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때에맞게익히니,또한기쁘지아니한가?”
모르긴몰라도,대한민국에서이구절을한번도들어보지못한사람은아주적을것이다.이구절의의미를탐독해보지는못했더라도말이다.설혹이구절을들어보지못한사람이라손치더라도,이구절에서유래한‘학습(學習)’이라는단어를모르는사람은아마없을것이다.『논어』는이외에도수많은구절과단어를우리사회에남겼다.‘견리사의’,‘과유불급’,‘살신성인’,‘온고지신’,‘절차탁마’등의고사성어를비롯해,‘이단’,‘숙맥’과같은일상적표현도남기고있다.그러나현시대를살아가는사람들에게『논어』를읽어본적이있느냐고묻는다면그렇다고답할수있는사람역시적을것이다.한때식자라면누구나읽어야하는필독서였던『논어』는어쩌다이렇게몰락하게됐을까?누군가는지학이라는말보다중2병이라는말이특정나이대를대표하는시대에수천년전을살아간공자라는사람의지혜가무슨쓸모가있겠냐고물을수도있을것이다.그런데만약여러사람이말하는대로,한국사회의병폐중하나가유교문화에근간을두고있다면,그유교가당최무엇인지는갈피를잡아야할것이아닌가?그리고오랜세월동안동아시아가유교의가르침을따른데에는이유가있을것이아닌가?물론당연히우리가공자의말을곧이곧대로받아들일필요는없다.그렇기에고전은언제나해석의문제를남긴다.그리고이처럼그저받아들이는것이아니라우리의실정에맞게해석하여마땅한점을취하는것이야말로배움이라고말할수있을것이다.수천년전의사람에게서도배움이있으니,또한기쁘지아니한가?
『논어』,공자와제자들의대화록
『논어』라고하면,경전이라는것이널리알려져있기에,아주고리타분하고딱딱한이야기들로가득차있으리라고지레겁을먹는사람들도많을것이다.반면에소크라테스의『대화편』은아직도찾아읽는사람들이많다.그런데사실은『논어』역시결국은대화록이다.『논어』는공자의제자들이스승의가르침을전하기위해엮은책이며,그특성상공자와제자,그리고공자의제자들간의대화로꾸려져있다.때로는제자나주변인물들이공자에게묻기도하고,때로는공자가역으로묻기도한다.그리고그대화중에는우리와상관없어보이는이야기도있지만,시대를불문하고여전히큰울림을주는이야기도있다.우리는무엇보다도『논어』를통해‘인간’공자의모습을들여다볼수있다.도대체동북아가그렇게오랫동안떠받든스승공자는어떤사람이었을까?공자는배우고자자신을찾아오는이라면누구든가르치고자했으며,스스로더배우고자하지않으면더이상을가르치고자하지않았다.같은질문에도제자에따라다른가르침을주고자했으며,때로는권면하기도하고때로는꾸짖기도했다.그리고때로는제자들의행동을보며자신을반성하기도했다.제자들역시자신이모르는부분은공자에게물어보고열심히따르면서도,스승인공자의행동이이해가가지않을때는따져묻기도했다.이처럼공자와제자들의관계는일방적이지않았다.이러한스승과제자의모습은갈수록교권이무너져가고교사와학생간의관계가형식화해가는요즘의우리사회에도시사하는바가있다.『논어』뿐아니라많은자료를통해『논어』를주해한유보남의『논어정의』,그리고그『논어정의』를번역한이책은우리에게공자의가르침뿐만아니라공자와제자들의관계등공자의인간적면모를잘보여줄것이다.
책속에서
이제살펴보니,강영의설이매우자세하기는하지만,『사기』도본래따를만하다.돌아가신종숙단도군(丹徒君)의『경전소기』에“『이아』에‘『회남자』에주여구(州黎丘)가있다.’라고했는데,「주」에‘지금의수춘현(壽春縣)에있다.’라고했다.『염철론』을살펴보니‘공자는방정하기만했지원만하지못했기때문에여구(黎丘)에서굶주렸던것이다.’라고했는데,애공2년에채나라는주래로천도했고,4년에공자가진나라와채나라로갔으며,채나라로옮긴지3년뒤(애공6년)에오나라가진나라를토벌하자초나라가진나라를구원하러나서성보에군대를주둔시키고사람을시켜공자를초빙했는데,이때진나라와채나라사이에서양식이떨어졌던것이다.
---p.41
살펴보니,『춘추좌씨전』?「애공」11년「전」에“계씨가전묘(田畝)의다소에따라부세(賦稅)를징수하고자해서염유를시켜중니를방문하게하고의견을묻자,공자가말했다.‘나는모르겠다.’계씨가연달아염유를세차례보내어물었으나대답하지않자,염유를마지막으로보내어말하기를‘그대는국가의원로라서그대의대답을기다려일을처리하려하는데,어찌하여그대는말을하지않는가?’라고했다.중니는대답하지않고염유에게사적으로말하기를‘군자가일을처리함에는예를헤아려은택을베푸는경우에는후한쪽을취하고,일은중도를거행하고,세금을거두는것은박한쪽을따라야한다.
---p.108
살펴보니,『의례』「사관례」에“주인은현단복을입고검붉은색슬갑을하며,안내자[?者]는현단복을입고,손님은주인과똑같은옷을입고손님을돕는자는현단복을입고따른다.”라고했는데,가공언의「소」에“안내자[?者]에대해서‘주인과똑같은옷을입는다’라고말하지않고,별도로‘현단’이라고했으니,그렇다면주인과같지않음을알수있다.”라고했다.그렇다면주인의현단복은사의정복(正服)이되고,안내자의현단복은조복이된다.『논어』의이글과합해서보면,조빙과회동이있을경우무릇사로서안내자가된자는제사를도울때부터그외에는모두조복을착용하고피변을착용하는것이아님을알수있다.그러나조복이라면당연히“위모관[委貌]”이라고해야하는데,지금“장보관[章甫]”이라고한것은장보관이나위모관이나똑같이현관이되기때문이다.
---p.182
『문선』「동경부」에“말학(末學)을피부로받는다[膚受].”라고했는데,「주」에“피부로받는다[膚受]는것은살갗에만닿고마음속을거치지않는다는말이다.”라고했으니,바로마융이말한뜻이다.진전(陳?)의『논어고훈』에“『후한서』「대빙전」의「주」에‘『논어』에서공자가″피부로받는하소연″이라고했는데,「주」에″남이하소연하는말을받아들일때피부로받아들여그뜻의핵심을깊이알지못한다는말이다.″라고했다.’라고했다.상고해보건대,이것과마융의설이조금다른데,정현의「주」인듯싶다.”라고했다.지금살펴보니,황간의「소」에도“마융의이「주」와정현의「주」는유사하지않다”라고하면서정현「주」의문장을인용하지않았다.
---p.263
정현의「주」에“고요가사사(士師)가되었는데,정견(庭堅)이라불렀다.”라고했다.살펴보니,『서경』「순전」에“고요에게명하였다.‘너를사로삼는다.’”라고했고,『맹자』「진심상」에도“고요가사가되었다면.”이라고했는데,사사라고하지않았으니,아마도“사(師)”자는잘못불어난글자인듯하다.『주례』「추관사구상」에“사사(土師)”가있는데,대사구(大司寇)에소속되고,이하는대부가맡는다.『춘추좌씨전』「문공」5년의「전」에“고요정견(皐陶庭堅)”이라고했고,또18년의「전」에고양씨(高陽氏)에게재덕(才德)이있는아들여덟이있었는데,그중에정견이있고,두예의「주」에“정견은고요의자(字)이다.”라고했으니,고요는정견을부르는말이다.
---p.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