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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계를 부술 듯 상처 헤집으며 끝나버린 사랑”
한국 장르문학계의 선인(仙人), 김인정 작가 12년 만의 소설집!
한국 장르문학계의 선인(仙人), 김인정 작가 12년 만의 소설집!
선인(仙人), 신선(神仙), 도사(道士), 혹은 서양에서라면 마법사(魔法師). 무어라 부르건, 무어라 불리건 그 존재가 가까운 사람이라면,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나 갑자기 어디 좀 간다.” 하고선 사라져버린다면 남은 이들의 삶은 조금 고단할 것 같습니다. 남겨진 삶이 너무도 고달파서, 뭐 하나 되는 일이 없어서, “아빠가 실은 세상에 귤이라는 것을 만든 도사”라는 엄마의 말을 믿어보기로 합니다. 혹은 “나는 아침을 부르는 마법사야.” 하는 친구의 말을 믿어보기로 합니다.
“세상을 바꿀 만큼 대단한 힘을 챙겨서 하산했는데 엄말 만난 거야. 그래서 어느 날 내게 청혼을 해주었지. 그때 가져온 게 귤이었어. 그때까진 귤이 없었단다. 세상엔 귤이 없었어.” 〈그때는 귤이 없었단다〉
그리하여 우리는 기적을 기다립니다. “귤이 없었던 세계가 뒤집힌 순간처럼 모든 것이 부서지고 망가지고 달라지고 그리하여 남은 긴 생에 붙들고 떠올릴 어떤 기적을.” 세상은 이리도 넓고 적막한데, 기이하게도 그 기다림은 그 사랑은 시작도 끝도 없습니다. 파국을 알면서도, 그 모든 배신과 그 모든 체념과 그 모든 대가를 지불할 것을 알면서도 그렇습니다.
아주 오래 그 기다림에 관한 이야기를 써온 작가 김인정의 소설집을 12년 만에 엮었습니다. 단 한 뼘의 공덕이 모자라 우화등선하지 못한 두더지 아씨는 말합니다. “구름 아래 사람들은 나를 선인이라 불렀고, 구름 위의 사람들은 나를 덜된 것이라고 불렀다.” 구름 아래 우리는 이 작가를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하릴없이, 무람없이, 감히,” 선인이라 부를 수밖에요. 선인의 소설을 내어놓기에 적합한 시절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어쩔 수 있나요, 마침내,
“세계를 부술 듯 상처 헤집으며 끝나버린 사랑이었다.” 〈붉은.〉
“세상을 바꿀 만큼 대단한 힘을 챙겨서 하산했는데 엄말 만난 거야. 그래서 어느 날 내게 청혼을 해주었지. 그때 가져온 게 귤이었어. 그때까진 귤이 없었단다. 세상엔 귤이 없었어.” 〈그때는 귤이 없었단다〉
그리하여 우리는 기적을 기다립니다. “귤이 없었던 세계가 뒤집힌 순간처럼 모든 것이 부서지고 망가지고 달라지고 그리하여 남은 긴 생에 붙들고 떠올릴 어떤 기적을.” 세상은 이리도 넓고 적막한데, 기이하게도 그 기다림은 그 사랑은 시작도 끝도 없습니다. 파국을 알면서도, 그 모든 배신과 그 모든 체념과 그 모든 대가를 지불할 것을 알면서도 그렇습니다.
아주 오래 그 기다림에 관한 이야기를 써온 작가 김인정의 소설집을 12년 만에 엮었습니다. 단 한 뼘의 공덕이 모자라 우화등선하지 못한 두더지 아씨는 말합니다. “구름 아래 사람들은 나를 선인이라 불렀고, 구름 위의 사람들은 나를 덜된 것이라고 불렀다.” 구름 아래 우리는 이 작가를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하릴없이, 무람없이, 감히,” 선인이라 부를 수밖에요. 선인의 소설을 내어놓기에 적합한 시절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어쩔 수 있나요, 마침내,
“세계를 부술 듯 상처 헤집으며 끝나버린 사랑이었다.” 〈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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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귤이 없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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