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아테네 민주주의 (최초 민주주의의 실험과 도전, 그리고 이상 | 반양장)

고대 아테네 민주주의 (최초 민주주의의 실험과 도전, 그리고 이상 | 반양장)

$33.00
Description
이 책은 ‘민주주의(demokratia)’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최초의 민주주의’, 즉 고대 아테네 민주주의에 관한 고찰을 시도한다. 아테네 시민들은 민주주의가 불안정하고 위험한 정부 형태임을 인식하면서도 자유와 평등을 위해 가장 숭고한 실험에 나섰다. 그들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자유와 평등, 법치, 공공선, 그리고 주권재민의 원리를 피와 땀으로 일구어 냈다. 따라서 이 책의 목표는 단순히 고대 아테네 민주주의의 역사를 정리하거나 제도적 구조를 살펴보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2,500년 전 아테네 시민들이 민주주의의 위기 속에서 마주했던 실패와 성공, 희망과 좌절, 지도자와 대중의 긴장과 같은 철학적, 정치적 딜레마들을 고찰하는 데 있다. 그리하여 최초의 민주주의에 관한 역사, 철학, 문화, 인물의 고찰을 통해 민주주의가 한 번에 완성되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싸워 지켜 내야 하는 실험이자 이상이라는 점을 되새기고자 한다. 고대 아테네의 실험과 그 이상이 오늘날 민주주의 위기 속에서 다시금 성찰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저자

손병석

저자:손병석
고려대학교철학과교수.하버드대학교철학과객원교수와서양고전철학회회장을거쳤으며국제고전철학회명예회원으로있다.EBS민주주의특강시리즈에서‘최초의민주주의’에관해강연했다.저서로『아리스토텔레스《정치학》연구:플라톤과의대화』,『호모주리디쿠스:정의로운인간을찾아서』,『고대희랍·로마의분노론:분노하는인간호모이라쿤두스연구』등이있고,논문으로「공적주의(功績主義)정의론과최선의국가」,「부동의원동자로서의신은목적인이자작용인이될수있는가?」외다수가있다.

목차


책머리에

들어가며:‘최초의민주주의’아테네에서배우는민주주의의현재와미래

1장민주주의는어디로부터왔는가?

1.최초의민주주의의이념적기원
1)기원전8세기와7세기의원시민주주의

2.고대아테네민주주의의태동과발전:세번의개혁과한번의혁명
1)솔론의개혁
2)클레이스테네스의개혁
3)기원전508/507년의아테네시민혁명
4)에피알테스개혁

2장아테네참여민주주의의철학적근거는어디에있는가?

1.자유와평등
1)자유(eleutheria)
2)평등(toison)

2.다수통치의철학적원리
1)프로타고라스의인간본성평등론
2)아리스토텔레스의다수의집합적지혜론

3장고대아테네민주주의는시끄러운(thorybos)소리의정치인가?

1.말의자유로서의이세고리아와파레시아

2.말의자유와관련된아포리아와그에대한답변
1)이세고리아와파레시아는아테네민주정에서만인정되었는가?
2)이세고리아와파레시아는아테네민주주의의이상을실현하는순기능으로작용했는가?
3)민회에서의데모스의토뤼보스를어떻게평가할것인가?

4장고대아테네민주주의는책임정치를구현했는가?

1.아테네민주정과책임문화

2.정치기구와책임성
1)민회와시민법정그리고평의회
2)세정치기구의책임성강화조치와그의미

3.책임성구현을위한정치제도및법적조치
1)도편추방법
2)도키마시아와에우튀나
3)에이산겔리아
4)그라페파라노몬
5)정치제도및법적조치의책임민주주의적의미

5장고대아테네민주정은우중정체인가?

1.데모스의정치적판단은신뢰할만한가?
1)플라톤의데모스의정치적판단능력에대한부정적견해
2)비극과시민교육

2.역사적사건을통해본데모스의우중정치에대한비판적평가
1)아르기누사이장군들재판
2)소크라테스재판

6장고대아테네민주주의는어떤유형의민주주의인가?

1.세가지유형의아테네민주주의
1)페리클레스유형민주주의
2)알키비아데스유형민주주의
3)니키아스유형민주주의

2.좋은리더십이란무엇인가?

나가며:우리는고대아테네민주주의에서무엇을배울수있는가?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자유와평등을위한정치실험장아테네에서
오늘날,위기의민주주의를다시묻다

오늘날‘민주주의’는가장보편적이고당연한정치체제로받아들여진다.그러나사람들은정작그것이무엇을의미하며어떻게작동하는지에대해서는깊이성찰하지않는다.저자손병석고려대학교철학과교수는이익숙함의이면을파헤치며‘최초의민주주의’가어떻게탄생했는지를고대아테네로거슬러올라가탐구한다.민주주의의기원을이해하는일은단순한역사공부가아니라,오늘날우리가믿는제도의본질을다시묻는사유의여정이기도하다.

민주주의가완전한제도가아님을가장솔직하게인정한말로흔히인용되는처칠의문장은이책의문제의식을단적으로드러낸다.“민주주의는최악의정체이지만,역사상존재했던다른형태의정체보다는더나은정체이다.”비록완벽한정체는아니지만과거의다른여러정체들보다는믿을수있는정체라는것이다.사람들이왜여전히민주주의를신뢰하며,세계는왜그가치를포기하지못하는지,저자는그답을‘최초의민주주의’,즉아테네의실험과사유속에서찾아나선다.

스스로를통치하는시민,
참여의정치와자유의경험

고대아테네민주주의의첫번째핵심적원리는‘주권재민’,즉민주주의는‘시민의적극적인정치적참여’를통해실현될수있다는것이다.고대아테네시민들은아테네의정치의사결정기구였던민회와시민법정그리고평의회에서공동체의중대사안을직접결정하고사법주권을행사하였으며행정의주체가될수있었다.그들에게정치는위임이나대리의영역이아니라삶의실천이자책임의현장이었다.저자는이러한원리가오늘날민주주의가잃어버린본질임을지적한다.투표한장으로정치적의무를다했다고믿는현대의시민과달리,아테네인은‘참여’그자체를민주주의의조건으로여겼기때문이다.

저자에따르면대의제민주주의의현실적인효율성은부정하기어렵지만,시민참여가배제된정치적자유는진정한자유로보기어렵다.아테네의경우정치과정에서모든시민이발언할수있었고,누구도‘더많이’혹은‘더적게’자유롭지않았다.이러한참여의평등이야말로민주주의의근본이자민주정의정신적기초다.민주주의가제도로만남을때,실질적인주권재민원리는사라지고시민은정치적판단력을행사하는능동적주체가아니라수동적존재로전락하고만다.

평등을제도로실현하다
추첨제와정치적책임의문화

두번째핵심적원리는‘추첨제’를통한정치적평등의실현이다.부유한집안이나명문가출신이아니더라도모든시민에게공직의기회를열어둠으로써,정치권력을소수의전유물이아니라공동의책무로만들었다.추첨제는특정집단의권력독점과그로인한다수시민의정치적권력분배에서의소외문제를방지하고,권력을수단으로이익을얻고자하는타락,부패문제를차단하였다.나아가시민의책임감과공공선지향의식을강화하였다.저자는추첨제가정치엘리트의독점을방지하고,시민각자가공공의문제를자신의일처럼책임지게만든핵심장치였다고분석한다.

오늘날우리는선거를통해대표를뽑지만,선출된권력은종종시민의뜻과괴리된다.저자는아테네의추첨제가현대민주주의가안고있는여러가지근본적문제들,즉시민의정치적불신과무관심,대표성부족,정치엘리트주의,포퓰리즘,과두제적경향을극복할제도적보완책이될수있다고말한다.대의제가시민의정치적무관심을강화한다면,아테네의추첨제는정반대의효과를낳았다.정치란곧‘함께짊어져야할책임’이라는깨달음이공동체를지탱한것이다.

말의힘으로세운정치,
설득과토론으로만든민주정의정신

세번째핵심적원리는‘말의자유에근거한토론과설득’이다.아테네민주주의는폭력이나명령이아닌‘말’의힘으로운영되었다.민회와법정에서시민들은동등한자격으로발언했고,공동의결정을위해상대를설득했다.설득의여신‘페이토(Peitho)’가있을정도로설득하는일은아테네정치의핵심이었다.저자는설득이무너질때정치적양극화,혐오,독재적정치가판을치게된다고말한다.시민의자발적동의와설득에기반한통치가참된민주주의정신이라는것이다.

오늘날의민주주의는설득보다혐오와분열이앞서는시대적위기에놓여있다.저자는고대아테네의말의자유와토론문화그리고설득을통한합의의도출은단순한이상향이아니라현대대의제민주주의가재고해야할실질적원리임을강조한다.민주주의는‘대화의기술’즉서로를설득하고책임지는시민적성숙이없이는유지될수없다.

다시사유하는민주주의,
고대의통찰로오늘을비추다

이책『고대아테네민주주의:최초민주주의의실험과도전,그리고이상』이전하는메시지는분명하다.민주주의는완성된제도가아니라,끊임없이갱신되어야하는삶의방식이다.참여,평등,설득과같은축이무너질때민주주의는껍데기만남는다.저자는아테네시민들의경험속에서우리가잃어버린민주주의의핵심을되찾고자한다.그것은단순히과거를복원하는일이아니라,오늘의민주주의를되살리는철학적실천이다.

이책은고대아테네의정치제도를다루지만그논의의초점은철저히현재에있다.따라서민주주의를‘역사의유물’이아니라‘현재의과제’로인식한다.고대아테네민주주의는인간의보편적가치를실현하려는민주주의의가능성을보여준역사적실험이었다.그강점과한계는오늘의우리에게‘민주주의란무엇인가’를다시묻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