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어떻게 세상을 보는가 : 뇌의 신비에 대한 철학적 발견 (개정판)

뇌는 어떻게 세상을 보는가 : 뇌의 신비에 대한 철학적 발견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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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계 최고의 뇌 과학자 중 한 명인 라마찬드란 박사가 BBC의 ‘리스 강연’에서 행한 내용을 담고 있다. 1948년 버트런드 러셀로부터 시작된 권위 있는 영국 BBC의 리스 강의에 의사이자 실험심리학자로서는 최초로 라마찬드란이 초대되었다. 5회로 진행된 이 강연에서 그는 뇌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에서부터 시지각과 같은 인지 그리고 예술과 같은 고차원 인식에 이르기까지 뇌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제공한다. 여기에서 그는 뇌가 어떻게 세상을 인식하는지 밝히며 인간에 대해 던져졌던 전통적인 철학적 문제가 이제는 뇌과학의 영역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이 강의를 기초로 내용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이 책에서 라마찬드란 박사는 환상사지나 공감각 같은 희귀한 신경이상 사례들을 통해 우리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흥미롭게 설명한다. 더 나아가 ‘예술이란 무엇인가’ ‘자유의지란 무엇인가’ ‘자아란 무엇인가’ 같이 이제까지 철학의 영역에 속한다고 여겨졌던 질문들에 뇌과학자로서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며, 과학과 인문학이라는 두 문화의 연결을 시도한다.
저자

빌라야누르라마찬드란

빌라야누르라마찬드란은샌디에이고소재캘리포니아대학교의교수이자뇌인지연구소소장이다.라호야의신경과학연구소,스탠퍼드의첨단행동과학연구소,조국인인도의과학아카데미회원으로도활동하고있다.그는<뉴스위크>의센추리클럽100인가운데한명으로지목되었으며,네덜란드왕립과학협회의아리엔스카퍼스금메달,호주국립대학교의금메달,올소울대학으로부터받은연구비를포함하여수많은상을수상하였다.

목차

서문
뇌속의환상
뇌는어떻게세상을보는가
뇌는어떻게아름다움을판단할까
공감각,진화하는우리마음의메타포
뇌과학마음의비밀을푸는21세기의철학

용어설명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신경과학이분석한마음의세계

마음과신체의관계는오래전부터철학의주요한물음이었다.마음과몸을분리된실체로,또는어느한쪽이주된것으로설명하는수많은주장이있었다.일체유심조나영혼불멸,자아는환상이라거나모든것은꿈이라는등등온갖이론이있었다.그러나최근과학은심적과정은신체적활동의부산물일뿐으로,별로중요한역할을하지않는다고주장하는부수현상설(epiphenomenalism)로기우는듯싶다.“우리는천사가아니고단지지적인유인원일뿐이다.그러나우리는그렇게느끼지않는다.우리는영원히초월적인것을갈망하면서우리의날개를펴고날아가기를시도하는,괴물몸속에갇힌천사처럼느낀다.”라고말한다윈이옳았던것일까?라마찬드란은성급한예단을삼가면서다각도의관점에서자아나자유의지와같은전통적인철학적주제였던마음의문제가이제는뇌과학의영역이라고주장한다.

라마찬드란은마음의문제에는두가지측면이있다고말한다.하나는주관적감각을의미하는퀄리아이고,다른하나는자아이다.퀄리아의문제는다음과같다.“우리뇌의수많은젤리같은뉴런들에서일어나는이온의흐름만으로어떻게붉은색으로부터붉음,각종향신료나와인의향을인지하는것일까?”라마찬드란은퀄리아가특정한생물학적기능을수행하기위해진화한것으로,신경활동의부산물,즉단순한부수현상일수는없다고주장한다.빛이파동이면서동시에입자이듯이,물질과정신,뇌속에서일어나는정신적인활동이나육체적인활동도어느하나로는설명할수없다는것이다.

라마찬드란은자아의5가지속성(연속성,일체성,구체성,자유의지,반성성)을분석하면서,생물학자가더이상‘생명’이무엇인지묻지않듯이(생명이란DNA복제와전사,크렙스회로,젖산회로등의일련의과정들에느슨하게적용되는단어에불과함을이제모두알고있으므로),자아의각각의특성과뇌속에서일어나는일을연관지어설명한다면‘자아란무엇인가’하는문제도사라지게될것이라고조심스럽게전망한다.

퀄리아와자아는인간에게만고유한것으로유인원과구별되는인간의특징,언어와추상적사고를가능케했다.라마찬드란은이러한능력을담당하는부위로우리뇌속의편도와왼쪽측두엽-두정엽-후두엽연결점주위에위치하고있는방추회및베르니케영역,그리고‘의도'와관련있는앞띠고랑에주목한다.

카프그라망상과신경미학

교통사고를당하고머리에충격을받아의식불명상태에빠진환자가있다.얼마후혼수상태에서벗어난그환자의신경계는완전히정상이었다.그러나그는자신의어머니를보고는“이여자는우리엄마와똑같이생겼지만우리엄마가아니라사기꾼이다”라고말한다.왜그는그렇게말했을까?

다소생소한이카프그라증후군(Capgrassyndrome)환자는우리에게무언가를‘본다’는의미를다시생각하게한다.우리가어떤사람을보고눈을통해받아들인정보는방추이랑이라는뇌의영역에서해석되어지금바라보고있는것이무엇인지인식하게된다.따라서이영역이손상된환자들은사람의얼굴을알아보지못하는안면인식장애(prosopagnosia)증세를나타낸다.일단형상이인식되면그정보는편도에전달되는데,편도는바로감정중추로서,지금보고있는사물의감정적인중요성을가늠한다.

카프그라망상을앓는앞의환자는방추이랑과다른모든시각영역이정상이기때문에그의뇌는앞에서있는사람이어머니처럼보인다고말한다.그러나사고로시각중추와편도,감정중추를연결하는전선이끊어졌다.따라서그는자신의어머니를보고있으면서도‘어머니와똑같이생겼지만그녀가정말내어머니라면왜내가아무것도느낄수없는것일까?아니,어머니일리가없어.그녀는단지어머니흉내를내는사기꾼일뿐이야’라고생각하는것이다.
뇌의시각중추와감정중추사이에이러한연결고리가존재한다는사실은우리에게예술의정체성에관한흥미로운질문을던진다.시각이미지에대한미적감정의반응이바로예술의일부이기때문이다.신경미학(neuroaesthetics)이라는이새로운학문분야는전통적인철학자들을불쾌하게만들며논쟁을낳고있다.결론만이야기하자면,아름다움혹은예술이란우리뇌가진화의과정에서우연히얻게된뉴런의과다활성화상태에불과하다.수많은사회과학자들은아름다움,자선,경건,사랑이뇌속의신경세포의활동산물이라는이야기를듣고분개한다.그러나그들의분노는환원주의라는그들의잘못된가정에서기인한다.

환상사지를통해본뇌의재배치가설

악성종양이나불의의사고로팔을잃은환자가절단된팔의존재를계속느끼는현상을가리키는환상사지(phantomlimbs)는익히알려져있다.어느날라마찬드란은왼쪽팔을잃은한환자를진찰하다가그의오른쪽뺨을만지자그환자는“제기랄!당신은지금나의왼쪽엄지손가락을만지고있소”라고외쳤다.이어진실험에서라마찬드란은환자의얼굴표면에잃어버린환상손이완벽히표현되어있음을발견했다.어떻게이런일이벌어질까?

해답은바로뇌속에있다.신체의왼쪽피부표면에서발생하는촉각신호는오른쪽대뇌반구의겉질(피질)에지도처럼표현될수있다.그것은마치거대한손과입을가진난쟁이처럼보이는데,펜필드호문쿨루스(Penfieldhomunculus)라불리는이지도는대부분연속적이다.그러나한가지특이한것은얼굴을대표하는곳이목근처가아니라손을대표하는곳바로다음이라는사실이다.

따라서위환자의경우는다음과같이설명할수있다.팔이절단되면,손에상응하는뇌겉질의일부는아무런신호를받지못한다.이렇게되면뇌겉질은감각이입력되기를바라며,얼굴피부에서나오는감각은인접한,잃어버린손에상응하는빈영역을침투한다.그런다음얼굴에서나오는신호는잃어버린손으로부터나오는것처럼뇌의상위중추에의해잘못해석되는것이다.라마찬드란은이러한뇌의재배치(remapping)/혼선(crosswiring)가설을MEG라는뇌영상기술을사용해증명했다.

이러한발견의의미는무엇일까?우리는흔히뇌속의모든조직은태아기나유아기초기에형성되며,일단한번형성되고나면성인이되어도변하지않는다고생각한다.뇌놀중처럼신경계가한번손상을입으면거의그기능이회복될수없는것도이때문이라고생각한다.그러나라마찬드란은성인의뇌에도엄청난유연성이존재한다고주장한다.

팔을잃기전마비를경험했던환자중에는팔을잃은후에도마비를느끼는사람들이있다.있지도않은환상팔의마비(그러나실제로고통을느낀다)를어떻게치료할수있을까?만일팔이뇌의명령대로움직인다는시각적피드백을줄수있다면이의사마비는사라질것이다.라마찬드란은거울을이용해성한오른쪽팔의움직이는이미지를환상팔과중첩시킴으로써그치료에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