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인류학자의 케이팝하기

음악인류학자의 케이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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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음악인류학자이자 전문적인 팬덤 연구가가 바라본 오늘의 케이팝 문화를 살펴본다. 종종 대중에 소개되어 왔던 케이팝과 관련한 서적들이 주로 팬덤 외부에서 케이팝 문화를 이해하고 분석하거나 케이팝의 매우 협소한 단면만을 다룬 책들 위주로 편성되어 왔다면, 이 책은 팬덤 내부로부터 케이팝 문화를 살피되 폭넓은 시야에서 보다 면밀하게 분석한 책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케이팝 팬덤이 소위 말하는 ‘덕질’을 할 때 그 형태는 어떤 것인지, 케이팝하기에는 어떠한 종류가 있으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이와 같은 현상을 형성하게 되는지를 설명할 뿐 아니라 팬덤 내부에서 바라보는 케이팝 현상, 외부에서 바라보는 케이팝 현상 등 케이팝 문화 자체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소개하고 분석한다.

‘케이팝하기(K-Popping)’란 ‘음악하기(Musicking)’ 개념이 음악가들, 혹은 작곡가들의 직접적인 음악 행위를 넘어 음악을 듣거나 음반을 사는 행위를 포괄하는, 음악을 체험적으로 이해하는 행위의 총체를 뜻하는 것처럼, 케이팝 뮤직비디오를 ‘보거나’ 콘서트에서 떼창을 ‘하거나’ 더 나아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굿즈를 ‘구입하는’ 등의 케이팝에 관련된 문화적 행위의 총체를 일컫는다.

케이팝하기를 이처럼 폭넓은 행위로 이해한다면 케이팝하기란 일부 사람들이 행하는 소극적 활동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 그 자체로 다채롭고 방대한 문화현상이 된다. 이 책은 대중들이 이해하는 음악하기와 케이팝하기를 동등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또한 차근차근 쌓아 가는 개념어와 저자 및 다양한 지인의 경험 소개 등을 토대로 케이팝에 대한 이해와 접근을 대폭 넓히는 탁월한 안내서이다.
저자

김정원

케이팝및팬덤,한국의음악문화,젠더,섹슈얼리티가주연구관심사인음악인류학자이다.학부에서바이올린과음악학을전공하고무용이론을부전공하였다.여성학전공으로서울대학교에서석사학위를마친뒤미국으로건너가음악인류학전공석사(TheUniversityofPittsburgh)와박사학위(TheUniversityofCalifornia,Riverside)를취득했다.
케이팝한국여성팬덤을연구한박사학위논문발표후귀국하여현재까지연세대학교에서외국인학생을대상으로한국대중문화(한류),케이팝교과목들을강의하고있으며,2021년가을부터는한국예술종합학교예술사공통필수과목인“예술가의젠더연습”강의를담당하고있다.
《대중음악》,《이화음악논집》,《문화산업연구》에케이팝관련논문들을게재하였고,Routledge출판사에서AdvancesinKoreanStudies시리즈로편찬한TheCandlelightMovement,Democracy,andCommunicationinKorea(2021)에박근혜대통령탄핵촉구촛불집회에서케이팝팬들이실천한정치,문화적활동을살펴본논문을수록하였다.젠더,섹슈얼리티,민족,인종등다양한정체성들과케이팝및팬덤이연관되는지점을지속적으로연구할계획이다.

목차

머리말5
들어가기누군가의팬인나,혹은당신의이야기13
제1장케이팝과팬덤을이해하기위한준비29
제2장입덕하기53
휴덕중당한덕통사고56
탈덕,입덕,입덕부정기의전말62
공부는나의힘71
덕메가있기에더재밌는덕질73
영업하는교수님84
제3장음악하기93
컴백쇼케이스,콘서트의축소판혹은예행연습96
노동과감상사이,그어디쯤에서‘스밍’100
‘호구비뉴’지만“감정이있는ATM”106
‘피케팅’,예매전쟁에서살아남기위하여112
“WelcometomyHollywood”:2019sus11월9-10일에음악한기록116
케이팝스타와팬이함께음악하기의진수‘떼창’125
“Won’tyougivethatencore”133
떼창에대한왈가왈부138
케이팝콘서트의‘소리풍경’140
제4장팬스케이프149
팬스케이프#1:‘팬싸’153
팬스케이프#2:‘영통’162
팬스케이프#3:코로나시대의‘대면’173
팬스케이프#1:‘프메’176
제5장의례와축제로서의팬덤181
의례,축제,그리고케이팝팬덤의기념일이벤트184
“#해피예삐_두돌”189
선물과인증193
기념일이벤트와팬덤내경제활동197
우리들의축제(祝祭),그들의축재(蓄財)200
제6장‘마망놀이’205
제7장‘손민수’:모방,인용,탐색,재현의팬덤223
제8장성찰하고반성하는팬덤233
‘사생’OUT,NO‘붙순이’235
‘병크’를대하는우리의자세237
‘역팬싸’244
제9장케이팝하기와확장하는젠더,섹슈얼리티247
‘팬픽이반’250
‘꽃미남’그리고〈민들레꽃〉252
“I’macreepycreep”259
제10장펜데믹시대에케이팝하기267
나가기‘아카펜’의‘덕업일치’277
참고문헌291
찾아보기303

출판사 서평

“누군가의팬인나,혹은당신의이야기”
한때누군가의팬이었던당신,혹은지금누군가의팬일우리에대해말한다.
학자의눈으로바라보는케이팝에관한문화인류학적인분석!

다채로운현상과조화로서의케이팝
케이팝의내부에서케이팝이라는현상의총체를그리다.
저자는‘케이팝’이라는문화현상을수행하는행위를‘케이팝하기(K-Popping)’로규정한다.이는단순히케이팝관련종사자혹은음악가들이케이팝음악을작곡하거나가수들이그노래를부르는행위만을의미하지않음을뜻한다.그것을넘어서케이팝음반앨범표지를제작하는일러스트작업,케이팝가수들을응원하기위해팬들이자발적으로현수막을만들거나음반을구입하는행위,더나아가콘서트장에서쓰레기를분리수거하는행위등케이팝현상이발생하는지지기반행위총체를아울러‘케이팝하기’라고명명하는것이다.케이팝하기를이렇게규정하는것은단순히개념이그행위를지칭한다기보다오히려저자의체험이케이팝현상들의영역을직접적으로개현하기때문이다.다시말해,저자는케이팝이라는문화현상을현장으로부터이해하고그경험을집약하여개념으로도출하는방식을취한다.이에따라케이팝팬덤내부에서케이팝현상이일어나는총체적인모습의이모저모를누구보다탁월하게그려나간다.
케이팝의내부에서케이팝을그린다는것은언뜻보면저자가말하는‘순덕’,즉무비판적으로대상이나현상을수용하고방어적인자세로해당문화현상을보호하려는경향을뜻한다고볼수있지만,저자가케이팝현상을다루는과정은처음부터끝까지학문적인자세를견지하고자하는뚜렷한태도가드러난다.따라서저자는케이팝팬덤내부인임에도불구하고케이팝문화현상이지니는맹점이나팬덤의문제들을과감하게노출한다.예컨대,연예인들의‘병크’,즉공인으로서해서는안될범죄혹은큰실수를언급하기도하고,한편으로는연예인들의문제나범죄를무비판적으로보호하고자하는일부팬들에대한자성의목소리를내기도한다.
물론케이팝이지니는가치들,사회에서팬덤이수행하는순기능등또한필수적으로속해있다.케이팝에대한이미지의편향성을제거할때얻을수있는모습을가장잘보여준다.많은사람이생각하는케이팝의한단면,‘공연하는가수들’만을생각하는케이팝이라는이미지를벗어버릴때바라볼수있는다채롭고다양한케이팝현상의총체를명료하게설명한다.

저자의직접적인경험으로부터나오는생생한증언과용어들
개인적공감으로부터사회적공감에이르기까지확장하는확실한공감대를형성하다.
저자는학계의전문가임에도불구하고책안에서서술하는그용어와개념들은상당히부드럽다.다시말해,우리가학자의글에대해갖는통념,즉글이딱딱하고어려울것이라는예상과달리부드럽고생생하며심지어몇몇용어는친숙하기까지하다.이는책의내용대부분이저자의생생한경험을바탕으로다져진이야기이기때문이다.책은우리모두에게친숙한이야기로,혹은우리모두가한번쯤빠져봤을법한이야기로시작한다.어떻게저자가처음으로누군가의팬이되었으며어떻게처음케이팝에입문하게되었는지,지극히평범한이야기로부터실제로우리사회에‘밈(meme)’으로사용되고있는용어들까지다채롭게활용하여‘케이팝하기’를소개한다.뿐만아니라저자가실제로콘서트에참석한이야기,‘떼창’을연습한이야기,팬미팅에서의일화,어떻게팬카페에가입을했는지의이야기까지빠짐없이서술하고있다.
그러나책의내용이단순히저자개인의경험에머물지않는다는것으로부터책의생생함이배가된다.학문적인관점에서개인의경험과관점을어떻게다수인대중이누리고함께연대할수있는지,이안에서어떻게대중은케이팝을‘대중문화’로써향유하고누릴수있는지,대중문화를소비하는소비자의관점은어떠해야하는지까지도촘촘하게서술하고있다.이로써케이팝팬덤이사회와유리되어비현실적으로‘팬질’만해대는것이아니라사회의연대와책임을지니는주체적집단으로서충분히기능하고있다는것과성숙한팬덤문화가얼마든지가능하다는것을실제적으로보여준다.사회적연대와우리자신에게와닿는경험에서부터우리사회가암묵적으로혹은가시적으로합의하고동의하는정서적·의식적공감대에까지확장하는총체적공감대를이끌어낸다.

경제문제,여성학등다양한사회전반에대한문제들
케이팝을넘어우리사회와관점에대한시사점,그리고‘팬스케이프’개념과열린문화에대하여
‘케이팝하기’를더욱직접적이고더욱폭넓게다루고자하는주된이유가운데하나는케이팝하기의총체적현상을보다뚜렷하게보여줌으로써케이팝에대해아무렇지않게주어지는혐오와편견으로인한사회적폭력을거두고자함이다.팬덤에대한대우의문제들,여성학적쟁점들모두가사실은케이팝문화를바라보는왜곡된시선으로인해발생한다.이러한왜곡과오해는사실대상을이해하지않으려는폐쇄적인태도에서비롯된다.
‘케이팝하기’또한결국‘관계’의문제다.관객과가수의관계,관객과관객의관계,더넘어서사회적관계와관계들로이루어져있는관계들을수행하는과정이다.저자는그속에서발생할수있는억압의문제,차별의문제,혐오의문제등을놓치지않는다.이를위해때로는케이팝에대해만연해있는오해와편견들을지적하기도하고,여성학적관점에서사회현상들을비판하기도한다.혹은케이팝문화의주소비층인팬덤이괄시되는것에대한모순을드러내기도하고소비자층임에도불구하고서비스의공급자인연예인들에대해함부로하지않아야한다는관점을제시하기도한다.그것은모두케이팝문화현상을둘러싸고있는모든행위들이관계로둘러싸여있다는사실을,그리고현대사회가점차잃어가는관계의진정성을더하는것이무엇인지를고민해보는중요한문제의식을던지는지점이라고볼수있다.
책소개에서계속‘팬덤’이라는말을사용해왔지만,사실저자가실제적으로제시하는‘팬덤’개념에대한대안개념은‘팬스케이프’다.‘가둔다’는의미를담고있는영어어미‘-dom’보다는현상의총체적양상으로서의스케이프(Scape)를‘팬’이라는명사에결합하고접목하여보다열린모습으로서의팬문화를소개하고자함이다.현대사회의주요한혐오와차별문제들이대상을이해하지못함으로부터비롯되는것이라면케이팝에대한혐오또한동일한문제로부터비롯됨을어렵지않게추측해볼수있을것이다.그렇게볼때저자의팬스케이프개념이열린태도를취함으로써성숙한팬덤문화와대중의팬문화에대한올바른이해를더하게되는것처럼,다양한차별과혐오에대해서또한열린태도와사고로써바라볼때우리사회에대한새로운기대와사고를추구할수있다는희망적시사점을돌아볼수있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