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파네스 희극론

아리스토파네스 희극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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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리스토파네스 희극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최초의 도서
고대 희극론의 정수를 맛보다
국내 희극론의 권위자 류재국 교수가 다년간에 걸쳐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론을 학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한 국내 최초의 도서다. 국내 아리스토파네스에 대한 관련 자료란 일부 논문에서 그를 분석한 자료 혹은 번역서에 불과했었는데, 그러한 아리스토파네스를 보다 자세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그가 추구한 이상과 삶의 태도 등이 무엇이었는지를 면밀하게 살핀다. 따라서 이 책 한 권을 통해 현존하는 아리스토파네스의 11개의 작품과 더불어 그를 분석하는 다양한 이론들을 총체적으로 만나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저자는 오랜 시간 동안 비극보다 상대적으로 수준이 낮은 것으로 이해되어 왔던 희극론이 세간의 이해와는 달리 문학적, 철학적, 시사적, 윤리적 차원을 아울러 어떤 분야에서도 부족함 없는 수준 높은 연극 이론 분야임을 보여 준다. 이러한 세간의 이해는 많은 경우 희극이란 장르를 그저 웃고 떠드는 장르로 이해해 왔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그러나 저자는 아리스토파네스의 ‘익살’과 ‘희화’라는 희극의 도구를 통해 수준 높은 희극이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 준다.

저자는 44개의 원본 작품 중 현재 남아 있는 아리스토파네스의 11개의 작품을 단지 연극이론적인 측면에서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간학문적 시각에서 포괄적으로 분석한다. 한편으론 무거울 수 있는 주제들을 손쉽게 풀어씀으로써 일반 독자들을 대상에게도 고대의 한 문학 장르에 대한 접근성을 늘렸다.
저자

류재국

철학박사,고대희극연구자,연극제작자이다.중앙대학교예술경영학과,인문대학철학과에서수학하였고,아리스토파네스희극에대한철학적연구로예술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중앙대학교미래교육원에서공연예술학부주임교수를역임하였고,동대학교양학부와문화예술교육원,경기대학교한류문화대학원에출강하고있으며,연극적사명을위해극단‘호메로스’를창단하여실험에기반한연극을제작하고있다.한국문화예술산업진흥회에서인문예술연구소장으로,TheAsiaN에서는문화비평칼럼니스트로활동하고있다.저술활동으로전쟁과평화,신화와문학,정치와민생,가정과국가,소통과화합등에대해적극적관심을가지고연극적비판의식과상호작용에대해분석하는다수의논문이외에『브레히트연극사전』(공저)이있다.

목차

책머리에4

제1장현실을관통하는희극적소명15

제2장고대그리스희극의성격과특징31
1.고대그리스희극이론33
1)희극의본질과드라마의형태33
2)웃음을통한해체의형이상학47
2.구희극과아리스토파네스68
1)구희극의지향점68
2)위기의식에대한토로97

제3장아리스토파네스희극의형태및구조119
1.위선적권위에도전하는웃음의미학121
2.현실인식을개진하는본질적사고132
3.현실세계의문제해결을위한폭로의공간146

제4장아리스토파네스희극의핵심요소157
1.희극의논쟁양식162
1)경쟁으로서아곤의본능162
2)아곤의희극적테크닉170
3)아곤의적용177
2.‘파라바시스’의등장188
1)파라바시스의규범과일반화된충고188
2)기발한착상에의한중재역할196
3)파라바시스의적용203

제5장평화운동실현을위한일탈211
1.「아카르나이의사람들」218
2.「평화」235
3.「리시스트라테」255
4.소결:대외전쟁에대한능동적인반대의지278

제6장삶의가치기준에대한동시대의해석285
1.「구름」288
2.「테스모포리아축제의여인들」325
3.「개구리」343
4.소결:불평등사회의모순에대한충고370

제7장부패한정치사회제도에대한저항377
1.「기사들」381
2.「말벌」395
3.「새들」416
4.소결:권력의속성에대한경종431

제8장불완전한이상과공상437
1.「여인들의민회」440
2.「부의신」459
3.소결:불완전한인간의본색475

제9장삶의본질과마주한희극481
1.고단한삶에서의휴식과여가의텍스트483
2.동시대가수용한연극적교육공간489
3.사회제도의본질적변화를위한정치참여495
4.어리석은인간행동의결점에대한반성과성찰502

인용문헌511
찾아보기524

출판사 서평

고대그리스를향한아리스토파네스의외침
가벼움과무거움사이,희극을통해비극을말하다.
희극이라는소재에‘론(論)’이라는말을붙인다는것이한편으로는많은이에게생소할수있다.희극의‘가볍다’는이미지와이론의‘무겁다’는이미지가쉽게어우러지지않기때문이다.학문의깊이를더하는것을직업으로삼는소위‘학자’들의작업은마치이런세간의통념이옳기라도하다는듯이비극은우월한것,희극은열등한것이라고평가해왔고실제로도희극은그저그런취급을받아왔다.그래서인지비극은학문적인분야,희극은문학을다루며비극의반대급부로다루어지는한분야로서다루어져왔던것이현실이다.
희극은주로‘웃음’이라는자칫가벼워보이는소재를사용한다.그러나저자가소개하는아리스토파네스의희극은그동일한수단을사용하지만그성격은그와정반대이다.비극이다소문학적인성향에집중하여픽션에기반한이상을꿈꾸지만,아리스토파네스의희극은철저하게현실에기반한이상과현실의괴리를설명한다.이상과현실의괴리가말그대로‘웃기는상황’그자체라는사실을드러내는것이다.다시말해,무엇보다가볍고편한한소재로가장진중하고도무거운현실을드러내고자한것이다.그목적을위해사회적정치적권력자들,영향력있는이들에대한비판을서슴지않으며,고대아테네현실속많은이들이애써외면하고자한현실을폭로하고자한가장깊이있는현실문학으로서의기능을수행해냈다.
이책은아리스토파네스의희극을언론의기능에비유한다.민주주의의발흥지인고대그리스아테네에서행해졌던연극으로서의현실문학인희극은희극을꿈꾸었던비극적현실에대한현실적비판임을분명하게설명할뿐아니라현대를살아가는우리가무엇을사고하고무엇을생각하며살아가야하는지설명해주는비판적해설서라고할만하다.

아테네의이모저모를엿보는다양한작품들
현존하는아리스토파네스희극11작품모두를한권으로만난다.
해당작품은그동안번역서및아리스토파네스를분석하는다양한논문들만이존재했던데반해그의전작품을학문적으로정리하고있다.단순히그작품의해제와같은진부한설명을더하는것이아니라,다양한문학이론,철학적논거,사회문화적이슈등을도입하여현대적인이슈로의재생산을끌어낸다.아리스토파네스의현존하는작품11개를테마별로분석하여작품의의도,당대의분위기와사회적배경등을종합적으로재구성한다.이는마치현대와고대의다리를놓는작업과도같다.이를통해현대에사는누구나고대그리스의일반시민들이어떻게살아갔는지,그들의현실적인문제와고민은무엇이었는지를입체적으로이해할수있다.요컨대,국내저술된다양한논문과번역서를더욱깊이이해하게돕는중요한자료가될것이다.

아리스토파네스희극론,아리스토텔레스의『시학』2편을잇고자하는과감한시도
오늘날아리스토텔레스의시학은한권으로전해진다.아리스토텔레스는시학의도입부를마치고제6장을시작하면서“육절운율에의한모방과희극에관해서는뒤에이야기하기로하고,먼저비극에관해이야기하기로하자”라고말한다.곧이어비극과서사시를다루고는제26장에서책을끝맺는다.그러면희극은어디있는가?분명히희극에대한언급을꺼내놨으니썼을것이다.그근거로아리스토텔레스는수사학에서이런말도한다.“우스꽝스러운것들에관해선따로시학에서정의해놓았다.”여기서말하는시학은2권을말하는것이다.실제로많은학자들은아리스토텔레스가시학제2권을저술했고,그곳에서아리스토파네스의희극을다루었으리라추정한다.서기3세기,유명한철학자들의생애와사상으로유명한그리스철학자디오게네스라에르티오스는아리스토텔레스의『시학』이두권으로이루어졌다고기록한다.하지만두권가운데비극과서사시를논의한제1권만전해질뿐,제2권소실되었다.
움베르토에코의장미의이름이라는소설에서이질문에답하고있지만,중요한것은시학제2권이이세상에없다는것이다.제2권에는아리스토텔레스가그보다62년먼저태어나서활동한아리스토파네스의희극이야기와방식을두고썼다는것은주지의사실이다.그로부터2,400년이지난2022년,우연하게도연구자의아리스토파네스희극론이아리스토텔레스의잃어버린시학제2권이되어버린셈이다.

책속에서

p.17당시젊은희극시인들은정치적수단으로서연극을이용하는것이아니라,연극을통해현실을직시하게하고소통하게하는예술적소명자체를묻고추구했다.특히,그들은부패를거듭하며인간의생존권마저훼손하고있는아테네의사회현실에대해날카로운비판의목소리를높였다.

p.37일반적으로희극이란사회의병폐나인간의근원적인모순성을풍자적으로표현함으로써웃음을통해마주하는관객의지성에호소하며그본질을교정하고자하는연극의한형태라할수있다.희극은그본질상웃음을통해사회를교정한다는사회풍자혹은사회비판의목적을가진다.그런의미에서풍자가신랄할수록,공격이날카로울수록희극의목표달성이더잘이루어질수도있다.이들의공격이나풍자의대상은죄악,어리석음,탐욕,위선등인간성의문제일수도있고사회제도등그범위는작가의관심이미치는한얼마든지가능하다.마음껏공격해서때로는쓰디쓴웃음을자아내는이런소위사회비판적희극도구조면에있어서한결같이결말은행복하게끝난다.그래서희극이삶의현장과마주하고있다는것이다.

p.78아리스토파네스희극의구성을분석해보면다음과같은고정적인틀을발견할수가있다.즉,어떤우스꽝스러운인물이등장하여세상을바로잡기위한기발하면서도어처구니없는아이디어를내놓으면코로스는이에격렬한반대를하거나열렬한지지를보낸다.떠들썩한장면이그치면토론이전개된다.코로스는토론에서어떤결론이나오게되면시인을대신하여관객을향하여연설을하는데이연설은신을찬미하는짤막한노래와교체하면서한참계속되다가마지막에잔치로끝난다.

p.125희극은진보적이다.그것은현실의모순에괴로워하며이를그대로받아들이기보다현실의한계를비판하기때문이다.그것은우리의정신을획일적으로만들려는지배제도에대항하여비판적무기로기능할수있다.희극은공식적인세상앞에거울을들이밀어가면쓴사회의진짜모습을보여준다.이를통해위선적인사회의근엄한모습뒤에숨어있는삶의실체가적나라하게드러난다.희극속에서웃음이표방하는것도위대한인간이그토록보잘것없으며유치하기그지없다는사실을드러내는것이다.우리가그동안비판없이받아들였던것을부정하고모순이나어리석음같은부정적인것으로치부했던것을긍정의시각으로바라보는것또한웃음의미학적표현방식이다.따라서아리스토파네스가제공하는희극의공간은또한서로모순관계에있는다양한가치와세계관이공존하는가상적인삶의본질에접근하는장치인것이다.

p.187마찬가지로아리스토파네스의희극들을보면,정치풍자성향의작품들로서외설적이고투박하기는하지만저급한코미디는아니다.그는사회적책임을요구하는문제의식을희극이라는예술형식으로공격의축을통해세웠고,고대희극의지적,예술적기준을한단계높인공로자로인정되는사람이다.아리스토파네스는그의작품속에서공동체적정신,윤리적규범,시대정신을대변한해학적행동들을극적으로표현하였다.

p.213고대그리스에서평화란전쟁에서승리한자들에게만허락된권리이자일종의보상이었다.전쟁에서패할경우는생존이위태로웠고,설령목숨을부지하더라도인간다운삶은불가능했으며,그런이유에서공동체의존립은위태로운지경에처한다.이런와중에기원전5세기고대그리스의대표적희극시인아리스토파네스는그의작품에서전쟁을반대하고노동과정의를통해평화로운삶을희망을소개한다.「아카르나이의사람들」,「평화」,「리시스트라테」는아테나인들이염원하는평화를소재로극화한작품들이다.

p.317
그러나연극밖에서의지성의역할에관한탐구는소크라테스의평생의과제였다.이연구의바탕위에서인간의지혜나탁월성에관한연구가가능하다고믿었던것이다.이과업을수행하느라소크라테스는지성인임을자처하는수많은소피스트의허구를폭로했고,그들의공공의적이되었으며,이윽고기소당하게된것이다.

p.476아리스토파네스는인간의불완전성을웃음거리로만들려는것이아니다.다만,그가추적하는과도한완벽함이오히려인간적불완전성과보잘것없음의본질이라는것을드러내면서,특별한권리와권위,완벽함을조롱하고자한다.「여인들의민회」에서는사회문제에대한자유와유토피아에대한주제들이초기작품들과는달리약간은불완전한매듭을짓는다.후기작품들은아곤적분규가일어난문제의해결보다는억지로웃기려는의도를보이고있으며,겉보기에만완벽한희극의약점과불완전성을가지고있다.이러한현상은이후신희극시대의분위기로변해가고있음을암시하는것이다.

p.493풍자적인것과해학적인것은공통된기능을지니고있다.바로치유의기능이다.아리스토파네스는자칭아테네민중을가르치는교육자였으며,희극을통한현실세계의인식은그가제공하는사회치료법의한부분이다.희극의풍자와해학이넘치는희극의웃음은스스로진정한본성을돌아보게한다.아리스토파네스가그의희극에서추구하는웃음은마치영혼이육체로부터분리되어야온전한삶을유지할수있기라도한듯,육체와영혼이하나가되면당연히서로의숨결이되기를포기해야한다는듯하지만,그렇게쉽사리영혼과육체의분리를요구하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