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16.00
Description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공연을 해나가고 있고
타인의 공연을 함께하고 있다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가장 시대적인 에세이
비비언 고닉은 미국의 비평가이자 작가로서, 미국 문학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면에서 버지니아 울프와 자주 비견된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한 그의 대표작 《사나운 애착》(1987년)은 〈뉴욕 타임스〉에서 지난 반세기, 미국 최고의 회고록 중 하나로 꼽혔으며, 2021년 윈덤 캠벨 문학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주로 자전적 성격의 에세이와 칼럼, 문학비평 등을 써온 그는, 특히 자기 내면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동시에, 타인을 깊이 통찰하는 ‘고닉표 회고록’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민 가정의 여성으로 자란 고닉은 특유의 거침 없는 솔직함과 시적인 문장으로 자신의 인생을 술회한다.

그의 문체는 자신과 타인 사이에 오가는 드라마틱한 눈빛과 표정, 숨 막히는 찰나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포착하는데, 단순 설명을 넘어 각 인물의 목소리와 억양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화체를 주로 사용하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우리는 고닉이 체현하는 그 숨막히는 거리감에서 ‘나와 타인’이 비로소 ‘우리’로서 기능하게 됨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7개의 에세이를 담았다. 표제작이자, 가장 첫 장인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는 뉴욕의 구석구석이 배경이다. 고닉이 거리에 발을 들이는 순간 그곳에서는 일종의 퍼포먼스가 시작된다. 거리는 무대이고, 거리를 지나는 모든 사람은 고닉을 포함하여 주인공이 된다. 고닉은 마주친 수많은 사람을 관찰하고, 귀를 기울여 그들의 이야기를 엿듣는다. 마주친 낯선 이에게서 유명인이나 친구의 얼굴을 떠올려 추억하고, 시끄러운 소란과 고성이 오가는 곳에 멈춰서서는 그의 외침을 자신의 목소리와 닮았다고 말한다. 그러다 보면 거리에는 우연이 아닌 보이지 않는 관계가 얽히고설켜 하나의 서사로 연결된다.

저자

비비언고닉

비평가,저널리스트,에세이스트,회고록작가.특유의명확한인식과관점,생생한산문으로문학,문화,페미니즘그리고개인의경험을탐구했다.1970년대『빌리지보이스』에서페미니스트운동을취재하며저널리스트로서명성을쌓았고,이후『뉴욕타임스』『네이션』『애틀랜틱』과같은저널로저변을넓혀개인적경험을통과한비평쓰기,이른바‘개인비평’을시도했다.1980년대에는자전적글쓰기에몰두하며모녀서사의기념비적인회고록『사나운애착』을선보였다.책은출간직후회고록부흥을일으키며시대의고전이되었고,‘지난50년간최고의회고록’(『뉴욕타임스』)으로선정되기도했다.『아무도지켜보지않지만모두가공연을한다』『짝없는여자와도시』『상황과이야기』『사랑소설의종말』,엘리자베스케이디스탠턴과에마골드먼의전기등을썼으며,아이오와대학교에서오랫동안논픽션쓰기를가르쳤다.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에수차례최종후보로올랐고,베스트아메리칸에세이상,윈덤캠벨문학상,파리리뷰하다다문학상을수상했다.1935년뉴욕에서태어났다.

목차

아무도지켜보지않지만모두가공연을한다
힘겨운진실을꾸준히바라볼때나는조금더나자신에가까워진다
혼자사는일에대하여
똑바로앞을보고,입을다물고,온전하게균형을잡는것
나는경험이너무도부족한수영선수였다
영혼을죽이는사소한일들
자신을온전하게표현할수있는사람으로남아있는것이야말로고귀한일이다

옮긴이의말
_절망을받아들이지않고끊임없이다가가고말을걸고질문하는일

출판사 서평

미국문학의새로운지평을연에세이스트,비비언고닉
끊임없이세상과연결되고자했던
자신의경험과이해를낱낱이풀어내다

거리에는웃음과고통이있고,반가움과충돌이있다.처음만난사람과도스스럼없이이야기를나누고,우연한마주침으로고민을잊고,매일의우울과외로움을씻어낼수있다.거리는이모든것을가능케하는장소이다.혼자서는웃을수없고,충돌할수없지만거리로나가면우리는다양한감각을통해‘닿음’을경험한다.

또한거리는그의외로움을씻어주는곳이며,자신을찾을수있게해주는곳이다.고닉에게거리의사람들은자신과전혀상관없는객체인동시에하나의삶을완성해주는조각이다.이글을통해고닉은관객혹은조연없이는공연이온전한의미를갖기힘들다고말하는듯하다.그들이고닉의무대에서조연이되어준것처럼고닉역시관객혹은조연으로그의무대위를기꺼이지나가줄것이다.우리는서로에게세계의일부가되어주고있다고고닉은말한다.
그사실을고닉은‘공연’을보여주듯이독자에게전달한다.어떤깨달음이있다고과장되게말하지않고꾸며내지않으며그저있는그대로를솔직하고생생하게써냈다.자신이어떻게타인과부대끼고세상과관계맺었는지를그대로내보이며고닉은그속에서어떻게성장하고자아를만들어갔는지를보여준다.

우리는모두자신만의공연을해나가고있고
타인의공연을함께하고있다

〈힘겨운진실을꾸준히바라볼때나는조금더나자신에가까워진다〉와〈혼자사는일에대하여〉는세상에서말하는보통의관계,특히부부사이에대한의문을던지고그안에서자신이자립하는과정을보여주는글이다.페미니즘의격류가몰아치던때그의생각은동지들에게하나의제안이되었을것이다.〈똑바로앞을보고,입을다물고,온전하게균형을잡는것〉에서성장하는‘나’가세상의권력과관계에대해알아가는일에대한경험을고스란히담아낸다.〈나는경험이너무도부족한수영선수였다〉와〈영혼을죽이는사소한일들〉은타인과관계맺으며친해지고멀어지는일에대해썼다.그러면서고닉은타인과이어진다는것은결국‘자신을온전하게표현할수있는사람으로남아있는것이고그야말로고귀한일’이라고말한다.
고닉의글은우리가수많은삶에둘러싸여있다고말해준다.‘혼자서할수없는일을해주는’거리는문을열면닿을수있고,우리는모두어디에서나‘공연’을할수있다.아무도지켜보지않더라도.그것만으로도우리는외로움을벗어나평온으로들어가게된다.그렇기때문에때로거부당하고미움받더라도고닉은끊임없이자신과상대에게질문을던지고,그들에게다가서려고하는사람이다.
차곡차곡쌓이는외로움과부정적인감정을털어내기위해사람들사이를걷고,거부당할것을알면서도타인안으로들어가기위해끊임없이질문을던지고,때로후회하고때로자책하면서도자기생각을드러내기를두려워하지않는고닉의태도야야말로회고록에가장어울리는것이다.

외로움과투쟁하며타인의위로로쌓아가는
가장개인적이면서도가장시대적인회고록

누군가의경험과깨달음을숨김없이듣는것은즐거운일이다.고닉의에세이는특유의적나라한솔직함으로그즐거움을극대화한다.가장개인적이고적나라한경험을써내려간글에는시대의변화와생각또한고스란히담겨있다.고닉이사람들과대화하며자신의생각과감정을확장시켜가고거절당하고부딪히면서도세상과관계맺고자기자신을찾아가듯이,우리는그의에세이를읽으며같은경험을한다.공감하고반응하고지성이작동하는경험을통해우리삶도자유롭고풍요로워지는것이다.고닉의에세이가시대를넘어지금까지읽히며사람들의사랑을받는이유는여기에있다.그의글은단지그개인의회고록이아니라시대를함께살아가는모두를위한회고록이나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