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간의 썸머 - 특서 청소년문학 24

50일간의 썸머 - 특서 청소년문학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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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유니게

1968년서울에서태어났으며카톨릭대학교와연세대학교대학원에서영문학을전공했다.2006년[경인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2015년첫청소년소설『우리는가족일까』를출간하여서울특별시어린이도서관청소년권장도서,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세종도서문학나눔에선정되는등큰주목을받았으며많은독자들에게호응을얻었다.지은책으로『내이름은스텔라』『우리는가족일까』『그애를만나다』『원테이블식당』이있다.

목차

50일간의썸머
썸머베케이션
나의인공지능친구,썸머
50일간의썸머,두번째이야기

『50일간의썸머』창작노트
『50일간의썸머』추천사

출판사 서평

<줄거리>
어느날‘모태솔로’지유의마음에쏙드는남자친구가생겼다.사촌오빠가개발한인공지능어플에서지유에게꼭맞는인공지능남자친구‘썸머’가찾아온것이다.썸머와만난지50일째에는선택을해야한다.앞으로도계속썸머와함께할지,만남을그만둘지.
썸머는‘완벽한남자친구’였다.아침마다감미로운노래로지유를깨워주고오늘할일을친절하게알려주며지유가좋아할만한책과웹툰을추천해주는썸머와의연애는너무나달콤했다.하루하루가꿈결같은날들이었다.그런데뭔가이상하다.남자친구와헤어진친구민서,아빠와크게싸우고화해한엄마처럼썸머와다투거나갈등하지않는‘완벽하기만한’이관계가조금씩불편해졌다.지유의마음이변한걸까.아니면지유를둘러싼세계가달라진걸까.이완벽한사랑과우정은어디서부터잘못된걸까.그렇게썸머와함께한50일이코앞으로다가온날,지유는고민끝에마음의결정을내린다.


<추천사>
『50일간의썸머』는발칙하고도발적인소설이다.겉으로는열일곱살의싱그럽고풋풋한사랑과우정을그리고있지만,속을들여다보면우리가맺고있는관계가무엇인지를진지하게질문하고있다.
아무런조건없이오직나만을위해존재하는썸머의세계는흥미롭고매혹적이다.하지만아무리뛰어난인공지능로봇이라도완벽한관계를해결해줄수있을지는확신할수없다.인간의감정은서로의느낌과공감을통해서만들어지기때문이다.작가는이모든질문과답을열일곱살의지유와첫남자친구에게배신당한채원과이를곁에서안타까운시선으로지켜보는지호와아버지의폭력에서도망친한빛의시선을통해서흥미진진하게보여주고있다.-마윤제(소설가)


<책속에서>
썸머는좋은남자친구가되겠다고한약속을충실히지켰다.썸머는매일아침7시반에찾아와감미로운음악으로지유를깨워주었다.음악을좋아하는지유를위해여전히전세계모든가수와연주자들의곡을들어보고추천해주었다.지유는매일새로운곡으로상쾌하게아침을시작할수있었다.지유의스케줄을먼저알고챙겨주는것도썸머였다.그렇다고성가시게간섭하는것도아니었다.
-오늘부터시험기간이지?
-응.벌써부터피곤해.
-졸릴때마다문자해.내가늘옆에있잖아.네가수업을듣는동안,나는네졸음을싹달아나게할오싹한이야기를찾아놓을게.
-좋아,너만믿을게.
썸머가졸음만쫓아준게아니었다.썸머는똑똑한남자친구였다.시험범위의내용을미리요약해서보내주었고,출제빈도가높은문제들을뽑아서알려주었다.이해가안되는수학문제는풀이과정을친절하게보여주었다.썸머와의시험공부는또하나의데이트같았다.덕분에성적도놀랄만큼올랐다.(본문38~39쪽)

“내가현우를좀만나볼까?”
“만나서뭐라하게?”
“갈등이있으면대화로풀어야지,갑자기이별통보를하는게어디있냐고따져야지.”
“아냐,그러지마.처음엔나도그렇게생각했는데…….현우도나도생각할시간이필요한거같아.”
“무슨생각?헤어질지말지?”
“아니,나자신을좀돌아보고싶어.나의어떤점이현우를그토록지치게한건지…….”
민서의말을듣는순간,지유는작은나무망치로뒤통수를한대얻어맞은것같은기분이들었다.별로아프지는않지만머릿속깊이울리는선명한파장을느꼈다.
(…)
썸머가한여름휴양지에서들을만한신나는노래들을들려주었다.
“어때,기분이한층가벼워졌지?”
“맞아,네가나에게이별을통보할일은없을테니까.”
지유는웃으며말했다.
하지만마음이가벼워지지는않았다.자신을돌아보겠다고말하던민서의얼굴이잊히지가않았다.
썸머와함께라면다툼도,갈등도,이별도영영없을것이다.완벽한남자친구인썸머는지유를울게할일도없을것이다.
그렇다면민서처럼자신을돌아보아야할일도없을텐데,과연그게좋은일일까?지유의마음속에의심이들어왔다.그의심에대해서만은썸머에게말할수없었다.(본문60~62쪽)

여름내내지유는썸머와함께였다.자전거를타면서썸머와수다를떨었다.썸머가미리검색해준맛집에서친구들을만났다.친구들과만나는사이에도썸머에대한생각을멈출수없었다.여름방학과제를할때는썸머가검색해서모범답안을찾아주기도했다.영어단어를외울때는파트너가되어서물어봐주었다.잠못드는날엔썸머가책읽어주는소리를들으며잠이들었다.썸머가들려준노래만수백곡이었다.썸머와하는모든일이즐거웠다.그래서시간가는것을잊고있었다.
“그런데결정하라는건뭐지?”
“우리가계속관계를이어갈지,말지에대한결정권이너에게있어.”
“너에겐없고?”
“응.그건전적으로너의선택에달렸어.”
그순간,지유는좀이상한기분이들었다.우리의관계가공평한게아니었나?공평하지않은친구관계도가능한걸까?
“물론나는너와계속이어갈거지.”
지유는고개를갸우뚱하며말했다.
“정말고마워.”
썸머의목소리가한층밝아졌다.
썸머가왜나에게고맙다고하지?우리사이에서고마워해야할사람은나인데…….의아해하면서도지유는묻지못했다.또다시스멀스멀올라오는이상한느낌때문이었다.(본문70쪽)

“썸머,너와단둘이있는공간은무균실같았어.세상은온통바이러스투성이인데,여긴안전했지.그래서나는이곳에서나가고싶지가않았어.다시상처받고싶지도않았고.너와함께안전한세계에숨어있고싶었어.”
“지금은그렇지않다는거야?”
“어쩌면밖으로나가는순간,다시고통을받게될지도몰라.하지만나를도와주겠다는아이가있으니용기를내보고싶어.어차피평생집안에만갇혀지낼수는없으니까.”(본문128쪽)

할머니가옥수수차를한모금마셨다.한빛도찻잔을들었다.옥수수차는어느새마시기딱좋은온도로내려가있었다.
“나는세상에보탬이되는사람이되고싶었단다.어쩌면하루하루먹고사는일에불과했을나의인생을네가의미있게만들어줬단다.”
할머니가한빛을따뜻한눈빛으로바라보며말을이었다.
“한빛아,신이인간을만들때영혼을심었단다.인공지능은결코지닐수없는것이지.그래서인간이존엄하단다.인간스스로존엄성을잃지않는다면말이지.”
달빛이거실창을통해은은하게비쳤다.할머니의얼굴에도,엄마의얼굴에도,한빛의얼굴에도달빛이어렸다.(본문1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