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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익
저자:장대익 인간본성과기술의진화를탐구해온과학철학자이자진화학자.기계공학도로출발했으나진화생물학에매료되어서울대학교과학학과대학원에서진화학과생물철학을공부했다.이후서울대학교행동생태연구실에서인간팀을이끌었고영국런던정경대학의과학철학센터와다윈세미나에서진화심리학을공부했다.교토대학교영장류연구소에서침팬지의인지와행동을공부하기도했다.박사학위는융합생물학의정점인진화인지와진화발생생물학,이른바‘이보디보Evo-Devo’의역사와철학으로받았다.《다윈의식탁》,《다윈의서재》,《다윈의정원》으로이어지는‘다윈삼부작’과윈의《울트라소셜》등을썼으며찰스다윈의《종의기원》,에드워드윌슨의《통섭》등을번역했다. 다양한지적전통을거치며이질적인학문을아우르려했던경험이자연스럽게인간정신의독특성인공감에대한초학제적연구로이어졌다.역설적이게도오늘날문명의위기는공감이다양성을배척하기에발생했다고본다.인간은타인의고통에공감하면서도나와다른사람과는했다고선을긋는모순적인존재다.왜인간은선택적으로공감할까?다름을포용하는공감이있을까?공감을가르칠수있을까?공감이왜극심한사회갈등의뿌리인가?이런질문에답하며공감의어두운면을드러내지만또한이를물리치는빛을제시하고자한다. “질문에는국경이없다”는믿음으로공학,자연과학,그리고인문사회학의경계들을광폭으로넘나든학자인만큼그이력도종횡무진이다.십여년동안서울대학교자유전공학부교수를지내며학부교육의혁신모형을실험했고,그과정에서“왜학생들에게만실패를두려워하지말라고훈계하는가”라는자문에답하기위해차세대실시간화상교육플랫폼스타트업회사를창업했다.최근몇년전부터는이런교육자와창업가의길에서새롭게만난가천대학교의미래비전에큰감동과영감을받아,가천대학교스타트업칼리지(가천코코네스쿨)(가천코코네스쿨)로이직하여초대학장로학장(석좌교수)으로서스타트업교육과미래대학의새로운패러다임을모색하고있다.이책은이곳에서‘인생의첫번째기업가적전환을배우고경하고경험하는창업가커뮤니티를만들기’위한작은시도의산물이기도하다.
개정증보판서문|서로의반경안에서다시연결되기위하여7들어가는말|공감의두힘,구심력과원심력간의투쟁111부공감이만든혐오공감이혐오1장느낌에서시작되는배제와차별252장부족본능,우리아닌그들은인간도아니야413장코로나19의대유행,혐오의대유행624장알고리듬,“주위에우리편밖에없어”952부느낌을넘어서는공감5장내혐오는도덕적으로정당하다는믿음1216장첫인상은틀린다1427장느낌의공동체에서사고의공동체로1538장처벌은어떻게공감이되는가1679장마음의경계는허물어지고있다1773부공감의반경을넓혀라10장본능은변한다,새로운교육을상상하라19511장누구나마음껏비키니를입는다면21612장편협한한국인의탄생22813장한국인의독특함이족쇄가되다24014장타인에게로향하는기술26015장접촉하고교류하고더넓게다정해지기2694부새로운세대를위한공감교육16장내새끼지상주의,공멸의길28117장무엇이아이를자라게하나29018장대학의거대한전환을요구한다3055부사고의공동체를조직하는정치19장감정의정치를넘어33320장우리모두를품는안전의여유분35021장화해는어떻게가능한가361나가는말|멸망의길과생존의길370감사의글374주376그림출처393찾아보기395
한국사회의반목과갈등은여전히공감의‘부족’이아니라공감의‘과잉’때문이다《공감의반경》개정증보판은초판이출간된후3년동안공감의과잉으로인한갈등과분열이나아진것이아니라더심해졌다는비극적사실에서출발한다.저자장대익은이를단적으로보여주는에피소드를들려준다.“장교수님,《공감의반경》을흥미롭게읽고있어요.최근우리나라정치갈등을이해하는데큰도움이되었어요.올해나온책맞죠?”“아……아니에요.그책은3년전쯤출간되었어요.올해나온책이라느끼셨다면아마도우리사회의갈등이그때나지금이나똑같이반복되고있다는뜻이겠지요.하하.”멀리갈것도없이2024년12월3일초유의비상계엄사태는내집단을편애하고외집단을혐오하는공감의과잉이극한으로치달은사건이다.한국가를이끌어야할지도자가부정선거음모론에심취해반대측의입을막고폭력을행사했다.유튜브채널들은혐오를연료삼아가짜뉴스를퍼뜨리며자기편을모았다.전통언론역시사실검증과중립적보도를포기하고당파적입장에따라혐오를재생산했다.모두가너는누구편인지를따지는데몰두했다.그런데도사람들은여전히이런혼란을없애려면‘공감이필요하다’라고말한다.저자장대익은이런해법이불편하다.그는다시금한국사회에서가장과잉된감정은공감이라고잘라말한다.자신과입장이같은사람에게만작동하는감정적인공감말이다.우리에게부족한건공감이아니다.문제는공감의‘반경’이협소하다는사실에있다.다시말해느낄줄아는능력을넘어타인의입장이되어보는역지사지를어디까지확장할수있느냐다.장대익은아직도우리가공감의반경을확장할수있는방법에대해잘모르고있다는사실을절감하며이개정증보판을썼다.그에따르면공감은구조이고선택이며설계할수있는인지적인태도이다.공감의반경을확장하지못하면대한민국은물론인류의미래는암울하다.이에저자장대익은‘교육’과‘정치’라는인간생활의가장중요한두축에서어떤변혁이일어나야,어떤구조가정착되어야남의입장이되어보는인지적공감을확장할수있는지,어떻게내가당신에게로다가갈수있는지치밀하게탐구한다.《공감의반경》의문제의식은2025년에도여전히유효하다.내새끼지상주의에서벗어나새로운세대를위해공감을교육하기소설가김훈이지적한‘내새끼지상주의’는대한민국의시대정신이됐다.자녀의어떤고통과불편도참지못하는부모의간섭과보호는타인의입장을헤아리는인지적공감을배울기회를빼앗는다.하지만저자장대익은인간이원래부터그랬던것은아니라고지적한다.인간을비롯한영장류는원래‘온마을이나서서’아이를키우는협동양육체제였다.협동양육은대행부모가어린아이들을돌보고부양한다.대행부모는할머니뿐만아니라손위형제자매,이모,이모할머니,아버지,삼촌,심지어이웃집단에서온방문객등여성의출산과자식의생존가능성을돕는모든존재이다.진화생물학자세라블래퍼허디에따르면10만년전만해도지구를구석구석훑어도만날기회가거의없었던호모사피엔스가지구를뒤덮을만큼드라마틱하게확산될수있었던이유는바로협동번식의진화이다.그러나출산과양육이각자도생이되면서내새끼만소중한것이아니라는사실을,나혼자서만아이를키우는게아니라는작각을할수없게되었다.이는부모는물론아이에게도타인의존재를지우는나쁜결과를불러왔다.따라서“내아이를소중히여기듯타인의아이에게도마음을열수있는사회적전환”이야말로아이의미래를위해,인류의지속을위해필요한기초다.저자는다양한과학적근거를동원해부모의통제적양육은아이의성격과진로를결정하지못한다는것을설득력있게보여준다.부모는자신의영향력이가진한계와자녀의삶을보호할수있는범위를명확히인식해야한다.‘자녀에게영혼의집까지줄수는없다.’또한저자는아이들의선천적개성을존중하고운동과스포츠를통해타인과활발히교류할수있는기회를제공하며호기심을증진할수있는환경을조성하는방법이공감의반경을얼마나극적으로늘릴수있는지를여러증거를통해보여준다.교육과공감의반경을논의하는개정증보판에서가장중요한주장은‘대학의거대한전환’을요구하는것이다.이른바‘입결’을통해대학의서열화에만몰두하는우리대학은평가를둘러싼이런부작용은대학의존재이유자체를뒤흔들고있다.대학은“학생의성장과행복,창의성과공감능력,기업가정신의함양,지역사회기여”라는궁극목적을달성하지못하고있다.학생개개인의성장보다선발에만집중하는현세태에서타인의자리에서보는,현실의문제를발굴하고해결하려는모험가적인간은나올수없다.저자는대학의거대한전환이란도전하고실패하고다시일어서는청년을기르는‘기업가적전환’이라고칭하며어떻게그것이가능한지를제도적으로논의한다.감정의정치를넘어사고의공동체를조직하는정치인간은편향된동물이고이런편향은즉각적으로강력한감정에기반을둔다.따라서서로의이해관계를조율해야하는정치에서는이성과인지적공감의발휘보다는감정적갈등과내집단편향이만연하다.우리의과제는감정의정치를넘어서는것이다.그러나우리의지도자는그감정에안주하는것아닌가?지도자가자신만이옳다는도덕적편협과아집에빠지고이를부추기며시야를더욱좁히는지지자에둘러싸인채엉뚱한분노를표출하는것은공동체의존립마저위협하는심각한사태다.어쩌면12.3비상계엄사태를촉발한원인중에하나도이런감정적아집이었을지모른다.사고의공동체를조직하려면정치는무엇보다인간에대한지식을활용해야한다.사람간의관계와정치적문제에서갈등이아예없을수는없다.인간의편향은우리사회의기본조건이다.사고의공동체는이기반위에서시작된다.예를들어능력이비슷한두조직이라고하더라도어떤심리적기제가있느냐에따라장기적으로는성과가달라진다.그런요인중하나라‘심리적안전감’이라는것이있다.실수를해도비난이나불이익을당하지않을것이라는믿음이조직내에있다면구성원들은제각기자신의잠재력을마음껏발휘할수있다.한국사회는바로이심리적안전감이실종된사회다.저자는12.3비상계엄같은초유의사태가대통령한사람만의독선만으로설명되지는않는다고본다.이런결정에제동을걸어야할권력의중추가그것은옳지않다고말하지못할정도로심리적안전감이전무했을수있다.결국권위와침묵이아니라신뢰와대화가있는조직이공감의반경을타인에게로넓힐수있는것이다.이런태도는갈등을해소하는화해의첫걸음이다.저자는인간에게는갈등본능만큼이나화해본능도있다고역설한다.갈등이후에화해하는능력이없었다면인류는진작에멸종했을것이기때문이다.집단사이에파인골을메우려면우리는자주만나야한다.단,심리적안전감을기초로하여공동의목표를만들어야한다.북아일랜드의‘성금요일협정’이대표적사례중하나다.무려30년간구교계와신교계의유혈충돌로3600명이사망하고부상자가5만명이상나온북아일랜드에서분쟁을종결할협정을체결했다(1998년4월10일).그후양쪽진영청소년은같은학교에서공부하고정기적으로문화교류와봉사활동을함께했다.그랬더니그들은점진적으로서로를적이아닌‘우리와다르지않은사람’으로인식하기시작했다.화해는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