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찾고있는아이들에게
“마음의소리에귀를기울여봐!”
자연에깃들어사는수많은생명의이야기를끊임없이전해온우리나라최고의생태작가이상권이들려주는『호랑이의끝없는이야기』는자아를찾아가는시기의어린이독자들에게꼭필요한‘나다움’에관한메시지를들려준다.행복해지는답을알고있는호랑이의끝없는이야기를함께따라가는동안,아이들은많은이들의사연을함께듣고고민하고,허황된욕심을부리는이들이결국파멸하는모습을지켜보며자신이진짜이루고싶은꿈은무엇인지생각해보게된다.『호랑이의끝없는이야기』는이제막세상에발을내딛고꿈을찾아가는아이들을올바른방향으로이끄는,보이지않는손이되어줄것이다.
“마음의소리에귀를기울이다보면하고싶은일,좋아하는일이많이떠오를거야.꿈이생겨난다는뜻이지.”(작가의말에서)
백호허산의발자취를그대로담아낸
섬세하고환상적인그림의힘!
『달집태우기』로앤서니브라운그림책공모전최우수상을수상한전명진작가가『호랑이의끝없는이야기』의그림을그렸다.그려진모든생명체가살아숨쉬는듯한섬세한묘사는신성한백호허산의여정을함께하는독자들의눈을뗄수없게만든다.호랑이의여정이라는이야기의전통적색감을살리면서도작가만의환상적인분위기를가진,세상에단한권뿐인동화책이다.
<줄거리>
봉래산백번째봉우리에서신성한아기백호가태어난다.500년전부터산신령이된동물이모두백호라는것을알게된검은늑대족은아기백호의목숨을노리고,위기에내몰린어미호랑이는인간농부부부인허절구의집에아기를맡긴다.의붓어미인누렁이의보살핌을받으며자라난아기백호는허절구부부의자식인‘허산’이되어동네아이들의사소한고민을들어주고역병귀신의억울한마음을풀어주며모든생명의목소리에귀를기울인다.
그러나역병귀신을물리친백호에대한소문이퍼지며그를노리는이들이많아진다.욕심쟁이황부자,왕을꿈꾸는수성대사,곡마단의반쪽이…….그러나그들에게도허산은언제나‘네마음이가는대로해’라는조언을남긴다.단,헛된욕망이나탐욕이아닌진정한마음의소리에귀를기울여야한다는것.허산역시자신의마음에귀기울이며진정으로원하는꿈을찾아간다.
<책속에서>
봄,여름,가을,겨울의이름이다다르다고하는봉래산백번째봉우리에우뚝솟은바위밑에는제법큰굴이있었고,바로거기에서‘눈꽃이피다’라는호랑이가아기를낳았단다.
처음으로아기를낳은눈꽃이피다는자기몸에서나온핏덩이를보자묘하게도흥분이되는거야.아기가입을이리저리문지르다가신기하게도젖을물고빨아대는데,간질간질그아련한느낌이란,아,얼마나황홀했는지몰라.
어,그런데아기는하얀호랑이,즉백호였어.눈꽃이피다는신기한듯백호를내려다보면서저도모르게
“오오,미래의산신령님이오셨군!”
하고기쁘게소리쳤어.지금현직에있는산신령도백호이고,최근5백년간연달아뽑힌세명의산신령이모두백호라는것도잘알고있었거든.
눈꽃이피다는따뜻한혀로아기를핥아주면서얘기했어.
“네가지혜로운산신령이되어세상모든생명의아픔을어루만져주었으면좋겠어.”(본문12~13쪽)
아이들은날마다허산과놀기위해서똥냄새맡은똥파리처럼몰려들었어.
“호랑아,호랑아,넌정말곶감을무서워하니?”
“호랑아,호랑아,넌정말담배피우니?”
허산은그렇게호기심많은아이들이좋았어.그눈빛은조금도위협적이지않았고,어떻게해서든상대를이해하려는듯했거든.히히히!
참으로신기한것은,집에서는말한마디없는아이들도허산이앞에만오면주저리주저리떠들어댄다는사실이야.어떤아이가
“호랑아,호랑아,난그림을잘그려서도화서화원이되고싶은데,우리부모님이못하게해.우리부모님은목수가되래.난어쩌면좋을까?”
진심으로속엣말을끄집어내면,허산은끝까지듣고
“네마음이가는대로해.그게가장좋은거야!”
역시진심으로말해주었지.또어떤아이는자꾸자꾸친구가괴롭혀서힘들다고하였고,어떤친구는공부가너무너무되지않아서힘들다고,또어떤친구는팽이치기를너무너무못해서속상하다고,연날리기를잘하고싶은데못해서속상하다고…….하여튼별의별하소연을다하였어.심지어방귀가자꾸나와서걱정이라는아이도있고,강아지가자기를너무좋아해서걱정이라는아이,잠이너무많아서걱정이라는아이까지.
허산은그런아이들의이야기를가만히들어주었고한결같이
“네마음이가는대로해.”하고말했을뿐이야.한데도아이들은모든문제가해결된것처럼좋아했지.(본문34~36쪽)
“사실내가어려서부터너무가난하게살아서그렇지,마음이나쁜사람은아닙니다요.나도어렸을때는흥부와놀부이야기를들으면그못된놀부를혼내줘야한다고생각했고,심지어구렁이가개구리를잡아먹는것을보면약한생물이불쌍해서구해주기도했답니다.”
저도모르게어린시절이야기를고주알미주알늘어놓았어.자신조차까마득히잊고있었던기억까지생각이나는데,그때마다황천돌은
‘어쩌면저백호놈이마법을부려,잊고있었던기억들을하나하나끄집어내는지도몰라.’
그런생각을할때도있을정도였어.
허산은황천돌의이야기가끝날때까지,어떨때는꾸벅꾸벅졸던별이사라질때까지,어떨때는아침부터지지배배요란떨던제비들이잠들때까지들어주었는데,
“아우님은천성이착한분이십니다!”
허산의입에서나오는그한마디가어찌나기분을좋아지게만드는지그냥온몸으로다디단물이흘러드는기분이랄까!황천돌은살아오면서한번도칭찬이라는것을받아본적이없었거든.
그러니그호랑이는참으로특별한존재였지.분명하찮은미물에불과하고,마음만먹으면언제든팔아넘길수있는것이지만,그놈이갖고있는알수없는힘을알고있기에누군가팔라고할때마다고민이되는거야.(본문77~78쪽)
좌의정은그런왕을보고는황송하다고말을한다음
“다폐하를위해서이러는것입니다.백호의뼛가루를물에타서마시면키가자라고,그것을얼굴에바르면피부가옥돌처럼좋아진다고하니…….”
왕은눈알이튀어나오도록쳐다보고는
“그게사실이냐?”
하고물었어.앞에서도말했던것처럼왕은외모콤플렉스에시달리고있었거든.지금까지살아오면서못생겼다는말을백만번도더들었을테니까,아니천만번도더!그래서지금도왕비를볼때마다솔직히늘민망하고움츠러들게되는것이사실이야.그래서키가자라고얼굴이달라질수만있다면무슨짓이든다할수있었지.결국왕은좌의정에게속닥속닥귀엣말을하였고,좌의정은알았다고고개를숙이면서물러났단다.(…)
왕은허산과조릿대숲길을걸으면서이런저런이야기를하다가말했어.
“허산아,난왕이되었고,예쁜왕비도맞이했고,내뒤를이을왕자도배속에서무럭무럭자라고있다.그러니이룰걸다이룬셈이다.그런데도자꾸마음속에서새로운목소리가들리니어쩌란말이냐?”
허산에게솔직하게말하지는못했지만,마음속에서들리는새로운목소리가무슨말인지너희들은알겠지?그래,외모가근사하게달라지고싶은욕망이었어.
허산은왕의말을듣자마자
“폐하,당연히그목소리의부름에따라야지요.앞으로도그렇게하시면됩니다.”
“알겠다!”
왕은고개를끄덕이면서허산을보았지만,그와눈을마주치지는않았어.눈을마주치면상대가자신의마음속을들여다볼것만같았거든.(본문150~152쪽)
허산은코끼리한테그연습을하라고했어.그런식으로모든연습생한테자기가하고싶은것,가장잘할수있는것을하라고한거지,자신있게!
“누구나타고난재능이있으니자신을믿고,마음이말하는대로따라가라.”
그러자놀라운일이벌어진거야.
반쪽이는눈으로보고도믿을수가없었어.어떤뱀은입으로피리를불고,어떤말은뒷발로일어서서춤을추고,어떤돼지는유명한인간가수의노래를성대모사하고,백층높이의나무를올라가는사자도있고…….
허산도곡마단무대에올라가서쇼를했는데,뭘했는지아니?아마놀랄걸!긴곰방대에다빠끔빠끔담배를피우고는눈으로연기를내뿜거나똥구멍으로연기를내뿜었어.어사또를따라다니다가한청년에게배운기술인데,그것을써먹게되리라고는상상도못했으니,세상일이란진짜몰라.
아무튼각자가장잘하는것들을연습해서무대에오르는배우들이많아질수록관객들도구름처럼몰려들었어.
공연은주로그섬에있는원형극장에서열렸지만전국을순회하면서하기도했는데,그때마다북새통을이뤘지.특히왕궁이있는한양에서공연을할때는열흘간이나연장공연을했으니,대박이야,대박!
당연히천지왕을비롯하여산신령,용왕님도찾아왔어.물론그분들이오실때는일반사람들의출입을통제했다나어쨌다나!(본문175~178쪽)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