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그 숨은 숨결 : 마종기 산문집

아름다움, 그 숨은 숨결 : 마종기 산문집

$19.80
Description
시인 마종기를 위로한 예술 작품과 그에게 문학적 영감을 준 예술가들 …
그리고 시의 행간 속에 고여 있던 눈물의 기억을 따라가본다
시인 마종기가 예술 산문 『아름다움, 그 숨은 숨결』을 펴냈다. 우리나라 최초의 아동문학가인 마해송과 현대무용가인 박외선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한국의 대표적 시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에는 그가 그간 살아온 삶을 돌아보면서 시적 감성을 자극했던 수많은 예술 작품과 모티프들, 그 눈부시던 감동의 순간들과 인생에 대한 성찰, 모국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사랑했던 이들과의 예기치 못했던 작별 그리고 시의 행간 속에 고여 있던 뜨거운 눈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1966년 여름, 그는 공군 군의관 때 제대를 앞두고 재경문인 한일회담 반대서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공군본부 광장에서 체포돼 몇 달 후 미국으로 가야 했다. ‘다시는 고국 땅을 밟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도장을 찍고 떠났다. 미국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고단한 삶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출구 없는 감옥이었다. 매일 새로운 생명을 받아내고 또 죽어가는 환자를 보내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시신 부검에 참여하며 어제까지 함께 웃고 떠들던 친구의 육체를 손상하는 것을 응시해야 했다. 혹독한 수련의 시간 속에서 그는 틈틈이 시를 쓰고 휴일마다 근교의 미술관을 찾아 고독과 향수를 달랬다. 오로지 모국어로 쓰는 시와 예술만이 구원이었다.

공포로 다가오던 프리다 칼로의 그림과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 고흐 미술관 제1실에 전시된 25개의 동일한 크기의 자화상들, 오슬로의 고풍스러운 뭉크미술관에서 본 화가의 고통, 영국의 테이트모던미술관에서 본 로댕의 조각품〈키스〉나 마크 로스코의 그림들, 비엔나에서 본 화려 방창한 구스타프 크림트의 요염한 여인들과 그들을 둘러싼 찬란한 황금빛 색채.

이들 외에도 마종기를 압도한 예술가는 누구였으며 그들의 작품은 무엇이었는지, 또한 예술적 영감의 세계에 대한 소상한 이야기와 그 시절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생소한 오페라 문화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나이와 장르를 초월해 예술적으로 교감을 나눈 사람들과의 이야기,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의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와의 인연, 문학작품과 의학상식, 미국 현대시의 비밀에 관한 내용도 흥미롭다.

무엇이, 지친 우리를 이보다 더 위로할 수 있을까. 읽는 내내 한 사람의 선한 의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면서 다정하고도 결곡한 목소리로 쓰인 글들의 강력한 힘에 대해 순정한 존경을 전한다고 말하는 유희경 시인의 추천사와 시인의 산문을 읽으며 그가 전하는 묵직한 물음 앞에 목이 멘다는 이병률 시인 그리고 선생의 글의 읽으면서 다시 북촌의 언덕길로 그리고 명륜동과 올랜도로, 그 어느 날로 여행을 떠난다는 루시드 폴의 목소리가 봄날 아침에 듣는 투명한 음악 소리처럼 신선하다.

저자

마종기

저자:마종기
1939년일본도쿄에서동화작가마해송과무용가박외선의장남으로태어났다.
연세대의대와서울대대학원을마치고1966년미국으로건너간후,오하이오주립대학병원에서수련의시절을거쳐미국진단방사선과전문의가되었고,오하이오의과대학방사선과및소아과교수시절,그해최고교수에게수여하는‘황금사과상’을수상했다.이후털리도아동병원방사선과과장,부원장까지역임했다.은퇴한후에는연세대의대의초빙교수로본과2년생에게새학과목인‘문학과의학’을5년간가르쳤다.
『이슬의눈』(1997),『새들의꿈에서는나무냄새가난다』(2002),『우리는서로부르고있는것일까』(2006),『하늘의맨살』(2010),『마흔두개의초록』(2015),『천사의탄식』(2020)등의시집과『마종기시전집』(1999),산문집『별,아직끝나지않은기쁨』(2003)과『아주사적인,긴만남』(2009),『당신을부르며살았다』(2010),『우리얼마나함께』(2013),『사이의거리만큼,그리운』(2014)등을펴냈다.
한국문학작가상,편운문학상,이산문학상,동서문학상,현대문학상,박두진문학상,대산문학상,대한민국예술원상(문학부문),2018년자랑스러운연세인상등을수상했다.

수상:2015년대산문학상,2009년현대문학상,2003년동서문학상,1997년이산문학상,1997년편운문학상

목차

작가의말
예술,아름다움을찾아

1장
따뜻한삶을꿈꾸는

꿈꾸는당신
한사람의아픔을
시간의의미
낯선도시에서비밀스런삶을
꿈꾸는사람만이자신을소유한다
예술가는별종인가?
내문학을바꾼수련의생활
긴슬픔에서네미소까지
만남의기적을찾아서
모든길은고향으로통한다

2장
예술과예술가들

나를압도한화가와작품들
그리운미술관
돌아가신한국의화가들
지식인의예술감상
미술이철학의눈이라고?
희극을지향한다는것
예술가가주인공인영화들
예술적영감의세계
예술가들의울력에관하여
시간을거슬러만난감성
멜로디멜로디
음악의얼굴1
음악의얼굴2
오페라의황홀
음악듣기와시쓰기

3장
문학과의학그리고종교

행복한의사를위한인문학
의사들을위한문학수업이필요한이유
다시히포크라테스를생각하다
의학이문학의숨결을만나면
문학작품과의학상식
죽음에대한명상
세상의끝에서

4장
행복한여행자

여행이주는감동
캘리포니아드리밍
소유·무소유·여유
방문객
그리운내어두움
다시‘바람의말’로당신께
아버지회상
아들에게주는편지

5장
독수리의날개

예술그리고생존
예술에대한예의
기계천사가있는미래
내사랑,한국문학
노벨문학상에대하여
미국현대시의비밀
현대시작법에대한한견해
시의불변성과현장성
외로움이주는위로
아름다움이세상을구원한다고?
감동이생명입니다
독수리의꿈

출판사 서평

마종기(지은이)의말
예술,
아름다움을찾아

한묶음의원고를출판사에보내고나서,작가의말은곧써서보내겠다고약속을한지,거의한달이되었다.출판사의눈치가보이는듯했지만어떻게글을시작해야할지엄두가나지않아망설이다가더이상미룰수가없어서책상앞에다시앉았다.이런일은한번도겪어보지못한경험이라왜시작을못하는지나자신도궁금해스스로에게물어보았다.
그리고어렴풋이나마그해답을알듯도했다.첫번째이유는아마도이엄혹한시절,코로나19팬데믹의비극이온세상을뒤덮은처참한암흑에서오늘도수많은생명이비명속에죽어가고시신을덮을관도,묻을땅도준비가되어있지않다는지구.살아있는사람조차마주보고담소도주고받지못하는날들이도대체얼마나더지속되어야한다는것인지.서로가서로를피하려고만하는이암담한외면속에서무슨문학이,무슨음악듣기가,무슨그림구경이,또무슨지난날의동서남북여행기가도대체무슨정신나간소리냐고야단을치는듯해서였다.거기다가내가즐기는음악이나그림감상이나연극,영화,무용공연이나잡독의독서가뭐그리대단한수준이라고이나이에부끄러운줄도모르고낯간지럽게책으로출간하느냐는질책이귀에들리는듯해서였다.그러나그와동시에내게다른목소리가들려온것도사실이다.바로이렇게경계가다막힌경험해보지못한창백한세상이기에,치기어린내생의미로가어쩌면누구에겐가작은위로가될수도있고잠시나마푸근하고편안한자리를제공할수도있겠다는생각.예술의전문분야를전공하고깊이공부한분의학문적분석이아니고그냥하루하루의생활중에만나는예술의즐거움,내몸의일부가된것처럼오랜세월나와함께살면서나를살려준고마운은인.젊은나이에고국을떠나어쩔수없이느껴야했던진한외로움을달래주고힘이되어주고친구가되어준그모든예술이나독서나여행을그냥친한이에게말하듯순서도곡절도이유도없이줄줄이벌려놓은게이책이다.
말이되는지모르겠지만나는꽃몇송이를키우는볼품없는꽃나무화분이고내가평생키운꽃은의사라는내생업과밤잠을설치면서만들어낸시몇편이전부인데그꽃화분을이렇게오래편하게살게해준흙과비료와단비같은물은바로
내가즐기는음악듣기고그림보기이고독서이고믿음이고여행이라고나는믿고있다.
2021년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