에서대단한명성을얻으며휴고상,네뷸러상,세계판타지문학상등다수의주요SF문학상을석권했다.
말년에이르러,남편의간병을계속하던팁트리는남편의죽음이가까워진1987년5월19일에눈먼남편을산탄총으로쏘아죽이고자신도삶을마감했다.1991년에페미니즘문학에기여한그의공로를기리는‘제임스팁트리주니어기념상’(현아더와이즈상)이제정되어,해마다젠더에대한문학적시야를넓힌SF소설과판타지를대상으로수여되고있다.

역자:이수현
작가이자번역가.인류학을전공했고《빼앗긴자들》을시작으로많은SF와판타지,그래픽노블등을옮겼다.최근번역작으로는《포스윙》,《아이언플레임》,《유리와철의계절》,《새들이모조리사라진다면》,《아메리카에어서오세요》,《아득한내일》,‘얼음과불의노래’시리즈,‘샌드맨’시리즈,‘수확자’시리즈,‘사일로’연대기,‘문너머’시리즈등이있으며《어슐러K.르귄의말》과《옥타비아버틀러의말》같은작가인터뷰집번역도맡았다.
저서로는장편소설《사막의바다》를냈고,러브크래프트다시쓰기소설《외계신장》과도시판타지《서울에수호신이있었을때》등을썼으며,《원하고바라옵건대》를비롯한여러앤솔로지에참여했다.《패러노말마스터》로제4회한국판타지문학상우수상을수상했다.

역자:신해경
서울대미학과를졸업하고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경영학과공공정책학석사과정을마쳤으며서울대미학과대학원에재학중이다.생태와환경,사회,예술,노동등다방면에관심이있으며,《집으로부터일만광년》,《캣피싱》,《야자나무도적》,《사소한기원》,《사소한정의》,《사소한칼》,《사소한자비》,《식스웨이크》,《고양이발살인사건》,《플로트》,《글쓰기사다리의세칸》,《저는이곳에있지않을거예요》,《풍경들》등을번역했다.

역자:황희선
학부와대학원에서생물학과인류학을공부했다.현재한국의토종씨앗보전운동을주제로인류학박사학위연구를진행하고있다.《영장류,사이보그그리고여자》(공역),《해러웨이선언문》,《가능성들》(공역),《어머니의탄생》을우리말로옮겼으며,다양한단행본과지면에인간과비인간을주제로한글들을기고했다.

목차

제1부지구의푸른언덕
아인박사의마지막비행_15
체체파리의비법_27
제2부인류의경계
그리고깨어나보니나는이차가운언덕에있었네_61
접속된소녀_77
집으로걷는사나이_129
그리고나는잃어버린길을따라여기에왔네_155
제3부남성과여성
보이지않는여자들_189
너희얼굴이여,오나의자매들이여!너희얼굴은빛으로가득차있구나!_235
꿈을훔친우리들_263
제4부삶과죽음
그녀의연기는언제까지나올라갔다_303
사랑은운명,운명은죽음_331
어느마지막오후_361
그녀는태어난모든인간을기다리네_401
비애곡_423
에필로그그리고인간은살아간다...
그렇게계속,계속_493

작품연보501

출판사 서평

여성혐오와페미니즘의시대에팁트리를읽다

2016년에처음이책을냈을때도그랬지만,여전히대한민국에서젠더문제는매우첨예한이슈다.특히온라인상에서의남녀갈등구도는극심하다.이는지난이십여년동안온라인에서공기처럼여겨지던여성혐오담론에대한일군의젊은여성들의적극적인대처에서부터나타났다.페미니즘이란단어는불과몇년전에비해서훨씬더큰설득력의울림을지닌단어가되었으며스스로가페미니스트라고커밍아웃하는사람들의숫자도크게늘어나고있다.

과학기술과젠더문제의관계는?

젠더문제가첨예해지는이유에대해서는크게보아두개의가설을세울수있다.하나의가설은여전히남성중심사회가공고하기때문이라는것이며,다른하나는남성중심사회가점점더해체되어가고있기때문이란것이다.대부분여성들은전자에대한주목을요구하고,남성들은후자라고생각하고싶어한다.불과백여년만에삶의양상을완전히뒤바꾸는식의사회변화를겪은한국사회에선기준점을어디에잡느냐에따라의견이천지차이다.할아버지의세상이나아버지의세상과비교하면변화가너무빠르고,지구촌다른여성들의세상과비교하면변화가너무느리다.

젠더문제는흔히정체성의문제로치부되기때문에문화적인측면에서많이고찰되지만,조금만생각해봐도과학기술의문제와무관하지않음을알수있다.과학기술의발전이남녀관계를결정하는것은아니지만,과학기술의발전내지변동은사회구조를바꾸고사회구조의변화는남녀관계도바꾼다.우리가미래에는지금과는사뭇다른남녀관계가올수있다기대할수있는것도이러한동학과무관하지않다.

SF의페미니즘적가능성과페미니즘SF

그런점에서볼때사변소설의일종으로서의SF소설은젠더문제를의미있게건드릴수있는유효한도구다.성차는‘몸’과‘습속’에서모두나타나는데,우리의‘몸’은일정부분결정된채로태어나며그렇게태어난‘몸’이‘습속’에도많은영향을미치니말이다.젠더문제를얘기할때우리는자신이전혀다른존재가되었다는사변적가정을통할때만많은것을이해할수있다.또한‘몸’이상당부분을결정해버리는성차의문제에서몸의구성자체를바꾸어본다는가정은이미그자체가상당히SF적이다.

그러나SF에그토록많은가능성이있음에도불구하고그가능성이언제나온전하게실현되는것은아니다.장르에도성차에대한편견이있기때문이다.이를테면SF는상당히남성적인장르로여겨진다.과학기술이나이공계와같은전공자체가남성의것이란편견이있기때문이다.그렇기에SF에도페미니즘의문제가대두될수있다.장르에대한편견을극복하고장르자체가지닌가능성을실현하기위한노력이필요하다는점에서말이다.

여전히유효한팁트리?

한국사회에SF소설이유입된이후상당한시간이지났음에도제임스팁트리주니어와같은고전적명성을가진작가가이제야본격적으로소개되는이유에대해서술하려든다면한도끝도없을것이다.‘남자인척했던여성작가’였다는팁트리의맥락은그를소개할때작가의일대기를지나치게상세하게들여다보도록만든다.

그러나그의소설은그가백인중년남성을연기할때도선풍적인주목을받았고그는‘훌륭한남성페미니즘SF작가’로여겨졌다.그럴수있었던이유는그가SF만이할수있는방식으로남성과여성으로분리된인간의문제를심오하게바라보았기때문일것이다.팁트리의소설은비록수십년전에쓰인것이라도우리에겐충분히급진적이며여러가지생각을하도록만든다.그것은우리의나태하고빈약한상상력에경종을울리면서다가올시대의여러문제와갈등들을예고한다.그렇기에우리는‘팁트리가너무늦게왔다’고말할수도있겠지만‘지금이야말로팁트리를읽어야할때다’라고도말할수있으리라.경직된혐오의시대에팁트리는우리의생각을자유롭게만들여러가지사유실험을제안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