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천리귀안千里歸雁
4백년전의대만은정치·경제중심이었던대남(台南)에서대북(台北)으로이동하고,그외지역은장려(지역이었다.이시기고난의역사기록은남아있기는하지만,거의오랫동안방치되어왔다.1860년쯤에,대만은어쩔수없이무역거래를개항하며,근대역사의시작을알린다.안타깝게도중원문화(中原文化)는식민지시기때마다다른문화가유입되며단절된다.하지만중국의원류인염황염제(炎帝)와황제(黃帝)에서유래한완고한민족유전자는문화전통을최대한고수하고계승하려는버팀목이다.예컨대,국민당정부에서부터현대의민주사회까지교육의변화를살펴보면,대만은정통근원의계승뿐만아니라중국본토를인정하는심리를강화하는데방점을두고있다.선거때마다민족의의제는늘집단을분열하는수단이되며,실제로대만민중은이미악순환의소용돌이속에놓여있다.하지만홍콩이중국에반환되기이전과같이,대만은“말은옛모습그대로달리던대로달리고,춤은예전에추던모습그대로추고,밥은이전에먹던그대로먹는”사회현상이형성된다.이처럼대만민중은정치적혼돈과자유민주주의의틈바구니에서강렬한생명력을보여준다.
부계혈연은중원에서시작되었지만,원주민및청나라시기에이민온한족이아닌대만사람들은(약간의농락과적의를내포한의미로)외성인(外省人)이라불린다.따라서내성인/외성인간의갈등을어찌이해할수있겠는가...
계엄령이해제된이후,중국과대만양안간의긴장된열기는또한번우리세대의기대를저버린다.이러한격변의흐름속에서,대만민중은항상바둑알처럼조종을당하면서반항할힘조차도없다.다행히도황금시대의대만영화는희극영화,무술영화,사랑문예영화,황매조영화,가무영화,액션영화,지역영화,군대영화등을통해어린시절과청소년시기의아련한기억을회상시킨다.당시의대만은사회관습뿐만아니라오락분야가매우단순해서,영화아니면TV이었다.따라서한정된환경속에서,화려한대만영화의역사가탄생한다.현재까지전해내려오는노래혹은뛰어난가수및배우는전세계중국인의뇌리에각인되며,영화의유산은중화문화의뿌리와영혼을엿볼수있게한다.
그러나사람일이어떻게될지모르듯이,경제기적을일으켰던아시아‘네마리의용’중의하나인대만의후광은격변의시대를거치며흔들리고,그빛을점차잃고만다.게다가2,000년의정국변화로국민당은세력을잃게되고,정국변화에따라불안감에휩싸인사람들은재산을팔아대륙으로향한다.예컨대,중국과대만의양안이대치상태로놓이지만대륙이적절한시기에연결고리역할을하자,영민(榮民)은점점대륙으로몰려간다.이후생업과관련된여러업종이옮겨가기시작한다.가까운해협을건너,드넓은대지는최적의선택지이다.문자와인종이같은사람들의마음은마치잎이떨어져뿌리로돌아가는것처럼생기를찾게해주며,의욕을불러일으킨다.처음에,갈등해소와융합은반드시겪어야할과정이다.중국의급속한발전추세에따라대만사람들은계속해서이주하게되며,전세계의트러스트(trust)기업도떼로몰려들기시작한다.
대만영화〈불능몰유니〉는2009년제46회금마장(GoldenHorseAwards)에서최우수영화,최우수감독,최우수대본,그해최고의대만영화,관객이투표한최고영화상등5개부문을휩쓸며,2010년오스카최우수외국어영화에노미네이트되기도한다.대만영화가몰락한지20년이다돼가는즈음에,이영화의흥행은오랫동안침묵했던존엄과자신감을회복하고,한동안자랑스러운사건이된다.20년전에,〈비정성시〉(悲情城市,1989)로베네치아황금사자상을수상한후효현(侯孝賢)감독은“강산도10년이면변하는데,자국영화는20년째제자리에서맴돌고있고,왜나아지지않는지참으로걱정이다.”라고말했다.말이끝나기무섭게,이안(李安),후효현(侯孝賢),관금봉(關錦鵬),두기봉(杜琪峰)4명의감독이연달아영화상을받는다.계승의의미가매우깊고,보릿고개같은대만영화에강심제를놓아준셈이다.
100년의대만영화가몰락한것은특정원인이라고탓할수없다.결론적으로산업의쇠퇴라고할수있다.
속사정을들여다보면엔터테인먼트의트렌드가변화하였고,열악한영화제작환경,부족한제작비,인재유실,정부의잘못된정책방향,할리우드블록버스터의공세등이원인이다.산업이정점에도달한후에추락할때는숨겨진모든걱정과허점이태양아래에고스란히펼쳐져그형체를감출수가없다.그당시영화제작자들은겨우겨우버티거나포기한상태이다.공백기에는머리숫자만채우고,악순환의영화생태계가반복되며,거대한파도가위세를떨치듯이손을쓸틈이없었다.1990년대에심각한내상을입은대만영화산업은지금까지도원기회복중이라고볼수있다.
대만은급랭한정국변화에따른비판이나공격을겪은후에여전히낮은포복상태로전진하고있다.쇠퇴한경제속에서사람들은긴축생활을하지만,낙천적인천성에따라여전히즐겁게살고있다.그러나대만영화산업의미래는여전히숨을겨우이어가고있는실정이다.금마장영화제는여전히매년개최된다.개최장소가북대만에서중부및남부대만으로옮겨지며,금마장영화제는남부와북부의균형을잡아대만전국민이참여하는축제로성장한다.출품영화의범위도중국및홍콩,대만으로확대되지만,대만영화의수는점점감소하고상을받는일도점차줄어든다.열악한환경속에서대만영화제작자들은여전히소수의질높은영화를만들어,세계영화계가가끔대만영화에주목하게끔한다.
대만영화산업이당면한일은탈출구를찾는것이다.정체된것처럼보이지만,실제로는미래를위해각고의노력을기울이고있다.늘자신의입장을고수해왔던영화제작자와감독및종사자들은끼니를잇지못할때도이를악물고이겨냈는데,지금와서포기할수없다.그들은꿈과고집으로대만영화를지켜냈을뿐만아니라,중국과홍콩그리고대만에없어서는안될영화의중추적역할을하고있다.
정치및경제의안정은국가문화의번영에영향을끼친다.특히정권을잡은정치가들은문화이데올로기를결정한다.예를들어,당태종(唐太宗)이세민(李世民)은예법과음악을성행시켰고,송휘종(宋徽宗)조길은시사(詩詞)를중요하게여겼다.이등휘(李登輝)의친일은대만문화와일본문화의틈바구니에서중국문화를말살하는정책에힘썼다.진수편(陳水扁)은객가(客家)민족과대만소수민족을중요히여기고,소수민족을위한객가방송국및소수민족방송국등을개설하는대책을세웠다.겉으로는민의에순응한것처럼보이지만,실제로는정치적효과를촉진시키기위함이다.배후의동기가어쨌든,일부집단은발언할기회를얻게되며,사회의한자리를차지하게된다.그렇지않으면영원히제대로말도못하는소외계층으로남아있었을것이다.
오래되고광범위한중화문화는곳곳에수천년의흔적이담겨있으며,옛것에대한그리운마음은수없이많은산과물을마주하고있는탄식의소리이다.
섬사람들은산의웅장함그리고강과바다의사나움을느끼지못한다.약14억인구의중국에비해,대만은2,300만인구일뿐이다.물론적은숫자이지만,작은면적에서놀라운에너지를발산하며,눈부신경제기적을이루었다.중국과대만의무역,우편물,해로가개통되기이전에,이미대만기업인들은중국에서상당한시장경제성과를창출하고있었다.가세가기운대만영화산업이지만,영화인간의상호교류를통해여전히서로를끌어당기고있으며,중국과대만의영화는더욱가까워졌다.대만의영화경험이중국으로전수된사례는수없이많다.예컨대,2009년에〈자릉〉(刺陵,TheTreasureHunter),〈운수요〉(雲水謠,TheKnot),〈풍성〉(風聲,TheMessage),2010년에〈대소강호〉(大笑江湖,JustCallMeNobody),2011년에〈면인자〉(麵引子,Fourhands),2012년에〈애〉(愛,Love),2013년에〈역광비상〉(逆光飛翔,TouchoftheLight),2014년에〈등일개인가배〉(等一個人,Cafe·Waiting·Love),2015년에〈대희림문〉(大喜臨門,TheWonderfulWedding),〈풍중가족〉(風中家族,WhereTheWindSettles),〈자객섭은낭〉(刺客娘,TheAssassin)등의영화를예로들수있다.
이전의번영과박탈감을모두경험한새로운세대의대만영화는우수한인적자원이등장하지만,현재전통과혁신간의교차로에놓여있다.
섬사람들은중국명나라,네덜란드,스페인,중국청나라,일본,국민당의통치를겪은,즉수백년동안인고의세월을경험한사람들이다.하지만그들은낙관적이고만족할줄아는천성을가지고있으며,각기다른문화와융합해뛰어난문화정신으로조화를이루었다.20세기영화선구자들의노력덕분에대만영화가활력을찾게되고,유럽과미국은대만영화인들의뛰어난창의적사고를주목하게된다.상전벽해와같은커다란변화를겪고심연에서빠져나온정부는문화및창조산업을촉진하기위해재정을투입한다.〈해각칠호〉(海角七號,CapeNo.7,2008)를필두로이후의영화들은바람과파도의기세를등에업고‘후신영화’라고,예컨대‘대만영화문예부흥시기’로불린다.이러한영화는새로운세대의독창성또는비전통적인영화스타일과영화언어를통해현재대만사람들의숨소리를반영한다.세대가바뀌는발자국은각시기별영화에서로다른감정을부여한다.‘신영화(新電影)’,‘신신영화(新新電影)’이후,대만영화는거리감없이있는그대로의삶을담아낸다.모든영화는허공에대고대화하거나공덕을노래하는것이결코아니라,본토문화의공명을느낄수있게한다.
민주주의와혼란스러운정치사이에서성장한새로운세대의영화인들은다양한국가의문화가유입되지만전통을보존하고새로운모습으로재창조하기위해노력한다.만일영화가역사,문화그리고사고방식을전달하는것이라면,구세대의대만영화는약간의외침과슬픔을가지고있다.그렇다면신세대의대만영화는어떤문화적컨텍스트를가지고있을까?따라서필자는중원문화및타문화가대만영화에끼친영향을고찰해보며,중국과대만사이에서적절한위치를찾아특유의문화적창의성으로중국영화시장에도전하는대만영화를논의하고자한다.또한,현재핫이슈인「중국과대만의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지렛대삼아,대만영화가중국과대만간에어떤가교역할을할수있을지기대해보자.
10여년전,우리세대는대만을떠나중국으로공부하러갔다.그리고10년후,대만의인문및영화산업을자세히살펴보고탐구하면서,새로운의미와깨달음이생겼다.
오랫동안떠나있을수록감정은더욱깊어진다.자그마한대만이지만거인의울부짖는외침처럼소리를지르자.
서락미(徐樂眉)
2014.10.10북경·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