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문 (지혜진 장편소설 | 죽은 자를 내어가는 문)

시구문 (지혜진 장편소설 | 죽은 자를 내어가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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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줄거리]
조선시대, 무당의 딸인 ‘기련’은 시신을 내어가는 시구문 앞에서 사람들을 속이고 푼돈을 벌어들이는 소녀다. 무당인 어머니를 원망하고 외면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선택한 것 역시 어머니를 따라하는 것이었다. 친구인 백주는 그런 기련을 나무라며, 아픈 아버지와 어린 동생 백희를 책임지기 위해 바삐 살아간다.
기련은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양반가의 소애 아씨와 우정을 나누게 된다. 그런데 청나라의 침략에 도망쳤던 임금이 돌아옴과 동시에, 역모를 꾀한 양반가의 참수가 있었다는 소문이 돈다. 이 사건으로 집안이 몰락한 소애 아씨는 누명을 벗지 못하고 어느 대감 집의 몸종이 되어 버린다. 기련은 팔려간 소애 아씨를 만나기 위해 백희와 함께 김 대감 집으로 향하지만, 그곳에서 오해와 누명을 쓰고 크나큰 고초를 겪는데…….
무당의 딸이라는 운명을 짊어진 기련, 홀로 아버지와 동생을 지켜야 하는 백주, 양반가에서 자라나 누명으로 한순간 노비가 된 소애. 세 사람은 각자의 운명을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 운명 너머의 삶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이야기.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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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지혜진

서울에서태어났다.지나치기쉬운누군가의마음에대해오래도록쓰고싶은소망이있다.
2017년계간『어린이와문학』청소년단편소설을통해등단했고,2020년서울문화재단창작지원금을받았다.『시구문』은작가의첫번째장편소설이다.

목차

도망치는방법
누구에게나있는것
때묻지않은하나
다시만난날
어제와다른오늘
김대감집
위험한짓
백주
문밖으로부터

『시구문』창작노트

출판사 서평

운명을헤치고새삶을찾아가는아이들의이야기!
운명에이끌려갈것인가,직접운명을이끌것인가?

『시구문』은조선시대에시신을내어가던,죽음과삶의순간이어우러진시구문(광희문)을중심으로자신들의운명을넘어새삶을향해나아가려는아이들의여정을담고있다.정묘호란과병자호란을겪었던인조시대,백성들의어려웠던삶을배경으로전개되는생동감넘치는이야기다.
이책에는세명의아이가등장한다.무당인어머니를부끄러워하고원망하는기련,편찮은아버지와어린동생을책임지는소년가장백주,누명으로몰락한양반가의소애아씨.어느시대나청소년들의삶은불평등하고아프듯이,이들역시괴롭고힘든삶을이겨내려애쓰지만각자의발목을움켜쥔운명에서벗어나는것은쉽지않다.삶은언제나예기치않은방향으로흘러가고,제힘으로는해결할수없는상황까지몰리는한이있더라도그들은끝까지희망을놓지않는다.왜냐하면‘살아있기때문’이다.

“우리는아직이렇게살아있었다.우리를도와주는사람이없어도,막다른길에내쳐졌어도,사랑하는사람을잃고미워했어도우리는숨을쉬고있었다.살아있는한우리는무엇이든할수있어야했다.누군가를돕고,다시길을찾고,미워했던사람을다시이해해야했다.”(151쪽)

상처를입는것은아프지만그상처가단단한굳은살이될때,비로소서툴고미숙한자신을끊어내고새로운자신이될수있다.소중한누군가의죽음앞에서삶의의미를깨닫고,자신의모순된행동을직시하고,원망하던가족을이해하며받아들이는과정에서아이들은조금씩성장한다.

어머니는지금이순간무당도아니고,아버지를잡아먹은나쁜아내도아니었다.그저자식을걱정하는어머니일뿐이었다.아니,어머니는한순간도어머니가아니었던적이없다.그저내가외면해온순간들이있었을뿐이었다.(162쪽)

지금이순간에도가족과갈등을안고있는청소년들이있을것이다.때론벗어나고싶지만,그럼에도끝내곁에남는유일한존재가가족이다.기련역시어머니가숨겨온비밀을알게된후에야세상에자신을위해기도해준단한사람이어머니뿐이었음을깨닫는다.조선시대무당의딸이라는독특한배경에도어머니,가족,운명의이야기는공감하기에충분하다.시대가변해도질풍노도의시기를겪는청소년의고민과마음은한결같기때문이다.
병자호란이라는역사적사건에서비롯된이소설은마치그시대에살고있던아이들을만나는것인양생동감이넘친다.그러면서도시대를초월하여요즘의청소년들과한없이공감하며읽어나가게된다.시구문바깥의삶도여전히거칠고험난하겠지만,직접두려움의문을넘어선이들은더이상두려워하지않을것이다.이책을덮은아이들역시마음속자신만의시구문을넘어,서툴고어리숙한모습을벗고조금더변화한내일을맞이할것임을믿는다.

시구문의정식명칭은‘광희문’으로,1719년부터현판이걸렸다.이책의표지에시구문현판은소설적으로형상화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