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큐레이터 : 박물관으로 출근합니다

한번쯤, 큐레이터 : 박물관으로 출근합니다

$14.56
저자

정명희

유물앞에오래머무는이들에게눈과마음이간다.누군가바라본유물이그를물들이고내게옮겨오는느낌이좋다.각자에게닿아만들어질이야기는한가지톤이아니라는것을배운다.국립중앙박물관큐레이터.매일출근하는곳이지만,박물관은큰맘먹어야간다거나어디부터봐야할지막막하다는말에크게공감하는생활인.사라진시간을기억하는과묵한유물을보고,상상하고,글로쓴다.유물앞에오래머무는사람의뒷모습을보면마음이설렌다.

박물관은누군가와함께있고도싶고혼자있고도싶을때찾으면좋은공간.지금당신이어디쯤서있는지궁금하다면날카로운공기에서빠져나와이곳으로오길.무거운외투는벗어두고,편안한신발을신고힘을풀고멍하니산책길의감촉을느끼며같이걷고싶다.

10년넘게산동네에서길을잃거나가끔집과는반대방향으로지하철을탄다.길잘찾는사람과한가지일을묵묵히하는다정한사람에게약하다.주먹을꼭쥐고다짐하는결심보다아늑한온기에서나아갈힘을얻는다.같은것을바라볼때특별한말을나누지않아도느껴지는편안함이좋다.

홍익대학교에서한국미술사전공으로석·박사학위를받았다.독일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기념특별전[영혼의여정]을비롯해[법당밖으로나온큰불화],[꽃을든부처],[대숲에부는바람,풍죽],[공재윤두서],[대고려,그찬란한도전]등크고작은국내외전시를담당했다.

목차

프롤로그-오늘의한정판

1.박물관으로출근합니다
박물관에도큐레이터가있나요?
학예연구사에게필요한시간,578년
우주엔블랙홀,박물관엔수장고
수장고로입주합니다
박물관의정예부대,건립추진단
박물관을움직이는사람들
레지스트라K에대하여
기억전달자,은퇴한물건
나만의컬렉션에서모두의유물로
다른사람으로살아본다는것
좋은시간의기억
아주사적인중박사용설명서
박물관정원예찬

2.시간여행자를위한큐레이팅
만약당신이큐레이터라면
안보면손해
전시주제는어떻게탄생하는가
큐레이터는올라운드플레이어
전시기획,집을짓듯이
프리뷰의매력
유물선정오디션
큐레이터에게필요한협상의기술
전시에생기를불어넣는콘텐츠디자인
결정적5분을위한공간연출
전시의막바지풍경
알기쉽게,보기쉽게
큐레이터의노트
시시콜콜한이야기의힘

3.큐레이터의하루
바람이지나간자리,그다음에남는것
일상의버팀목,꾸준함
조사노트에담긴추억
점심시간에할수있는일
한여름밤의악몽
하나의이야기만남겨야한다면
끝내포기할수없는것
체념,도리를깨닫는마음
삶을바꾸는결정적만남
오픈안한전시는없다
엄마는큐레이터
인생을멀리보라고온선물
오늘도야근각
가장기억에남는실수
기억을부르는향기
가만히생각하건대
그래도,아무튼,성취감

에필로그-기억의집

출판사 서평

나만의유물과의만남을위해
한번쯤,박물관으로!
―19년차큐레이터의아주특별한박물관초대장

대부분의사람들에게박물관은과거에멈추어있는박제된것들의보관소이며,딱딱한학습공간이자현실과동떨어진곳이다.사람들의이러한고정관념을깨는것은큐레이터의오랜숙제다.저자또한그러한열망으로전시를기획한다.이책에는그과정이생생하게담겨있다.올라운드플레이어처럼전시를기획하고집을짓듯이세밀한부분을챙기고,동료큐레이터와디자이너의의견을적극적으로구하고,유물을대여하고,관람객을위해전시공간의동선하나하나를배려하면서전시장을걷고또걸어본다.도록에‘큐레이터의노트’코너를만들어독자에게말걸기를시도하고,전시장에서관람객과직접만나는‘큐레이터와의대화’시간에는시시콜콜한전시이면의이야기를재미나게들려준다.그덕분에저자를비롯한박물관큐레이터들의노력이온전히녹아있는박물관의특별전시는이제‘안보면손해’라는생각이절로들며,한번쯤박물관으로발길을인도한다.
저자는특별전시외에도무료로전시하고있는용산국립중앙박물관의상설전시관과야외정원이야기도놓치지않는다.박물관관람방법은정답이없다며,단하루한번방문으로는절대모두볼수없는이곳을숙제하듯관람하지말고뭔가를알아야한다는부담이나어떤의무없이그저유물을마주하라고권한다.처음에는어색하지만이단계를넘어가면그냥저절로이어지는느낌의흐름을따라가게된다.그렇게유물과의대화가시작된다.
특히저자의‘아주사적인중박사용설명서’는필독을권한다.저자의말대로상설전시관은내가어떤취향의사람인지파악하기좋은곳이다.문자역사이전시기의유물에더끌리는지아니면문헌기록과유물의연결짓기를더선호하는지,평면적인메시지가좋은지아니면입체적이고부피감있는유물이취향인지,화려한유물에눈길이가는지아니면소박하고잔잔한것에끌리는지확인하면서나는어떤사람인지를생각해보면좋은곳이바로박물관이다.
저자가애정하는곳도한번쯤찾아보고싶어진다.비가올때는2층목칠공예실을,머리가아플때면3층도자공예실을찾아흙을구워유약을입힌원숭이,향로를받치고있는토끼와눈맞추고오고싶어진다.야외정원에서는제쓸모를다하고은퇴후의시간을보내는보신각종과‘국기에대한경례불상’을만나보고싶고,계절마다산책길을걸어보고싶어진다.박물관은큰맘먹어야가는곳,어디부터봐야할지막막한곳이라생각했던사람들이이책을읽고한번쯤박물관을찾아오는것,사실이것이저자의가장큰바람이기도하다.

각자의보폭으로자신의시간을사는우리에게들려주는
무심히반복하는일상을견디는힘
그리고좀더너그럽게자신을대하는법

이책은큐레이터라는직업에세이로분류할수있지만,모든에세이가그러하듯이평범한사람들의이야기를담담하게들려준다.저자는오로지박물관과전시에대한이야기만하지않는다.19년의시간동안큐레이터로서연구자로서그리고엄마로서의이야기가때로는희극처럼때로는비극처럼펼쳐진다.각자의보폭으로자신의시간을살아내고기억을수집하는큐레이터의삶을살고있는우리에게무심히반복하는일상의위대함과,좀더너그럽게자신을대하는법의소중함을들려준다.일러스트레이터황정하작가의그림또한큐레이터의세계와저자의내면세계를완급조절하듯넘나들며,독자로하여금일상에서벗어나다른삶을살아보라고,그리고잠시쉬어가라고위로의말을건넨다.

황정하작가(그림)

프랑스에피날미술학교에서이미지내레이션과일러스트레이션을공부했다.고향금산에서프리랜서일러스트레이터로그림을그리며농촌소멸을막기위해마을활동가로일하고있다.지은책으로그림일기에세이『오늘내기분은요』가있으며,『한번쯤,큐레이터』,『아빠만날준비됐니?』,『오늘처럼비오는날』등에그림을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