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르네상스인브로노우스키의방대한지적대장정
이시대의진정한고전『인간등정의발자취』출간의발자취
이책의시작은원래브로노우스키가기획하고해설한1973년의BBC다큐멘터리〈TheAscentofman〉이었으며,책은이다큐멘터리를바탕으로하여이듬해인1974년에영국에서처음출간되었다.다큐멘터리는당시전세계적으로절찬리에방영되었고,책또한상당기간베스트셀러가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KBS에서한국외국어대학교박성래교수의해설을붙여여러차례방영된바있으며,책은1976년에『인간역사』라는제목으로이종구의축약번역판(삼성문화문고79)이처음출간되었다.이후9년뒤인1985년,김은국재미작가의번역으로범양사에서‘신과학총서’의일환으로완역판이출간되었다.그러나당시에는원서에있던몇개의도판이빠지고사진도흑백으로실려책의모습을온전히담아내지못했었다.
2004년바다출판사는220여개에이르는원서의총천연색도판을온전히싣고,당시김은국의번역을도왔던수원대학교김현숙교수가다시현대적인언어로번역을손질하여이책을출간했다.또한국내과학사연구의선구자인송상용한양대학교석좌교수의감수를통해과학적인정확성을기하였다.그리고2009년가을,이책의독보적인위치에도불구하고독자들이쉽게접하기어려웠던가격과장정을대폭수정하고,번역일부를수정하여개정보급판을출간하였다.
과학,기술,예술,문학,종교의영역을넘나드는
인간지성의도저한발달사
『인간등정의발자취』는인류가이룩한눈부신과학적·문화적성취의산맥을타고오르는지적인대장정이다.브로노우스키가자신의모든연구와에너지를쏟아부어펴낸이책은원시인류의진화에서부터현대핵물리학에이르기까지인간의위대한정신과무한한가능성을깊이있게체험할수있는아주특별한경험을선사한다.
이책의원제TheAscentofMan은다윈의유명한저서TheDescentofMan을떠올리게한다.즉,다윈이보잘것없는원시인에서현대의인간으로진화해내려온생물학적인진화의과정을‘TheDescentofMan’이라는용어로표현했다면,브로노우스키는인간이상상력과이성,정서적예민함과강인성으로환경을변화시켜온문화적진화의상승과정을‘TheAscentofMan’이라는용어로나타낸것이다.따라서이책은분명과학사를다루고있으나여기서의과학은가장광범위한의미에서의과학이며자연과학이라는영역을뛰어넘어예술,문학,종교,기술,건축등문화적진화일반까지를아우른다.부싯돌에서기하학에이르고,건축물의아치에서상대성이론에이르는발명과발견은자연을이해하고또그것을지배하는인간의특수한능력의표현임을보여준다.
그러나책속에담겨있는지적세계의방대함보다우리를더욱매혹하는것은브로노우스키의유려한문학적비유와함께신비로울만큼유연하고유기적으로서로관계를맺고있는그의관념과지식들의‘체계’이다.따라서이책은단지문화적진화의‘역사’만을소개하는것이아니라하나의철학,즉브로노우스키에따르면현대판‘자연철학’을제시하고자했다는점에서여타의과학사책과구별된다.
과학의경계를넘어선과학자
제이콥브로노우스키의생애
자연과학뿐아니라인문·사회과학분야에서도놀라운능력을발휘한20세기의르네상스인으로꼽히는과학자이다.1908년폴란드에서태어나제1차세계대전당시독일로이주했으며,1920년에다시런던으로옮겨영국에귀화하였다.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최고의성적을받으며수학을공부했고,기하학과위상기하학으로박사학위를받은뒤헐대학교에서강의했다.
1942년대학을떠나영국국무부군사연구소에서근무하던그는1945년원자폭탄으로폐허가된나가사키에도착한순간삶의일대전기를맞이한다.그는그순간이야말로우주적인한순간이었고,그것이“전인류적경험”이었다고밝혔다.이후생명과학으로관심의영역을넓힌그는1964년생물학과인간학의통합적연구를목표로세운소크생물학연구소의창립멤버로참여하여그곳의선임연구원이되었다.
일찍이TV미디어의힘을인식한그는종종과학프로그램에출연하거나직접기획을하면서과학의사회적저변확대에힘을쏟았다.그리고13부작으로구성된BBC의〈인간등정의발자취TheAscentofMan〉에평생에걸친연구와사유의모든결정을쏟아부었다.이시리즈는1973년전세계적으로방영되었으며,그내용은같은해책으로출간되어상당기간베스트셀러의위치를지켰다.그러나이시리즈에자신의모든에너지를바친그는결국이듬해인1974년에세상을뜨고만다.
이책에는브로노우스키의모든역사와혼이담겨있다.분명과학사를다루고있으나,여기서의과학은자연과학의영역을이미초월해있다.예술,문학,종교,기술,건축등인간의문화적진화일반까지아우르는이책은자연을이해하고그것에적응하며,또한그것을지배한인간능력의도저한발달의역사를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