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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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마르크스 정치학의 자본론
프랑스 혁명을 통해 보는 마르크스 정치학의 대표작
헤겔은 어디에선가 세계사에서 막대한 중요성을 지닌 모든 사건과 인물은 반복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이는 것을 잊었다. 한 번은 비극으로 다음은 소극{笑劇}으로 끝난다는 사실 말이다.
인간은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 가지만, 그들이 바라는 그대로 역사를 형성해 가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서, 그들 스스로 선택한 환경 아래서가 아니라 과거로부터 맞닥뜨리거나 그로부터 조건 지어지고 넘겨받은 환경 아래서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저자

카를마르크스

저자:카를마르크스(KarlMarx,1818-1883)
독일트리어에서태어나본·베를린대학에서법학과철학을공부한뒤언론인·혁명가·경제학자로활동하며19세기유럽의격동을온몸으로겪어낸사상가다.파리·브뤼셀·쾰른을거친그는1848년혁명과그좌절,그리고1851년루이보나파르트의쿠데타를런던망명지에서지켜보며계급·정당·국가기구가뒤엉키는현실정치의복잡성을날카롭게포착했다.그결실이바로『루이보나파르트의브뤼메르18일』(1852)이다.

역자:최형익
한신대학교국제관계학부교수이자일본게이오대학,캐나다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방문교수이다.국회운영제도개선자문위원회,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통일부정책자문위원회위원역임했다.저서로『마르크스의정치이론』,『고전다시읽기』,『실질적민주주의』,『대통령제,정치적인너무나정치적인』,『스피노자의《신학정치론》읽기』,『마르크스의《자본론》읽기』,『불승인주의:미국동아시아외교정책과한반도문제』,『홍명희의《임꺽정》프로젝트』,『칼슈미트의《대지의노모스:유럽공법의국제법》읽기』가있다.

목차

제2판에부치는서문(1869)·5
독일어판제3판에부치는서문(엥겔스,1885)·8

Ⅰ·13
Ⅱ·31
Ⅲ·51
Ⅳ·75
Ⅴ·93
Ⅵ·121
Ⅶ·149

옮긴이의말·171
인명색인·175

출판사 서평

『루이보나파르트의브뤼메르18일』은프랑스제2공화국이의회의무능력으로인해루이보나파르트,즉나폴레옹3세의친위쿠데타를막을수있었던수많은기회를놓치고,그의손아귀에떨어지게되는배경을살펴본마르크스의소논문이다.옮긴이는이책을“마르크스정치학의자본론”이라고평가하고있다.주지하다시피,마르크스의『자본론』은그의주저이자,그의경제학적,사회학적지식을집대성한책이다.그리고그방대한두께로인해사람들로하여금책장에서꺼내들기를주저하게만드는책이기도하다.그런데이소략한책이정치학의자본론이라는것은무슨의미일까?『자본론』이자본주의경제의법칙을이론적으로해부했다면,『루이보나파르트의브뤼메르18일』은정치권력의장에서그법칙이어떻게구현되는지를보여주는실증적분석서이자정치학의응용편이었다.이책에서마르크스는역사는반복되지만,한번은비극으로한번은소극으로반복된다는사실,프랑스제2공화국의몰락은단순히루이보나파르트의쿠데타로인해발생한사건이아니라,의회의원들의무능과자기모순적행위들로인해예정된것이었다는사실등을밝힘으로써“루이보나파르트의브뤼메르18일”이한인물이아닌시대가만들어낸사건임을성찰하고있다.마치그가『공산당선언』에서선언한것과유사하게,“하나의유령이”프랑스제2공화국을“배회하고”있었던것이다.이때는“공산주의”가아니라‘보나파르트주의’라는이름을하고있었지만말이다.마르크스는이소논문에서의회가“최후의무기마저스스로포기해버리고”스스로가“죽은뒤에야묻혔음을증명”했다고말한다.즉마르크스는이책에서의회가루이보나파르트에게제2공화국을가져다바쳤다고고발하는것이다.이처럼역사적사실로부터사건의실체적진실을도출해내는마르크스의탁월한혜안은『루이보나파르트의브뤼메르18일』에서빛을발하고있다.

정치학의자본론이라니,‘정치’에대해한번얘기해보자.공자는정치에서제일먼저해야할것으로‘정명’을꼽았다.‘정명’이란이름을바르게하는것이다.그리고옮긴이에따르면이책을처음출간할당시책제목을“루이나폴레옹의브뤼메르18일”이라고했던마르크스는,이책의영어판을내면서제목을“루이보나파르트의브뤼메르18일”로바꾸었다고한다.루이보나파르트의본명은샤를루이나폴레옹보나파르트로,흔히루이나폴레옹보나파르트라고부른다.그런데왜마르크스는책제목에서나폴레옹을빼고,성인보나파르트를넣은것일까?그것은루이보나파르트가나폴레옹의이름과혈통에기대고자했으나,결코‘나폴레옹’이될수는없었음을가리키고자한것이아닐까?나폴레옹의이름과민중의지지로황제가된루이보나파르트는엠스전보사건을거치며달아오른프랑스국민의전쟁열을무시할수없었고,다가오는전쟁의그림자를피할수없었다.그리고그는결국스당에서패배하여포로가되면서폐위되었다.이때의처참한패배로인해사람들로부터겁쟁이라는조롱에시달린나머지,그는자신의주치의이자절친한친구였던앙리코노에게이런유언을남겼다고한다.“우리는스당에서겁쟁이가아니었지않소(N'est-cepasquenousn'avonspasetedeslachesaSedan)?”그의말마따나그가스당에서겁쟁이는아니었을수있다.그러나그보다중요하고,또부정할수없는사실은그가나폴레옹역시도아니었다는사실이다.다음으로루이보나파르트의‘쿠데타’를나폴레옹이일으킨쿠데타의이름,즉‘브뤼메르18일’로일컬은이유는무엇일까?그것은루이보나파르트의쿠데타가삼촌인나폴레옹이일으킨쿠데타의재탕에불과한사건이었음을명시하기위함이었을것이다.따라서『루이보나파르트의브뤼메르18일』이라는제목은마르크스나름의사평(史評)이드러나는제목이라고할수있다.

이제이오래된책의현재성에대해살펴보자.이“정치학의자본론”에서마르크스는이렇게말했다.헤겔의말마따나“세계사에서막대한중요성을지닌모든사건과인물은반복”되지만“한번은비극으로,다음은소극으로”끝이난다고.아니나다를까,한때“대한민국은전세계에민주주의가무엇인지똑똑히보여주었다(SouthKoreajustshowedtheworldhowtododemocracy)”라는찬사를받았던이나라에서,이제다시는감히재현되리라고생각지못했던사건이재현되고야말했다.대한민국제6공화국의대통령이었던작자가,그것도하필이면루이보나파르트가쿠데타를일으켰던날보다하루늦게,쿠데타를자행하고야만것이다.그러나최규하와전두환을한몸에구현하고자했던인물은,그내적모순으로인해루이보나파르트조차도되지못한채루이16세가될운명을마주하고있다.아마자신의아내에게마리앙투아네트라는비난이쇄도할때조차도그러한운명을깨닫지는못했겠지만말이다.한편,우리는그어설픈쿠데타의순간에이소논문에서읽히는무능한치들의전형을발견할수있었다.‘자유’와‘민주’를줄기차게외쳐대고상대를향해‘독재’라는비난을쏘아대고는,정작자유와민주가위협받던순간에국회가아닌자신들의안락한둥지에숨어있었던,또는국회의담을넘기보다는그저카메라에남기를선택했던,비겁하고저열한군상을통해서말이다.다행히도우리는프랑스제2공화국과달리국가에대한반역행위를막아내는데성공했다.공화국이위기에처한순간에그것을지키고자달려나왔던시민들이있어주었던덕이다.우리시민은그렇게자신의힘으로쟁취했던민주주의를자신의힘으로지켜내었고,이제국가의반역자들은자신의반역행위에대한응분의대가만을기다리고있다.마르크스의말을빌려그종말에축복을건네려한다.“행복한여행을하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