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산과 우체부와 백일홍

침산과 우체부와 백일홍

$12.00
Description
침산 자락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길어 올린 생태적 사유의 기록.
김종윤 시인의 『침산과 우체부와 백일홍』은 도시에서 몇 발짝 물러난 침산 자락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길어 올린 생태적 사유의 기록이다.

시인에게 침산은 단순히 거주하는 장소가 아니다. 참나무와 백일홍, 딱새와 고라니, 멧돼지와 풀벌레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생을 이어가는 삶의 터전이자, 인간의 고독과 그리움이 자연의 숨결과 만나는 내면의 공간이다. 우체부가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외진 집에서 시인은 백일홍을 가꾸고 텃밭을 일구며, 사소하고 작은 생명들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인다.

그의 시선은 자연을 아름다운 풍경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참새에게 쫓기는 풀벌레의 숨 가쁜 몸짓과 울타리를 넘나드는 고라니의 눈빛, 병든 나무가 쓰러진 자리에 스며드는 생존의 질서까지 세심하게 포착한다. 그 속에는 먹고 먹히는 생명의 치열함과 상처, 소멸과 회복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인은 그 모습을 통해 인간 또한 자연의 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임을 일깨운다.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기억, 지나온 삶과 노년의 몸, 가족과 이웃을 향한 애틋한 마음도 침산의 사계절 속에 깊이 스며 있다. 자연을 읽는 일은 곧 자신을 읽는 일이 되고, 나무와 새와 바람을 바라보는 시선은 삶의 안쪽을 성찰하는 눈길로 이어진다.

『침산과 우체부와 백일홍』은 자연과 인간이 서로의 울타리를 낮추고 함께 살아가는 세계를 꿈꾸는 시집이다. 소박한 일상에서 생명의 존엄을 발견하고, 고독 속에서도 새로운 관계와 희망을 길어 올리는 김종윤 시인의 따뜻하고도 깊은 생태적 상상력을 만날 수 있다.
저자

김종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