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 (마루야마 겐지 산문집 | 개정판)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 (마루야마 겐지 산문집 | 개정판)

$15.00
Description
“당신은 정말 소설을 쓰고 싶은가?”
고독과 은둔의 작가 마루야마 겐지가
다가올 소설가들에게 건네는 조언
마루야마 겐지는 문단과 일절 교류하지 않고 오직 집필에 전념해 온 ‘고독’과 ‘은둔’의 작가다. 그런 그가 소설에 전념한다는 철칙을 깨고 다른 사람을 위해 펜을 들었다. 이 책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는 겐지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미래의 소설가들에게 건네는 조언이다. 그들이 펜을 쥐고 글을 쓰게 될 때를 위해서, 그리고 그들이 문학의 세계에 뛰어들었다가 실망하고 도망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꼭 해 주고 싶었던 말들을 지난 30여 년간 쌓아 왔다.
겐지가 쏟아내는 말들은 거침없고 냉철하지만, 동시에 거기에는 깊은 애정이 담겨 있다. 후배들이 고민하지 않고 이 길을 똑바로 갈 수 있도록, 문학이라는 무한히 너른 바다 한가운데로 용감히 뛰어들 수 있도록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단순히 소설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인 요소뿐 아니라 소설을 쓴다는 것, 문학을 한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인지 묻는다.

저자

마루야마겐지

저자:마루야마겐지
1943년나가노현이야마시에서태어났다.1964년부터도쿄의무역회사에서근무하다가1966년〈여름의흐름〉으로《문학계》신인상을받았다.이작품으로아쿠타가와상을받았다.1968년에나가노현아즈미노로이주했으며,이후문단과선을긋고집필활동에만매진하고있다.소설《원숭이의시집》《잠들라,나쁜아이여》를냈고,산문집으로는《시골은그런것이아니다》《나는길들지않는다》《그렇지않다면석양이이토록아름다울리없다》등이있다.사진문집으로는《초정화전草情花傳》과동일본대지진피해지르포《목걸이를풀때》가있다.트위터와블로그에쓴글을재구성한《분노하라,일본》이있다.

역자:김난주
1958년부산에서태어나경희대학교국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원을수료했다.1987년쇼와여자대학에서일본근대문학석사학위를받았다.현재대표적인일본문학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마루야마겐지의《천일의유리》《천년동안에》《소설가의각오》를비롯해《하느님의보트》《코끼리공장의해피엔드》《사우스포인트의연인》등이있다

목차

머리말·소설가가잃어버린것

1장내가기다리는소설가
아직오지않은소설가
이상한세계
편히살수있는시대의소설가
문학적재능
소설가를지망하는세가지유형
내가고대하는세번째유형

2장쓰면서쓰는방법을터득한다
일단쓴다
쓰기시작했다면뒤돌아보지않는다
재능이있으면자기혐오에빠진다
언어로바꾸면맛이안사는이미지
적어도일곱번은고쳐쓴다
한작품을완성해도투고하지않는다
노트를준비한다
작품을낳는꿈
영상에지지않는표현력을기른다
소설가의도구
침묵을지킨다
교우관계를정리한다

3장소설가로데뷔하고나서
소설가로서의첫걸음
편집자를너무믿지마라
절대타협하지않는다
원고료는작품에대한평가와는다른것9
자립이야말로소설가로가는길
시상식에서
원고료만으로생활한다
눈앞의욕망을채우고만족하지마라
아무리쪼들려도선인세는요구하지않는다
소설가들과의교류
‘고독’과‘개인성’을관철한다
세계적으로유례가없는사소설
자기작품을설명하지마라
직장을떠난다

4장펜한자루로살아간다는것
소설가에게작품이란
다가오는자들
영혼을들여다보는예술
정신의피로를간과해서는안된다
체력관리도중요하다
뇌세포를죽이는술과마약
뇌는굶주려있을때가장빛난다
자신을엄격하게통제하라
내려놓을때가있고달려들때가있다
도시에살것인가시골에살것인가
생활수준을낮춘다
창조를위한지식
시골이야말로문학의부활에가장적합한장소
권력에다가가지마라
굶주린아이앞에서뭘할수있을까

5장문학의너른바다한가운데로
나이에걸맞은작품인가
당신이필요하다
장편소설의늪
해변을돌아보지마라
써보지않고는알수없다
당신의안목에휘둘리지마라
고독에넌더리가났을때
소설로돌아와도전해야할일
전작소설을쓴다
미래의문학을짊어질사람

출판사 서평

“이책을쓴것은오직당신같은소설가가
나타나주기를바랐기때문입니다”
아직오지않은소설가를향한기대와당부

소설가가소설집필에전념해야한다는이최소한의상식이이상적이거나금욕적으로보인다면,당신이진짜노리는것은소설이아닌것에있으므로펜을들기전에이렇게자문하십시오.‘정말소설을쓰고싶은가’하고.(8~9쪽,‘머리말’중)

이책은막연하게소설가를꿈꾸는사람들을위한것이아니다.그래서문학적으로나예술적으로나그럴싸한말은찾아볼수없다.마루야마겐지가기다리는‘아직오지않은소설가’는문학계의구원자다.안이하고한심한현실을딛고“똑바로소설가의길을헤쳐나갈”자다.이에먼저그길을걸은선배로서고독과은둔,그리고창작과자립으로가득찬소설가의생활은무엇인지낱낱이밝힌다.즉소설가의식습관,돈관리와건강관리,인간관계,거주환경에대해,퇴고방법과장편소설쓰는법,재능과노력등전방위적인조언이일목요연하게정리되어있다.겐지의조언은명료하다.소설가라면소설에전념할것,전념하기위해걸림돌이되는것이있다면정리하고포기할것.
첫번째장〈내가기다리는소설가〉에서는소설가를지망하는‘세가지유형’에대해말한다.첫째,‘누구의무슨작품같은소설을나도쓰고싶다’고하는동경유형.둘째,‘이정도라면나도어떻게든쓸수있지않을까’하는생각으로시작하는유형.셋째,‘이정도수준을문학이라할수있는가’하고의심하다가‘이런건문학이아니다’라고부정하고,마침내‘훨씬더엄청난소설을쓰겠다’라는다짐으로펜을드는유형이다.이중에서겐지가고대하는소설가는‘세번째유형’이다.이들이야말로진정한소설가가될수있는진짜재능을소유했기때문이다.
두번째장〈쓰면서쓰는법을터득한다〉에서는소설가로데뷔하기위해어떻게원고를준비하는지,세번째장〈소설가로데뷔하고나서〉에서는등단이후현실적으로어떻게살아야하는지구체적으로조언한다.
네번째장〈펜한자루로살아간다는것〉과다섯번째장〈문학의너른바다한가운데로〉에서는본격적으로소설가의자세에대해언급한다.소설쓴다는것,문학한다는것의의미가무엇인지,소설을벗어나돌아갈곳이있는지되묻는다.또한,미래의문학을짊어질새로운소설가,즉아직오지않은‘당신’이나타나주기를고대한다.

“쇠퇴한것은문학이아니라
문학에관계한사람이다”
진실한소설가가경계하는것

인간이언어를소통의도구로사용하며살아가는한,문학의생명은영원합니다.쇠퇴한것은문학이아니라문학에관계하는인간입니다.(209쪽,‘미래의문학을짊어질사람’중)

겐지는지금까지의문학이추락하고있다고외친다.정확히는문학이아니라문학과관계맺고있는모든‘인간’이나락으로떨어졌다고말한다.여기에는소설가뿐아니라편집자,독자,평론가도포함된다.소설이아닌것에기웃거리면서한눈파는소설가,문학에대한애정없이회삿돈으로소설가와친목을도모하기급급한편집자,소설가에게작품외적인것을기대하는안목없는독자,청춘시절읽고감명받은작품을지상최고라고여긴채더는나아가지않는평론가.이들이세력을이루어문단의주류가되고,자신들과다른가치관을비문학적인것으로배제하여,결국문학을추락의길로내몬것이다.
그는오늘날의문학이‘다큰어른들이모여예술가인척하는놀이’에불과하다고일갈한다.특히기존의소설가,개중에서도TV프로그램에출연하고,강연을하고,어느정도알려진유명세로원고료의몇배나높은몸값을주는일을척척하는소설가들,밥벌이를핑계로의뢰받은족족‘쓰나마나한’글을쓰는소설가들을강하게비판한다.문단의권위나국가의권력에다가가는소설가들역시마찬가지다.

이제야말로진정한문학의시대가되지않을까요.그렇게되고안되고는기존의소설가들과는정반대인소설가의등장에달려있습니다.그런소설가들이나타나지않는한,문학은언제까지고부상하지못한채침몰선같은운명을밟게될겁니다.(25쪽,‘편히살수있는시대의소설가’중)

그렇다면진정한문학의시대의소설가가되려면어떻게해야할까?겐지는지구력과자립심,성실함,뒤돌아보지않는것등이다.그는일관되게소설외에다른것보기를경계한다.즉스스로의욕을가지고,스스로쓰며,몇년이걸리더라도끝까지자신이쓴소설을손에서놓지않는것이다.그렇게“언어를붙잡아헤엄치는것을배우고마침내저먼바다를향해나아”가게될것이다.

‘이책을비웃고,
나를깜짝놀라게할미래의소설가에게’
말이아닌작품으로보여주기를

문학의무한히너른바다한가운데에서,당신이언젠가수평선저너머에서홀연히나타나기를즐거운마음으로기다리고있겠습니다.그리고나와는정반대되는자세로,이책을비웃으면서,나를깜짝놀라게하는작품을들고나타날당신을고대하고있겠습니다.(215쪽,‘미래의문학을짊어질사람’중)

겐지가기다리는소설가는‘자립한삶’을사는소설가다.자립했거나자립하려는소설가만이미래의문학을짊어질수있다.안정된시대에태어나모든것이너무풍족한사람,어린아이로돌아가고싶어하는사람,권위주의자,사대주의자는새로운작품을창조해낼수없다.적게먹고,적게벌고,적게만나는최소한의삶을영위하며만족할수있어야한다고말한다.
그래서그는30년만에큰마음을먹고새로운젊은소설가들에게삶을바친조언을쏟아내면서도‘이책을비웃고,자신을깜짝놀라게할작품을들고자신앞에나타나기’를기대한다.이는겐지가이책에서수없이강조하는소설가의자세와일맥상통한조언이다.자신의조언역시부정하고부디그만의길을가기바라는응원이기도할것이다.
물론겐지가지향하는자립이고립과단절을의미하지않는다는사실이다.주위관계를정리하고타인에게기대지않는다고해서,고독과맞서싸운다고해서마음을완전히닫고사는것이아니다.자립한소설가의자세는자신의본질을깊이천착하고,타인의마음속을들여다보고,이세상이무엇인지를알기위해마음을여는고고한자세다.끝없이안으로틀어박히는삶의방식과는반대되는,미래지향적인자세다.그리하여하고싶은모든말을오로지‘작품’으로쏟아내는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