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마요 (김성대 장편소설)

키스마요 (김성대 장편소설)

$13.47
Description
“무한은 그렇게 시작된다.
수없이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이별로부터”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김성대 시인의 첫 소설
너와의 일들을 떠올렸다. 너와 다닌 곳들을. 잊기 위해 한 일들 같았다. 여기가 블랙홀 같았다. 여기 이 방이. 모두 블랙홀이 되겠지. 어떻게 잊어버렸는지 모르는. 우리가 아니었다. 잊고 있는 건. 우리를 벗어난 일이었다. 너와 나 사이를. 부를 손을 놓치고. 목소리조차 가질 수 없이. 블랙홀도 별의 잔해니까. 시간의 잔해니까. 돌이킬 수 없는 침묵이 되어 있는. _본문 중에서
저자

김성대

2005년〈창작과비평〉신인상으로등단했다.
그간낸책으로《귀없는토끼에관한소수의견》《사막식당》《나를참으면다만내가되는걸까》등이있다.
제29회김수영문학상을수상했다.

출판사 서평

김수영문학상수상작가,시인김성대의첫장편소설
2005년〈창작과비평〉으로등단했고제29회김수영문학상을수상한시인김성대의첫번째소설《키스마요》가출간되었다.《귀없는토끼에관한소수의견》《사막식당》등그간그가선보인시집에서는낯선시어로김성대만이그릴수있는세계를구축해왔다.소설《키스마요》는그가시를통해보여줬던세계들의집합체라고볼수있다.동성의사랑,이별후에겪는감정,지구멸망,외계인의출현…….이소재들이짤막한문장으로소설에서보게될때의생경함이란이루말할수없다.그러나그생경함속에서툭툭건드리는감정들은이내우리를알수없는세계로이끌어간다.도저히상상불가능한정점으로.

실시간종말앞에선우리의모습
지구촌전등끄기캠페인이있던날,주인공‘나’에게이별은느닷없이찾아온다.산책을하다가하나둘불빛이쏟아지더니다시금캄캄해진다.“나타나는빛이아니라사라지는빛이었을까.”빛과함께사랑하는사람이사라지고소행성이지구를향해빠른속도로다가오고있다는사실을알게된다.실시간종말이었다.‘나’는이대로이별을받아들여야한다는걸알고있지만,어떻게받아들여야하는지는모른다.단지‘부재’라는단어만이그의주변을맴돌뿐이다.

어둠이너의부재를덮어갔다.나는너의부재에매몰됐다.내가떠오르지않았다.눈을떠도내가없었다.없다는말을돌이킬수없었다.내게남은건내게없는것뿐이었다.눈이떨렸다.나의부재가눈을떴다.내게사라진건나였다.네가아니라._본문중에서

마지막요일을기다리고있을때외계인이접촉해온다.이제외계에기댈수밖에없는상황에이르게된것이다.지구에서는할수있는게없으니까.
우리는짐짓우리의생각을기준으로판단할때가많다.그러나정말모든게끝장나는상황에처해있을때,즉실시간종말앞에서우리는다같은약자일뿐이다.어쩌면우리가생각하는외계도외계가아닌,오히려지구가외계일지도.

우리는모두‘소수자’이다
소설전반에걸쳐동성애가두드러지지않도록이야기를그린것은,동성이든이성이든‘사랑’에는특별히다를것도,애써혐오할것도없다는걸말하기위해서다.이소설의마지막부분에동성의사랑이드러난것역시그러한이유때문이다.반전을꾀한것이아니라철저히저자가의도한바다.

다른우주라는건다른성이있다는거아닐까.이성과동성이무의미한거아닐까.우주전체로보면.외계인도그렇지않을까.소수가아니지않을까.지구에서는소수지만우주에서는다수일지모르니까._본문중에서

소수자의시선으로보면‘불안’과‘상실’,‘고립’과‘위기상황’같은것이더잘보인다.소수자와약자를대하고포용하는방식이이세계의그릇이니까.그래서저자는소설의주인공을‘지구종말’과‘이별’을앞둔상황으로데려다놓는다.지구종말과이별을앞둔상황에서는우리모두같은위치에서있을수밖에없다는게명확해지기때문이다.다시말해우리모두‘소수자’라는사실말이다.

낯설지만끌리는,새로운장르의소설탄생
김성대작가는마치아주긴시를써내려가듯한장면한장면을그리며기존소설에서는볼수없는새로운장르를만들었다.시도아니고소설도아닌,미확인장르라고하면될까.쉼표하나없는짤막한문장,“눈으로밤하늘을뒤적였다”,“어둠에부딪힌빛들이제자리로돌아가고나는그자리에있었다”등의감각적인시(詩)적표현들은소설을더욱특별하게만든다.어쩌면이소설을처음본독자는낯설게느낄수도있을것이다.하지만이낯섦은단지시적인표현그이상의메타포가되어소설전체를이끌고,독자의감정의촉수를건드려적잖은파동을일으키기에충분하다.실종과상실,고립,외계와의접촉,종말이라는전개로급박하게진행되는하나의세계《키스마요》는낯설지만끌리는실험적인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