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허무를 보다 (양장)

인생의 허무를 보다 (양장)

$65.00
Description
김영민 교수의 산문집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자매편이자 이미지 확장판.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와 동일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되, 기존 책보다 두 배 이상 커다란 판형에 다섯 배 이상의 도판을 수록하고 있다. 각 도판에는 저자가 왜 이 그림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어 하는지를 알 수 있는 설명글이 친절하게 덧붙어 있다.
특히 부록으로 실린 소식의 「적벽부」에 대한 저자의 해설은 소식의 자연관, 정치관, 인생관을 꿰뚫는 통찰력 있는 해석으로 가득할 뿐 아니라 그의 ‘허무’ 에세이가 어떻게 「적벽부」와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연결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이 책은, 인류가 축적해온 문화 속을 자유롭게 헤엄칠 때 비로소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본 저자가 메마른 문화의 사막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우리 ‘문화적 양서류’를 위해 선물처럼 제공한 안내서이다.

저자

김영민

세상의모든것을연구나사유의대상으로삼아오며세상에대한관점을촌철살인의필력으로풀어내온서울대정치외교학부교수.산문과연구서를통해인생과세상을관조하고사유하는글을써오며탄탄한독자층을확보하고있다.2018년한국인의명절을고찰하며쓴칼럼‘추석이란무엇인가’는소셜미디어를통해급속도로퍼지며‘김영민’이라는이름을대중에게각인시켰고다양한질문을통해본질에닿으려는시도를...

목차

책을펴내며

프롤로그
허무를직면하다

1.허무의물결속에서
봄날은간다
─아름다움을보다
허무속에서글을쓰다
─허무속에서쓰다
폐허를응시하다
─누가폐허에서있는가
수평선을보다
─구상과추상을넘어서
갱생을위하여
─파도의연대기

2.부,명예,미모의행방
인생은거품이다
─아이도,노인도,영웅도,해골도모두거품을분다
죽음과함께춤을추다
─시대마다달리추는죽음의춤
시체를보다
─미인도죽으면썩는다
해골에게묻는다
─필멸과직면하다

3.시간속의필멸자
시간이란무엇인가
─시간의경쟁자들
시간속의삶
─일상의신성함을그리다
삶은악보가아니라연주다
─재즈연주
정체성은시간을견디기위한‘허구’다
─테세우스배의정체성을찾아서

4.오래살아신선이된다는것
노년을변호하다
─결국다가오는노년
자각에이른치매노인이야기
─삶의계절을상징하는꽃
자유인과호구사이에서
─그자체로존재하는나무
신선을보았는가
─신선을보다

5.하루하루의나날들
시시포스신화는계속된다
─노역이너희와함께하리라
삶의쳇바퀴를사랑하기위하여
─일상의예술성을찾아서
구름을본다는것은
─구름과의만남
느린것이삶의레시피다
─천천히흐르는세계

6.관점의문제
슬픔으로부터벗어나는법
─넓은시야를찾아서
모사를넘어서
─모사와창작의경계에서
산속에서는산의참모습을볼수없다
─중국의여산
정신승리란무엇인가
─풍자화속에등장하는여우와신포도

7.허무와정치
경쟁할것인가,말것인가
─적벽과파도
좋은의도의정치
─포르투나와운명의수레바퀴
정치도연애처럼
─시간의풍화
대성당을가슴에품다
─성당을보다

8.인생을즐긴다는것
삶을유희하다
─유희로서의삶
달콤함의레시피
─달콤함을그리다
인생의디저트를즐기는법
─달콤함의시각적즐거움
잘먹고잘사는사회를향하여
─무엇을얼마나먹을것인가

에필로그
목적이없어도되는삶을위하여

부록
소식의「적벽부」(번역문|원문|해설)
─송나라와명나라의적벽도세계
도판목록및인용문출처

출판사 서평

눈으로즐기는맛과몰입감을한층업그레이드한『인생의허무를어떻게할것인가』의이미지확장판!

김영민교수의산문집『인생의허무를어떻게할것인가』의자매편이자이미지확장판인『인생의허무를보다』가출간되었다.이책은『인생의허무를어떻게할것인가』와동일한텍스트를기반으로하지만,기존책보다두배이상큰판형에관련이미지를다섯배이상수록한확장판이다.『인생의허무를어떻게할것인가』에도동서고금을넘나드는회화와벽화,판화,벽지,도자기,그림책,영화,설치작품등허무이미지가다양하게실려있지만,지면상의문제로못다실은이미지가많았다.『인생의허무를보다』는저자김영민이수집한수많은허무이미지들을새로운판본으로선보인것으로,텍스트와더불어이미지를통해허무를직관하고오롯이응시할수있게하는데중점을두고있다.총316컷의이미지를커다란판형에시원하게배치하여눈으로즐기는맛과몰입감을한층업그레이드했다.수록된이미지마다저자의해설을덧붙이고있어,저자가각글마다왜이그림을수록했는지궁금했던독자들에게가뭄의단비같은해갈을제공한다.

깊고넓은문화의바다를유영하는
‘문화적양서류’를위한안내서

왜굳이이미지확장판을출간한것인가에대해저자김영민은인간은‘문화적양서류’이기때문이라고말한다.인간은메마른문화의사막에서는살아갈수없으며,앞선이들이축적해온문화속을유영하면서비로소인간다운삶을살수있으며,인간이풍요롭게산다는것은곧깊고넓은문화의바다를자유롭게헤엄치며사는것을의미한다.저자는이러한인간의특성을‘문화적양서류’라표현한다.

저자는앞선『인생의허무를어떻게할것인가』에서는공간적제약때문에채싣지못했던도판과해설을이책에마음껏실으면서바다로돌아가는양서류인간처럼희열을느꼈다고말한다.그는이책을읽는이들이풍부한상징과기호와이미지의바다에서헤엄치기를기원하면서“천천히삶의욕조에물을채우는기분”으로그림과텍스트를고르고선정했다.이렇게탄생한『인생의허무를보다』는‘문화적양서류’인우리를위한저자김영민의특별한선물이자친절한안내서라하겠다.

저자의통찰력있는해석으로가득한
소식의「적벽부」해설

이책에는『인생의허무를어떻게할것인가』를집필하는데모티프가되었던북송시대문장가소식의「적벽부」의원문과번역문뿐아니라특별히저자의상세하고전문적인해설을싣고있다.「적벽부」를통해소식의자연관,정치관,인생관을꿰뚫는저자의통찰력있는해석으로가득한해설은단연이책의백미다.이글을읽는순간독자들은소식과「적벽부」에대한이해를넘어저자김영민이「적벽부」에서어떤영감을얻어『인생의허무를어떻게할것인가』를집필하게되었는지를확인할수있다.또한8개의장으로구성된본문이‘「적벽부」에대한유연한주석’으로새롭게읽히는경험을하게될것이다.

이와더불어오랜세월수많은화가에의해다양한형태로탄생한‘적벽도(赤壁圖)’의세계를접하게됨으로써,이그림들이단순한풍경화또는산수화가아니라거대한자연을마주한인간이어떻게자신을정의할것인가하는문제와연동되어있음을깨닫게된다.소식의「적벽부」에대한깊이있는해석과관련그림들은『인생의허무를보다』를소장해야하는또하나의이유를제공한다.

책속에서

인간은문화적양서류다.인간은메마른문화의사막에서는살수없다.앞서살았던이들이축적한문화속을유영하면서비로소인간다운삶을살수있다.물거품같은삶속에서문화라는또다른물거품을만들고,그물거품들이모여마침내깊고넓은문화의바다가된다.인간이풍요롭게산다는것은바로그문화의바닷속에서자유롭게헤엄치며산다는것이다.인간이허무한삶을그나마버티고살아갈수있는것은깊고넓은문화속에서유영하기때문이다.(중략)『인생의허무를어떻게할것인가』의공간적제약때문에채싣지못했던도판과해설을마음껏실으면서바다로돌아가는양서류인간처럼희열을느꼈다.천천히삶의욕조에물을채우는기분으로이책에들어갈그림을고르고텍스트를선정했다.이책을읽는이들이좀더풍부한상징과기호와이미지의바다에서헤엄치기를기원하면서.
---「책을펴내며」중에서

제작시기를특정할수없는이판화의주제는‘덧없음’이다.왼쪽에있는모래시계를보라,시간속의존재들은아이가불고있는거품처럼사라져갈것이다.아이가끌어안고있는해골처럼죽음을맞이할것이다.화병속의꽃조차예외가아니다.다른시간속의존재들과마찬가지로저꽃도시들어갈것이다.그러나예외도있다.이판화의왼쪽배경에는다름아닌무덤에서부활하는예수의모습이나타나있다.부활한예수는시간속의존재가아니라시간을초월한존재다.그렇다면이그림은모든것이덧없다고말하는것이아니라,세속의존재들만덧없다고말하고있는것이다.즉구원의가능성을부정하지않는다.
---「아름다움을보다」중에서

이것은추상인가,구상인가?이질문은무의미하다.이그림을보여주자총이라고한사람도있었고,손도끼라고한사람도있었고,유명가수의가발이라고평한사람도있었고,“오른쪽을바라보고있는프랑켄슈타인머리부분만”그렸다고농담을한사람도있었다.그들은모두이그림을일종의구상화로본것이다.반면,이그림을일종의추상화로보며감탄한사람들도있었다.어떤그림이추상이냐구상이냐여부도상당부분보는자의눈에달린것이다.
---「구상과추상을넘어서」중에서

앞에서살펴본한스발둥그린의〈인생의세시기와죽음〉과함께보면의미가좀더분명해진다.어린아이와젊은여성,늙은여성,해골이다시한번등장한다.맨오른쪽에죽음을상징하는해골이시간을상징하는모래시계를들고서있다.가운데있는늙은여성은젊은여성을죽음쪽으로끌어당기고있다.젊은여성은그쪽으로는가고싶지않다는듯불만스러운표정이다.그림아래쪽배경에는악마가사람들을고문하는지옥이그려져있고,위쪽배경에는십자가에매달린예수가승천하고있다.지혜의상징인올빼미가심각한눈으로관람자들을바라보며이렇게말하는듯하다.모두늙어죽기마련이니지옥에떨어지지말고,천국의길을가라고.
---「결국다가오는노년」중에서

사람이그려진그림에서는보통사람이주인공이다.에런모스의그림에서는다르다.그가그린것은구름의세계이고,그아래를지나는인간과동물은배경에불과하다.만약구름이초현실을상징한다면,초현실의세계를잠시스쳐지나가는인간의모습을그린셈이다.화가는관객이자기그림을바라보는동안만큼은잠시자신이발붙이고있는현실을잊고자신이창조한환상의세계로들어오기를바란다.
---「구름과의만남」중에서

엄격히말하면,모사와창작의분명한경계는없다.아무리눈앞의대상을그대로모사하고자해도,모사과정에서예술적자아의흔적이묻을수밖에없기때문이다.따라서모사와창작의진정한차이는창작여부가아니라,창작하는과정에서견지한지향점이다.최대한자아의표현을절제하고외부세계의경험에충실하고자하는가,아니면외부세계를자아표현의재료로서이용하는가,혹은자아와세계가만났을때생기는마찰음을표현하고자하는가,그것도아니라면자아와세계의경계를지우는어떤세계를추구하는가,이것이관건이다.
---「모사와창작의경계에서」중에서

성당혹은교회는그압도적인외관뿐아니라정교한내부역시지속적으로재현대상이되어왔다.17세기네덜란드화가에마뉘얼더비터가그린암스테르담의‘신교회(theNieuweKerk)’가좋은예이다.초월을지향하는압도적이고정교한내부속에다양한필멸자들이존재하고있다.그림왼쪽에는인부가필멸자를위해무덤을파고있다.특정개인은필멸하지만,인간은또태어나기마련이다.그점을확인이라도하듯,커다란기둥뒤쪽에는아이에게젖을먹이는엄마가보인다.
---「성당을보다」중에서

소식이구상하는이상세계는,국가가지방사회의자율성을상당부분보장하고,그런자율적영역은개인의창의적해결과즐거움의대상으로맡겨두는곳이다.정부는국가중심의획일적질서를강요하지말고,정부에포섭되지않는삶의다양한측면이존재함을인정한다.개인들은자신에게주어진상황에서주체적으로관점을운용하며자신의삶을창의적으로구성하고음미한다.그게각자할일이다.이런비전속에서는,삶의문제들이정부의일률적해결책에의존하기보다는개인적이고,미시적이고,창의적이고,맥락의존적인해결책에의존한다.
---「소식의「적벽부」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