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이라는 꿈 : 뇌에서 의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의식이라는 꿈 : 뇌에서 의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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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뇌에서 의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현존하는 가장 논쟁적인 철학자, 대니얼 데닛의 필생 화두
이 시대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 심리철학, 인지과학, 생물철학의 선구자로서 마음·종교·인공지능 연구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 철학자이지 인지과학자 데니얼 데닛이 신비로운 의식의 껍질을 벗긴다.
우리의 축축한 뇌에서 어떻게 의식이 나올 수 있을까? 일부 심리철학자와 과학자는 이런 질문에 답하기 어려워하여 의식은 나에게만 알려지는 신비로운 사건이라고 말한다. 놀랍게도 데닛은 의식은 사적이라는 입장을 부정한다. 그의 주장은 단순히 ‘의식은 없다’는 제거주의가 아니다. 철학자와 과학자가 말하는 ‘그런 의식’ ‘그런 주관성’ ‘그런 감각질’은 없다는 것이다. 의식과학은 명실상부 정상과학이 되어가고 있으며 과학적 방법으로 탐구할 수 있는 대상이다. 데닛은 이를 위해 획기적인 사고 실험과 비유를 동원해 의식 연구를 가로막는 불량 직관들을 폐기하고 우리의 통념과 관성을 부순다. 의식은 놀라운 현상이지만 사실 그렇게까지 놀라운 현상은 아니다. 이 땅에 뿌리내린 다양한 진화적 알고리듬의 비교적 최근 결과물이며 생물학적인 현상이다. 데닛에 따르면 의식을 아무도 들여다볼 수 없는 내밀한 속마음이라고 여기는 것은 한때 지구가 중심이라고 믿었던 천동설과 다를 바 없으며 의식과학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저자

대니얼데닛

저자:대니얼C.데닛

이시대가장독창적인사상가로정평이난그는심리철학,인지과학,생물철학의선구자로서마음·종교·인공지능연구에심대한영향을끼쳤다.마빈민스키는그를‘버트런드러셀이후가장위대한철학자’라고평하기도했다.1942년미국보스턴에서태어났으며하버드대학교철학과를졸업했고옥스퍼드대학교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2012년,학문적공헌을인정받아네덜란드의에라스무스상을수상했으며현재터프츠대학교에서가장저명한교수직인유니버시티프로페서쉽을보유하고있으며같은대학교의오스틴B.플래처철학교수와인지연구센터의소장을맡고있다.

데닛은리처드도킨스의밈이론을자신의지향계이론에결합하여의식·종교·인공지능등에흥미로운철학이론을발전시켜왔다.실제로지난40여년동안《다윈의위험한생각》《마음의진화》《마음의설계》《내용과의식》《지향적자세》《박테리아에서바흐까지,그리고다시박테리아로》등의저술활동을통해마음을과학적으로바라보는이해의지평을넓혀왔다.그밖의저서로는《의식의수수께끼를풀다》《신없음의과학》(공저)《자유의진화》《주문을깨다》《직관펌프,생각을열다》가있다.

데닛은강단의학자라는관성에서비껴가는고유의표현법을고수한다.직관펌프라고불리는사고실험으로통념에빠진철학자들의오류를직관적으로포착하는것이다.여기에는치밀하고정교하게짜여진논증과다양한관찰에기반한예증이있다.

또한그는철학자를가리켜답을주기보다는질문을던지는데더재주가많은사람이라고말한다.모든물음에답하려는욕망을누르고,열린마음과좋은질문으로낡은관행과전통을깨뜨리는철학자라면‘나와세계’를이해하는인간의장대한구상에기여할수있다고역설한다.



역자:문규민

중앙대학교인문콘텐츠연구소HK연구교수.경희대학교에서동양철학을전공하고같은대학교에서인도불교학으로석사학위를,서울대학교철학과에서의식에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고려대학교와서울시립대학교등에서강의하고연구했다.주로분석철학계통의형이상학,과학철학,심리철학,인식론의주요문제들을연구한다.전문분야는의식과학과형이상학이며,주요논문으로는〈통합정보로서의의식이해하기(MakingSenseofConsciousnessasIntegratedInformation)〉(2019),〈배제와미결정된감각질(ExclusionandUnderdeterminedQualia)〉(2019)등이있다.의식과학을연구하는국내유일의연구모임을운영중이며최근에는현대인류학과존재론의새로운흐름들,임상심리학과정신의학등으로연구영역을넓혀가고있다.제대로된문제라면반드시답이있다고믿는다.

목차

옮긴이의말
들어가며
주요용어

1장좀비감:직관의소멸?
자연주의적전회│반동분자들│좀비의당혹스러움│넓은기능주의와최소주의│환상의미래

2장의식에대한삼인칭접근
화성에서온과학자│통속이론과철학│타자현상학다시보기│타자현상학과데이비드차머스│이인칭관점

3장의식이라는‘마술’설명하기
마술을설명한다는보람없는일│관객해체하기│그소리나는카드│

4장감각질이우리삶을살만하게해주는가?
감각질,잡기어려운용의자│변화맹과감각질의문제│클라프그라스씨의달콤한꿈과악몽

5장로보메리가아는것
메리와파란바나나│‘확실히’그는놀랄거야│당신은그래봤어야해!│로보메리│잠긴로보메리

6장우리는지금의식을설명하고있는가?
합의를향한힘겨운길│대박을위한경쟁│어려운문제가또있는가?│하지만‘감각질’은어쩔것인가?│결론

7장환상의메아리이론
덧없는명성│즉석재생

8장의식:그것은실제로는얼마인가?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무수한세포들사이에
의식주체의자리는있는가
우리의신체는수조개의세포로만들어져있고,각각의세포에는마음이없다.빵반죽을부풀게하는효모또한생명이지만의식적이거나자각적이진않다.내몸속세포중어느것도내가누구인지,내가무엇을신경쓰는지알지못한다.의식적주체를설명하려한다면이처럼아무것도모르는세포들로부터뭔가를아는세포조직들로의이행이이루어져야만한다.이를두고하나의의식적자아,하나의마음이라는총본부로기능하는체계나영혼과같이마법적인부가요소가개입한다는관념이한때의식에관한가장우세한표상이었다.하지만이제이러한이원론은거짓이라는광범위한합의가있다.우리각자는물리적인,‘마음이없는로봇’으로만들어졌을뿐결코어떤다른비물리적인요소로만들어지지않았다.
흔히생각하는주체를묘사할때뇌안에누군가가있어야할자리를생각한다.이를데카르트적극장이라고한다.의식을영화를감상하듯객석에앉아뇌속에서일어나는모든일을관찰하는존재라고보는관점인것이다.이는정신과물질을구분하는이원론을전제한개념인데정신과내적자아가자리하는공간이어딘가에있다고주장한다.하지만데닛은우리의뇌에그러한공간이따로없다고지적한다.뇌안의더작은행위자,생물학적인요소의역할을무시하게되기때문이다.이지점에서데닛은의식의다중원고모델이라는자신의이론을전개한다.의식이발생하는자리따위는없다.다만뇌의모든정신활동은감각입력이각각독립적으로처리되고,연속적으로편집되고수정,해석된결과물이다.뇌안의정치적대박을위한‘정보들’사이의치열한경쟁이있겠지만우리가자연스럽게전제하는1인칭주체는그경쟁의다양한후속효과들속에이미통합된결과일뿐이며단일하고고정불변한존재가아니다.데닛은이의식의변화무쌍한움직임을3인칭적관점에서보아야한다고역설한다.이것이타자현상학이다.의식의주관성을극복하기위해만든사고장치인것이다.

데닛의의식이론
우리가생각한‘그런의식’은없다
영미권에서는1970년대부터물리적으로형언하기힘든,의식의사적이고주관적인측면들에대해활발하게논의해왔다.데닛은이를반박하며아무도들여다볼수없는‘속마음’으로의식을바라보는것은지구중심설과다를바없는틀린직관이라고지적했다.데닛의의식이론은크게부정적·비판적단계와긍정적·설명적단계로나누어진다.부정적·비판적단계에서는일부철학자와과학자들이관심을가지고있는감각질,현상적속성,현상적의식,주관성과같은것들을‘해체’한다.감각질(퀄리아)의어원은질quality을의미하는라틴어의복수형이다.의식에대한가장흔한직관으로정신상태의질적인내용을의미하며의식을다른모든심리상태들과명확히구분된다고본다.데닛은감각질은없다고단언한다.현대철학자들이감각질을전제하고의식의주관성을강조하는것이현대의뇌과학적성과를무시한채여전히데카르트적시각에갇혀있다고보는것이다.긍정적·설명적단계에서는뇌가의식을어떻게만들어내는지에대한이론적모델을제안한다.최근의식에대한철학적논쟁에서주목받는범심론과환영론중에서환영론의원천발상은전부데닛에게서나왔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이는뇌가의식을어떻게만들어내는지에대한데닛고유의이론적모델을뼈대로한다.이후데닛은다중원고모델을더욱발전시키고세련되게다듬은개념들을‘뇌안의명성’,‘두뇌의유명인’등으로이름붙였었는데이책에서는‘환상의메아리이론’이라는이름으로불리고있다.
환상의메아리이론은스타니슬라스드엔의광역뉴런작업공간이론을뼈대로삼아데닛이보충적설명을덧붙였다.그핵심은뇌안에서매순간마다정보들,표상들,신호들사이에서선거또는오디션과같은경쟁과선발과정이일어난다는것이다.말하자면의식적뇌는최정상의자리를두고온갖정보,표상,신호들이서로정치적인경쟁을벌이고있는아수라장이다.단일한자아가총본부로서기능하는,그런의식은없다.

좀비감,색과학자메리…
기존의통념을부수는데닛식직관펌프
《의식이라는꿈》에서대니얼데닛은데이비드차머스가주창한의식의‘어려운문제’를반박한다.이는데이비드차머스를일약철학계의락스타로만든구분법으로서어떤대상을설명하는표준패러다임으로마음,특히마음의의식적인측면을설명하기어렵다는문제를제기한다.몸속의신경과정이어떻게주관적경험을불러일으키는지,인간의내적경험을직접다룰수없는지에대한질문인것이다.차머스는쉬운문제와는달리어려운문제는원칙적으로해결이어렵다고보는데,데닛은아예그런문제자체가성립하지않는다고주장한다.의식을물리적관점으로설명될수없는,주관적느낌이라고보는것은환영이라는것이다.
데닛은이외에도기존의사고실험에서의식과학을가로막는철학적장애물들을지적해낸다.그중하나가좀비감이다.좀비감은의식적인간과완전한좀비사이에실제적인차이가있다는확신및직관을일컫는데데닛은이를천동설과같은직관이라고비판한다.(1장)나아가색과학자메리사고실험을비판한다.색과학자메리는1982년에첫선을보인프랭크잭슨의사고실험이다.메리는흑백의방에서흑백텔레비전을보며세상을보는과학자다.토마토의빨강색이나다른색깔용어를사용할때일어나는물리적정보를알고있다.이를테면빨강색을볼때의망막자극이나성대및폐의변화를알고있는것이다.그런그녀가흑백방에서풀려나컬러텔레비전모니터를얻으면어떤일이벌어질지,의문을던지며‘물리주의는거짓’이라는결론에다다른다.
이사고실험은좋은사고실험일까?데닛은이를반박하기위해더글러스호프스태터의오래된충고를끌어온다.철학자들이사고실험을다룰때,과학자들이자신의관심대상을다루는방식으로다뤄야한다는것이다.그는그것을변형시키고,뒤집고,모든각도에서검토하며,다른모든설정과조건에서당신이인과의환상에사로잡히지않았음을반드시확인하라는의미다.데닛은메리에대한사고실험을다음과같이반박한다.
메리를흑백방에억류한사람이색을보여주기로마음먹으며‘파란바나나’를보여주는것이다.하지만메리는그것을보자마자‘파란바나나’라는것을알아챈다.“색지각의물리적원인들과효과들”을숙지하고있기때문이다.하지만물리주의를부정하는사고실험은보통이런상황까지가정하지않은채쉽게결론을내려버린다.색과학에대한방대한지식을가진가상인물에대한상상력부재다.‘무엇을본다’는것이물리적으로신경계에끼치는세세한영향에대해과소평가하기때문에,기존철학적전통에만기댄통념적사고실험은논리적비약으로귀결될수밖에없다.
인류에게의식이생긴것은진화의역사에서비교적최근의사건이며생물학적인현상이다.지구상모든생명체에게면역,시각등의체계를선사한진화적산물이지만단순히마음이여타생물학적현상들과달라보인다는이유하나만으로정상적인생명과학이기계론적으로해석할자리를내주지않고있다.의식과학은명실상부정상과학이되어가고있다.데닛은그기초가될수없는불량직관들을폐기하며통념과관성을부수는것이참다운앎에기여하는철학자의역할이라고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