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 가이드, 하얀 고양이 - 특서 청소년문학 28

시간여행 가이드, 하얀 고양이 - 특서 청소년 문학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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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생태 작가 이상권, 끝나지 않는 시대의 비극을 그리다!
“우리 몸에는 원자 폭탄
‘리틀 보이’의 피가 흐르고 있어.”
생리가 늦어 고민인 17살 소녀 박선은 어느 날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이 노란 고양이가 된 것! 어리둥절한 박선의 앞에 하얀 고양이가 나타나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지금 3일 전, 박선 네 시간 속으로 들어와 있어.” 하얀 고양이의 정체는 바로 시간여행 가이드 고선생이었다. 고선생은 자신이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 박선을 찾아왔으며, 의뢰인의 부탁대로 박선을 시간여행자로 선택했다는 말을 전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고모와 건강이 좋지 않은 사촌 동생 신해의 시간 속을 여행하던 박선은 고선생의 존재를 알아챈 신해에게서 이상한 경고를 듣게 된다.
“너, 시간여행 가이드를 만나고 있지? 충고하는데, 그 가이드 더 이상 만나지 마. 네가 시간여행을 하면 할수록 넌 힘들어질 거야. 어쩌면 네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박선은 신해 역시 과거 시간여행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자신의 가족에게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여행을 계속한다. 박선의 가족에게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그리고 고 선생에게 시간여행을 의뢰한 ‘의뢰인’은 누구인가?
환상적인 시간여행을 통해 뒤따라가는 박선의 가족에게 숨겨진 비밀,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잊고 살았지만 우리 곁에 여전히 존재하는 히로시마 피폭 3세대의 이야기.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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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상권

산과강이있는마을에서태어났다.어릴때는나만의옹달샘이있었고,나만의나무도여러그루있었고,나만의동굴도있었다.대도시에있는고등학교에입학하자마자불안증과난독증으로학교생활이불가능해졌을때문학이찾아왔다.『창작과비평』에소설〈눈물한번씻고세상을보니〉를발표하면서작가가됐고,소설〈고양이가기른다람쥐〉는고등학교1학년국어교과서에수록됐다.지은책으로『난멍때릴때가...

목차

어느날시간여행가이드가찾아왔다
아빠랑고모가쌍둥이로호적에올라있다니!
미국에서온신해
시간여행코스는원하면바꿀수있다
미닫이문아래놓여있던신발네켤레
고모는왜프러포즈를거절했을까?
엄마를알고싶어그시간속으로들어갔는데
강제징용가는열네살소년
지구와외계행성이충돌한게아닐까?
몸속에리틀보이의피가흐르고있다
할아버지의그림속에서나온고선생
빡빡머리시간여행자
에필로그

『시간여행가이드,하얀고양이』창작노트

출판사 서평

원폭피해는역사속사건이아니라
지금도진행되고있는시대의아픔이다

1945년8월,일본히로시마와나가사키에터진원자폭탄은한국인7만여명의피해를빚어냈다.피폭으로인한신체적고통도컸지만고향으로돌아와서도‘원자병’에걸렸다며마을에서쫓겨나고버림받은이들의심적고통은이루말할수없었다.살기위해일본에있었다는사실을숨겨야만했던사람들이역사의어두운그림자속에존재했다.
핵전쟁,원자폭탄피폭이더욱무서운것은이러한고통의고리가다음세대,다다음세대에도끊어지지않고대물림된다는것이다.원폭피해는역사속사건이아니라지금도진행되고있는시대의아픔이다.이상권작가는무월경,심근경색,소아암,탈모증세등끊임없는질병과후유증에시달리는이들의이야기를한편의시간여행스토리속에생생히녹여냈다.고양이로변해떠나는시간여행속,풀릴듯풀리지않는가족의비밀이흥미진진하게펼쳐진다.

우리나라최고의생태작가이기도한이상권은히로시마.나가사키원자폭탄투하라는커다란역사적사건을다루면서도,이를인간의눈으로만바라보지않는다.인간의이기심으로인해아무잘못없이영문도모르고사라져간참새,왜가리,고양이,강아지……인간과자연이가진생명의무게는모두똑같다는것을‘시간여행가이드’하얀고양이의눈을통해보여주고있다.눈에보일듯생생하게그려진이야기는여전히상처를안고살아가는피폭2,3세대와영문모르고스러져간수많은생명에게연대의노래를전한다.
현재와과거를오가는환상적인시간여행속가족의비밀이‘원자폭탄’이라는거대한역사적사건과맞물려흥미진진하게풀린다.무거운주제를아름답고따스한시선으로감싸안은『시간여행가이드,하얀고양이』의발걸음을따라가보자.

책속에서

하얀고양이가다시말을이어갔다.
“난시간여행만을전문적으로담당하는가이드,고선생이라고해.”
“뭐,시간여행가이드?”
하얀고양이는고개를끄덕이고는자기들세상에서는누군가에게도움을주는일을하는분들을선생이라고부르는데,가이드는제법존경받는직업이라고강조했다.그런말까지들었으니고선생이라고불러줄수밖에없었다.그래도고양이는존댓말은절대원치않는다고했다.그냥친구처럼지내자는뜻이다.
고선생은박선이마음껏상상하게한다음다가와서꼬리로몸을툭쳤다.
“박선,난너에게시간여행자티켓을주려고온거야.어떤의뢰인이나를찾아와서,너를시간여행자로선택한다음그티켓을전해주라고했어.”
“어떤의뢰인이라고,그게누군데?”
박선은반쯤중얼거리고반쯤은소리내어말했다.고선생은허공으로,자기만이알고있는어떤세상을향해눈길을돌렸다.
“그건말할수없어.의뢰인이비밀로해달라고했으니까.”(본문15~17쪽)

신해가
“너시간여행가이드를만나고있지?”
하고물었다.박선은그자리에얼어붙었다.뭔가신해의소중한물건을훔치다가들킨기분이랄까.신해는결정적인증거를잡은탐정처럼노려보았다.
“그가이드가너한테갔을줄은상상도못했어.엄마나외삼촌한테갈거라고생각했는데…….”
박선은그말을이해할수가없어서그냥가만히있었다.
긴머리카락이신해의얼굴을가리고있었다.(…)
“그리고충고하는데,그가이드더이상만나지마.네가시간여행을하면할수록넌힘들어질거야.어쩌면네가감당할수없을정도로.진심으로부탁하는거야.시간여행경험자로서,네사촌으로서.”
신해의목소리는새벽한기만큼이나차갑게박선의몸으로파고들었다.저도모르게몸을옹송그린박선은왜그러냐고물었다.신해는다시돌아서서동굴처럼까만뒷모습만보여주고는,때론아는것보다모르면서사는것이더좋을때도있는법이라고,그래서말을하지않는것이라고말했다.(본문56~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