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케미아(큰글자책) (현자의 돌에서 주기율표까지 연금술과 화학의 진짜 역사)

알케미아(큰글자책) (현자의 돌에서 주기율표까지 연금술과 화학의 진짜 역사)

$38.00
Description
교과서를 뒤집는 연금술과 화학의 진짜 역사
연금술사는 과거의 화학자이고 화학자는 현대의 연금술사다!
연금술은 돌을 금으로 만들려 했던, 허황된 욕심에 눈먼 사기였고 그 자리를 화학이 몰아냈다는 상식은 틀렸다. 우리 통념과 달리 연금술과 화학은 한 번도 단절된 적이 없다. 연금술은 금속의 변성을 연구함으로써 물질의 본성과 물질로 이루어진 세계를 설명하고자 한 당시의 과학이었다. 보일과 뉴턴 같은 위대한 과학자 역시 뛰어난 연금술사였다. 그런 연금술의 세계관과 개념, 실험 기법은 여전히 현대 화학에 생생하게 살아 있다. 그래서 연금술사는 과거의 화학자이고 화학자는 현대의 연금술사인 것이다.
연금술과 화학은 다 같이 물질의 본성을 연구함으로써 물질로 이루어진 인간과 세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자 한다. 그렇기에 연금술과 화학을 지칭하는 고대의 용어, ‘알케미아(alchemia)’와 ‘케미아’(chemia)는 아랍어 정관사 ‘알(al-)’을 제외하면 동일한 단어이다. 이 책은 알케미아를 정당하게 복권한다.
저자

최정모

부산대학교화학과교수.한국과학기술원에서화학과물리학을공부한후,하버드대학교에서과학사로석사학위를,화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2020년에부산대학교화학과에교수로부임했고2022년대한화학회와와일리Wiley출판사에서수여하는‘KCS-Wiley젊은화학자상’을수상했다.생명의물리화학적원리를연구하고있으며화학과화학사를널리알리는일에도관심이많다.

목차

들어가는글연금술은패배한과학,화학은승리한과학이라는편견●5

1부연금술의여명,세계를설명하려는욕망
1장.고대그리스,연금술의두뿌리●19
2장.이슬람연금술,물질에대한체계적학문이되다●29
3장.중세유럽,현자의돌을찾아서●40

2부합리적이고이성적인연금술
4장.연금술의황금기,우주와인간의구성원리는동일한가●55
5장.로버트보일,회의적연금술사●67
6장.아이작뉴턴,완벽한연금술사●79

3부혁명의발발,과거에대한단죄
7장.연금술과의결별,‘화학’이라는것을만들기●91
8장.화학혁명이단두대에올린것은●102
9장.이름짓기와수학화,혁명을완성하다●121

4부원자,세계의근본을설명하는유구한도구
10장.세기초뜨거웠던두논쟁,이론이란무엇인가●135
11장.돌턴의원자설,이미도착해있던근대화학●147
12장.원자설은모든화학자를설득했는가●159
13장.베르셀리우스,정확하고정교한화학●172

5부오래된난제,생명의물질
14장.생명의물질을어떻게이해해야하는가●187
15장.화학삼총사리비히,뵐러,뒤마와새로운이론들●201
16장.리비히의왕국,화학을확장하다●212
17장.구세대와신세대의대결●224

6부번영하는화학,연금술이라는거울상
18장.1850년대,실재에대한탐구부터산업적성공까지●235
19장.카를스루에회의,화학최초의국제학술대회●246
20장.분자의구조가드러나기시작하다●260
21장.누가주기율표탄생의공을가져야하는가●272.

나가는글실용주의,연금술,화학●284

감사의글●291
참고문헌●293
주●297
그림출처●311
찾아보기●313

출판사 서평

‘합리적’이고‘이성적’인연금술?
세계와인간을이해하는지식체계로서의연금술
돌과쇳덩이를금으로바꾸려고기상천외한물질들을혼합하는연금술사의이미지는종교재판을받고서“그래도세계는돈다”라고중얼거렸다던갈릴레이처럼,나무에서떨어지는사과를목격하고중력을발견했다던뉴턴처럼거짓된이미지다.연금술은일찍이고대부터‘지식체계’였다.
첫째,연금술은무엇보다정교한기술이었다.고대파피루스에서복원한초기연금술기법은250여가지에달하며금,은,보석에관한기술과섬유염색술이담겨있다.어찌나그기술이정교했는지디오클레티아누스황제는금과은의연금술에관한이집트인의책을모두파괴하라는명령을내린적이있을정도다.현대화학자들은이시기연금술의기법을실험실에서재현하기도하는데,한예로“석회,한움큼,미리갈아둔황,같은양으로.이것들을그릇에같이넣는다.독한식초혹은어린이의오줌을가한다.액체가피처럼보일때까지그릇바닥을가열한다.침전물을거른후그대로사용한다”라는기록에따라만든액체속에연마한은조각을넣으면얇은황화은막이형성되면서금속조각의색이변화하고적절한시간동안담그면정말로은을금처럼보이게만들수있다.(21쪽)
둘째,연금술은무엇보다치밀한물질이론이었다.예를들어6세기말에서7세기초에활동한알렉산드리아의스테파노스는아리스토텔레스철학,신플라톤주의,그리스자연철학,초기기독교사상과더불어당대의의약학지식까지섭렵하여이를연금술이라는자장아래에모아물질세계에대한확고한설명체계를확립하고자했다.막연히신비적이고마술적이라고생각했던연금술은사실고대의사람들이세상을해석하는그나름대로의합리적설명방식인것이다.예를들어체계적이고학문적인연금술이발흥한이슬람에서는라틴식이름게베르로잘알려진,자비르이븐하이얀이독특한금속변성이론체계를세웠는데그가제시한금속의수은-황이론은바로아리스토텔레스철학을계승,발전시킨것이다.그는아리스트텔레스의4원소설을원용해수은-황에서순수한1차성질물질을뽑아낼수있고이런1차성질물질을조합해만든작용제인엘릭시르가금속을금으로변성할수있다고주장했으며그실험절차에대해서도상세한기록을남겼다.이런기록은당대와후대의연금술사를자극해많은비판과논쟁을낳았으며물질을다루고실험하는방법과이론체계를점점발전한다.이는정확히‘과학의과정’이며연금술의기법과체계는18세기이후화학에도깊은영향을미친다.
이책은고대그리스의뿌리부터시작해,이슬람,중세유럽을거쳐과거의화학,연금술이정말로어떤활동이었는지그본모습을드러낸다.우리에게는신비적으로들릴뿐인‘현자의돌’,‘제5원소’같은연금술의개념들은종교나신화에기댄망상이아니라자연에대한관찰,용해와정제같은정교한실험과정을통해도출된‘과학적개념’이다.이미중세유럽을대표하는연금술책,《완전성대전》에는현대의원자에대응하는,물질의성질을띤작은‘입자’개념이등장한다.따라서과학혁명이라고일컫는근대과학은연금술과결별한것이아니라연금술에서이어진것이다.화학의아버지로버트보일과근대과학의거인아이작뉴턴은완벽한연금술사였다.

연금술과화학은한번도단절된적없다
완벽한연금술사,보일과뉴턴
보일의법칙을발견한로버트보일은현대화학의아버지로불린다.만유인력의법칙을발견한뉴턴은말할것도없이우리가세계를보는시각을근본적으로바꾼근대과학의거인이다.그리고이둘다완벽한연금술사였다.
보일은연금술을부정하고합리적화학을시작한과학자가아니다.“보일이제시한원자개념은완전히새로운개념이아니라선배연금술사의논의를확장한것이었다.”(67쪽)중세연금술을대표하는가짜게베르는아리스토텔레스를원용하여그의4원소가최소입자를이루며이들이결합해황입자와수은입자를이룬다고주장했다.이후연금술사안드레아스리바비우스는연금술실험은입자를분리하고결합하는과정이라고보았다.이렇게세상을작은입자가구성하고있다는원자론은고대부터16~17세기까지많은과학자와철학자의주의를끌었으며그사상적표현이바로기계론철학으로발흥한것이다.역시나물질의구성에흥미를갖고있었던보일은세상이제일자연이라는가장작은입자에서시작해조금씩더큰입자로계층적체계를이룬다고생각했으며이런생각은모든원자가같은재료로구성되어있기에“은입자를쪼갠후다시조립해금입자로만들수있다”(76쪽)는연금술적생각으로이어진다.따라서화학의아버지보일은금변성을계속시도했다!
뉴턴은금속의변성,의약품만들기,광물을분류하고추출하기등연금술의모든영역에관심을갖고있었다.그의노트에는연금술이론에관한기록이빼곡하다.그럼에도근대과학을상찬하는신화만들기에빠진사람들은뉴턴과연금술의연결고리를지워버리고자했다.최근의역사학자들은뉴턴이그저취미로연금술을했을뿐이며연금술은그의과학적작업과본질적으로무관하다는주장을받아들이지않는다.뉴턴에게연금술은사이비과학이아니라그저과학이었다.“일례로뉴턴의연금술노트가운데에는빛을가지고수행한실험이등장합니다.그리고흰색빛이사실여러색의빛이합쳐진혼합물이라는발견이여기서최초로언급됩니다.뉴턴은연금술의분석과합성기법을흉내내어빛을분리한후다시합치는실험을수행해이로부터빛의색은바뀔수없고그저서로섞임으로다른색을만들게된다는결론을내립니다.즉뉴턴에게있어광학은연금술과분리되지않습니다.그에게광학실험은빛의연금술이었던것입니다.”(86쪽)

화학혁명의발발,주기율표의탄생까지
그러나여전히연금술이라는거울상을가진화학
라부아지에의산소이론이등장한이른바‘화학혁명’이후연금술은오늘날우리가가진사이비의이미지를뒤집어쓴다.화학의실험은개선되고,숫자로된데이터가등장하며,우리가익히아는화학명명법이고안된다.‘이름짓기’와‘수학화’라는외피를얻자화학자는스스로를연금술사와구별한다.“1737년의사이자화학자인아브라함카우AbrahamKaau(1715-1758)가레이덴대학교에서‘연금술사들의기쁨에관하여’라는제목의연설을했는데그연설에서연금술은‘우둔함의상징’이요,‘과거의유물’이며,‘조롱의대상’으로언급됩니다.이후연금술이라는이름은학문세계에서터부시됩니다.이시기의화학자들은화학에합리적과학의이미지를입히기위해연금술을희생양으로삼았고결국그들은성공했습니다.”(92-93쪽)이책의3부부터6부,다시말해화학반응을설명하는‘친화력’이라는개념의등장부터과학사에서너무나중요한‘주기율표’의탄생을다루는장들은화학을만든수많은과학자와사건들을숨가쁘게추적하고그이면에놓인연금술적전통을끌어낸다.조프루아,라부아지에,토르베르베리만,베르톨레,프루스트,돌턴,게이뤼삭,아보가드로,베르셀리우스,리비히,뵐러,뒤마,케쿨레,멘델레예프까지현대화학을정초한수많은주인공은물질의‘구조’를파헤치고이에따라원소의독특한성질을분류하는데까지나아갔다.1860년대말,주기율표의탄생은젊은화학자세대가원자와분자를정의하고질량분석법을통해각원자의원자량을결정하며구조이론을통해원자들이맺는관계를설명함으로써가능했다.그래서이제연금술의쓸모는수명을다했는가?
저자는그렇지않다고단언한다.문제는그리간단하지않다.오늘날에도화학자들은해결되지않은근본문제를두고서로갈라진다.바로원자가‘실재’하는가를두고벌어지는싸움이다.누군가는원자가실재함으로화학이성공을거두었다고주장한다.다른누군가는원자개념없이도화학을재구성할수있으므로그개념을폐기해야한다고맞선다.그중간에는원자가존재하든존재하지않든그개념은유용하니지식의증진이라는성과를낸다면사용해도문제가없다고유보적입장을취한다.화학을이끈바로이‘실용주의’다.그리고이런태도는연금술의자장아래있다.연금술사는금속의변성을설명하기위해현상을풍부하게설명하는이론이라면편견없이가져다쓰고혼합하고발전시켰다.“이슬람과유럽의연금술사는서로경쟁하는여러연금술이론을만들었고한이론이다른이론을완전히제압하지못한채각축이벌어졌습니다.그과정에서다양하고풍성한열매가맺혔죠.이를두고연금술사의실용주의라고할수있을것입니다.”(286쪽)
지금도화학의상태는마찬가지이다.여전히화학자는원자의실재성에대해합의를보지못했으며화학결합을설명하는양자역학에기반한이론은매우복잡해기초적수준에서는정확도가떨어진다.이에현대화학자는실용주의적입장에서자신의연구결과를직관적으로설명하는이론을사용한다.화학은여전히연금술의실용주의를계승하고있는것이다.그러므로결론적으로“연금술사는과거의화학자이고,화학자는현대의연금술사입니다.”(2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