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유물과의만남을위해
한번쯤,박물관으로!
―19년차큐레이터의아주특별한박물관초대장
대부분의사람들에게박물관은과거에멈추어있는박제된것들의보관소이며,딱딱한학습공간이자현실과동떨어진곳이다.사람들의이러한고정관념을깨는것은큐레이터의오랜숙제다.저자또한그러한열망으로전시를기획한다.이책에는그과정이생생하게담겨있다.올라운드플레이어처럼전시를기획하고집을짓듯이세밀한부분을챙기고,동료큐레이터와디자이너의의견을적극적으로구하고,유물을대여하고,관람객을위해전시공간의동선하나하나를배려하면서전시장을걷고또걸어본다.도록에‘큐레이터의노트’코너를만들어독자에게말걸기를시도하고,전시장에서관람객과직접만나는‘큐레이터와의대화’시간에는시시콜콜한전시이면의이야기를재미나게들려준다.그덕분에저자를비롯한박물관큐레이터들의노력이온전히녹아있는박물관의특별전시는이제‘안보면손해’라는생각이절로들며,한번쯤박물관으로발길을인도한다.
저자는특별전시외에도무료로전시하고있는용산국립중앙박물관의상설전시관과야외정원이야기도놓치지않는다.박물관관람방법은정답이없다며,단하루한번방문으로는절대모두볼수없는이곳을숙제하듯관람하지말고뭔가를알아야한다는부담이나어떤의무없이그저유물을마주하라고권한다.처음에는어색하지만이단계를넘어가면그냥저절로이어지는느낌의흐름을따라가게된다.그렇게유물과의대화가시작된다.
특히저자의‘아주사적인중박사용설명서’는필독을권한다.저자의말대로상설전시관은내가어떤취향의사람인지파악하기좋은곳이다.문자역사이전시기의유물에더끌리는지아니면문헌기록과유물의연결짓기를더선호하는지,평면적인메시지가좋은지아니면입체적이고부피감있는유물이취향인지,화려한유물에눈길이가는지아니면소박하고잔잔한것에끌리는지확인하면서나는어떤사람인지를생각해보면좋은곳이바로박물관이다.
저자가애정하는곳도한번쯤찾아보고싶어진다.비가올때는2층목칠공예실을,머리가아플때면3층도자공예실을찾아흙을구워유약을입힌원숭이,향로를받치고있는토끼와눈맞추고오고싶어진다.야외정원에서는제쓸모를다하고은퇴후의시간을보내는보신각종과‘국기에대한경례불상’을만나보고싶고,계절마다산책길을걸어보고싶어진다.박물관은큰맘먹어야가는곳,어디부터봐야할지막막한곳이라생각했던사람들이이책을읽고한번쯤박물관을찾아오는것,사실이것이저자의가장큰바람이기도하다.
각자의보폭으로자신의시간을사는우리에게들려주는
무심히반복하는일상을견디는힘
그리고좀더너그럽게자신을대하는법
이책은큐레이터라는직업에세이로분류할수있지만,모든에세이가그러하듯이평범한사람들의이야기를담담하게들려준다.저자는오로지박물관과전시에대한이야기만하지않는다.19년의시간동안큐레이터로서연구자로서그리고엄마로서의이야기가때로는희극처럼때로는비극처럼펼쳐진다.각자의보폭으로자신의시간을살아내고기억을수집하는큐레이터의삶을살고있는우리에게무심히반복하는일상의위대함과,좀더너그럽게자신을대하는법의소중함을들려준다.일러스트레이터황정하작가의그림또한큐레이터의세계와저자의내면세계를완급조절하듯넘나들며,독자로하여금일상에서벗어나다른삶을살아보라고,그리고잠시쉬어가라고위로의말을건넨다.
황정하작가(그림)
프랑스에피날미술학교에서이미지내레이션과일러스트레이션을공부했다.고향금산에서프리랜서일러스트레이터로그림을그리며농촌소멸을막기위해마을활동가로일하고있다.지은책으로그림일기에세이『오늘내기분은요』가있으며,『한번쯤,큐레이터』,『아빠만날준비됐니?』,『오늘처럼비오는날』등에그림을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