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산행(큰글자책)

인문산행(큰글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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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느 날 이름도 없는 계곡과 그곳을 무심히 빠져나가는 맑은 물줄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야트막한 바위에 깊게 새겨진 저 글씨들이 궁금해졌다.
이 절집의 편액은 누가 썼는지 알고 싶어졌다. 이 산을 노래한 한시들을 음미하고 싶어 옥편을 뒤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게 되었다.
당집과 당나무를 찾고, 허물어진 산신제단 앞에서 예를 갖추고, 천년의 세월을 버텨온 마애불을 우러러보며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새삼 절감하게 되었다.
바야흐로 인문산행이 시작된 것이다.
_서문에서

동봉 김시습이 시를 읊조리던 계곡
인평대군의 별서에 새겨진 바위글씨
겸재 정선이 그린 진경산수의 현장
추사 김정희가 금석학을 일구던 능선

산이 품고 있는 역사와 문화유산을
문학, 사학, 철학의 관점에서 배우고 즐기다
저자

심산

沈山
산에즐겨오르는작가.연세대불문학과재학시절부터다양한장르의글을써서먹고살았다.현재심산스쿨대표이며한국산서회부회장,코오롱등산학교및한국등산학교강사로활동중이다.2005년에한국초모랑마휴먼원정대에참가하였고,2015년대한민국산악상산악문화상을수상하였다.
〈비트〉〈태양은없다〉등의시나리오와《마운틴오디세이:심산의알피니스트열전》《마운틴오디세이:심산의산악문학탐사기》《히말라야의눈물》등의산악문학을썼다.그밖에지은책으로는시집《식민지밤노래》,장편소설《하이힐을신은남자》《사흘낮사흘밤》,에세이《심산의와인예찬》《첫비행기타고훌쩍떠난제주올레트레킹》,작법서《한국형시나리오쓰기》등이있고,옮긴책으로는《시나리오가이드》《시나리오마스터》《대부:시나리오와제작노트》등이있다.
《산과역사가만나는인문산행》은우리산의능선과골짜기마다남겨진다양한문화유산을인문학의관점에서풀어낸책이다.우리가무심코지나치던산길,배낭벗고쉬어가던계곡에숨어있는이야기는산행을더욱풍성하고즐겁게만들어줄것이다.

목차

서문등산과인문학을함께즐기다5
시작하며산에오르는것은책을읽는것과같다14

제1부.서울경기인문산행
진경산수화속의인왕산을걷다_인왕산과겸재정선의장동팔경24
민초들은인왕산에올라빈다_인왕산의무속과민불37
봉원사에얽혀있는수많은인연들_안산의봉원사와봉수대51
북한산성안에서역사를논하다_숙종,북한산성을오르다62
한강너머산들이아득하여라_《경교명승첩》의현장을찾아서74
관악산계곡에는볼것도많아라_자하동천과바위글씨를찾아서84
오직은선동만이기이함을떨쳤다_수락산의폭포들을찾아서95
비보풍수의현장을가다_호암산의풍수와비보107
만장봉은높고연단굴은깊네_도봉산의바위글씨를찾아서118
우리놀던그곳이대군의별업이었네_인평대군의송계별업을찾아서133
물은맑고돌은희어선경이완연하니_세검정과백석동천을찾아서147
비오는날에는바위글씨를보러가자_귀록의도봉산행과겸재의묘소를찾아서162
안양의이름이여기에서비롯되다_삼성산의안양사지와삼막사를찾아서179
미수의발자취와추사의글씨_노고산삼하리와독재동의바위글씨를찾아서194
동봉의달이서계의물을비추네_수락산서계고택과매월정을찾아서209
만산홍엽의비봉을넘다_북한산승가사-비봉-진관사를찾아서226
과천노인추사가만년을의탁한산자락_청계산의추사박물관과과지초당을찾아서241
청평산품안에펼쳐진고려의선원_춘천청평사와이자현의식암을찾아서254
이바위산아래에새왕조를펼치다_백악과삼청동의바위글씨를찾아서270

제2부.유북한산기
보현봉에올라서울을넘보다_2월,전심사-사자능선-보현봉-일선사-평창동매표소288
천이백년된빗돌엔이끼만잔뜩끼어_3월,수리봉-향로봉-비봉-승가사-구기동305
그안에나라가있었네_4월,북한산성입구-대서문-중성문-산영루-중흥사319
백운대의오른쪽날개를타다_5월,시구문-원효봉-영취봉-백운대-우이동330
매가날던능선을따라문수봉을넘어_6월,진관사입구-매봉능선-사모바위-문수봉-문수사341
고려왕조의비애서린천혜의피난처_7월,불광사-향림담-향림사터-비봉능선-진관사계곡352
나라터를굽어보던아스라한암릉길_8월,도선사광장-위문-만경대리지-용암봉-용암문364
사색에잠기는가을날의산책로_9월,내원사-칼바위능선-보국문-대성문-형제봉능선377
한국암벽등반의메카를가다_10월,인수산장-설교벽-인수북릉-인수봉-우이동390
인수봉과백운대사이의칼날능선_11월,사기막골-숨은벽리지-인수봉과백운대사이-백운산장405
뒤바뀐것,사라진것,변치않는것_12월,백화사-가사당암문-의상능선-부왕동암문-삼천사415
폭설을헤치며노적봉에오르다_1월,진달래능선-대동문-동장대-노적봉-산성계곡426

마치며인문산행의즐거움과과제439

출판사 서평

인문산행,
능선과골짜기에서린역사와문화를말하다

인문산행은산에오르며그속에숨겨진역사를인문학의관점에서발굴하고,규명하고,해석하고,향유하는행위다.한국의산에는산등성이와골짜기마다역사가서려있다.우리선조들은산을사랑하여그에대한글과그림,시를무수히남겼다.한국산서회의인문산행팀은꾸준히산을답사하며숨겨진역사와문화유산,남겨진지명의유래,진경산수화에그려진산길등을찾고고증하여우리가놓치고잃어버린산악문화유산을조명하고연구해왔다.이책은그인문산행의기록을담은것이다.
《산과역사가만나는인문산행》은다양한역사와문화가숨어있는산으로우리를안내한다.무학대사는북한산을훑으며새도읍지를찾았고,세조는보현봉에올라서울을넘보며왕위찬탈의기회를노렸다.김시습은수락산에10여년을머무르며동봉을호로삼고시를읊었으며,겸재정선은우리의산을화폭에담았고,추사김정희는산을오르며금석학을연구하고바위글씨를남겼다.무심코오른산등성이와더위를피해물놀이를즐긴계곡에는이처럼잊히거나모르고지나치던우리의역사와문화유산이숨어있다.이책은인문학의관점을제시함으로써,독자가단순히산을오르는것이아니라자연스럽게역사속으로들어가게한다.《산과역사가만나는인문산행》과함께산을오르다보면몇번이고올랐던북한산,수락산,도봉산이새로운모습으로다가온다.산을오르고즐기는산행을넘어,새로운산행이시작되는것이다.


철저한고증과끈질긴답사로
역사의현장을찾아내다

저자와한국사서회인문산행팀은철저한답사와고증으로인문산행의품격을높였다.답사지에관한정보를얻기위해논문과단행본을가리지않고엄청난양의자료를훑어보고,의문이풀릴때까지몇번이고현장을답사하며고증을해나갔다.이런작업으로그동안묻혀있었던여러장소의인문학적위상을높이고많은문화유산을발견해낼수있었다.한장석의〈수락산유람기〉에등장하는‘문암폭포’가어디인지찾아내고폭포뒤편의계곡이름이‘은선동’임을알아냈으며,겸재정선의손자손암정황의진경산수화〈양주송추〉를재해석하여겸재정선의묘소터를비정했고,수락산에서우암송시열의바위글씨를찾아내기도했다.구천은폭인근에인평대군의별서가있었다는사실을뒷받침하는물증인‘송계별업’바위글씨를찾아낸것도인문산행팀의공로다.그렇게할수있었던것은등산과인문학이결합하는연결고리가학문적이고실증적인태도라고믿기때문이다.새롭게발견해낸역사적사실과유산은그들의고증과답사그리고해석이얼마나치열한것인지를방증한다.이런노력이겹겹이쌓여인문산행을더깊이있고가치있는것으로만든다.
인문산행은그이름처럼산의높낮이나유명세와관계없이오로지인문학의관점에서산을바라본다.궁산은해발74미터에불과한야트막한산이지만,군사적요충지이며겸재정선이현령으로지내며다양한그림을남긴곳이다.산근처의허가바위는양천허씨의시조인허선문이태어났고,허준이《동의보감》을저술한곳이라고도한다.호암산은비보풍수(풍수적결함을인위적으로보완하는것)를살펴보기좋은곳이다.호암산은한양도성을넘보며으르렁거리는호랑이의형상을하고있다.태조이성계의꿈에호랑이가등장하여경복궁을때려부수었다고도한다.이무서운기운을막기위해선조들은산아래의절을중턱으로끌어올려비보사찰을지었다.호암산호압사에얽힌이야기다.산행에인문학의개념이더해진것만으로도산은더욱높고깊어져우리에게새로운즐거움을선사한다.


“산을오르는것은책을읽는것과같다”
더즐겁게,더깊이있게산을오르다

‘1부서울경기인문산행’은‘인왕산과겸재정선의장동팔경’‘수락산의폭포들을찾아서’‘청계산의추사박물관과과지초당을찾아서’등매번하나의주제를정하여산행을안내한다.인왕산에서나고자란겸재정선의〈장동팔경첩〉의장소를답사하고비정하여인왕산을오르며필운대와세심대에얽힌이야기를듣고,수락산을오를때는김시습과그를흠모하여수락산에사당을지은박세당의한시를감상한다.북한산을걸을때는선조들이그안에만들어놓았던하나의나라인북한산성의모습과의미를되새기고,춘천의청평산에올라서는고려시대의정원의모습을상상해보게한다.
‘2부유북한산기’에서는선조들이남긴유산기의형식으로절기별로북한산의아름다운코스를소개한다.과거와현재가교차하는산속의시간을만끽할수있다.세조가올랐던보현봉을오르는기분,비봉위비석의가치를밝혀낸추사김정희의집념을생각해보는것이다.
문화유산은궁이나박물관에만있는것은아니며,역사는책속에만있지않다.인문산행은오래된경구인‘유산여독서(遊山如讀書)’,산을오르는것은책을읽는것과같다는말을이어받는다.그리고이에더하여《산과역사가만나는인문산행》은독서의성과를산위의현장에서직접확인하고자한다.산을오르며역사를배우고,산을오르며지난시간을사색하는것,인문산행은몸의공부이자마음의운동이다.《산과역사가만나는인문산행》과함께라면평범했던산이새롭게다가오고,산행은더욱즐거워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