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발명

예술의 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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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예술’은 본래 존재하지 않았다
예술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을 래리 샤이너의 걸작
예술은 어떻게 예술이 되었을까? 일리노이대학교의 철학과 명예교수 래리 샤이너가 『예술의 발명』에서 예술의 기원을 추적한다. 오랜 시간 미술, 문학, 음악 등 예술의 다양한 영역을 탐구한 샤이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술’, 즉 현대 순수예술의 체계가 18세기 유럽에서 수공예와 분리되어 만들어진 발명품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예술에 대한 이해 없이 예술과 수공예로 구분되는 기존의 체계를 의심하지 않은 탓에 예술의 정의는 저마다 다르고, 무엇이든 예술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과 예술이 죽음에 이르렀다고 말하는 사람이 혼재하게 되었다.
샤이너는 예술과 수공예의 경계를 구분 짓는 18세기 이전과 이후의 역사적 맥락에서 예술의 기원을 집요하게 추적해나가며, 16~17세기의 예술과 그 이후 분리된 18세기 이후의 현대 순수예술 체계를 지배하는 규범들이 얼마나 다른지 살펴본다.
기존의 예술과 현대 순수예술의 체계의 거리를 좁혀 제3의 예술을 맞이할 수 있을까? 샤이너는 우리가 예술에 대해 가지고 있던 기존 개념들을 뒤흔들어 새로운 관점에서 예술을 보도록 하며, 예술을 향유하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저자

래리샤이너

미국일리노이대학교(스프링필드)철학과명예교수다.프랑스스트라스부르대학교에서현상학과실존철학을연구하여박사학위를받았다.18세기와19세기의유럽철학과프랑스대혁명및나폴레옹시대의전문가로서,예술철학,역사철학,건축과사회를가르치고있다.

지은책으로는『예술의향기:후각과후각예술의미학탐구(사고예술)ArtScents:ExploringtheAestheticsofSmellandtheOlfactoryArts(ThinkingArt)』,『시크릿미러:토크빌회고록의문학적형태와역사TheSecretMirror:LiteraryFormandHistoryinTocqueville’sRecollections』,『역사의세속화:프리드리히고가르텐의신학개론Thesecularizationofhistory:AnintroductiontothetheologyofFriedrichGogarten』등이있다.

목차

차례

책머리에·5
한국어판서문·17
들어가는글·35

1부순수예술과수공예이전
1.고대그리스에는‘순수예술’이라는말이없었다·61
예술,테크네,아르스·62
장인/예술가·66
미와기능·70

2.아퀴나스의톱·75
‘종속적’예술에서‘기계적’예술로·75
기술자들·78
미의관념·83

3.미켈란젤로와셰익스피어:예술의상승·87
교양예술의개방·89
장인/예술가의지위변화·92
장인/예술가의이상적인특성들·102
셰익스피어,존슨,그리고‘작품’·104
미학의원형?·112

4.아르테미시아의알레고리:이행기의예술·117
신분상승을위한장인/예술가의지속적인분투·121
장인/예술가의이미지·128
순수예술의범주를향한발걸음·130
취미의역할·137

2부예술의분리
5.고상한사람들을위한고상한예술·149
순수예술이라는범주의구축·150
순수예술의새로운제도들·161
새로운예술공중·168

6.예술가,작품,시장·175
예술가와장인의분리·176
예술가의이상적이미지·191
장인의운명·197
천재의성별·204
‘예술작품’의이상·207
후원체제에서시장으로·211

7.취미에서미적인것으로·217
미적행위의학습·221
예술공중과취미의문제·226
미적인것의구성요소·231
칸트와실러,미적인것의집약·239

제3부대항의흐름
8.호가스,루소,울스턴크래프트·253
호가스의‘쾌락주의미학’·253
루소의축제미학·257
울스턴크래프트와정의로운아름다움·264

9.혁명:음악,축제,미술관·271
후원제도의붕괴·272
대혁명의축제들·275
대혁명기의음악·280
대혁명과미술관·286

제4부예술의신격화
10.구원의계시로서의예술·301
예술영역의독립·302
예술의정신적승격·308

11.예술가:신성한소명·313
예술가이미지의승격·313
장인의몰락·325

12.침묵:미적인것의승리·335
미적인행위의학습·336
미적인것의상승과미의하락·344
예술과사회의문제·347

제5부순수예술과수공예를넘어서
13.동화와저항·359
사진술의동화·360
저항의다양한입장:에머슨,마르크스,러스킨,모리스·366
예술수공예운동·372

14.모더니즘,반예술,바우하우스·381
모더니즘과순수성·381
사진의경우·388
반反예술·391
바우하우스·397
예술의분리에대한세철학자-비평가의견해·404
모더니즘과형식주의의승리·410

15.예술과수공예를넘어서·413
‘원시’예술·414
예술로서의수공예·421
예술로서의건축·427
예술사진붐·432
문학의죽음?·435
대량예술·437
예술과생활·442
공공미술·452

맺는글·461
옮긴이후기·469
도판목록·477
참고문헌·481
찾아보기·505

출판사 서평

예술이란무엇인가?예술은언제시작되었는가?
-예술의기원을추적한역작

무엇이든‘예술’이라고불릴수있는시대다.일상적인물건이미술관에전시되거나플랫폼과형식에제한없이문학이나음악의테두리안에서예술로인정받을수있는시대.이러한현상의반대편극단에는미술?문학?고전음악이‘죽었다’는절망의목소리가있다.무엇이든예술이된다고말하는사람과예술이죽음에이르렀다고말하는사람이혼재한시대,우리는이문제를어떻게바라봐야할까?
저자는예술본질이처한문제를직시하고이를해결하기위해역사적맥락에서예술의기원을추적해나간다.우리가지금겪고있는예술에대한혼란은결국예술의분리를극복하려는모색의과정이아직진행중이며,그진행중인과정을이해하려면먼저예술이어떻게분리되었는지를알필요가있다고말하면서.저자가말하는예술의분리란무엇을뜻하는걸까?

고대에정의하는예술은말조련,시짓기,구두제작,통치술등인간의모든기술을포함했다.당시인간의예술과반대되는개념은우리가흔히알고있는수공예가아니라바로자연이었다.그러나이개념은18세기에결정적으로분리를맞게된다.우아한기술로수행된인간의모든활동이쪼개져우리가알고있는시나회화,음악과같은순수예술이라는새로운범주가탄생했고이는구두제작이나자수,대중음악으로특징되는수공예나대중예술과대립되게되었다.이후로수공예와대중예술은기술과규칙을이용하여특정목적을가진것을의미하는반면순수예술은용도나재미를위한목적을가지지않고영감과천재성으로구현할수있는것으로정의되었고,이러한흐름에따라예술가와장인도자연스럽게분리되었다.

18세기이전까지만해도‘예술가’와‘장인’은바꾸어쓸수있는단어였지만18세기말에이르자‘예술가’와‘장인’은서로반대말이되었다.이러한역사를거쳐‘예술가’는순수예술작품의창조자로,‘장인’은유용하거나재미있는무언가를만드는단순제작자로정립된것이다.이분리를시작으로예술의정의만바뀐것이아니라,개념?관행?제도로이루어진예술의한체계전체가다른체계로대체되었다.예술의기원을전체적인역사적맥락에서바라봐야하는이유가여기에있다.

‘예술’과‘예술’이아닌것,그이분법을넘어서

“몇몇장르를순수예술이라는정신적지위로끌어올리고그제작자들은영웅적창조자로격상하는반면나머지장르들은오로지실용성의지위로떨어뜨리고그제작자들을가공업자로격하하는것,이는개념적인변화를훨씬넘어서는일이다”(41쪽)에서샤이너가지적한것처럼순수예술의체계의밑바탕에는여성,소수민족등특정층과영역을배제시키는제국주의적전제가깔려있다.자율성과생활모두를포괄한,분리이전의예술에서는볼수없는모습이다.이러한점에서순수예술이가르는이분법은인종,성,정치적분리의결과를초래할수있음을인지하고‘관조적’이며‘미적’인순수예술의고결함을지키려는행위가제국주의적역사의뿌리를둔예술을강화하는일일수있다는점을기억할필요가있다.

실제로19세기초이후로현대순수예술체계가유럽과미국을지배하면서예술과수공예를가르는이체계의근본적인양극성에저항해온예술가와비평가들이있었다.대표적인예로호가스,루소,울스턴크래프트는예술의분리가일어나고있던바로그시기에도예술가와장인,미적인것과도구적인것을구분해서가르는데거세게반대했으며,에머슨,러스킨,모리스도‘예술대수공예’‘예술대생활’이라는근저의이분법을공격했다.샤이너를따라16,17세기예술체계와18세기분리이후의현대의순수예술체계를지배하는규범들이얼마나다른지를살펴보면,“미술,문학이나음악이죽었다”라고말하는것은기존의예술체계의품을너무좁게보고,과소평가하기때문이라는것을이해할수있다.

순수예술체계의이분법을깨닫고분리이전의예술의기원을이해하는일은예술의분리에서파생된해묵은위계와질서를완화시키고,다양한정치,사회,문화적거리를조정해갈수있는그시작점에서는것과같다.그시작점에섰을때야비로소우리는지금예술로인해빚어지고있는혼란을극복하고,기존의예술과현대의순수예술을화해시키는,제3의예술체계를맞이할수있지않을까?

예술을이루는‘거의모든것’에대한역사

이책은미켈란젤로로대두되는고전에서부터모더니즘에기반을둔현대미술을포함해문학,음악,사진등예술을총망라한예술서인만큼크게다섯개의부로구성되어있다.
1부에서는고대의‘예술’이란여전히어떤목적에바쳐진인간의모든제작혹은활동을뜻했으며,예술가와장인의구분도아직규범적이지않았음을보여준다.또한예술의현대적이상으로나아가는중요한진전이르네상스시대에일어난것은사실이지만,미켈란젤로가활동했던이탈리아에서나셰익스피어가활동했던영국에서나모두예술과수공예,예술가와장인을하나로본과거의예술체계가규범이었음을제시한다.2부에서는18세기를지나는동안과거의예술체계에서일어난중대한분열에대해서술한다.이분열은수공예에서순수예술을,장인에서예술가를,도구적인것에서미적인것을떼어내고미술관,세속음악회,저작권같은제도들을설립하는것으로귀결되었다.또한이균열과연관된사회,경제,성역할의측면들도탐구한다.3부에서는미적인것이란무관심적이라는관념에저항한호가스,루소,울스턴크래프트의사례를살펴본다.아울러옛예술체계의목적개념을소생시키려했으나결과적으로예술그자체를추구하는,새체계의도래를앞당긴프랑스혁명의대담한시도들을검토한다.
4부에서는순수예술체계의구축에관한이야기를풀어간다.19세기에예술은최상의가치로격상되었고,예술가라는직업은독특한정신적소명이되었으며,순수예술제도가유럽과미국전역으로퍼져나가면서대중들에게올바른미학적행동거지를가르쳤다.5부에서는19세기말과20세기초에걸쳐순수예술의범주에추가된새로운예술들과순수예술범주에저항한새로운형식들의사례를살펴본다.이는현대예술체계가기본적인양극성을변화시키지않고어떻게새로운예술(사진)과새로운저항형식(예술수공예운동,러시아구축주의)을동화시켰는지보여준다.아울러5부의마지막장에서는20세기에들어와서도지속적으로힘을발휘하고있는‘순수예술대수공예’의구분과이구분이사용된사례들을살펴본다.

예술을향유하는모든사람을위한예술교양서

모두를위한예술서인만큼정확하고읽기쉬운번역을위해옮긴이가각별히신경을썼다.미학과미술이론전공자인옮긴이가여러가지의문사항을저자와직접상의할뿐만아니라,영어판에있던몇가지오류를지적할만큼해박한지식으로전문학자뿐만아니라일반인과학생들에게도유용한책이되도록했다.간결한문체와각주,참고자료를최소화하면서도과거의예술가들과사상가들의말을인용해그속에담긴힘과운치를직접느낄수있도록했다.또한80여장에이르는도판은글로온전히전달되지않는부분을효과적으로전달할뿐아니라책을더욱다채롭게만들었다.

저자가한국어판서문을따로집필해이책이나온지20년가까이지나는동안꾸준히제시되었던연구결과와비평들을실었고,이에수정이필요한지점들도세심히짚었다.
“예술의현대적체계는본질이나운명이아니라,바로우리가만들어낸것이다.우리가일반적으로이해하는바의예술은겨우200년전에유럽인들이발명해낸것일뿐이다.그전에는훨씬광범위하고실용적인예술체계가있었는데,이체계는2000년이넘도록지속되었고,앞으로는세번째예술체계가현대적체계의뒤를잇게될것같다”(36쪽)에서말했듯이이책이예술에대한기존의개념을단번에흔드는내용을담고있는만큼예술에대한다양한의견과논의가이루어지는장에서적극적으로대응하고자하는저자의태도가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