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변신

$12.00
Description
“낯선 혀로 말하는 사람은 조류학자이자 한 마리의 새입니다.” 노벨 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명되는 작가, 독일어와 일본어로 글을 쓰는 이중 언어 작가 다와다 요코의 시학 강연집이 출간됐다. 『변신』은 다와다 요코가 튀빙겐대학교에서 진행했던 시학 강연 세 편을 엮어낸 작품이다. 강연이라는 형식이 무색할 만큼 다채로운 은유와 매혹적인 수사는, 그가 여러 작품에서 구축해온 포스트휴머니즘적인 필치를 선명하게 드러내 보인다. 카프카, 벤야민, 오비디우스, 첼란, 클라이스트, 바그너와 같은 유수의 문인과 음악가들이 만든 작품을 들여다보며, ‘목소리’와 ‘신체성’, ‘문자’와 ‘번역’, ‘얼굴’과 ‘변신’이라는 키워드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다와다 요코의 시학이 이 책에 간명하게 담겨 있다. 은유와 실재의 경계를 유유히 넘나들며, 독자의 시선을 강력하게 사로잡는 강연집 『변신』은 다와다 요코의 난해한 작품들을 명료하게 이해하는 길로 안내할 탁월한 이정표다.

저자

다와다요코

저자:다와다요코
1960년일본도쿄에서태어났다.와세다대학교러시아문학과를졸업한후독일로건너가함부르크대학교에서독문학을공부하고하이너뮐러의작품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그후일과학업,글쓰기를병행하며스위스취리히대학교에서『유럽문학에나타난장난감과언어마술』이라는제목의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1982년부터2006년까지함부르크에서살았고,2006년부터는베를린에거주하며작품활동을이어가고있다.
일본어와독일어로글을쓰는다와다요코는자신의작품에서타민족의문화와구분되는고유한민족문화에대한관념을환상으로비판하며상호문화적관점에서문화적교류와전이를다룬다.
그녀에게는경계를넘어서는대신경계지역을개간하는것이중요하다.그때문에인간과동물,남성과여성의경계지대를탐구하는그녀의글쓰기를‘사잇공간’의글쓰기라고부를수있을것이다.
대표작으로는『목욕탕』,『유럽이시작되는곳』,『여행을떠난오징어』,『오비디우스를위한아편』,『벌거벗은눈』,『눈속의에튀드』,『헌등사』등이있다.독일에서클라이스트문학상,샤미소상,괴테메달등을,일본에서는군조신인문학상,이즈미교카문학상등을받았다.

역자:정항균
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독일부퍼탈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전공분야는독일사실주의문학과독일현대소설이다.『동물-되기』,『다와다요코:몸과사잇공간의시학』,『카프카코드』등을썼고,『커플들,행인들』과『어쩌면이것이카프카』등을옮겼다.

목차

1강새의목소리또는낯섦의문제

2강거북이의문자혹은번역의문제
일본귀신을위한이메일

3강물고기의얼굴또는변신의문제

다와다요코론
해설
옮긴이의말

전기와도서출판목록

출판사 서평


‘목소리’와‘신체성’,‘문자’와‘번역’,
‘얼굴’과‘변신’에관한예리하고매혹적인시학강연

“낯선혀로말하는사람은조류학자이자한마리의새입니다.”노벨문학상후보로꾸준히거명되는작가,독일어와일본어로글을쓰는이중언어작가다와다요코의시학강연집이출간됐다.『변신』은다와다요코가튀빙겐대학교에서진행했던시학강연세편을엮어낸작품이다.강연이라는형식이무색할만큼다채로운은유와매혹적인수사는,그가여러작품에서구축해온포스트휴머니즘적인필치를선명하게드러내보인다.카프카,벤야민,오비디우스,첼란,클라이스트,바그너와같은유수의문인과음악가들이만든작품을들여다보며,‘목소리’와‘신체성’,‘문자’와‘번역’,‘얼굴’과‘변신’이라는키워드를집요하게파헤치는다와다요코의시학이이책에간명하게담겨있다.은유와실재의경계를유유히넘나들며,독자의시선을강력하게사로잡는강연집『변신』은다와다요코의난해한작품들을명료하게이해하는길로안내할탁월한이정표다.

“낯선나라에서말하면
목소리가이상하게고립되고벌거벗은채로공중에떠다니게됩니다.
마치단어가아니라새를내뱉는듯한느낌이들지요.”

새의언어,정동과무의식적욕망을드러내는신체성에대한은유

일본에서태어난다와다요코는독일에서활동하며세계의이목을사로잡은이중언어작가다.동시에모국어인일본어와외국어인독일어,이두언어의간극을고스란히체감하며살아온이방인이기도하다.그런다와다요코가타국에서지내며분명하게포착한것은,화자가낯선언어로말할때느끼는이질성이다.낯선나라에서외국어로말하는화자는모국어화자가구사하는‘모어의악센트’를모방하려는습성을지니고있기때문이다.다와다요코는이이질성을‘목소리의신체성(음색)’에비유하며이질성의기제를문학적인시선으로풀어낸다.

의미전달을위한수단으로만소통을활용하는데익숙해진사람들은목소리의신체성을사유하는방식으로발화의낯섦을인식할수있다.이는언어에내재한새로운기능을인식할수있게되는중요한계기다.목소리의신체성은,의사소통에집중한언어에서은폐되고억압됐던화자의욕망또는정동을드러내며,더깊은소통의차원으로우리를안내한다.다와다요코가첫번째강연에서첼란,호프만,바그너,모차르트와같은예술가들의작품속‘새소리’를끈질기게추적하는이유가여기에있다.

인간중심주의에응수하는문학적시선,
포스트휴머니즘을선전하는해체의시학

“물고기의얼굴은어디서시작되어어디서끝나는걸까요?”다와다요코는물고기의얼굴을독자들에게연상시키며마지막강연을시작한다.독일어사전에서는‘얼굴’을“눈,코,귀가달려있으며,턱에서이마의끝에이르는사람의머리의앞면”이라고정의한다.사전의정의에따르면물고기에게는앞면이없으므로얼굴이존재하지않는다.그러나우리는물고기를볼때가장먼저물고기의얼굴을마주하게된다.이는물고기에게얼굴이존재하지않는다는말이인간인우리에게요원하게다가오는이유다.이처럼얼굴이라는단어에천착한다와다요코는이책에서인간중심적으로구축된정의들을향해의구심을강력히드러낸다.그리고날카로운시선으로기존의정의들을해체한뒤새롭게구축하는작업을펼친다.

다와다요코는카프카의『변신』,오비디우스의『변신이야기』와같은문학작품에등장하는변신모티프속에서,변신에깃든다양한정체성을발견한다.다와다요코는인간이동물로변모하는‘동물-되기’의변신을긍정적으로받아들이는데,이러한그의태도는단일한정체성을파괴하고다원적인정체성을긍정한다는의미로해석할수있다.인간중심적인얼굴정의를비판할뿐만아니라,얼굴을개인의정체성에대한보증으로간주하는정체성담론에균열을일으키는이책은,가히포스트휴머니즘을문학적으로선전하는해체의시학이라불릴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