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간공력을기울여탄생시킨한국고대사연구서!
시기마다재인식되어온한국초기사의다층성을조망하다
남과북으로분단된현실로인해초기사연구에는많은어려움이있다.고조선유적대부분이북쪽에있는상황에서,남쪽에서고조선을연구하는것은어찌보면공론처럼보일수있다.남과북이각자한국(삼한)과조선(고조선)을중심으로초기사를바라보는것도당연한현상인지도모른다.
하지만고구려를삼한에포함해보는삼한일통론(三韓一統論)이나,고조선과삼한을연결해보는삼한정통론(三韓正統論)및전후삼한설(前後三韓說)에서보듯이북과남의역사를하나로엮어보는역사의식은오래된전통이다.고조선과삼한은시·공간적으로분리된것처럼보이지만사료속에서는복합적인맥락으로연결되어있다.『삼국사기』와『삼국유사』에서고조선의고지인평양일대가마한의지역으로이해되고,신라의기원인진한은고조선유민들에의해이루어진것으로나타난다.
역사연구에서는현재로부터의대화못지않게과거로부터의전통도중요하게고려되어야한다.이런면에서역사는전통의현재화라고도할수있다.초기사는가장오래된역사라는점에서현재화가가장여러번이루어졌다.북한의단군릉발굴이나남한의가야사복원사업에서보듯이초기사의재인식은현재에도진행중이다.초기사의시간은과거에고정되어있지않고역사를통해현재와연결되어있다.이책에서시기마다재인식되어온초기사의다층성을확인할수있을것이다.
책속에서
이글에서는국가형성연구에서여전히“의미있는패러다임”으로가장폭넓게받아들여지고있는신진화론의발전단계설을바탕으로하면서,최근세계학계에서군장사회와성숙한고대국가사이중간단계의복합사회로설정되고있는‘초기국가’(earlystate)의성격을검토하고자한다.그리고초기국가의개념을한국고대사에적용해국가형성과정을좀더가시적으로설명해보고자한다.특히초기국가단계의중심에있었던왕권과그주변지역복합사회의상호관계에서나타나는공납제적지배구조에초점을맞춰살펴보게될것이다.
---p.28~29,「I.서장:국가형성기의복합사회와초기국가」중에서
국내의단군신화연구에서는글자하나하나에의미를부여하면서그역사성을파악하려고노력하고있다.하지만단군원년경인년이나그후반부에보이는단군관련연대,즉어국(御國)1500년,수(壽)1908년에대해서는별로의미를두지않았다.『제왕운기』에보이는단군향국(享國)1028년이나,그「본기」의이(理)1038년의기록에대해서도마찬가지다.
이와같이하나의기록에대해이중적인잣대로접근하는방법은바람직하지않다.「고기」의내용이전반부신화와후반부원사(原史)로대별되는것은인정되지만,하나의기록으로정리된단계에서는분명히일관된서술이라고보아야한다.전반부의신화가상고의연원을서술한것이라면,후반부의원사는당대로의연결을위한서술이라고이해된다.
이상의문제의식을바탕으로이글에서는「고기」의단군기년에대해『삼국유사』,『제왕운기』등관련기록을중심으로새롭게해석해보고자한다.
---p.104~105,「II.단군과기자의조선:신화와역사의경계」중에서
그동안고조선의정치체제에대한논의는『사기』조선전에보이는위만조선단계에초점이맞춰져이루어졌다.자료가부족하다보니고조선의정치체제에대해서는특별히주의를기울이지못했고,위만조선단계를중심으로왕밑에대부(大夫),박사(博士),비왕(裨王),상(相),장군(將軍),대신(大臣)등이존재했다고개설한수준이었다.
하지만위만조선이전의고조선에도중앙집권체제는아니지만미숙하나마초기국가의정치체제가존재했음을시사해주는자료가있다.이글에서는고조선의관명으로보이는경(卿),대부,박사등에대해검토하고,최근요동철령(鐵嶺)개원(開原)지역에서출토된동도(銅刀)에보이는‘형’(兄)의성격을고조선의관제와관련하여시론해보고자한다.이를통해그동안소극적으로다루어오던고조선의정치체제에대한논의가조금이나마진전될수있기를기대해본다.
---p.278~279,「III.고조선의정치체제와영역구조」중에서
과연삼한70여국모두에‘국읍’이각각존재했을까?다시말해70여국은모두‘국읍’을가진각각의단위정치체였을까?그동안연구에서는국읍의성격을일반읍락과의관계속에서이해하는경향이많았다.하지만다른한편삼한의국읍은‘별읍’(別邑)과대비되는존재이기도하다.‘소도’(蘇塗)라고도불린별읍의성격에대해선학계의논의가다양하지만,대체로귀신제사가행해진신성지역으로이해되고있다.국읍과별읍은용어에서유추되듯이서로밀접한관계에있었던것으로보인다.이글에서는중국문헌에보이는‘국읍’용례를통해그의미를살펴보고,일반읍락뿐만아니라별읍과의비교를통해국읍의성격을기존과다른각도에서접근해보고자한다.
---p.433~434,「IV.삼한사회의구조와국가형성」중에서
그동안시대구분연구는주로고대와중세의분기,즉중세의기점에초점이맞춰져있었다.이런가운데고대의범위를고조선·부여·고구려·백제·신라·가야등이존속했던기원전4세기~7세기한반도와중국동북지방으로본견해가제기되었다.이는기원전4세기이후고조선을초기국가로본국가형성연구와7세기말을중세의기점으로본사회경제사적시대구분연구의성과를종합한것이었다.
그러나학계에선아직초기국가와고대국가의단계를구분하고고대의기점을고조선보다삼국에서찾는경향이강하다.국가형성연구성과가적지않게축적되었으나시대구분과는연결되지못하고있다.초기국가의개념인식에혼선이있다보니고대와초기국가의관계에대한이해에어려움이있는것이다.이글에서는고대와초기국가의개념을한국사의맥락에서어떻게해석해야할지검토해보고,이를토대로한국고대의국가구조를초기국가의성격과관련지어고찰해보고자한다.
---p.623,「V.결장:한국의‘고대’와초기국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