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크리스마스: 코니 윌리스 소설집

부디, 크리스마스: 코니 윌리스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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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 늘 크리스마스, 부디 메리 크리스마스!”
이유 없이 설레고 들떴던 예전의 크리스마스,
그 가슴 뛰던 순간들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을까?
오로지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고, 그를 알리기 위해 제작된 인공지능 로봇 소녀 에밀리. 인간의 직업을 빼앗거나 ‘욕망’하는 자체가 원초적으로 배제되었다는 과학자의 장담과 달리, 작은 키에 들창코, 분홍빛 뺨을 가진 이 순수한 인공지능 소녀는 남몰래 뉴욕의 상징과도 같은 ‘로켓 무용단’ 단원이 되길 꿈꾸는데,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순수함과 열망을 인공지능에게서 발견한 브로드웨이의 전설이자 주인공 클레어 하빌랜드는 과연 이 인공지능 소녀를 위해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전야에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8년 만에 다시 돌아온 코니 윌리스표 크리스마스 소설집. 분량상 《빨간 구두 꺼져! 나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었다고!》와 《고양이 발 살인사건》 두 권으로 나누어 냈던 것을 이번에 판형을 키우고 가다듬어 한 권으로 합쳤다. 휴고상 11회, 네뷸러상 7회 포함, 장단편을 넘나들며 지난 40여 년간 주요 문학상을 50여 차례나 수상한 SF 그랜드마스터이자 명예의 전당 헌정자, 영미권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코니 윌리스가 그동안 써온 크리스마스 단편 중 가장 재미있는 작품만 골라서 엮었다.

“크리스마스는 진짜 크리스마스답게, 언제나 내내 크리스마스처럼.”

요즘 크리스마스는 도대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지 않아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떤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야 할지 몰라서,
크리스마스이브의 시간을 혼자 견뎌야 해서,
또 그다음에 올 모든 날 역시 혼자 견뎌야 해서,
모든 게 이 모양이지만,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든 견뎌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코니 윌리스의 진짜 크리스마스 이야기.
저자

코니윌리스

1945년12월31일미국콜로라도주덴버에서태어났고,본명은콘스탄스일레인트리머윌리스다.오랫동안교사로일하면서여러잡지에작품을기고했지만별다른관심을끌지못하다가,1982년단편〈화재감시원〉이휴고상과네뷸러상을동시에수상하며주목받기시작했다.〈화재감시원〉을표제로한단편집《화재감시원》(1985)은그해〈뉴욕타임스〉주목할만한책으로선정되었다.
첫번째장편소설《링컨의꿈》(1987)으로존캠벨상을받았고,1992년에발표한《둠즈데이북》으로휴고상과네뷸러상은물론로커스상을휩쓸었고,1998년에발표한《개는말할것도없고》로20세기후반에서21세기로이어지는SF문학계에코니윌리스전성시대의문을열었다.12년만에발표한《블랙아웃》(2010)과《올클리어》(2010)로휴고상과네뷸러상,로커스상을동시에석권하며시리즈의모든책이휴고상을수상한최초의작가가되었다.
그간장단편을넘나드는왕성한작품발표로휴고상11회,네뷸러상7회,로커스상12회수상등역사상가장많은메이저SF문학상을받은작가로손꼽히며,2009년SF명예의전당에헌정되었다.2011년에는그모든업적과공로를아울러,역사상28번째로‘그랜드마스터상’을받으며명인의반열에올랐다.이후에도《크로스토크》(2016),《로즈웰가는길》(2023)등을발표하며꾸준히작품활동을이어가고있다.

목차

서문9

기적ㆍ19
Miracle

에밀리의모든것ㆍ71
AllAboutEmily

우리여관에는방이없어요ㆍ133
Inn

모두가땅에앉아있었는데ㆍ181
AllSeatedontheGround

코펠리우스장난감가게ㆍ267
InCoppelius’sToyshop

말하라,유령ㆍ285
Adaptation

장식하세.comㆍ321
deck.halls@boughs/holly

고양이발살인사건ㆍ387
Cat’sPaw

절찬상영중ㆍ445
NowShowing

소식지ㆍ501
Newsletter

동방박사들의여정ㆍ551
Epiphany

우리가알던이들처럼ㆍ617
JustLiketheOnesWeUsedtoKnow

부록683

출판사 서평

부디조금더,행복하기를

A.수록작소개

우선이작품집을대략소개해드리겠습니다.코니윌리스가누군지모르셔도상관없습니다.이단편집은재밌습니다.아주우울한이야기만빼면크리스마스를둘러싼거의모든분위기를다수록한선물세트같아요.코니윌리스는크리스마스에무고한생명들을너무많이희생시킨안데르센을싫어하거든요.수록작들의장르도다양합니다.SF와코미디와환상소설은물론,(비교적)진지한드라마와추리소설과가벼운호러물까지준비돼있습니다.수록된단편들을간략히소개해드리면아래와같습니다.

〈기적〉회사에서있을크리스마스파티를준비하는여성에게한여름의캘리포니아한량처럼생긴환경보호론자크리스마스유령이찾아와벌어지는소동극.작품후반부의작은‘기적’들은얼핏황당해보이지만이단편은그황당함을이미자신의구조속에녹여놓았습니다.

〈에밀리의모든것〉프로그래밍상의실수로무용단에들어가기를열망하게된인공지능로봇소녀와그녀를미워하면서도미워하지못하는중견여배우의이야기.유머와애수의비율을잘조합한코니윌리스표드라마.

〈우리여관에는방이없어요〉크리스마스공연을앞둔날밤에교회로찾아온두이방인과이들의정체를알게된성가대원이노숙자를경계하는부목사와경찰로부터도망치는교회잠입액션코미디+판타지.환상특급시리즈에서크리스마스특집으로각색할만함.

〈모두가땅에앉아있었는데〉어느날지구로찾아와아무것도안하고사람들을노려보기만하는외계인들과소통하려는인류의눈물겨운노력을다룬코믹SF.크리스마스라는주제와관계없는코니윌리스의다른작품들을포함해서도대표작중하나로손꼽히는작품.

〈코펠리우스장난감가게〉코니윌리스소설주인공치고는이상할정도로성격이나쁜사람이등장하는데,역시그런거였군요.폐소공포증성향이있는분은공포물이라고느낄수도있습니다.이단편집에서미약하나마호러성향을갖고있는유일한작품.

〈말하라유령〉악독한전부인때문에점점양육주도권을빼앗기는서점직원과독서를사랑하는그의딸은서로의애정을확인하고자합니다.도움이될지는잘모르겠지만크리스마스는그들을위해찰스디킨스의《크리스마스캐럴》에나오는세유령을보내주고…말았습니다.유머러스하지만다읽고나면진한애수를남기는작품.

〈장식하세.com〉각종‘온라인주문/배달’에잠식된문화를비꼬면서고전문학을끊임없이칭송하는로맨틱SF코미디.셰익스피어를좋아하면이런근사한사람을만날수있다고요.아,E.M.포스터도필수입니다.

〈고양이발살인사건〉이단편집에서유일한미스터리소설.유인원들의지능을향상시키고말도할수있게만드는이상한연구실에서세기의탐정과그의친구(라고쓰고조수라고읽는)를초대합니다.그목적은…어쨌든코니윌리스는전형적인미스터리소설을패러디하면서이야기를자기스타일로교묘하게바꿔치기합니다.

〈절찬상영중〉‘코니윌리스는멀티플렉스극장을매우싫어한다’라는주제를담은로맨틱코미디입니다.시작부터끝까지패러디가이어집니다.미래의슈퍼멀티플렉스극장에서그날따라이상하게원하는영화를볼수없는상황에처한영화광의기묘한모험기.물론이죠.고전영화를사랑하면이런근사한사람을만날수있다고요.

〈소식지〉어느겨울,한남자는세상사람들이갑자기더친절해지고똑똑해지고상냥해지고있음을발견합니다.본래는크리스마스를앞두고는명절스트레스때문에그반대가되는데말이죠.뭔가이상한일이벌어지고있는지도모릅니다.가령신체강탈자의침입이라거나…어쨌든고전영화를사랑하면이런근사한사람을만날수있습니다.이번에도요.

〈동방박사들의여정〉어느날목사는설교중에예수가재림했음을직감하고그직감을따라무작정차를몰고서쪽으로떠납니다.그리고그는많은신호를발견하며무엇이진실인지혼란스러워합니다.유머를최대한억제했다는점(그래도가끔못참고나옵니다)과결말을맺는방식이평소의코니윌리스와는다른작품.그러고보니《둠즈데이북》도그랬군요.둘다제가참좋아합니다.

〈우리가알던이들처럼〉지구북반구전체에몰아친엄청난눈보라에얽힌여러인물을옴니버스풍으로배열한이야기.지구온난화버전의〈러브액츄얼리〉.진짜예요.정말비슷합니다.

B.닥터크리스마스러브
(코니윌리스와크리스마스중하나이상을좋아하는분들에게드리는이야기)

어두운12월이낮에그늘을드리우고
우리가을의기쁨을앗아가면
쓰레기같은시든눈더미로
햇빛이짧고비스듬히떨어지면
차갑고무익한마음이솟구쳐….

-월터스콧의서사시《마미온》5장,코니윌리스의단편〈말하라,유령〉에서재인용

역대크리스마스이야기들중가장멋진도입부를가진작품은무엇일까요.코니윌리스는《작은아씨들》을꼽았습니다.바닥깔개에누운조가‘선물이없는크리스마스는크리스마스가아니’라고투덜거리는장면이죠.크리스마스정신을한문장속에축약한다면바로저대사일겁니다.다른누군가와서로가좋아하는무언가를주고받는행위에는크리스마스가담고있는여러가지마음이한데녹아있죠.물론여기에는그림자도포함돼있습니다.선물이없는크리스마스는크리스마스가아니므로,선물을받지못하는이는크리스마스다운크리스마스로부터탈락한다는사실이죠.

크리스마스는좋은것이지만그좋은크리스마스를기대하는건어리석은행위일수도있습니다.모두가행복한성탄절을보낼수는없으니까요.고독하거나가난하거나너무바쁘거나아프거나만나기싫은사람들과시간을보내야하거나해서요.세상은불공평하며미래는불확실합니다.기대하지않는쪽이현명합니다.위험부담이없죠.크리스마스를기다리지않는사람이되기는하지만,그게그렇게큰흠으로여겨지지는않으니까요.상황이좋으면크리스마스를즐기고,아니면가급적무시하는쪽이편합니다.크리스마스를‘나’에게종속시키는거죠.

저는요즘사람들이갑자기크리스마스정신(또는지역에따라이를대체할만한추석정신등)을망각하지는않았다고봅니다.오히려잘알고있지요.늘잘알고있었습니다.평범한현실과이상적인크리스마스사이가얼마나넓게벌어져있는지알기위해서는우선크리스마스가뭔지를알아야하니까요.사람들은크리스마스정신이무언지도알고,이날을맞이한모두가사랑과관용을주고받지는못했다는사실도알고있습니다.심지어아기예수가태어났을때조차도예외가아니었죠(헤롯왕이예수를제거하고자그지역의영아들을모두죽이라고했습니다).그래서수많은크리스마스관련작품에‘기적’또는그와비슷한단어들이들어가는지도모르겠습니다.겨울의어느하루가나머지삼백육십사일과다르다고믿기위해서는놀라운사건이나그에준하는다짐이필요하겠죠.

그런데이런비효율성에도불구하고크리스마스를포기하지못하는사람들이있습니다.‘나’를크리스마스에종속시킨사람들이죠.이들은크리스마스를믿고싶지않을때조차믿고있습니다.거부하고싶지만거부할수가없습니다.크리스마스는좋은거니까요.때로는심각한대가를치르더라도인간으로서서로미덕을주고받는게마땅하고도옳다는사실을마음깊은곳에서는부정하지못하니까요.코니윌리스의모든소설에등장하는주요인물들은다이렇습니다.세세한성격은서로다르지만하나같이선하죠.심지어스스로가그런인물임을자각하지못할때조차도그렇습니다(이쪽이더매력적이죠.《둠즈데이북》이그랬듯이요).이인물들을다모아놓으면‘크리스마스정신의수호자들’이라고불러도무방할겁니다.아니면‘그리스도를본받아’라거나요.

(여기서코니윌리스의악역캐릭터설정이유독평면적인이유도생각해볼수있습니다.코니윌리스의소설에서선인과악인이캐릭터대캐릭터로평등하게충돌하는경우는거의없습니다.악은주인공에게장애물과시련을안겨주는일종의배경장치로쓰입니다.신의뜻에의거한선한의지와정면으로맞설수있는악은존재하지않습니다.산상수훈에서천로역정을아우르는기독교문학의전통이죠)

그럼이렇게도볼수있겠습니다.크리스마스는코니윌리스가자신의작품세계를통해추구하는선한목자의정신이실제현실과명시적으로접촉하는날이라고요.소설속에서늘그려온세계관을이날만큼은세상사람들과함께직접떠들어도괜찮다고요.왜냐하면이날은세상이믿음과소망과사랑을모두에게권장하는예외적인하루,신성한카니발이니까요.기적처럼반짝이는24시간이죠.얼마나행복할까요.코니윌리스가크리스마스마니아가된건우연이아닙니다.

C.이선물을받아주세요

네.코니윌리스는크리스마스를정말좋아합니다.얼마나좋아하냐면크리스마스를다룬중단편만으로한국어기준700페이지를채울정도로좋아합니다.다른증거도있습니다.단편들속에코니윌리스자신이좋아하는작품들이수시로등장하고,작가는등장인물들의입을빌어그작품이왜좋은지미주알고주알알려줍니다.평소에도코니윌리스는자신이좋아하는작품들을자기작품안에서곧잘소개하는편이지만,이번에는그정도가더합니다.완전흥이올라있는게느껴질정도예요.명망높은작가가‘이거봤어?너무좋은데아직못봤어?음…내가특별히목록을알려줄테니까한번보지않을래?’라고옆에서계속떠듭니다.웃기죠.좀메타적으로웃깁니다.물론소개된작품들은(제가접한작품들을기준으로봤을때는)다매력적이긴하지만요.

또한크리스마스자체가늘다양한소동을불러일으킨다는점도코니윌리스의입맛에딱맞지요.사람들은명절을앞두고수많은선물과카드와가족소식지와음식을준비하느라스트레스를받고,사고는여기저기서펑펑터지고,이모든난리통에도불구하고어쩌면이특별한명절이행복을선사해줄지도모른다는희망이사람들의마음한편에서빛나고있습니다.난장판같은현실과드높은이상사이의간격이무척넓은데,그게크리스마스라면무리한설정이아니지요.이번단편집의포문을여는작품〈기적〉이이러한특성을십분활용합니다.얼핏황당하다싶은데,이게몇몇크리스마스이야기들의원형을패러디했음을떠올려보면또웃깁니다.크리스마스가아니라면절대쓸수없는플롯이니까요.그만큼코니윌리스가크리스마스이야기들을많이알고잘이해하고있다는거겠죠.이단편집은말하는고릴라와외계인과각종사회정치적문제와광신도와음모론자들을등장시키지만,이특이한소재들은유서깊은크리스마스이야기들의전통에안착합니다.기발하지만안전합니다.

매튜본의발레공연을볼때처럼,크리스마스만이가지고있는오래된매력을자신만의방식으로연출한재밌는소설집을읽고싶으시다면코니윌리스의크리스마스단편집을고려해보시기를바랍니다.크리스마스를좋아하기도할뿐더러진심으로크리스마스정신을(크리스마스가아닐때도)지지하는작가의이야기니까요.짧게줄이자면‘따뜻한마음’이책속에서계속흘러나오고있습니다.

이작품집에수록된단편〈말하라,유령〉은월터스콧경의서사시《마미온》을두번인용하며크리스마스를둘러싼빛과그림자를각각보여줍니다.이글의도입부에실린게그중하나죠.나머지하나는아래와같습니다.

예로부터우리기독교인들은,
한해가찬찬히지나또다시즐거운크리스마스가찾아오면,
몹시도좋아하며환대했다네
리본으로장식한넉넉한갈색그릇에
향기로운술을담아한순배돌리고….(《마미온》16장)

어두운12월이우리가을의기쁨을앗아가고,차갑고무익한마음이솟구칠때,그즈음의어느날에크리스마스가다가옵니다.물론모두가리본으로장식한갈색그릇을건네받지는못하겠지요.그러나그또한크리스마스이야기중의일부입니다.코니윌리스는다알고있습니다.누가기쁜앤지슬픈앤지,그리고그들각자에게필요한선물은무엇일지….여러분이크리스마스에필요로하는어떤종류의마음이건이책안에있을겁니다.이작가는최고의크리스마스전문가니까요.이웃기고슬픈이야기들이희망을유지시키거나더크게키워줄거예요.그러니이책과함께…,

모두메리크리스마스,부디조금더행복한성탄절을보내시길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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