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후의 공인, 지규식의 일기

조선 최후의 공인, 지규식의 일기

$17.79
Description
※ 전통생활사총서
한국 전통시대의 다양한 역사적 현장과 인물 속에 숨어 있는 사례들을 하나하나 발굴하여 재구성해 소개한다. 당시 사람들의 일상 속을 세밀하게 파악해서 그간 덜 알려져 있거나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소재를 대중에게 흥미롭게 전달한다. 특히 중앙정부 중심의 자료가 아닌 민간에서 생산한 기록물을 통해 재현하는 만큼 각 지역의 살아 있는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매년 해당 분야 전문가를 집필자로 선정하였고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원고의 완성도를 높였다. 본 총서를 통해 생활사, 미시사, 신문화사의 붐이 다시 일어나길 기대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는 양반도 농민도 아니었던 한 인물에 관한 이야기이다. 유교 이념에서 일반적으로 분류하는 4개의 직분, 즉 ‘사농공상(士農工商)’에서 그 말단에 속했던 상인(商人), 그리고 그와 연결되어 있었던 장인(匠人)들의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지규식의 삶은 때로는 분주하고 치열하였으나 때로는 여유롭고 풍류가 있었고, 때로는 억울하고 부당했으나 때로는 돈과 권력에 기대었으며, 때로는 가족에게 깊이 마음을 썼으나 때로는 외도에 더 힘을 쏟았고, 때로는 기득권을 지키려 했으나 때로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이러한 지규식의 굴곡진 삶은 어떤 깔끔한 말로 정리될 수는 없으나 오히려 그 자체로 당시 생활상을 생생하게 전해 준다.
저자

김미성

중앙대학교 역사학과 조교수
연세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조선후기 면주전과 명주 생산·유통구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근에는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로 선정되어 “조선후기 상품별 상인 네트워크 연구”라는 연구 과제를 수행하였다.
대표 논저로는 『조선 후기 서울 상업공간과 참여층』(공저), 「19세기 말 면주전 접방(接房)의 감소와 도중(都中)의 대응」, 「조선후기 면주전의 장례 부조 대상과 방식」, 「조선후기 한강 송파지역의 군사적 의미와 장시 개설」, 「조선후기 국용 목재 유통업자들의 관계망」 등이 있다.

목차

책머리에

1. 『하재일기』, 그리고 분원의 도자기 공인 지규식
『하재일기』, 조선 공인의 삶을 비추다
지규식의 삶터, 분원: 나라가 지정한 도자기 생산소
지규식의 직업, 공인: 공용 물품 납품업자

2. 분원마을과 이웃 마을을 오가며 일을 보다
분원과 밀착된 삶
이웃 마을을 빈번히 오가다
경기·강원도 여러 고을과의 관계

3. 서울을 오가며 일을 보다
궁궐과 관청에 도자기를 납품하며
서울 도자기 상인들과의 관계
숙소와 뚝섬나루를 거점으로

4. 개인 지규식의 경제활동
일상에서의 소비활동
물가 변동과 품삯
계모임과 경조사 부조금

5. 조선 최후의 공인 지규식의 굴곡진 삶

주석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 조선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 우리에게 ‘조선’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보통 양반이나 선비의 모습이다. 그러나 조선에는 양반과 선비뿐만 아니라 상인이나 농민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살았다. 그러니까 조선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양반들의 삶뿐만 아니라, 상인과 농민들의 삶도 함께 바라봐야만 한다. 그런데 실록이나, 『승정원일기』처럼 국가 기록에서는 이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다행히도 개인의 일기나 서간집 등 다양한 사적 기록이 발굴됨에 따라 우리는 이들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일기나 서간집을 남긴 사람들이 주로 식자층에 속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한계는 있지만, 상인이 남긴 일기도 있는가 하면, 마을 사람들이 남긴 마을의 이야기도 있어 그동안 알기 어려웠던 주변의 삶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생활사총서는 이처럼 조선의 변두리를 살아간 사람들의 일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들을 따라서 읽어 나가다 보면 우리가 몰랐던 조선 사람들의 삶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조선시대 어느 공인의 이야기이다. 공인은 국가에서 지정한 납품업자로 일반적인 상인과는 계층부터 활동까지 조금 달랐다. 그러나 조선시대 상인 계층에 대한 기록이 거의 드문 실정에서 조선 최후의 공인이었던 지규식이라는 인물이 남긴 『하재일기』는 우리에게 조선시대 상인 계층에 대한 편린을 살펴볼 수 있게 해 준다. 이 당시의 일기가 대체로 그렇듯 『하재일기』도 개인의 일상 기록이자 업무일지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에, 우리는 이 일기를 통해서 개인으로서 지규식의 삶뿐만 아니라 공인으로서 지규식의 행적도 확인할 수 있다. 과연 지규식은, 나아가 조선의 상인들은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살아갔을까? ‘사농공상’이라고 하여 조선 사회의 말단을 이루던 상인들의 삶은 그야말로 변두리에서의 삶이었을 것이고 그들의 업무에는 고충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지규식은 공인으로서 때로는 조정의 관료들과 소통하면서, 또 때로는 시전의 상인이나 민간 상인들과 교류하면서 다양한 계층 사람들의 모습을 자신의 일기에 담아내고 있다. 때로는 갈등을 겪기도 하고 때로는 친분을 맺기도 하며 조선의 변두리를 살아간 지규식의 이야기를 듣다가 보면 어느새 우리가 몰랐던 조선의 색다른 모습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