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마스와 우리

하버마스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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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 시대의 지성, 하버마스를 만나다”
이 사상가는 철학자로서는 누구보다 더 초시간적-보편적인 것을 목표로 삼지만, 공론장의 지성인으로서는 ―그의 모든 개입을 기초로― 나치즘의 후유증으로 인해 독일에 주어진 특수한 역사적 상황에 대응했다. 1980년대 이래로 그는 이 두 역할을 명료하게 구분하는 일을 특별히 강조했지만, 양자의 교차 ―거리 두기와 참여하기의 교체, 보편주의와 특수주의의 변증법― 는 그의 저작 전체를 관통하는 특징이다. 그래서 연방공화국의 정신적 지형의 주요한 특징인 이론, 역사, 그리고 기억의 특이한 관계는 하버마스라는 인물에게서 거의 이념형적인 방식으로 드러난다. 그의 무한히 이어진 성공가도에서, 다수의 독자층은 그의 작품에 자신을 비추어 보았다. 그들이 하버마스에 반응했던 방식은 철학자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그들 자신에 대해서도 똑같이 많은 것을 말해 준다. 무엇보다도 하버마스는 일종의 이념사적인 리트머스 시험지이다. 어쨌든 나는 그의 삶과 저작에 깊이 집중했던 동안에, ‘부정을 통해서(ex negative)’ 나의 세대의 지성적인 윤곽이 더 선명히 보인다고 생각했다.
저자

필리프펠슈

저자:필리프펠슈(PhilippFelsch)
1972년독일괴팅겐에서태어났다.프라이부르크,쾰른,볼로냐,베를린대학교에서역사와철학을전공하였고,2002년에서2005년까지베를린에있는막스플랑크과학사연구소,2005년에서2007년까지는빈에있는국제문화과학연구센터에서연구비를받았다.2006년에취리히대학교에서『19세기의생리학적알프스탐사여행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2006/07년에는인스부르크에서인간이알프스와같은큰산에대해느끼는심오한열정과경외심을여러예술매체로표현하고분석하는예술전시회(“산,이해할수없는열정”)를기획했다.2006년부터2011년까지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과학연구분과에서연구원으로일했고,스위스국립연구재단의연구비를받았다.2011년에서2017년까지는베를린훔볼트대학교문화과학과산하인문학사전공초빙교수였다.2018년에는퇴임한토마스마코교수의뒤를이어서훔볼트대학교문화과학과의정식교수가되었다.
그는학창시절하버마스의『공론장의구조변동』보다는미셸푸코와니클라스루만의책에관심을가졌다.그는지식과학문의세계를생생한문화사적맥락속에서세밀하게묘사함으로써대중에게친숙하게접근하는독특한스타일의저술방식으로유명하다.예를들어,『이론의긴여름,반역의역사,1960-1990』에서그는20세기후반에‘이론’이가졌던혁명적의의를메르베출판사의역사를통해서문화사적으로분석하였다.또그는『어떻게니체는추위에서벗어났는가.구조의역사』에서조르조콜리와마치노몬티나리의니체전집편집의역사를흥미진진하게그리면서,당시까지거의무명이었던두이탈리아학자가독일과프랑스가주도했던니체해석을둘러싼분분한논쟁에개입하는과정을조명했다.여기에소개하는『하버마스와우리』역시독일어원서로200쪽이안되는짧은분량속에서하버마스의정교한이론체계와공공적지식인으로서의활발한현실개입을독일의정치·문화·역사를배경으로생동감있게묘사했다는평가를받고있다.『신취리히신문』의서평은이책을하버마스의“탁월한전기”이자더나아가“인문학을좋아하는모든사람의행운”이라고평했다.

역자:정창호
1960년생으로,서울에서초중고를거쳐고려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교철학과에서헤겔철학을주제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한국에서박사학위논문을쓴뒤에독일로갔고,함부르크대학교교육학부에서‘한국에서의철학교육’을주제로박사학위를받았다.독일에서귀국한후에는고려대학교를비롯한국내여러대학교의교양학부와교육학과그리고철학과에서강의했으며,현재는고려대학교철학과에서마지막학기강의를하고있다.그동안틈틈이옮긴책으로『마음을쏘다,활』,『좋은수업이란무엇인가』,『습속I-IV』등이있고,지은책으로는『진보주의교육사상』이있다.

목차

슈타른베르크에서의어느오후
전도된세계에서
가해자와피해자
심오함과의작별
현재의식
중심이무너진다
프랑크푸르트에서의뭇매맞기
더나은사회를위한로켓과학
우리가가정해야만하는것
말하기의결함
섬뜩한[분위기의]독일
의미상실의이론
꼭그렇게써야했나요?
반계몽의분류학
거리두기와용기
나는고발한다
미래로부터의귀환
역사와기억
포스트민족적자각의시간
세계내부정치의우선성
전쟁에대하여
보편적인지역의사상가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시대를통과한철학자,위르겐하버마스의초상
이책은독일의역사가필리프펠슈가위르겐하버마스를직접만나인터뷰한뒤하버마스의일대기를추적하면서그나름으로하버마스라는사람의초상을그려보고자한책이다.하버마스와의첫만남에서지은이는자신이“롱아일랜드햄프턴”에있는것같다는느낌을받다가도,어느새자신이“할아버지할머니를방문한듯한착각에빠진다.”그리고이모든감상은“프루스트가차에적셔서먹었던저유명한마들렌처럼,…갑자기하나의전체적인상으로녹아든다.”이첫만남에서의인상은그가이책을마무리하면서하버마스의초상을그리는데큰영향을주게된다.그가본하버마스는“햄프턴과굼머스바흐의혼합”,곧“보편적-지역적인나라”의시민이자철학자(DerPhilosoph)였다.그는이책에서하버마스와그가살아간시대를조명하면서,하버마스의일대기를시대적-역사적으로서술하고있다.그렇다면펠슈는왜하버마스를하필시대속에서그리려고한걸까?물론역사가라는그의직업적배경도한몫했겠지만,무엇보다하버마스가시대와밀접한관계를맺고있기때문이었을것이다.하버마스는시대와어떤관계를맺었을까?먼저하버마스는시대가낳은지식인이었다.45세대로서“전쟁이후에심각한손상을입기에는너무어리고,시대적변환을완전하게수용하기에는충분한나이여서,최상의출발조건에놓여”있었던하버마스는전후독일의사회적분위기에서학문을배웠고,그경험이그를‘하버마스’로만들었다.그리고하버마스는시대를만들어간지식인이기도하다.공적지식인으로서하버마스는직접독일의공론장에뛰어들어자신의의견을피력하는것을피하지않았다.시대가자신을찾지않을때는뒤로물러났지만,시대가필요로할때는외면하지않고자신의목소리를내었다.이처럼“언제나알맞은때에알맞은곳에”있었던하버마스의시대적위상은그가슈타른베르크로이사했을때,당시사람들이그것을“한시대의종말을알리는상징적인사건”으로보았다는것에서명확하게드러난다.따라서펠슈는자신이역사가이기때문이아니라,상대가하버마스이기때문에,시대라는물감을쓸수밖에없었던것이다.

독일연방공화국의야누스,하버마스와그의두역할구분
펠슈는이책에서하버마스가독일지성계와공론장에서로다른모습으로나타났다고말한다.“사고활동의전문적관리자”로서하버마스는“하버마스자신의목소리는”어디에있냐는비판에시달리며“순수한이성의관료주의자”라는비아냥에시달릴정도로참고문헌에파묻혔다.그로인해그는“스콜라주의의아이콘”이자“하나의‘등록상표’”가되었다.반면공적지식인으로서하버마스는“일반적으로세계를친구와적으로구분하는경향이있을뿐만아니라,신랄한판단과과감한논쟁을두려워하지”않으며,“자신의의사소통실천에서는마치‘슈미트주의자’처럼행동한다.”이같은역할구분은하버마스를“연방공화국의헤겔”이자“팝스타”로만들었다.그런데언뜻보기에이러한역할구분은모순된듯하다.그러나펠슈가보기에는,“서로다른언어행위들사이에범주적구별이존재한다면,그리고그들이서로다른타당성요구들과결부되어있다면,…그의비판자들의주장과는달리,거기에는아무런수행적모순도없다.”그것은오히려“그의강력한공적개입을정당화하기위한전략으로이해될수있다.”이러한하버마스의양면적인모습은우리에게두얼굴의신으로유명한야누스를떠올리게한다.그렇다면하버마스는왜이러한역할구분을해야했을까?그것은“계몽에역행하는독일”에서“보편적이성의규범들이관철되게하며,동료시민들을민주주의자로교육”하는것이그의목적이기때문이다.하버마스는『공론장의새로운구조변동』에서디지털화된공론장을“반쪽짜리공론장”이라고비판하면서,“문지기역할을하는전문화된인력”과“전문적인수문”의필요성을역설했다.지성계로유입되는정보와공론장으로나오는정보에는필터링이필요하다는의미였다.야누스가로마에서문을수호하는신이었다는점을고려할때,그리고하버마스가이와같이“문지기”와“수문”의역할을역설한것을고려할때,하버마스의이러한역할구분과두얼굴은의미심장하다.즉하버마스는독일연방공화국의야누스이길자처한것이다.그리고지은이에따르면,이독일연방공화국의야누스를“우회하여가는길은존재하지않는다.”사유의문지기에게이보다더한극찬은아마없을것이다.

좌파의언더독에서국가철학자로,하버마스또는독일논쟁지형의변화
고대로마에서야누스의문이열려있다는것은로마가현재전쟁중임을나타내는표시였다.그리고이문은닫혀있을때보다는열려있을때가더많았다.그것은하버마스도마찬가지였다.“오랫동안자신을좌파의언더독”이라고여겼던하버마스는“탁월한논쟁가로서서독공론장의무대위에등장”한이래로거의“모든공적논쟁에”참여했다.그뿐아니라하버마스는이논쟁의장을자신의학문분과에만한정하지않았다.그는자신의전선을독일공론장전역으로확대하여,역사라는학문영역에서도논쟁을“일으켰고,또승리했다.”지은이에따르면,하버마스는이논쟁에서“거의혼자서나라전체의정치적문화를근본적으로뒤바꾸었고,이후수십년동안거기에자신의도장을찍어”놓았다.그리고이처럼공론장의최전선에서서싸우던하버마스는어느새“국가철학자”가되었다.어떻게보면논쟁의승리자였던그가주류적위치를차지하게됐다는것은당연할지모른다.하지만그렇게주류적인위치를차지한탓인지,“과거에항상시대정신에대한자신의감각에의지할수있었던그는…독일여론의반응을도저히이해할수”없게되었다.분명하게도,변화한것은독일의여론이나논쟁의지형만이아니다.과거에자신은“유럽추종자”가아니라고외쳤던이사상가는,어느새“우리를우리자신으로부터보호하기위해서라도정치적인연합이필요”하다고선언하기에이르렀으며,자신이한평생투쟁을벌여왔던“구연방공화국과화해”하고“구연방공화국의화신”이되었다.그렇다면이러한변화를어떻게해석해야할까?“독일연방수상의‘속전속결의정치’를비판”하고“공적인숙고의행위”를강조했던그가,숙고라는자신의특유한사고로인해,결국시대에따라잡히고말았던것일까?그와시대의관계를살피기위해서제논이틀렸음을증명할필요는없을것이다.그러나그가시대에따라잡혔을지라도,“시대를초월한하버마스의유산”은여전히우리곁에놓여있다.그것은시대의산물이자,시대를향해던져진질문이다.이책은그질문을다시꺼내들게만든다.하버마스를따르고자하든,넘어서고자하든,아니면조심스레거리를두고자하든,우리는하버마스라는관문을우회할수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