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연대기(아카데미판) (개정판 | 반양장)

교황 연대기(아카데미판) (개정판 |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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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베드로에서 프란치스코까지,
‘역사의 인디애나 존스’가 보여주는 교황들의 맨얼굴
가톨릭 교황은 2000년간 존속해온,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군주직. 지금도 세계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영적 지도자로 존숭받지만 고대 로마제국 이래 유럽사에선 굵직한 흔적을 남긴 세속의 지도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간 명멸했던 280여 명의 교황 가운데는 의심할 나위 없는 성인(聖人)들도 있고, 상상을 초월하는 잔혹함과 죄악 속에서 허우적대는 이들도 있었다.
‘역사의 인디애나 존스’로 불리는 영국 저술가 존 줄리어스 노리치가 이들의 행적을 한눈에 보여준다. 정통 권위를 주장하는 근거에서 이단논쟁, 신성로마제국과의 다툼을 거쳐 바티칸시국의 성립까지 스케이트보드를 타듯 유연하게 그러면서 균형 잡힌 태도로 교황의 역사를 조망했다.
저자

존줄리어스노리치

저자:존줄리어스노리치(JohnJuliusNorwich)
영국의작가이자역사가.《비잔티움연대기》등으로세계적인명성을쌓은노리치는호쾌하고유려한문장으로역사를생동감있게서술하는것으로정평이나있다.
1929년에태어나옥스퍼드대학에서공부했고,1952년에영국외무성에들어가베오그라드와베이루트의대사관에서근무했다.제네바군축회담에영국대표단으로참가했을정도로유능한외교관이었지만,1964년에외교관으로서의탄탄대로를박차고나와문화연구와역사저술활동에뛰어들었다.그뒤왕립빅토리아회,왕립예술협회,왕립문학회,왕립지리학회의회원으로활동하였으며,2018년6월에세상을떠났다.
《교황연대기》는25년동안구상하고집필한것으로,81세되던해에탈고된노리치말년의최근작이기도하다.특히노리치가교황비오12세,바오로6세,요한23세등과맺은개인적인연들은이책의서술을더욱생생하게하는데많은도움이되었다.
교황직을“역사상가장오랜시간지속되고있는완전한군주제”라고정의하는노리치는베드로에서지금의교황인프란치스코까지,교황들의삶과행동을손에잡힐듯생생하게복원해내고있다.
노리치의저술로는《비잔티움연대기》외에《지중해5000년의문명사》《베네치아의역사》《시칠리아의노르만인들》《아토스산》등이있다.

역자:남길영
숙명여대영문과및동대학원을졸업했다.반복되는분주한삶속에서소박한행복도누리지못하고앞만보고달리다정신도육체도소진되어버티기어려울즈음세례를받았다.오늘하루도영혼의완성에반발자국이라도다가가기를기대하며살고있다.옮긴책으로는《내이름은버터》《디어대드》《캐릭터의탄생》《남자의고전》등이있다.

역자:임지연
숙명여대사학과졸업후케이블방송사근무.영상보다는활자에더이끌린다는사실을깨닫고,글밥아카데미수료후바른번역에서전문번역가로활동하며좋은책을소개,번역하는데노력하고있다.(23~25장번역)

역자:유혜인
경희대학교사회과학부를졸업했다.글밥아카데미수료후바른번역에서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며,언제나마음이담긴번역을하고자노력한다.옮긴책으로는《유령호텔》《빅토리아시대의불행한결혼이야기》등이있다.(26~28장번역)

목차

이탈리아지도·교황연대표
머리말18
1장성베드로(1~100)
2장도시의수호자들(100~536)
3장비질리오(537~555)
4장대그레고리오1세(590~604)
5장레오3세와샤를마뉴대제(622~816)
6장교황조안(855?~857)
7장니콜라오1세와창부정치(855~964)
8장종파의분립(964~1054)
9장그레고리오7세와노르만족(1055~1085)
10장인노첸시오2세와아나클레토2세(1086~1138)
11장영국출신교황(1154~1159)
12장알렉산데르3세와프리드리히바바로사(1159~1198)
13장인노첸시오3세교황(1198~1216)
14장호엔슈타우펜왕가의몰락(1216~1303)
15장아비뇽(1309~1367,1370~1376)
16장하늘이시여,기뻐하소서!(1378~1447)
17장르네상스(1447~1492)
18장괴수들(1492~1513)
19장메디치가의두사람(1513~1534)
20장반종교개혁(1534~1605)
21장바로크시대의로마(1605~1700)
22장이성의시대(1700~1748)
23장예수회와혁명(1750~1799)
24장진보와반동(1799~1846)
25장비오9세(1846~1878)
26장레오13세와제1차세계대전(1878~1922)
27장비오11세와비오12세(1922~1958)
28장제2차바티칸공의회와그후(1958~현재)
한국어판후기854
참고문헌·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교황,그들은성자였는가?
타락한세속의권력자였는가?
존노리치의펜에서생생하게살아나는교황들의맨얼굴!

베드로에서프란치스코까지,숨가쁘게질주하는2000년성속의교황사

《교황연대기》는어떤책인가?

《교황연대기》는《비잔티움연대기》로유명한역사가인존노리치의최근작.25년이상구상하고집필하여81세가되던해에탈고한필생의대작이기도하다.서구의역사의공백이었던천년제국비잔티움의역사를복원한전작에서보여준탁월한이야기솜씨와균형잡힌시각은이번에도여실히발휘됐다.

교황은로마의주교이자로마가톨릭교회의영적지도자이며바티칸시국의국가원수다.많은사람들에게교황은하느님의계시를가장확실하게통역해낼수있는지상에존재하는그리스도의대리자로여겨진다.교황직은역사상가장오래된완전한군주제로,현재개혁교황으로불리는프란치스코까지280여명이그명맥을이어오고있다.
이책은2000년간이어오고있는교황직에대한간단한역사서이다.저자는다양한연구성과를섭렵하여방대한교황의역사를한권안에대하드라마처럼복원해냈다.교황들의업적을단순나열하기보다는그들의인간적면모와중요한역사적사건들과함께엮어내며,대립교황을포함한수많은교황들이진정한종교의성자였는지타락한세속의권력자는아니었는지파헤치고있다.

방대한유럽사를한눈에꿰뚫어주는책

성레오교황은흉노족과고트족으로부터로마를지켰고,레오3세는샤를마뉴에게황제의관을씌워줌으로써황제위에교황의위상을세웠다.대그레고리오교황과후계자들은주로즉위하는황제들과맞서서패권다툼을벌였고,십자군원정을이끈인노첸시오3세교황과아비뇽에서행해진‘아비뇽유수’,전성기르네상스시대의알렉산데르6세,율리오2세,메디치의레오10세를다루고있다.교황청의부패에맞서종교개혁이일어나고,반종교개혁의선봉에섰던바오로3세와나폴레옹과투쟁했던비오7세,이탈리아통일운동속에서교황권을이끌며많은변화를도모했으나실패로돌아간비오10세의이야기도다루고있다.
20세기에는레오13세교황과두번의세계대전중에교황직을수행했던베네딕토15세와반유대주의자를혐오했던비오12세,그리고그의총애를받은요한23세를다루고있다.재임한지보름도안되어죽음을맞은요한바오로1세의미스터리를풀어보고,요한바오로2세와베네딕토16세를살펴보고있다.역사속에서중간에사임한교황은베네딕토16세를포함하여모두3명이다.베네딕토16세를이어2013년에프란치스코교황이선출되었다.저자노리치는한국어판후기에서프란치스코교황에대해대중교통이용은좀자제해달라는바람을전하며,아직평가는힘들다면서도저자역시많은기대를하고있다.

의문에답을찾아가는서술방식

교황권은대체로베드로에서시작되었다고보는견해가일반적이다.과연그견해는맞는것일까?노리치는베드로를초대교황으로보는견해에의문을제기한다.베드로를첫번째교황으로보는근거는〈마태복음〉16장(18~19)에나오는구절외에는미약하다.베드로가로마에서순교한것은사실인것으로보이지만,로마의주교를교황이라고한다면베드로는주교를지낸적이없다.과연베드로를첫번째교황으로인정해야하는것일까?
서로마가망하고300여년이흐른후교황레오3세는프랑크왕국의샤를마뉴에게신성로마제국황제의왕관을씌워주었다.이때부터로마에는두명의황제가생겼다.레오3세교황은왜그런행동을한것일까?로마제국의분열을초래할것이라는것을전혀예상하지못했을까?황제에게왕관을씌워줌으로써교황자신에게왕관과왕권을수여할수있는더큰권한과영예를선물한것은아닐까란의문을제기한다.
노리치의이러한서술방식은단편적인정보를전달하는것이아니라역사적인근거를가지고시종일관독자들을이야기속으로끌어들인다.학문적으로진지하게파고들지않으면서도손쉽게이야기를끌어가는그의필력이참으로놀랍다.

기이하고흥미진진한이야기가가득하다

책속에는기이하고흥미진진한이야기들이많다.교황이라고하면종교적지도자로세속과는거리가멀것으로생각하겠지만,실제교황들중에는상상을초월하는잔혹함과재산축적,친족등용,강간,살인,음모등죄악속에서허우적거린교황들도많이있다.이책에는교황들의삶과행동을손에잡힐듯생생하게복원하고있다.이책은“지금껏읽은역사서중에서가장기이하고재미난이야기로가득하다”는해외언론평을받고있다.

여교황조안이야기

“오늘날까지도그의자는여전히같은자리에놓여있고,교황선출시에사용된다.그가자격을갖춘사람인지를증명하기위하여하위성직자중한사람이고환을만져보고그가남자임을증명한다.그가남자임이확인되면고환을만진사람이큰소리로외친다.‘그에게고환이달려있습니다!’그러면모든성직자들이‘주여,찬미받으소서.’라고화답한다.그리고그들은교황선출이라는성스러운일을기쁜마음으로진행한다.”

그는이모든일이여교황조안때문에일어난일이며,구멍뚫린의자를만든사람은조안의후임자였던베네딕토3세라고구체적으로확인해준다.이모든이야기로우리가얻을수있는결론은무엇인가?여러명의자식을두었다고알려진알렉산데르6세를포함한후임교황들이손으로몸을더듬는-품위가떨어지는-일까지당했다는사실을솔직히믿을수있겠는가?
_142쪽,6장교황조안

여교황조안이야기는영화로도만들어질만큼사람들의사랑을받고있다.여자임을숨기고교황이되었다가정확한출산일을알지못해서행차하다가길에서출산을했다는,그래서여자임이탄로났다는정말믿기힘든이야기이다.여교황조안이레오4세와베네딕토3세사이에서교황직을수행할만한시간적공백이없다는결론이나오는데도계속믿는이유는무엇일까?바티칸박물관에있는구멍이뚫린의자가여교황조안과관련이있는것이아닐지의심을거둘수없다.

포르모스교황의사후재판이야기

충격적인사건중의하나는포르모소교황의사후재판이다.이미장례를치르고수개월이나지난교황의시신을파내와교황의제의를입히고교황의자리에앉혀놓고는재판을받게한것이었다.

후계자인스테파노6세의명에따라896년3월포르모소의시신은다시꺼내져사후8개월만에교황의제의를입고교황의자리에앉혀져모의재판을받았다.그는위증과교황권에대한야망을드러냈다는이유로기소를당했는데,그는다른교구의주교시절에로마교구의주교직을수락했다고한다(오늘날에는죄가되지않는다).예상가능한결과였지만,그에게는유죄판결이내려졌고사제서품을포함하여그와관련된모든법적인행위들은가치가없는무효로선언되었다.이판결은엄청난혼란을불러왔으며,포르모소의시신은(축성할때사용하던오른쪽세개의손가락을제외하고)티베르강에던져졌다.
_161쪽,7장니콜라오1세와창부정치

호색한,족벌주의,탐욕등으로얼룩진최악의교황들

역사상최악의교황으로꼽히는사람은단연알렉산데르6세이다.15세기의교황이었던알렉산데르6세는재임기간동안문란한성생활을즐겼으며,자신의가문과아들들에게무소불위의권력을주었고,딸을이용해세력가들과친분을맺었다.그의아들인체사레는처제인지여동생인지아무튼한여자를사이에두고형과신경전을벌이기도했으며,형을암살했다는소문의주인공이되기도했다.알렉산데르6세는‘정조를설교하면서정작자신은정부를끼고살고,영혼에대해서는전혀관심이없으며세속적인것만생각하여교회에오명을씌웠다.’고비난받는다.중세사람들의도덕을담당했던종교의최고권력자가오히려비도덕적이라고할수있는삶을살았던셈이다.

그리고교황청을최악의창부정치로얼룩지게만든요한12세는가장방탕한교황이다.그는그시대에수치도모를만큼방탕했던두남녀,마로치아와우고의손자였으니그렇게사는것도어쩌면당연한일이었는지모른다.아래에소개되는이야기는실로놀라움을금할수없다.

“…마로치아의손자(요한12세)는로마의기혼녀들과공개적으로간통을저지르며살았다.라테란궁은매춘의훈련장으로바뀌었고,그가처녀들과과부들을강간하니독실한마음으로베드로성지를방문하려던여성들이그에게당하지않기위하여순례를단념하기도하였다.”
_167쪽,7장니콜라오1세와창부정치

역자후기

작년가을,단풍이깊게물들어가던즈음,빨강표지에〈ThePopes〉라는제목의두툼한책한권을만났다.길이가만만치않아쉽지않은작업이될줄을예상하면서도예의새로운책을만나는설렘에가톨릭신자인내게는의미있는시간이되리라는기대가더해져즐거운마음으로책장을열었다.그러면서도책의두께가말해주는장시간의작업에대비해단단한마음의준비가필요했고,더불어역사적사실과종교가만나민감한부분이있을수도있겠다싶어서나스스로조심스러운마음을갖고접근을해야하는부담이있었던것도사실이다.

의례작업초반에는책의전반적인배경이나작가의필치에익숙해지기위해책장이좀더디게넘어가는편임을감안하더라도,이번에는참으로품이많이들어가는시간의연속이었다.부족한시간을벌기위하여매일새벽,잠을떨치며기도하는마음으로컴퓨터앞에앉아책장을넘기며때로내삶은어느조각보의한귀퉁이를장식하는것인지그분의뜻이궁금하기도하였고그리고이작업을통해나는또무엇을채우게될까하는자문을하기도하였다.각언어의표기방법이달라수도없이등장하는새로운지명들과인물들그리고일화들을찾고또찾고확인에확인을거듭하는사이,나도어느덧로마의라테란궁을거닐고붉은모자를쓴추기경들사이에서콘클라베와공의회그리고황제의대관식에도참석하고베드로대성당의미사도함께참례하는듯한착각을느낄만큼책속에빠져들면서교황들의면면이보이기시작했다.

작은어촌의일개어부에서교회의반석이되었던베드로사도로부터시작된교황이라는자리가지금껏2천년의시간을넘어면면히이어져왔음은참으로놀라운일이며그것이실로가톨릭의신비가아닐까감히생각해본다.과거의교황들은유럽이중심무대였으므로전세계의주목을받는오늘날의교황만큼은아니어도많은역량이요구되는자리였음은분명하다.2013년선출된프란치스코교황을포함하여역대266명의교황가운데대(大)교황이라는칭호를받은교황은레오1세(440-461)와그레고리오1세(590-604),단두명의교황뿐이었지만많은교황들이좋은가문출신으로풍부한학식과능력을지녔었다.그러나더러는사치와향락에빠지고자식도여럿을두어교황의자리에는부끄러운교황들도있었고,권력욕에눈이멀거나재산축적에만혈안이되었던몰염치한교황들,지나치게금욕적인생활을강조했던엄격한교황들,외교적수완이부족해답답한교황들,자기주장만을내세우는편협한교황들,그리고인품이받쳐주질못해아쉬운교황들도있었고,때론너무일찍선종하여안타까움을자아내는교황들도있었다.오랜교황의역사에서완벽에가깝거나가까워지려노력하는교황들은몇있었어도완벽한교황은단한명도없었음을느끼며한조각조각맞추어퍼즐이완성되듯이한사람한사람의교황을통해변화와퇴보,발전과성장을거듭하는과정에서완성을향해나아가는것이그분의뜻이아닐까헤아려보기도했다.

머리에지식이가득한것이때로신앙에방해가될수있다고말씀하신신부님도계셨지만,나는우리가믿는종교의근간이어떻게만들어지고이어져왔는지를아는것은유의미한일이며특히나가톨릭신자들에게는교회와교황제도를이해하는데이책이많은도움이되리라믿는다.
나자신의인내심과다투며수개월간이어진번역작업의치열한기억은이미어제의시간속으로저물었지만,좋은책을만났던행운에감사하며이책이나오기까지힘을더해주신분들특히나여러날아낌없는수고를쏟아부으셨던편집팀의모든분들께심심한감사를전한다.끝으로의구심이일때마다되뇌곤했던한말씀을적으며맺음을하련다.
“하느님은사랑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