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가 쓰는 시 (나영순 시집)

날개가 쓰는 시 (나영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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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새의 눈빛과 날갯짓, 소리와 발걸음은 언제나 인간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었다. 이번 시집에 담긴 54편의 작품은 각기 다른 새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하늘과 숲, 들녘과 바다에서 발견한 삶의 진실을 노래한다. 황조롱이의 매서운 눈초리 속에는 사랑의 고통이 깃들어 있고, 까치의 울음에는 아침을 여는 따스한 소식이 실려 있으며, 동박새의 초록빛 날갯짓에는 겨울을 버티는 작은 사랑이 숨 쉰다. 그처럼 시인은 새를 통해 계절의 빛깔과 인간의 내면을 교차시켜, 자연과 존재가 한 몸처럼 살아가는 풍경을 펼쳐낸다.

이 시편들은 단순한 관찰기를 넘어, 삶의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서정시로서 읽힌다. 검은 깃을 가졌다고 어둠으로만 규정하지 않는 까마귀의 노래, 부부애를 평생 간직하는 곤줄박이의 춤사위, 집을 짓고 터를 지키는 물새들의 끈질긴 애정은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연대와 믿음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작은 새소리가 거대한 삶의 서사로 확장되는 순간, 독자는 자연이 지닌 언어와 그 안에 숨어 있던 인간 본연의 감각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결국 이 시집은 새를 노래한 것이 아니라, 새를 빌려 인간의 사랑과 고독, 희망과 기억을 새롭게 써 내려간 기록이다. 하늘을 나는 한 줄기 날갯짓에서, 잊힌 들녘의 소리에서, 우리는 다시 삶을 견디고 사랑할 힘을 얻는다. 이 책은 새를 사랑하는 이뿐 아니라, 시를 통해 삶의 진실을 마주하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건네는 따뜻한 초대장이다.
저자

나영순

·2012서라벌문예등단
·2015시낭송전국대회금상수상
·2017제8회백교문학상수상
·2017대전문인협회올해의작가상수상
·2018호주문학상수상
·2022제32회대한민국커뮤니케이션대상사)한국문인협회상장수상
·2023대전문인협회대전문학상수상
·전)대전문인협회운영자문위원회부위원장
·덕향문학회회장
·대전투데이칼럼위원

시집
·『숨은그림찾기』(2015)
·『꽃을만진뒤부터』(2017)
·『하나의소리에둘이』(2019)
·『그림자는빗물에젖지않는다』(2021)
·『꽃섬에닿다』(2023)
·『거울로는뒤를볼수없다』(2024)
·『날개가쓰는시』(2025)

동시집
·『소나기는말썽쟁이』(2020)

목차

시인의말-시는말하고시인은읽는다4

Chapter1.새벽의소리
까치어떤소리하나14
꿩정겨운봄의소리16
딱새늘가까이서18
종다리온들녘에전하는초록의반가움20
참새우리에게도떼웃음이있다22
박새그들에겐그들의노래가있다26
찌르레기악보보다더악보처럼28
멧새첫봄이마주치는숲길에서30

Chapter2.들녘의숨
까마귀우린물들지않아요34
멧비둘기줄무늬목도리를두르고36
흰뺨검둥오리세상을줄세우다38
원앙사랑할때가장사랑하는42
논병아리업어키운사랑44
뱁새숲의사랑을안다46
때까치사랑보다더큰사랑48
장박새백도를틔우는황금춤50
밀화부리부리를내리고터를뿌리면52
개개비사촌파도처럼하늘을접는다54

Chapter3.숲의문장
곤줄박이하나로살아가기58
동고비회청색가을을날다60
붉은머리오목눈이동그란요정의하루62
제주도오목눈이오목한빛들의둥지66
어치가을숲을숨기는어치68
까막딱따구리숲을두드리는멋쟁이70
쇠딱따구리빛보다아름답게두드리다72
청딱따구리하늘높이두드리는푸른사랑74
오색딱따구리오색사랑으로두드리다76
물까치물꽃보다아름다워78
양비둘기산사속에숨은그림자80

Chapter4.바람의등뼈
황조롱이새하얀눈초리84
솔개하늘의나그네86
매오래된나무처럼홀로서서88
말똥가리잊혀지는숲의지배자90
검독수리하늘의뜻,몸동작92
수리부엉이그림자속의곡예사94
올빼미어둠이어둠을지워내던짙은밤에도96
큰소쩍새짙은밤이숨겨온이야기100

Chapter5.물빛악보
물총새쪽빛물방울로날아올라104
물까마귀겨울에물이야기들을묻다106
검은등할미새언제나물사랑108
바다직박구리멈추지않는사랑의눈망울110
검은머리물떼새명패에새겨넣은연미복겨울연주자112
깝작도요점자처럼읽히는갯벌노래114
흰목물떼새흰깃털을감추지않는한118
괭이갈매기사랑의인연은깊다120
해오라기해처럼꼿꼿한흰댕기122
쇠백로흰물결보다더흰전설124
흑로제주도바람보다흐뭇하다126

Chapter6.밤의눈
동박새겨울사랑을품는흰눈물130
직박구리계절을옮겨놓는이야기132
뿔종다리어둠에잠기는위장술134
굴뚝새흰눈썹의예언들138
섬휘파람새(제주휘파람새)섬파도를타듯140
방울새산숲속의동그란음표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