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미암 유희춘의 경제생활

16세기 미암 유희춘의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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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 전통생활사총서
한국 전통시대의 다양한 역사적 현장과 인물 속에 숨어 있는 사례들을 하나하나 발굴하여 재구성해 소개한다. 당시 사람들의 일상 속을 세밀하게 파악해서 그간 덜 알려져 있거나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소재를 대중에게 흥미롭게 전달한다. 특히 중앙정부 중심의 자료가 아닌 민간에서 생산한 기록물을 통해 재현하는 만큼 각 지역의 살아 있는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매년 해당 분야 전문가를 집필자로 선정하였고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원고의 완성도를 높였다. 본 총서를 통해 생활사, 미시사, 신문화사의 붐이 다시 일어나길 기대한다.

우리는 양반의 경제생활에 대해서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먹고사는 문제를 살피는 사실을 불경스럽게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양반은 세상사에 어둡다는 선입견이 있으며,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문득 대학교 때 어느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난다. 양반은 푸줏간에 가지 않고, 손으로 돈을 세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 그랬을까? 우리 안에는 그만큼 세상사와 동떨어진 양반의 모습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조선시대 청렴한 재상이라고 하면 황희黃悔 정승을 떠올리고, 그의 최고 덕목으로 청렴을 거론한다. 선비는 가난에 개의치 않고 학문에만 전념했을 것이라 믿는다. … 누구나 청백리 조상을 갖고 싶어 하고,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정말 청렴이 조선시대 양반을 대표할 만한 키워드가 될 수 있을까? 실재의 모습을 유희춘이라는 인물이 작성한 일기를 통해 접근해 보기로 하겠다.
저자

이성임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인하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16세기 兩班의 經濟生活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조선시대 생활사 및 사회경제사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대표 논저로는 『국역 묵재일기 1~6(공역)』(경인문화사, 2019), 『조선 사람들의 동행(공저)』(글항아리, 2021), 「16세기 양반의 稱念 수수와 그 인적 배경」(『사림』 82, 2022), 「임진왜란기 해주 오씨 집안의 官 屯田과 차경지 경작-吳希文의 『瑣尾錄』을 중심으로」(『朝鮮時代 史學報』 101, 2022), 「16세기 양반 남아(男兒)의 성장 과정과 교육-이문건(李文楗)의 《묵재일기(默齋日記)》·《양아록(養兒錄)》을 중심으로」(『고문서연구』 63, 2023) 등이 있다.

목차

1. 유희춘과 그의 일기
일기, 생활사의 기초
유희춘과 송덕봉
2. 관직자의 물적 수취
녹봉의 수록
진상품 수취
3. 관직자의 인적 수취
구종의 입역
선상·보병가 수취
반인의 역할
4. 관직자의 사적 수입, 선물
선물 수취 규모
선물을 보낸 사람들
5. 토지 소유와 그 경영
토지 소유 규모
농사짓는 방식
6. 노비 소유와 그 사환
노비 소유 규모
노비 사환 방식
7. 경제생활이 갖는 의미

유희춘 사환 연보
주석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 조선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 우리에게 ‘조선’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보통 양반이나 선비의 모습이다. 그러나 조선에는 양반과 선비뿐만 아니라 상인이나 농민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살았다. 그러니까 조선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양반들의 삶뿐만 아니라, 상인과 농민들의 삶도 함께 바라봐야만 한다. 그런데 실록이나, 승정원일기처럼 국가 기록에서는 이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다행히도 개인의 일기나 서간집 등 다양한 사적 기록이 발굴됨에 따라 우리는 이들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일기나 서간집을 남긴 사람들이 주로 식자층에 속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한계는 있지만, 상인이 남긴 일기도 있는가 하면, 마을 사람들이 남긴 마을의 이야기도 있어 그동안 알기 어려웠던 주변의 삶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생활사총서는 이처럼 조선의 변두리를 살아간 사람들의 일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들을 따라서 읽어 나가다 보면 우리가 몰랐던 조선 사람들의 삶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양반의 일기로 들여다보는
조선 고위 관직자의 경제생활

조선시대 양반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우리는 흔히 양반들이 세상사에 어둡고, 지식인일수록 청렴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양반들도 경제 활동의 주체이자 생활인이었다. 조선시대는 토지나 노비 이외에 별다른 생산 기반이 없는 사회였기 때문에,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들도 나름의 경제관념이나 경제 의식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즉 조선시대는 경제적 기반이 안정적으로 지탱해 주어야만 양반들이 자신의 관직을 바로 유지할 수 있었던 사회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유희춘의 『미암일기』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고위 관직자의 경제생활 방식에 주목한다. 『미암일기』는 『선조실록』을 편찬하는 기초자료로도 활용되었고, 중앙의 고위직을 역임한 관직자의 일기로 가장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기에 그 사료적 가치가 높이 평가된다. 『미암일기』를 기록한 유희춘은 호남에 근거를 둔 학자형 관직자이자, 재출사한 이후 고위의 청요직을 역임한 당대 최고의 양반 관료이다. 당대를 대표하는 성리학자, 청렴하고 세상 물정에 매우 어두운 인물로 인식되었던 유희춘의 『미암일기』를 들여다 봄으로써, 생산 기반이 없던 전통 시대에 양반들이 어떤 방식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