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모범생 - 특서 청소년 무학 23

가짜 모범생 - 특서 청소년 무학 23

$12.00
Description
[줄거리]
전교 1등 영재 코스만 밟아온 일란성 쌍둥이 형 건휘는 성적과 스펙에 집착하는 엄마와 매일 다툼을 일으키곤 했다. 그런데 터질 듯한 스트레스를 안고 지내던 건휘가 큰 사고를 치게 된다. 농구 게임을 하다가 시비가 붙은 아이의 목을 조른 것이다. 아이가 의식을 잃어 병원에 실려 간 사이, 건휘는 도망치듯 현장을 빠져나갔다. 그날 밤, 엄마는 선휘의 방으로 찾아와 말했다. “선휘야, 형 대신 네가 그 애의 목을 졸랐다고 말해줄 수 있겠니?” 엄마는 ‘완벽한’ 형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설령 동생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일이라 해도.
그러던 어느 날, 건휘가 죽었다. 건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그에게 쏟아 부어졌던 엄마의 집착은 선휘에게 옮겨가게 된다. 형을 대신하는 것이 산 자로서의 도리라는 엄마의 집착에 선휘는 자신이 점점 미쳐가는 것 같다고 느낀다. 답답한 속을 그나마 뚫어주는 것은 시원한 콜라. 정신과 치료는 진전이 없고, 혼자만의 싸움을 이어가던 중 같은 반 은빈과 가까워진다. 성적은 나쁘지만 자신의 꿈을 당당히 이야기하는 은빈과 사귀며 선휘도 자유로운 삶을 점점 더 강하게 갈망하게 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엄마의 집착과 선휘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선휘는 그 끝에 자신의 세계를 지켜나갈 수 있을까?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손현주

서울에서태어났다.대학에서역사학을,대학원에서신문방송학을전공했다.2008년국제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엄마의알바』로등단했고2009년문학사상에단편소설『당신의남자』로신인상을받았다.2010년평사리문학대상을수상하였으며,제1회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수상했다.작품으로는『불량가족레시피』『소년,황금버스를타다』『헤라클레스를훔치다』『도로나이별사무실』『빡빡머리앤』(공저)...

목차

가짜모범생

『가짜모범생』창작노트

출판사 서평

<줄거리>
전교1등영재코스만밟아온일란성쌍둥이형건휘는성적과스펙에집착하는엄마와매일다툼을일으키곤했다.그런데터질듯한스트레스를안고지내던건휘가큰사고를치게된다.농구게임을하다가시비가붙은아이의목을조른것이다.아이가의식을잃어병원에실려간사이,건휘는도망치듯현장을빠져나갔다.그날밤,엄마는선휘의방으로찾아와말했다.“선휘야,형대신네가그애의목을졸랐다고말해줄수있겠니?”엄마는‘완벽한’형을지키기위해무엇이든할수있었다.설령동생에게죄를덮어씌우는일이라해도.
그러던어느날,건휘가죽었다.건휘가스스로목숨을끊은후그에게쏟아부어졌던엄마의집착은선휘에게옮겨가게된다.형을대신하는것이산자로서의도리라는엄마의집착에선휘는자신이점점미쳐가는것같다고느낀다.답답한속을그나마뚫어주는것은시원한콜라.정신과치료는진전이없고,혼자만의싸움을이어가던중같은반은빈과가까워진다.성적은나쁘지만자신의꿈을당당히이야기하는은빈과사귀며선휘도자유로운삶을점점더강하게갈망하게된다.끝이보이지않는엄마의집착과선휘의아슬아슬한줄타기,선휘는그끝에자신의세계를지켜나갈수있을까?

<책속에서>

병원밖으로나오자마자편의점부터찾았다.길건너에편의점이보였다.신호등도무시하고길을건넜다.목이탔다.갑자기자동차경적이크게울렸다.길을걷는동안편의점만오롯이떠올리다보니도로위의차들을의식하지않았다.나는고갯짓을하며후다닥편의점안으로뛰어들어갔다.음료냉장고가편의점안쪽에깊이들어가있었다.냉장고앞으로다가가닥치는대로빠르게콜라캔을몇개집었다.계산도하기전에먼저콜라캔을하나따서마셨다.톡쏘는콜라가목울대를지나자가슴에서불이날것같은더운기운이가라앉았다.편의점에서계산을마치고밖으로나왔다.
나는콜라중독자다.언제어디서나내손에는콜라가들려있다.콜라없는세상은상상하기도싫다.스트레스가쌓이면하루에1.5리터짜리콜라를세병까지마실때도있다.콜라가눈앞에없으면불안해손이떨리고심장이터질것같다.언제부터콜라에중독된것인지나도모른다.엄마는콜라성분에중추신경을마비시키는물질이있다고하지만,난신경쓰지않는다.콜라를먹어서죽나스트레스로죽나마찬가지이기때문이다.(본문10쪽)

형이두번다시고개를들지못할것같다는예감이들었다.3분먼저태어난쌍둥이형이스스로목숨을끊었다는사실은어쩌면못된상상이어야했다.
잠시뒤,정신을차리고현실이라는사실을깨달았다.집밖으로뛰쳐나간후에야전화할수있었다.그후집으로돌아온엄마의첫마디는이랬다.
“지금내가뭘보고있는거니?선휘야…….”
엄마는바르르떨리는목소리로방바닥에손을짚으며주저앉았다.119구급차가오고의료인이구급처치를했지만형은끝내눈을뜨지않았다.
“네가왜죽어야하는거니?왜!”라며질러대던목소리가귓전을울렸다.
그날분명히두눈으로생지옥을보았다.의식불명이었던형은그렇게집을나간뒤돌아오지않았다.우린새로맞이할열일곱살을며칠남기지못한채각자다른선택을했다.(본문22~23쪽)

엄마의침착한태도에몸이바짝얼어붙을것같았다.평소의엄마와는사뭇달랐다.
“형이사람을죽이려고했어.이게말이돼?”
내말이끝나자엄마의눈꺼풀이파르르떨렸다.처음으로엄마앞에서형을비난했다.
“그입다물어!형은그저화가났을뿐이야.”
엄마가낮은소리로말했다.엄마는평정심을잃은듯목소리에떨림이심했다.아빠는출장중이었고형은엄마방에서꼼짝도하지않았다.
그날밤,내방에건너온건형이아닌엄마였다.엄마는침대에누워있는내게어둠속에서이렇게속삭였다.
“선휘야,형대신네가그애의목을졸랐다고말해줄수있니?”
무섭고끔찍한소리는엄마의입에서나온것이었다.믿을수없지만…….처음에나는내귀를의심했다.
“어두운밤이라너랑형을구별할수없을거야.더구나넌모자까지썼으니아무도모를거야.”
엄마는무릎이라도꿇을듯이내손을붙잡으며애원조로말했다.(본문81쪽)

엄마는형이죽은후상실한것들을내가되찾아줄것이라고믿었다.
“넌형이못한것들을이루어야할이유가있어.그건산자로서도리야.그래야죽은형에게미안하지않지.”
엄마는입버릇처럼내게말했다.죽은형에게속죄라도하라는의미였다.살아있는자의무게,시간이지날수록엄마가내게원하는게무엇인지분명해졌다.
형이죽은후담임은내우울증이더심해지는것같다며엄마에게정신과치료를권했다.엄마는아들이정신과에들락거리는것이소문이라도날까봐전전긍긍했다.그러나날이갈수록증상이심해지자결국병원에가서검사를받았다.의사는형을잃은상실감으로우울증이심해공감능력이나언어능력마저떨어지고있다는진단을내렸다.이런경우부모와자녀모두치료를받는게좋다는소견을냈다.엄마는그말을듣자마자내손을잡아채며병원을나왔다.엄마는무척자존심이상한것처럼보였다.
“너머리좋은사기꾼이누군지아니?의사와변호사들이야.어떻게해서든코를걸고넘어가야하거든.난그렇게호락호락하지않아.너만당분간상담받아.”
엄마는그렇게자신을합리화시키며정신과치료를거부했다.(본문91~92쪽)

“엄마는뭐가그렇게완벽해?뭐든지자신이아는길을가지않으면길을잃은거야?엄마눈엔내가시체처럼보이지?”
“뭐,시체?”
“그래,내가죽은듯이숨죽여야만엄마는좋아하잖아.난점점엄마가끔찍해.여기서멈추고싶어.”
“선휘야,엄마좀봐.엄마는세상에서널가장사랑해.”
엄마의전략이다시바뀐건지이제내게나긋나긋한목소리로호소를하고있었다.
“하!사랑,사랑?날맘대로하려는게사랑이라고!”
“선휘야,너왜이리거칠어졌어.엄만도무지널이해할수가없어.”
엄마는화를누그러뜨리며속삭이듯말했다.엄마의태도를이해할수없는건나였다.어디서부터잘못된것인지설명할길이없었다.가끔형처럼될까봐두려웠다.(본문14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