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내기 위한 수많은 삶

살아내기 위한 수많은 삶

$16.03
Description
현대 사회의 가장 절박한 문제를 그려 낸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10인의 소설선. 여기에는 불평등과 그에 따른 사기와 비방, 혹은 다른 사람이 되고자 하거나 다른 사람을 죽이고자 하는 욕망, 자연의 착취와 수탈로 인한 기후 위기, 이민과 망명, 마약 밀매와 팬데믹이 잘 드러나 있다. 작가 리카르도 피글리아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무언가를 생각하고 우리가 썼다고 생각하는 책에서 그걸 읽지만, 그것은 우리가 쓴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 다른 곳, 그리고 과거에 누군가가 아직 생각하지 않은 생각으로 쓴 것이다. 그렇게 우연히, 항상 우연히,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고 혼란스러워했던 것이 분명하게 표현된 책을 발견한다. 우리 각자를 위한 책을.” 이 책도 여러분을 위한 책이 되길 바란다.
저자

라우라오르티스외

LauraOrtiz
1986~.콜롬비아보고타에서태어나하베리아나대학에서문학을전공했다.작가와삽화가로일하면서독서와글쓰기와관련된활동을지속해왔다.첫작품집『질식』으로2020년에엘리사무히카전국소설상을받으며문단의주목을받았다.삶의향기가짙게느껴지는서정적리얼리즘이돋보이는전통적소설을쓰는작가로평가받고있다.

오를란도에체베리베네데티(OrlandoEcheverriBenedetti)
1980~.콜롬비아카르타헤나데인디아스출신의작가이자언론인,사진작가로,콜롬비아의대표적인문예지『엘말펜산테』와『우니베르소센트로』에작품을발표하고있다.2014년『잘못된길로질주하다』로보고타국립예술원이수여하는국가소설콩쿠르상을받았다.두번째소설인『까마귀기르기』가2017년콜롬비아최우수도서로선정되었고,2018년콜롬비아문화부가수여하는국가도서상의최종결선에오르기도했다.이외에대표작으로『사탕수수밭의축제』(2018)등의소설이있다.

이흐안렌테리아살라사르(YijhánRenteríaSalazar)
언어학을공부하다가카로이쿠에르보연구소의문예창작프로그램에참여해글을쓰기시작하여시와단편영화시나리오를썼다.최근에는콜롬비아언어새사전(태평양지역)작업에참여하고있다.「우리할머니리타」는카로이쿠에르보연구소의졸업작품이다.

후안가브리엘바스케스(JuanGabrielVásquez)
1973~.현재라틴아메리카에서가장주목받는소설가중의한명으로,『추락하는모든것들의소음』(2011)으로스페인의알파과라소설상(2011)과국제IMPAC더블린문학상(2014)을받았다.1997년『사람』을시작으로『보고자들』(2004),『코스타과나의비밀이야기』(2007)등지금까지장편소설일곱편을발표했다.

존베터(JohnBetter)
1978~.콜롬비아바랑키야출신으로작가이자언론인이다.『16개의희박한대기』로흐르헤가이탄두란국가단편문학상을받았다.작품집으로는『비상구』(2006),『눈먼이과나』(2009),『꼬마허수아비를찾아서』(2017),『연옥』(2020)등이있다.최근에는극히짧은분량의단편인플래시픽션(flashfiction)을발표하기도했다.

후안카르데나스(JuanCárdenas)
1978~.하베리아나대학에서철학을공부하고,1998년스페인으로건너가콤플루텐세대학에서수학했다.대표작품으로‘또다른목소리,또다른지역’문학상을받은『계층』(2013),『꾸미기』(2015),호세마리아아르게다스소설상을받은『지방의악마』(2017)등이있다.2017년‘보고타39’가선정한라틴아메리카최고의젊은작가중의하나이다.

파트리시아엥헬(PatriciaEngel)
콜롬비아계미국인작가로,뉴욕대학에서프랑스어와예술사를공부했다.작품『삶』(2010)으로펜/헤밍웨이소설상최종심에올랐고,2017년에콜롬비아국가문학상인콜롬비아소설도서관상을받았다.또한『바다의핏줄』(2016)로2017년데이턴문학평화상을받았고,『무한한나라』(2018)가『뉴욕타임스』의베스트셀러로선정되었다.현재마이애미대학에서문학창작을가르치고있다.

마르가리타가르시아로바요(MargaritaGarcíaRobayo)
1980~.콜롬비아작가로2005년부터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에살고있다.『최악의것들』(2014)로2014년쿠바의‘아메리카의집’상을탔다.대표작으로『죽은시간』(2017),『생선수프』(2018)등이있다.그녀의작품은영어와이탈리아어로번역되었다.

루이스노리에가(LuisNoriega)
1972~.콜롬비아칼리출생으로,보고타와워싱턴에서공부했다.주로잡지나선집에짧은소설과단편을발표하고있다.소설『이메네스』로1999년카탈루냐공과대학으로부터과학소설을받았고,2016년에는『당신의이웃을믿지말아야하는이유들』(2015)로제3회가브리엘가르시아마르케스라틴아메리카단편소설상을,그리고『메디오크리스탄은조용한나라』(2014)로2016년콜롬비아국가소설상결선에올랐다.이외에도『어릿광대들이죽는곳』(2013)등이있다.

필라르킨타나(PilarQuintana)
1972~.콜롬비아칼리출생으로,하베리아나대학에서사회커뮤니케이션학을공부했다.그녀는2007년헤이페스티벌에서미래라틴아메리카문학을이끌젊은작가39인중한명으로선정되었다.그리고2010년소설『진기한가루수집가』로스페인라마르데레트라스소설부문상을받았다.2018년『암캐』로콜롬비아국가문학상과내셔널북어워드결선에올랐을뿐만아니라,콜롬비아소설도서관상을받았고,2021년『심연』으로알파과라 소설상을받았다.이외에대표작으로장편소설『간지러운혓바닥』(2003),『이과나음모』(2009),『암캐』(2017)와단편집『빨간모자가늑대를잡아먹다』(2012)등이있다.

목차

아메리카호랑이:판테라온카|라우라오르티스
가택연금|오를란도에체베리베네데티
우리할머니리타|이흐안렌테리아살라사르
개구리|후안가브리엘바스케스
여호와의증인신도들의반가운방문|존베터
새|후안카르데나스
성인열전|파트리시아엥헬
으깨진다이아몬드|마르가리타가르시아로바요
선순환|루이스노리에가
모래|필라르킨타나

작품해설삶의여러갈래|안드레스펠리페솔라노

출판사 서평

21세기라틴아메리카에서가장주목받는콜롬비아대표현대소설선
세계에서세번째로커피를많이생산하는나라,세계에서가장긴산맥인안데스산맥이국토의3분의1을,아마존저지대평원이국토의3분의2를차지하는나라,올해한국과수교60주년을맞은나라,중남미국가로는처음으로서울국제도서전주빈국에참가한나라.바로콜롬비아다.콜롬비아는중남미에서유일하게한국전쟁에참전한,우리에게는고마운나라이지만콜롬비아 문학은 손에꼽히는몇몇작가의작품외에는국내에거의 소개되지않았다.이에사회평론에서는콜롬비아를대표하는10인의소설선『살아내기위한수많은삶』과12인의시선『우리가노래했던바람』을동시출간했다.콜롬비아의단편집이나시선집이출간되는건국내최초이다.
『살아내기위한수많은삶』에는현대사회의가장절박한문제,즉불평등과그에따른사기와비방,혹은다른사람이되고자하거나다른사람을죽이고자하는욕망,자연의착취와수탈로인한기후위기,이민과망명,마약밀매와팬데믹이잘드러나있다.작가리카르도피글리아는이렇게말했다.“우리는무언가를생각하고우리가썼다고생각하는책에서그걸읽지만,그것은우리가쓴것이아니라다른나라,다른곳,그리고과거에누군가가아직생각하지않은생각으로쓴것이다.그렇게우연히,항상우연히,우리가생각하지못했고혼란스러워했던것이분명하게표현된책을발견한다.우리각자를위한책을.”이책도여러분을위한책이되길바란다.

축복받은자연환경,그러나폭력의후유증속에서꽃피운콜롬비아문학
『살아내기위한수많은삶』에는콜롬비아의역사와전통,문화를알지못해도우리가충분히공감할만한이야기가펼쳐진다.늦은귀갓길에결코마주치고싶지않은유형의택시운전사,가깝고도멀수밖에없는인간관계들,간만에늦잠을즐기는주말아침에현관문을두드리는초대받지않은손님들….콜롬비아의수도보고타에는규정을어기고할증요금을받으려는택시운전사와그런운전사에게통렬히맞서려고살인을결심한어느남자(루이스노리에가의「선순환」)가있는가하면,또다른도시에서는가택연금중인남자와 그 아내 그리고남자를감독하는젊은남자가가족이아니면서도가족같은오묘한관계를이어가고(오를란도에체베리베네데티의「가택연금」),유명한시인의이름을자칭하는남자는어느일요일여호와의증인신도들의방문을받고혼란스러운현실을맞이한다(존베터의「여호와의증인신도들의즐거운방문」).
도시를벗어나면역사와전통,기분좋은추억이거나가슴아픈기억을떠올리게하는이야기와마주하게된다.할머니의시골집,드넓은들판,강,뒷산,나무같은것들이다.마당을넓히려고나무를옮기려다그나무를심었던할머니의목소리를떠올리고(아프리카뿌리를지닌작가이흐안렌테리아살라사르의「우리할머니리타」),밤이면추위와모래폭풍이몰아치는또다른곳에서는장화의모래를털어내는남편을향해감히목소리를내지못하는아내가있다(필라르킨타나의「모래」).

수많은삶을씨실과날실로엮어낸콜롬비아의문학지도
문체나문학적출처혹은삶의여정을거의,혹은전혀공유하지않지만삶의이야기는계속되고,삶은도시와지역을벗어나다른나라로도이어진다.한남자를잊으려는마지막수단으로소개팅업체에등록한콜롬비아여자는이민자가되어외로운삶을살아가고(파트리시아엥헬의「성인열전」),한국전쟁참전용사로‘추정’되는사람은오늘도기념행사에참석하여옛전우와해후한다(후안가브리엘바스케스의「개구리」).
밀림의한소녀는어머니와함께가난하게살면서코카잎을팔고,호랑이에게도움을청해그곳을벗어난다.한젊은여자는어느별나고이상한밤에카리브해도시에서마약을맛보고이내이상한느낌에사로잡힌다.‘여자’로밝혀지는살아있는두생명체는인간이아니지만,감염으로황폐화되어버린세계에서소개(疏開)되기를기다리면서멋진숲을거닐며산책한다.거기서그들은누더기를걸친노파를만나는데,그노파는수백년전밀림에서탈출한그소녀의유령일지도모른다.이단편소설들은라우라오르티스의「아메리카호랑이」,마르가리타가르시아로바요의「으깨진다이아몬드」와후안카르데나스의「새」이다.

불평등과폭력,마약,착취와수탈속에서도꺾이지않는생명력
남미에서네번째로큰나라인콜롬비아는스페인으로부터독립한이후60년넘게내전을겪어왔다.이 외에도마약,게릴라,우익민병대와정부군의충돌로난무한 폭력이일상이되었다.울산대학교스페인·중남미학과송병선교수는라틴아메리카역사에서가장많이반복된증상의하나로폭력을꼽으면서,이러한폭력이현대작가들에게끊임없이문학적 수액을제공하는원천이되고,마약밀매의후유증으로괴로워하는콜롬비아의현실은그자체만으로도풍부한소재라고말한다.어쩌면이것이아직도끈질긴생명력을유지하며살아남은콜롬비아젊은문학의본질일것이다.우리는이모든단편소설을우연히같은나라에서유래하는이야기들의단순한연속으로읽기보다는,하나의직물로읽어야함을알게된다.
콜롬비아문학하면제일먼저떠올리는것이전세계독자들의마음을사로잡으며노벨문학상을수상한가브리엘가르시아마르케스의마술적사실주의다.송병선교수는이소설선의작품들은마술적사실주의와거리를두고있다고말하지만,실제로읽어보면여러작품에서크든작든마술적사실주의를느낄수있다.작품해설을쓴소설가안드레스펠리페솔라노는독일의탐험가이자박물학자인훔볼트가1801년처음콜롬비아북쪽해안에도착해서어떤이의권유로뜨거운카리브해에서차가운안데스산맥까지콜롬비아옛영토를돌아보며〈안데스의자연지도〉를그리고콜롬비아여행이헛되지않도록기록을남겼다면서,이소설선이문학에서그와비슷한역할을할것이라고설명한다.또콜롬비아에는‘바예나토’라는음악장르가있는데,악기연주와춤과노래가사가서로교차하고서로연결되어하나를이루며집에서,택시에서,밀림에서,사막에서,강가에서,다른나라에서도부를수있듯이,『살아내기위한수많은삶』의이야기도‘바예나토’처럼단순하고강렬해서한국독자들에게도큰울림을줄것이라고덧붙인다.

소설선의제목과표지에대해
소설선의제목은아프리카의북과유럽의아코디언,콜롬비아원주민의타악기과차라카로연주하는콜롬비아의바예나토〈삶의여러갈래〉에서따왔다.삶은믿었던것과다르게,그리고상상과다르게흐를때가있지만우리는그래도삶을살아내야하고,살아나간다는의미이다.
책의겉에는책입과책등이열려있는지기(紙器)가씌어있다.지기를오른쪽으로천천히벗기면질주하는호랑이의역동적인움직임이드러난다.내전과폭력과혼란스러운현실속에서도끈질긴생명력을이어온콜롬비아와콜롬비아문학,그리고작가들의숭고함을일순떠올리며책장을펼치도록디자인했다.
이소설선은아직어디에도소개되지않은신간도서를최초로도서전에서선보이는2022서울국제도서전의‘여름,첫책’에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