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에 고하는 작별 - 오퍼스(OPUS) 총서 2

미학에 고하는 작별 - 오퍼스(OPUS) 총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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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미학을 다루는 철학적 성찰들은 1990년대에 괄목할 만한 부흥기를 맞았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 논의가 적어도 일시적으로 전업 철학계를 넘어선 대중, 특히 흔히 말해지는 “예술계”에 반향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시조적 철학 분야로서 고안된 미학적 학설, 그것의 부흥을 믿기까지는 몇몇 철학자가 부단히 내딛으려 했던 단 한 걸음만이 남아 있다. 1990년대의 관련 성찰들은 미적 사실들에 대한 비선입관적 분석에 의지하여, 당시까지 철학적 학설로서 고안된 미학의 통일적 유대의 핵심 가정들을 파편화시켰다. 이러한 분석이 도출하는 것은 미적 판단이 미적 관계의 핵심도 아니요, 목적도 아니라는, 그리고 미적 판단이 단순하게도 미적 관계의 결과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결론이다. 만약 미적 판단이 감상적 관계의 객관화를 유도하는 번역이라면, 그러한 미적 판단은 필히 주관적이며 개인의 의미에 부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모든 인간적 현실과 마찬가지로, 미적 장은 동의나 부동의의 환원 불가능한 장소이며, 이 긴장 관계가 그러한 장을 살아 있게 만든다. 이 에세이의 목적은 위와 같은 믿음, 나아가 그러한 기대의 허망한 성격을 보여 주는 것이다.
저자

장-마리셰퍼

(Jean-MarieSchaeffer,1952-)
현재프랑스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Écoledeshautesétudesensciencessociales)교수로재직중이며또한2010년까지동연구원내예술과언어연구센터(Centrederecherchesurlesartsetlelangage)의센터장을역임했다.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CentreNationaldelaRechercheScientifique)연구원을동시에맡고있다.그의연구는미학과예술학,문학에대한분석철학적,인지심리학적분석에집중되어있으며,시각예술,사진,허구,문학장르들과스토리텔링등다양한예술작품들을분석대상으로삼는다.주요저서로는『롤랑바르트에게보내는편지(LettreàRolandBarthes)』(2015),『미적경험(L’Expérienceesthétique)』(2015),『인간예외주의의종말(Lafindel’exceptionhumaine)』(2007),『왜픽션인가?(Pourquoilafiction?)』(1999),『범예술의독신자들:비신화적미학을위하여(Lescélibatairesdel’Art.Pouruneesthétiquesansmythes)』(1996),『문학장르란무엇인가?(Qu'est-cequ'ungenrelittéraire?)』(1989)등이있고,그밖에다수의학술논문을게재한바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1장철학과미학

2장미적행동

3장취향판단

옮긴이의해제

출판사 서평

편집자의말

어떤것에대하여작별을고한다고할때,우리는보통그것과의영원한이별,또는마지막을떠올리기마련이다.그러므로이책의“미학에고하는작별”이란아주도전적이고위험해보일수있는제목을마주했을때,우리는이렇게묻지않을수없을것이다.“과연우리는진정으로미학과작별해야하는가?”그렇다.만약당신이생각하는미학이“철학적”미학,그러니까여태까지미학계를주름잡았던어떤특정한경향성을지닌미학이라면말이다.셰퍼에따르면,이철학적미학은“개인적삶과사회적삶에내재하는활동들의총체로서의예술장르들을다루는대신,이활동들을삶과대립시키는미학”이다.셰퍼에따르면,미학은삶속의체험과그체험에서얻어진사실들과괴리되어서는안된다.근대유럽에서시작되어발전해온철학적미학은“몇가지헛된기대들”을낳았다.그‘헛된기대’란,철학이“어떤미적이상이나판단기준”을제안할수있을것이라는기대,그리고미적경험이철학적명제로환원될수있을것이라는기대이다.셰퍼는“분석적관점에서구상된미적성찰의과제는미적사실들을판별하고이해하는것이지,어떤미적이상이나판단기준들을제안하는것”이아니며,“미적사실들은철학적합리성의유추된(그리고감각된)예증으로도,결핍과비본래성으로특징지어지는존재방식에대립하는완결성과진실성의역표본으로도,인간의초월적기반이나개별적주체성과인류의보편성이조화를이루며소통방식의개화가이루어지는장으로도”설명될수없다고말한다.이제우리는이처럼헛된기대를품고있는철학적미학과작별을고할때가되었다.그런데어떤것과의이별은곧새로운어떤만남을의미하기도한다.바꿔말해,새로운만남이있으려면우리는먼저이전의것과작별해야만한다.이책이의도하는것역시그렇다.셰퍼에따르면,“‘미학에고하는작별’은또다른미학의탄생에의호소이다.”즉이작별은또다른미학을위한,그탄생을촉구하기위한작별인것이다.그렇다면셰퍼가말하는“또다른”미학이란대체무엇을말하는것일까?이책에서셰퍼가천천히전개해나가는논지와옮긴이의상세한해제를살펴보면그답을알수있을것이다.분명한것은이책이추구하는바가단순히“작별”에만머무르는것은아니라는것이다.언제나그렇듯,오늘에고하는작별은내일을향한마중이다.

-책속에서

『미학에고하는작별』이작별을고하고자하는미학은,개인적삶과사회적삶에내재하는활동들의총체로서의예술장르들을다루는대신,이활동들을삶과대립시키는미학이다.그럼으로써이미학은(아리스토텔레스윤리학에서의)“좋은삶(Eudaimonia)”을영위하게해주고세계를향한공동관계를심화하게해주는예술장르들의능력들을등한시한다.그것은“미적”이라불리는경험이세계를향해존재함의특수한양식임을,그리고이양식이역사적으로목도된모든문화내에서사람들에의해인식되고활용되며,예술작품들뿐만아니라체험된삶의모든상황을불러들일수있다는것을보지못했다.
_한국어판서문

미학적학설의탄생이후미적행동에대한철학적연구의장은존재론적이원론의가장존엄한(아니면가장잘보존된)보호구역중하나였다.이러한의미에서미학에고하는작별은이이원론의특정한태도에고하는작별이기도하다.저건너편에서철학을기다리고있는것은척도가없는영역이며,철학이가장기초적인도구들로써구성하기시작하는탐구를위한것이다.이는부인할수없는혼란과막다른길,헛된기대와기만을동반할것이다.내가여기에서시도할미적관계에대한분석과해설은당연히이러한결점에서유로울수없다.그러나짧디짧은삶은마땅히치러야할대가를요구한다.
_1장철학과미학

필자가본장의도입부에서언급한목격담중어떤것도(이들은예술적대상들,이경우문학텍스트들이기는하지만)예술작품에대한고찰로이어지지않는것을보았을것이다.이선별에대한나의근거는발견법적(heuristique)이다.사실,우리가“미학적(esthetique)”이라는단어를사용할때,그것은대부분“예술적(artistique)”이라는단어와혼용되곤한다.미학이론(theorieesthetique)은범예술이론(theoriedesarts)으로환원된다는발상이여기에서나온다.칸트의미학에대한낭만주의적,헤겔적재해석까지거슬러올라가는이러한테제는예술적실천은물론미적행동에대한이해에극도의해로움을끼친것으로보인다.
_2장미적행동

미적행동양식의틀내에서미적판단의역할에대한문제는그것의지위와는독립되어있다.그러나만약후자에대한논의가그렇게도뜨겁게이루어졌으며,거기에서의견의불일치가그토록격정적인국면을맞이했다면,이는,철학적미학의역사가그랬듯이,미의―심지어예술의―영역의인문적가치가미적판단의인식적지위에의존했다는것이당연시되었기때문이다.물론나는이러한생각을공유하지않는다.내가보기에미의영역의인문적가치는오로지인지적풍부함과미적주의력관계의만족도에달려있다.
_3장취향판단

필자의경험에비추어볼때,많은일반독자가미학저서들을탐독할시가장어려워하는부분은기존의수많은철학적분석과지식이자신의삶,더정확하게는자신의미적경험과무슨상관관계를지니는가를결정해야할때인것같다.한가지확실한것은미학저서들이우리자신에게의미가있으려면내가경험한내적,외적사실들사이에어떤연속성이있으며이것이나의어떤경향을드러내는가를먼저질문해야한다는것이다.만약혹자에게있어이러한질문이필요하지않다면미적경험은분석될필요도,토론될필요도없다.그저홀로향유하면서느끼기만하면되는것이며,그렇게하더라도이경험의존재이유,강도,지위,정당성을저해하는것은아무것도없다.
_옮긴이의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