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철학 강의 : 31가지 테마로 본 현대 영미철학의 흐름과 쟁점

현대 철학 강의 : 31가지 테마로 본 현대 영미철학의 흐름과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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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 시대 최고의 현대 철학 개론서
“현재 철학의 모든 것이 여기 있다!”
영국의 저명한 철학자 로저 스크루턴이 쓴 현대 철학에 대한 주제별 종합 개론서다. 스크루턴이 유수의 영미 대학에서 행한 철학입문 강연들에 기초한 이 책은, 데카르트 이후 현대 철학의 주요 흐름과 쟁점을 세세한 학술논쟁이라는 미궁에 빠지지 않으면서 철학 초심자도 알기 쉽게 전해준다.
스크루턴은 철학에 몇 가지 핵심문제가 있다는 상투적 서술방식을 거부하고, 일반 입문서보다 주제를 더 폭넓게 선정한 후 ‘진리’ ‘지식’ ‘존재’ ‘자유’ ‘의미’ 등 31가지 철학의 주요 테마를 중심으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각각의 키워드를 축으로 관련 철학자들의 사상을 효과적으로 해설하고 있는 이 책이 다루는 범위는 논리학과 형이상학에서부터, 윤리학과 정치철학, 언어철학과 과학철학, 수리철학과 미학에 이르기까지 철학의 거의 전 영역을 아우른다.
스크루턴은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위트와 도발적인 문제 제기로 독자의 흥미와 적극적인 반론을 유도하는 가운데, 러셀과 비트겐슈타인식의 간결하고 명쾌한 언어로 어려운 철학 논변들의 요체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데카르트 이후 현대철학이 어떻게 전개되어 왔으며, 어떠한 성취와 한계가 있었는지, 오늘날의 철학적 상황이 어떠한지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로저스크루턴

저자:로저스크루턴
영국의철학자.현재영국을대표하는철학자로손꼽힌다.전공분야는미학이지만,철학교사로서그의명쾌하고정확한교수법은버크벡칼리지를그의재임시영국의대표적철학의산실로만들었다.“버트런드러셀의《철학의문제들》이후최고의철학입문서”로평가받는이책은바로이때행한강연들을모은것이다.평생에걸친철학연구와교육의공로를인정받아2016년기사작위를받았다.
1944년생으로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철학을공부하고1972년박사학위를받았다.런던대학교버크벡칼리지에서미학교수로20년동안가르쳤으며,이후보스턴대학교초빙교수,미국기업연구소객원연구원,워싱턴윤리공공정책센터선임연구원,《영국미학저널》편집위원을역임했다.현재는버킹엄대학교인문학연구소(theHumanitiesResearchInstitute)에서미학과철학을가르치고있다.
스크루턴은일찍이보수주의사상가이자사회운동가로두각을나타냈다.1968년파리에서학생시위를직접목격하면서,당시마르크스주의와포스트모더니즘으로대표되는반문화운동에맞서서구문명의전통적가치를옹호하는보수주의에경도되었다.1982년정치잡지《솔즈베리리뷰》를창간해편집을맡으면서,“에드먼드버크이후가장뛰어난영국보수주의자”로평가받았다.냉전이한창이던1979~1989년에는소련통제하의동유럽에서반체제대학들의지하학술네트워크설립을후원했다.이때문에한때동유럽에서억류·추방당했으나,1998년그공로를인정받아체코정부로부터건국훈장을받기도했다.
지금까지철학,미학,정치학에관한40여권의책을썼으며,주요저서로는《예술과상상》《보수주의의의미》《성적욕망》《도버해안의철학자》《음악의미학》등이있다.또한플라톤의저작을패러디해《크산티페의대화》《프뤼네의향연》같은철학소설을발표하기도했다.

역자:주대중
고려대학교철학과에서학부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를졸업한후런던대학교킹스칼리지철학과에서수학했다.일반인을위한교양철학서와인문학서적을번역하고소개하는데관심이있다.역서로는《현대철학강의》와《콰드러플오브젝트》가있다.

목차

머리말5

1.철학의본질13
1.철학이란무엇인가?/2.철학의주제는무엇인가?
3.철학에는독특한방법이있는가?/4.선천적인것과경험적인것
5.철학의분과/6.철학의역사와이념의역사

2.회의주의34
1.문장,명제,진술,사유,믿음/2.회의적문제의구조
3.데카르트의논변/4.일반적회의주의/5.현상과실재

3.몇가지다른이론45
1.관념론/2.검증주의/3.환원주의
4.경험론/5.합리론/6.실재론/7.상대주의

4.자아,마음그리고육체61
1.마음에대한데카르트적접근/2.의식과자기의식
3.무의식/4.오류의면제

5.사적언어논변79
1.배경/2.인식론대인간학/3.비트겐슈타인의논변
4.칸트와본체/5.스트로슨과현대적접근

6.뜻과지시97
1.문장의구조/2.단칭어와동일성
3.뜻과지시/4.술어와문장
5.공관상/6.논리학에서의혁명/7.형식언어

7.기술구와논리형식115
1.러셀의문제/2.러셀의이론/3.논리형식
4.수학적함언/5.마이농의정글/6.스트로슨의비판/7.주제옮기기

8.사물과속성133
1.특수자/2.보편자/3.보편자의문제
4.실재론과유명론/5.실체/6.개별자

9.진리155
1.실재/2.대응설/3.정합설
4.실용주의/5.잉여론/6.최소주의이론

10.현상과실재177
1.급진적공격/2.상식의답변/3.합리론자의기획

11.신189
1.유일신과다신/2.신의특성/3.철학자의신
4.신의존재를위한논변/5.데카르트의사다리/6.악의문제

12.존재217
1.아리스토텔레스/2.분석철학:빈약한존재의이론/3.동일성없이존재자는없다
4.필연적존재/5.헤겔:걸리적거린존재의이론/6.하이데거와불안한존재의이론

13.필연성과선천성244
1.경험론자의견해/2.칸트/3.크립키
4.콰인/5.필연성과가능세계들

14.원인266
1.흄의문제/2.인과와법칙/3.법칙과반사실적조건문
4.인과성과결정/5.인과와확률/6.인과성과시간

15.과학281
1.몇몇‘해결책들’/2.헴펠의역설/3.과학적방법
4.이론과이론적용어/5.실질적본질과자연종/6.귀추법
7.확률과증거/8.확률과과학적실재론/9.다시흄의법칙/10.과학적세계관

16.영혼320
1.데카르트재검토/2.1인칭과3인칭관점/3.지향성4.무의식에대한주석
5.물리주의의변형들/6.창발속성과수반/7.자아/8.영혼의통일성

17.자유348
1.인과성과결정/2.신의예지/3.나는달리할수있었는가?
4.자유와성격/5.양립가능론/6.책임/7.인격과동물/8.칸트의견해

18.인간의세계364
1.지향적상태의변형들/2.과학의세계/3.비자연종
4.지향적이해/5.마법과오류/6.의도/7.의지

19.의미385
1.의미와단언/2.그라이스의이론/3.언어행위/4.의미의이론이란무엇인가?
5.진리와단언가능성/6.외재적관점/7.실재론과규칙준수하기/8.다른종류의의미

20.도덕415
1.도덕적담론의논리/2.실천이성/3.공리주의/4.결과주의
5.칸트의접근법/6.주인,노예그리고측면제약/7.흄의공감
8.아리스토텔레스윤리학/9.도덕적세계

21.생명,죽음그리고455
1.생명/2.인격동일성/3.실존과본질
4.죽음/5.죽음의두려움/6.적당한때의죽음/7.죽음의신비

22.지식482
1.지식이란무엇인가?/2.조건들은필요한가?/3.조건들은충분한가?
4.신뢰성이론들/5.외재주의와회의주의/6.지식의가치와변형

23.지각499
1.인식론적물음/2.소박실재론과표상이론/3.정신적표상
4.지각의분석/5.현상론

24.상상518
1.상상과정신적이미지/2.창조적상상/3.상상의세계
4.환상과상상/5.상상의지각/6.표상/7.상상과규범성

25.공간과시간539
1.유클리드와시각적기하학/2.힐베르트와공리체계/3.비유클리드적공간
4.상대적이고절대적인공간/5.얼마나많은공간들이있는가?/6.시간의신비
7.시간의비실재성/8.그논변에대한응답들/9.시간과1인칭
10.과정과생성/11.영원/12.천구의음악

26.수학579
1.수학의본성/2.논리주의/3.러셀의역설/4.수학의우선성
5.집합론/6.수란무엇인가?/7.이론과메타이론

27.역설601
1.함언의역설/2.실질적역설/3.거짓말쟁이역설
4.더미의역설/5.아킬레우스/6.아킬레우스/7.무한의역설
8.역설의역할

28.객관정신626
1.사회계약/2.전통적반론들/3.집단선택과보이지않는손
4.사회적선택의역설/5.일반의지,헌법,국가/6.정의/7.법
8.자유/9.소유/10.제도

29.주관정신662
1.이성의관심/2.미학적태도/3.취미의이율배반
4.목적과가치/5.종교적경험/6.상상과설계/7.자연화된인식론

30.악마691
1.부정과도덕법칙/2.도덕의계보학/3.소외/4.그들
5.악의평범함/6.제도의인격성/7.삼위일체/8.해체/9.다시집으로

31.자아와타자725
1.역사의단편/2.자기지시의문법/3.제2성질
4.의식의문법/5.자아의사회적구성

학습안내747/역자후기888/찾아보기892

출판사 서평

“놀랍도록풍성한철학뷔페”―《더타임스》
“철학에관심있는모든이들의필독서”―《선데이텔레그래프》
“능수능란한대가가쓴명료함의전형”―《파이낸셜타임스》

“이책은독자들이해당철학주제들을더깊이탐구하도록자극하는데성공한다.
독자들은스크루턴에게서진정한사상가의표식인,깊은정직성과소신을느낄수있다.”
―알랭드보통

버트런드러셀의《철학의문제들》이후
최고의철학개론서
로저스크루턴은현재영국을대표하는철학자이자미학자일뿐아니라런던대학교버크벡칼리지에서20년넘게철학을가르치며철학교육에대한공로를인정받아기사작위를받은뛰어난철학교사이기도하다.그가대학에서행한현대철학강의를한권으로정리한것이바로이책《현대철학강의》다.많은평론가들이버트런드러셀의《철학의문제들》이후최고의철학개론서로손꼽는이책은기존의상투적인철학개론서와는차별화된다.
이책은철학을몇가지핵심문제나철학자혹은철학사중심으로해설하기보다는‘진리’‘존재’‘원인’‘과학’‘영혼’‘도덕’‘상상’‘역설’등31가지테마를중심으로기술한다.각테마는하나하나가특정철학분과를대표하기도하고(가령,‘수학’이라는장은수리철학을,‘객관정신’은정치철학을,‘주관정신’은미학을주로다룬다),한가지테마아래여러분과의문제가논의되기도하며(‘영혼’에서는인식론·현상학·심리철학의문제들이,‘자유’에서는형이상학·심리철학·윤리학의문제들이다루어진다),한가지분과의문제들이여러테마로나뉘어논의되기도한다(‘자아,마음그리고육체’‘진리’‘필연성과선천성’‘원인’‘영혼’‘지식’‘지각’‘자아와타자’등의장에서인식론의문제들이논의된다).
각테마의서술방식은철학사의흐름을단순히따라가는통사적진행보다는문제중심이며,각문제의전개논리에따라대표철학자들의논변이구체적으로논의된다.일례로21장의‘죽음’이라는테마를살펴보면,스크루턴은먼저죽음과인격동일성문제의논점을분석한후,죽음이‘나’의종말은아니라는견해에대한루크레티우스와흄의반론을살펴본다.죽음에대한두려움이라는문제와관련해서는토머스네이글과비트겐슈타인의주장을예시하고,죽음의부재야말로두려운것이라는버나드윌리엄스의반론을소개한다.그리고죽음이합리적선택일수있다는아리스토텔레스의덕이론,그와맞닿아있는니체의‘적당한때의죽음’,쇼펜하우어의자살의정당화,하이데거의‘죽음을향한존재’이론으로논의를계속이어간다.이처럼한가지테마를축으로아리스토텔레스부터토머스네이글까지다양한철학자들의관련논의를자유자재로연결·확장·심화하며,해당주제의쟁점을다각도로조명하는것이이책의모든장에서반복되는특유의방법론이다.
또한교과서적철학개론서들이주로논리학,인식론,형이상학,윤리학같은전통적분야만을주로다루고,응용철학분야는거의다루지않거나간략하게만언급하는데비해이책은언어철학,과학철학,종교철학,수리철학,정치철학,미학을거의대등할정도로비중있게다룬다.다루는내용도양상논리에서게임이론,해체주의,양자역학에이르기까지폭넓으며,모두일정분량이상으로심도있게논의된다.그결과책의분량은비록방대해졌으나,이로써한권으로현대철학의거의모든문제와논의를포괄하는종합적인철학개론서가가능해졌다.
쉽게짐작할수있듯이,이러한테마별서술은각철학분과의세부쟁점은물론이고수많은철학자의논의와철학사전체에대한충분한이해없이는불가능한기술방식이다.아마도일반적인영미철학자라면이러한책을쓰기어려웠을것이다.그들이아무리언어철학이나의미론같은자신의전문분야에서권위자일지라도철학전반을꿰는안목은부족한것이사실이기때문이다.그러나다행히도스크루턴은미학자로서,영미분석철학에정통하면서도그한계를잘인식하고있었다.그는“철학전체에대한어느정도의지식없이는어느분야도진실로이해할수없다”고말하며,“이것이실제로영어권철학의주요약점이다.너무협소하거나분석적이라는게아니라지나치게전문화되었다는뜻이다.누군가가철학자로자처하면서미학이나정치철학,도덕이나종교에관해아무런견해도갖고있지않다면전공과목에대한그의생각은무언가잘못되어있을것”이라고단언한다.이책은영미분석철학의전통에서는극히예외적인총체적안목을지닌철학자가철학교사로서자신의역량을십분발휘한보기드문작품이다.

테마별로정리한
심도깊은현대철학강의

무엇보다이책의최고미덕은쉽고재미있다는점이다.이책에는철학서에필수적이지만어렵게보이게만드는주요인인각주가전혀없으며,상식수준의개념이해만갖고도충분히독서를시작할수있다.(더깊이있는설명을원하는독자를위해서는책뒤에‘학습안내’를따로두어관련참고문헌이나심화된논의를보충하고있다.물론이때문에책의분량은더욱늘어났지만.)
스크루턴은현대철학,특히영미철학이학술논문의형태로,주로언어적·논리적분석이라는미시적작업으로수행됨으로써,철학초심자에게는“인간영혼의고통스런문제에비해지극히무미건조하고더러는무의미해보이는논쟁만을촉발”해왔다고인정한다.이제철학자는“머리의문제를가슴의언어로표현할수있을때에만,그들이추상적관념들의영역에서무엇을하고있는지를정말로알게될것이다.”스크루턴은영미강단철학의테크노크라시적전문용어의틀에얽매이지않고,러셀과비트겐슈타인의전통에서서간결함과단순명쾌함의언어를계승함으로써,즉초심자도이해할수있는쉬운언어로논점을명료하게전달함으로써,현대철학의어려운주제들이“무미건조하기는커녕오히려가장중요한인간문제를다루고있음을”재발견하도록돕는다.
하지만스크루턴은현대철학이프레게와비트겐슈타인의언어철학적성취이후돌이킬수없이변화되었으며,난해함이해당주제에본질적인경우가있다고인정하면서,본래어려운내용을너무쉽게만해석하려들어서도안된다고경계한다.또한그는여러철학자의논변을상당부분별도의인용부호없이기술하면서,자신의주장과반론,특히논쟁적인반론들을적극적으로개입시킨다.일례로그는28장‘객관정신’에서사적소유의권리의문제를논의하다가그동안간과되어온사적소유의‘의무’의문제를제기하기도하고(“소유가남용되거나낭비되거나환경을파괴하는데쓰이지않게하려면,우리는그러한사적의무를강요할필요가있다.”),이성적존재와비이성적존재의차이를논하다가동물의권리에대한도발적인물음을제기하기도한다(“그렇다면동물을잔인하게다루면안된다는우리믿음의근거는무엇인가?”).이에대해스크루턴은“독자는나의더논쟁의여지있는주장에동의하도록요구되는것이아니라다만그것에대한반론을찾도록요구된다”고해명한다.
스크루턴은플라톤의《대화》를패러디한재기넘치는철학소설들을쓴작가답게,딱딱한철학주제들을다루면서도솔직하고재치있는표현이나명제,사례로독자의흥미를계속돋운다.그는22장‘지식’에서인식론을지루하고따분하고재미없는분야라고공공연히말하고,23장‘지각’에서는이또한지뢰밭이요현기증을일으키는분야이니독자들에게신속하지만조심스럽게건너갈것을당부한다.미학자답게수시로베토벤의교향곡,다빈치의그림,릴케의시,루이스캐럴의소설을예로들어이해를돕는가하면,자신이기르는고양이‘모긴스’를여러명제의주어로때로는귀엽게,때로는엽기적으로등장시키기도한다(일례로그는시간상의필연적연결이란없다는‘흄의법칙’을공간으로확장하여,공간의경계안쪽의세계에대한기술과경계너머의세계에대한기술은논리적으로별개라고말하며이렇게덧붙인다.“그러한경계가모긴스의허리를가로지를수는없는데,절반의고양이는다른절반의존재를암시하기때문이다.”).
물론독서의재미의대부분은보수주의자다운정치적위트가넘치는문장들이다.그는확률을설명하면서‘대학교수스미스가보수당에투표할확률’‘보수당이선거에서노동당을이길확률’을거론하고,귀납추론의반례중하나로‘대학교직원은좌파이기를그만둘수있다’는명제를드는가하면,실용주의의구체적사례로“미국대학에서일자리를구하는사람은페미니스트의믿음이유용함을발견할것이다.마치마르크스주의자의믿음이소련의(영국이나이탈리아는말할것도없고)대학기관원에게유용했듯이.”라고말한다(1980년작《보수주의의의미》는그에게“에드먼드버크이후가장뛰어난영국의보수주의자”라는명성을안겨주었지만진보적인학계에서는고립의원인이되기도했다.그래서인지학계에대한그의반감이엿보이는유머들이많다).또죽음이항상악은아니며선일수도있다고주장하면서이런예를덧붙인다.“히틀러나스탈린을생각해보라.그들의죽음은그들자신에게만좋은것이아니었다.더비참하게죽었다면더좋았을것이다.”
스크루턴이여러현대철학자들에대해내리는독설에가까운평가도빠뜨릴수없는대목이다.그는현상학을철학의방법론의하나로높이평가하면서도,그창시자인후설에대해서는“칸트에게서자신의언어를훔쳐오면서너무나많은논의를간과했다”고화를낸다.사르트르의논변은온통은유투성이며,자신의논변에서빠진고리를간과하는능력때문에그과격한결론에즐거워할수있었을것이라고말한다.또한푸코철학의매력은상당부분,“마음이맞는시민들의무해한모임처럼보이는것을사악한권력구조로재기술하는능력덕분”이라고박하게평한다.스크루턴의현대대륙철학에대한평가는대체로부당하지만(자신도이를의식했는지책을자평하면서“모더니스트는이책을탐탁지않아하겠지만,포스트모더니스트는증오하게되리라”고확신한다),그럼에도헤겔의존재론과‘주인과노예의변증법’에대한그의설명은탁월하며,아마도영미철학자들사이에서가장원성높은철학자일하이데거의존재론에대한다음과같은결론은상당한통찰을보여준다.“공동체밖에서의상실과고독감,비본래적공동체의거부,그럼에도추방자의고독을극복하려는욕구,우연적존재의불안그리고죽음의수용을통해그것을극복하려는조치들.이모든관념은종교의자연사에속한다.하이데거가제시한존재의문제는종교가대답을제시하려는문제와매우유사한듯하다.”

현대철학의문제
-환원주의,상대주의,실용주의비판

스크루턴이현대철학을바라보는관점을살펴보기에앞서,그가줄곧비판적태도를견지하는현대철학의세가지통속적경향즉환원주의,상대주의,실용주의에대해간단히이야기해보자.
현대영미철학의뿌리인검증주의(논리실증주의)는어떤문장이참인지아닌지를밝힐(즉검증하는)방법을알때에만우리는그문장의의미를알수있다고주장한다.이에따르면대부분의형이상학적명제는무의미한데,그것이참임을밝힐방법이란존재하지않기때문이다(‘무는무화한다’를어떻게증명할것인가?).이에힘입어현대영미철학은하이데거류의형이상학을철학적난센스로치부하고논리적의미분석에만몰두하게된다.
검증주의의현대적변형인환원주의는한발더나아가필요하지않은실재를우리의세계관에서배제하거나다른필수적인것들로‘환원해야’한다고주장한다.그러나스크루턴은환원주의를무차별적으로적용한탈신비화가인간세계를황폐화시킬위험을경고한다.이를테면킨제이류의성과학자는인간의성행위를생물학적기능이나생식기의쾌락적감각으로환원하고(“성은우리의유전자를영속시키는수단혹은생식기에서느껴지는쾌락일뿐이다.”),마르크스주의자는법체계를그것이강요하는권력관계로환원한다(“정의는지배계급의권력요구일뿐이다.”).
스크루턴은이러한환원주의가다수의철학적혼동을내포하고있을뿐아니라본질적으로반철학적이라고말한다.그것은“어떤기정사실의결론을위해세계를단순화하려는욕구에기초하며,그호소력은우리를환멸에빠뜨리고비하시키는능력에달려있다.”환원주의는어떤의미에서우리인간조건의진실에눈뜨게해준다.“하지만그것은물론결코진리가아니며,그저충격적이기때문에진리로믿어진다.”스크루턴은환원주의를“철학자가극복을위해최선을다해야할,진리와인간경험에대한경멸”이라고규정하고,“우리시대철학의과제는사람들이이러한종류의천박한환원주의에저항하도록가르치는일”이라고강조한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