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길들지 않는다

나는 길들지 않는다

$15.00
Description
“누구의 지배도 받지 말고
누구도 지배하지 마라”
고독의 작가 마루야마 겐지만의 자립론
부모나 친구, 주위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도움과 관심을 갈구하는 젊은이가 꽤 많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법을 모르고, 직장에 들어가서도 누가 일일이 가르쳐 주고 명령할 때만 움직인다. 시키는 일을 타율적으로 처리할 뿐이다. 마루야마 겐지가 보기에 이들은 나이가 어려도 이미 ‘죽은 자’들이다.
산문집 《나는 길들지 않는다》에서 겐지는 ‘젊음’을 집요하게 문제 삼는다. 여기서 젊음이란 “단순히 육체적인 젊음이나 세포의 건강함, 신체 기능의 탁월함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젊음은 곧 자립이다. 즉 온전히 자신에만 의존해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자신만 의지하는 일이 누구에게는 삶의 기반을 흔드는 일일 수도 있고, 겐지가 이것을 ‘혁명’이라고 부를 정도로 어려운 일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고군분투 끝에는 분명 세상을 바꿀 정도의 힘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잠재력을 일으키기를 마지막까지 독려한다.
저자

마루야마겐지

저자:마루야마겐지
1943년나가노현이야마시에서태어났다.1964년부터도쿄의무역회사에서근무하다가1966년〈여름의흐름〉으로《문학계》신인상을받았다.이작품으로아쿠타가와상을받았다.1968년에나가노현아즈미노로이주했으며,이후문단과선을긋고집필활동에만매진하고있다.소설《원숭이의시집》《잠들라,나쁜아이여》를냈고,산문집으로는《시골은그런것이아니다》《나는길들지않는다》《그렇지않다면석양이이토록아름다울리없다》등이있다.사진문집으로는《초정화전草情花傳》과동일본대지진피해지르포《목걸이를풀때》가있다.트위터와블로그에쓴글을재구성한《분노하라,일본》이있다.

역자:김난주
1958년부산에서태어나경희대학교국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원을수료했다.1987년쇼와여자대학에서일본근대문학석사학위를받았다.현재대표적인일본문학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마루야마겐지의《천일의유리》《천년동안에》《소설가의각오》를비롯해《하느님의보트》《코끼리공장의해피엔드》《사우스포인트의연인》등이있다.

목차

서문
프롤로그·어느참새의위대한죽음

1장가족에길들지마라
자식은안전한보험
아내는엄마였다
엄마의폭주를막아라
배수진을치고아내에맞서라

2장직장에길들지마라
도망치는인생에는과거밖에없다
산자로살고싶다면자영업에뛰어들어라
진정한자신으로돌아가는데농사만한것이없다
타인을위해일하려고태어난것이아니다
직장인이란,사소한희망에서시작해거대한절망으로끝나는존재

3장지배자들에길들지마라
자유는거저얻을수없다
아무리충성해도노예는언젠가버려진다
국가에게젊은이는만만한총알받이
기자들의정의를믿지마라
지배자들이던지는당근에꼬리를흔들지마라

4장목적이없는자는목적이있는자에게죽임을당한다
품안의‘의존’을하나하나떨어내라
담배라는안이함과절교해라
체형이정신을말해준다
목적이없는자는목적이있는자에게죽임을당한다
술이없었다면혁명은거듭되었을것이다

5장당신을구제할힘은처음부터당신에게있었다
복권은국가로향해야할분노를원천봉쇄한다
안정만큼지루한것도없다
인터넷세계는살곳이못된다
영웅을응원하기전에자신을응원해라
당신을구제할힘은처음부터당신에게있었다

6장누구의지배도받지말고누구도지배하지마라
나는내면의반란을부채질하는자
누구의지배도받지말고누구도지배하지마라
전진하는데최대의방해물은나르시시즘
평생을걸고도못쥐는것이자립이다
자신을버린자와지킨자,두종류뿐이다

에필로그·자립한자의일생

출판사 서평

당신의‘젊음’을죽이는적들은누구인가
적들에둘러싸인현대인
우리는젊음을죽이려는적들로에워싸여있다.현대사회에서는불행하게도태어나자마자자립한젊음을박탈당하고만다.

당신주위에는당신의자립한젊음을죽이려는적으로넘쳐난다.당신이풍요로운환경에있을수록적의수는더욱많을것이다.사회시스템이편리해지고고도해지고복잡해지면서도적은는다.그러니어지간히자각이분명하고각오가굳지않는한야생동물의일원으로생기넘치는삶을산다는것은어려울지모르겠다.태어나기를잘했다는,적어도그렇게생각할수있는생애를보내기란힘들지도모른다.17-18쪽에서

그럼,구체적으로어떤것들이우리의젊음을죽이는가.《인생따위엿이나먹어라》에서도신랄하게몰아붙였던부모의사랑이다.어째서인가.부모가왜곡된애정으로자녀를대할때마다,하나에서열까지시시콜콜뒤를봐줄때마다,고민을털어놓고의논할상대도도움을줄수있는상대도부모밖에없다고세뇌할때마다,자녀의젊음은점점더죽어간다.그런부모역시오래전에젊음을잃어버린상태면서말이다.결국자녀들은부모의보살핌없이는하루도살수없는‘어른아이’가되어버리고부모같은배우자를만나는악순환속에갇혀버리고만다.

자신을과소평가하는자가직장인이된다
가족보다더한최강의적은바로직장이다.겐지는“한번직장인의세계에몸담고나면젊음이말살당해그저얼간이로추락하는도리밖에없다”고일갈한다.

당신이만약안이한판단으로든,숙고끝에내린결정으로든직장인이라는직업을선택했다면,그순간자유롭게살권리의90퍼센트를포기한셈이된다.즉당신은,누가강압적으로뺏은것도아닌데,스무살전후에일찌감치노쇠의길을걷게된것이다.53쪽에서

왜그러한가.직장만큼안정과안일함과안락에젖어들게하는건없기때문이다.그건죽은자의상태다.“분투,혼란,내일자신이어떻게될지모르는두려움”이야말로산자의상태기때문이다.또한“젊음의핵을이루는것은그어떤경우에도자신을타인에게팔아넘기지않는다는자긍심”인데,직장이란곳은굴욕과굴종을내면화하는곳이다.


젊음을죽이는근원적적은국가이다
젊음을죽이는더근원적이고거대한것은무엇인가.바로국가다.국가는철저히소수부유한지배층을위해복무한다.지배층이남몰래두려워하는것은자신들을떠받들고있는그무수한서민이들고일어나는상황이다.노력한것이상의높은지위와풍족한생활을만끽하고있는이들은국민의분노가자신들을향하지않도록,그리고최종적으로는분노를해소하기위해고삐를늦추는가하면때로분출구를마련해놓기도한다.겐지는그대표적인분출구가술과복권임을일깨운다.복권은일확천금이란헛꿈을꾸게함으로써“노예의처지에이의를제기하고반란으로발전할가능성을아예봉쇄”해버린다.어디서고마음만먹으면마실수있는술은더위험하다.“노예들의분노를해소하기위한적정선의마약,그것이바로술”이다.

술앞에서는답답함도슬픔도분노도맥을못춘다.술이들어가면그화살은국가와사회를향하는일도없어지고,어쩌면이상적인사회와국가를재건하는원동력이될수도있었을감정의폭발도그기회를잃고만다.정당한권리주장도다음날이면숙취의두통속에매몰되고만다.출근하기위해옷을차려입고나면,자신에게는이길밖에없다느니,이정도가어울리는인생이라느니,그렇게중얼거리면서비인간적인만원전철에몸을싣는다.그리고직장에도착할무렵이면이미하루에필요한에너지의절반은소모되고만상태이다.-136쪽에서

기자들의정의를믿지마라
국가와마찬가지로매스컴역시젊음을죽이는적이다.겐지는기자들이“국가에서위정자들에게유리하도록왜곡해서흘리는정보를실로안이하게받아들여서는기껏해야비판도못되는코멘트를곁들이는선에서기사로내보내고,뉴스로보도한다”고비판한다.또한그들역시상부의뜻에복종할수밖에없는고용인신세에불과함을상기시킨다.

기자들이자신들은평범한직장인과는다르다,사회의정의를책임지고있다는자부심을갖고있다해도,그들역시이쪽저쪽의안색을필요이상살피며살수밖에없는직장인이다.상부의뜻에따를수밖에없는고용인신세에불과하다.
이때문에날카로운촉각을작동시켜시대의심각한전조를감지했다고해봐야글을써철저하게저항하는선까지는가지못한다.이렇게만성적인중도포기와자기몸사리기에바쁘다는점에서는다른업계직장인의의식과별차이가없다.당근이나던져주고먹잇감을눈앞에다들이밀면입을꾹다물고물러선다.자신의주장을굽히고,입사첫날정의의사자가되리라던고결한결심을이제는생각만해도창피할만큼유치하고풋내나는것으로치부하고는마음의쓰레기통에던져버린다.
실수없이일하는것밖에염두에없어애써다짐한신조가장식물에지나지않는노예근성의소유자로변해버리고만다.그럴거면애당초종합상사나공공기관에서일하는게나았을것이다.103-104쪽에서

대항할힘은처음부터당신에게있었다
이처럼우리의젊음을말살한것은부모이며학교교육이며사회이다.국가이며문명이다.부모의넘치는사랑과,현실에서눈을돌리게한학교교육과,위급한상황이닥치면돌봐줄것처럼군국가다.야생성의광휘를빼앗은편리한문명이다.그리고편안하고푸근한둥지에서언제까지나오려하지않고또이미그런공간이없는데도여전히찾고있는자신이다.겐지는말한다.“자신의문제를스스로해결하지않으려하는자는부끄러워해야마땅한비겁자”이며,“우리는처음부터스스로를구제할힘을갖고있었다”고말이다.마치그힘이없는것처럼느끼는이유는“그힘을끌어낼방법을모르고,저력을발휘하는습관이몸에붙어있지않기때문”이라조언한다.그럼어떻게해야그힘을끌어낼수있을까.

자립한젊음을달콤한이미지나경박한미학따위로획득하려는우둔한짓은하지말아야한다.그것은부끄러워해야마땅한일이다.자립은자신의힘에만의지해고군분투하지않고는얻을수없다.평생을들여도겨우그문턱에닿을까말까한것이다.때로흉측한꼴을당하게될수도있을정도로멀고도험한길끝에있다.194쪽에서

젊음을유지하기위한첫번째조건은“절대속지않는것”이다.속지않으려면모든권력과권위를의심할줄알아야한다.어떤권력도,권위도다사기라고생각하는편이낫다.권력과권위의비위를맞추는단계에서젊음은바로말살당하고,살아있으나산자가아닌인간으로격하되고만다.그러므로겐지는정치에직접참여하지않더라도,정부가하는일에전혀무관심한것은위험한일이라고경고한다.국가가무관심이라는틈을노리고있다가우리의젊음을죽일것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