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역사’를 껴안기로 선택한 두 지식인,
그리고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그들의 엇갈린 운명
그리고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그들의 엇갈린 운명
으레 그러하듯 우리의 이야기는 71년 전에 찍힌 누렇게 바랜 한 장의 사진으로부터 시작된다. 1924년도 고등사범학교 입학생들이 후세를 위해 포즈를 취했다. 맨 앞줄에 철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두 명의 젊은이가 나란히 있다. 장폴 사르트르와 레몽 아롱이 그 주인공들이다. 그 뒤로 몇십 년이 흘러 1980년 4월에 사르트르가 먼저 세상을 떠났을 때, 아롱은 다정하면서도 심심한 애도를 표하는 글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참여는 이미 유효하지 않다.” 아롱의 펜 끝에서 나온 이 문장은 과거에 대한 과민반응이나 상처를 곱씹는 것보다는 오히려 ‘역사’로 인해 두 사람 사이에 깊은 골이 파여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사르트르와 아롱은 정확히 같은 나이였고, 친구였다. 게다가 두 사람은 같은 지식인의 토양에서 태어났다. 그런 만큼 20세기를 지나온 그들 각자의 지적 여정의 역사를 비교하는 것은, 단지 깨져 버린 우정의 관계뿐만 아니라, 또한 지식인들의 사회를 요동치게 만들었던 거대한 파도의 모습을 파악하는 것이기도 하다. 두 명의 “절친”인 사르트르와 아롱은 지식인 사회에서 보면 여전히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그 역할이 바뀐 상태이다.
세기의 두 지식인, 사르트르와 아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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