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윤리(appliedethics)는사회생활의각영역에서생기는윤리문제들을윤리의기본원리와대표적인이론들에입각하여검토함으로써그대안이나해결방안을모색하는시도이다.윤리란원래실천을지향하는것이지만,이론윤리(theoreticalethics)가주로순수한이론적측면을다룬다면,응용윤리는구체적인삶의현장에서제기되는윤리적쟁점들을직접다루기때문에실천적성격이더욱강하다.그래서응용윤리를공부하는것은우리가현실삶에서직면하는윤리적딜레마를헤쳐나가는데큰영향을미칠수있다.
이책은제1장윤리이론들을소개하는부분을포함하여응용윤리의각주제를다룬17개의장으로구성되어있다.각장은모두독립된내용을담고있어서독자들이관심사에따라어떤순서로읽더라도이해하는데어려움이없다.특히4판에서큰폭으로달라진부분은5장에서‘분배정의의원칙과해외원조’문제를자세히다룬점,13장에서‘인공지능과윤리’문제를본격적으로다룬점,16장에서사형제를반대하는논거와찬성하는논거를대표적인이론및학자들의주장을통해접근한점,그리고17장‘죽음과윤리’를신설하여고대그리스사상,그리스도교,동양의유불선(儒佛仙)사상,실존주의사상의죽음관을두루살펴본점이다.
각장의구성은도입부에해당장의핵심적논제를암시하는‘영화이야기’,해당분야의현안과쟁점들을간결하게소개하는본문내용,끝으로토론의주제가될만한최근의딜레마사례들을제시하는형식으로되어있다.토론의주제역시AI챗봇윤리나기후위기등최근의사례를끌어와우리현실삶과윤리이론의거리를좁혔다.
책속에서
p.29
일반적으로덕윤리에서는행위의옳고그름을판단하는도덕원칙보다는널리유덕하다고인정되는인격의모델에주목한다.왜냐하면현대의복잡한상황속에서는어떤고정된원칙이나규칙에의존하는사람보다세련된감수성과폭넓은식견을지닌사람이,즉실천적지혜를지닌사람이제대로된도덕판단을할수있다고보기때문이다.그래서윤리문제해결을위한대안으로어떤도덕원리에호소하기보다바람직한도덕공동체를구성하고발전시켜나가는데필요한덕목(예컨대인간존중,성실,정직,절제,공정,타인배려,준법등)과인격적모델을설정한후이를교육하고계몽하는데주력한다.
p.50
인류가오랫동안유지해왔던가족제도가흔들리기시작한것은산업혁명시기부터이다.과거농경사회에서는생산자체가긴밀한가족제도를필요로했지만,산업사회에서는생산활동이더이상가족을중심으로이루어지지않기때문이다.미래학자앨빈토플러는대가족제도가제1의문명인농업·수공업시대에적합한가족제도이고,핵가족제도는산업혁명이후의제2의문명에적합한가족제도이며,도래하고있는제3의문명인전자·정보시대에는또다시새로운형태의가족제도가등장할것이라고예언한바있다.
또한이새로운가족형태는어떤일정한모습이아니라다양한모습을띠게될것이며,인류는이러한변화과정에서적응의어려움을겪게될것이라고예상하고있다.
p.75
잘알다시피쾌락은욕구충족의결과물이다.즉쾌락이란우리의욕구가충족될때뒤따르는심리적상태를의미한다.따라서쾌락을얻으려면욕구가충족되어야한다.욕구는뚜렷한목적,즉지향하는대상을가진다.예를들면식욕의목적은음식을먹는것이고성욕의목적은이성과의육체적결합이다.만일우리가욕구를지니고있는한인간의입장에서욕구를충족시키고그결과로서쾌락을얻는과정에만주목할경우,음식을먹는행위나성행위는별로차이가없어보인다.다시말해서욕구를지닌한인간이자신의필요를충족시킴으로써만족감을얻는다는점에서는양자가같다는것이다.
p.96
그래서대부분의페미니스트들은‘여성성’이란자연의산물이라기보다의식·무의식적인사회적학습의산물이라고,아니사회구조적차별의결과라고단정한다.과연이들이주장하듯여성성은사회적불평등에의해조작된것에불과한가?여성억압의요인을단지남성대여성이라는대립구도나가부장적·사회적관습으로이해하는것은여성이처한현실을너무단순화하는것이아닐까?
차별을없애자는주장이혹여성성이라는다름에대한부정으로이어지는것은아닌지조금더자세히따져볼필요가있다.
p.151
세계화현상이가장뚜렷하게나타나고있는영역은경제인데,이는세계경제의통합증대라는한마디로표현될수있다.이것은국가간무역의증가,다국적기업의활동증가,세계금융시장의거대화및통합심화를의미한다.정치적인측면에서의세계화는국가들및사회들사이에존재하는연계와상호연관성이더커졌음을의미한다.이제세계의한지역에서일어나는사건들,결정들,행위들이먼지역에있는개인들과공동체에게도중요한의미를갖게되었다.세계화는인식적측면에서세계가더좁아지고지구촌의식이강화된것으로드러난다.이는사회적·문화적관계에있어지리적제약이축소되고사람들이점차이러한사실을인식하게되는사회적과정으로이해된다.
p.204
이들에따르면진정으로품위있는죽음이란회생불가능한인간생명을인위적으로단축시켜죽음에이르게하는안락사가아니라,인간다운삶을살수있도록최선의의학적치료를다했음에도돌이킬수없는죽음이임박했을때의학적으로무의미한연명치료를중단함으로써자연스럽게맞이하는죽음이다.이때치료를해도더이상생명을연장할수없기에무의미한연명치료를중단한다하더라도이는생명을단축시키는일이아니다.환자에대한기본적인간호행위와영양및수분의공급과같이‘정상적인수단’의의료행위는결코중단하면안되지만,연명수단으로서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착용,혈액투석,항암제투여와같은‘예외적인수단’을사용하는것은중단할수있다.그러나이는단지‘허용’하는것이지‘권장’하는것은아니다.물론치료의중단을‘강요’하는것은더더욱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