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냉전기 미중관계 타협에서 경쟁으로

탈냉전기 미중관계 타협에서 경쟁으로

$35.32
Description
중국 정치·외교 및 미중관계 전문가의 냉철한 미중관계 분석과 전망
미국과 중국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신냉전)에 빠질까? 새로운 공존의 시대를 열 수 있을까?
『탈냉전기 미중관계-타협에서 경쟁으로』는 30여년 전 국력의 격차가 16배나 됐던 미국과 중국이 타협과 상호의존의 시기를 거쳐 현재의 경쟁·충돌의 단계에 이른 경로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미래의 향방을 짚어낸 ‘미중관계 종합해설서’이다.
중국 정치·외교 및 미중관계 전문가로 꼽히는 저자는 1991년 탈냉전 이후 30여년 동안 미중관계가 관여와 타협의 시기에서 상호의존과 견제(균형)의 단계를 지나 현재의 경쟁과 대립 시대로 진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미중관계가 신냉전의 충돌로 치달을지, 새로운 공존의 시대를 열어갈지에 대해서는, 특히 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맺을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로서, 냉정한 관측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미국과 중국 관계의 논의에는 크게 현실주의적 시선과 자유주의적 시각이 있다. 현실주의는 미국과 중국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신흥 강대국의 부상이 기존 강대국과의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이론)에 빠져 신냉전에 돌입할 것이라고 본다. 이와 달리 자유주의(제도주의)는 높은 수준의 경제적 상호의존과 제도적 연계에 의한 협력이 충돌과 전쟁을 억제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강경 일변도의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조차 ‘경쟁의 체계화’ ‘탈냉전기의 종언’을 선언하는 등 미중관계는 이론적·구조적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미중관계를 분석할 때 인식과 활용이라는 행위자 변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진 것이다. 곧 양국의 국내적 요인이 외교정책에 미치는 비중이 증대하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향후 미중이 경쟁의 관리를 통해 공존하든 아니면 신냉전으로 돌입하든 양국 관계는 탈냉전기와 비교해 훨씬 악화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결론 내린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좀 더 냉정하고 명민한 외교가 필요해지는 시기라는 의미다.
저자

김재철

가톨릭대학교국제학부교수이다.중국의정치/외교,동아시아국제정치,미중관계등을연구하고강의한다.미국워싱턴대학교(UniversityofWashington)에서중국공산당개혁에관한논문으로정치학박사학위를취득했으며,『중국,미국그리고동아시아』,『중국의외교전략과국제질서』,『중국의정치개혁』등의저서와“PoliticsofRegionalisminEastAsia”,“ThePoliticalEconomyofChineseInvestmentinNorthKorea”등의논문을발표했다.2017년저서『중국과세계:국제주의,민족주의,외교정책』으로한국정치학회학술상을수상했다.

목차


책을내며

제1장서론
기존연구검토
구조적요인과행위자변수
타협,복합성,그리고경쟁
책의구성

제I부타협

제2장관여와타협의형성
미국의관여
중국의호응
타협과관계개선
WTO가입합의와관계진전의토대
평가

제3장상호의존과관계의확장
정찰기충돌과새로운위기
반테러전쟁과관여의재확인
평화적부상론과의구심해소시도
상호의존의형성과관리
대화기제의형성과확대
관계의확장과미중관계의의외성

제4장타협의편의성과이견
미국의위험회피
중국의자율성추구
지속되는이견
이견과미중관계의진전

제II부복합성

제5장세계금융위기와협력의확대
오바마행정부의협력추구
중국의자신감제고와양동작전
오바마방중과기대의조정
협력의확대
협력과미중관계의복합성

제6장평등성,재균형그리고경쟁국면의형성
중국의평등성추구
미국의경계와아태재균형
시진핑과적극적외교정책
경쟁국면의형성
미중관계의임계점

제III부경쟁

제7장무역분쟁과관계의전환
트럼프행정부의출범과변화의개시
강화된중국의평등성추구
2017년의탐색과합의도출실패
관세부과와무역분쟁의개시
중국의보복
협상과1단계합의
분리시도와상호의존

제8장강대국경쟁과신냉전?
트럼프행정부의강대국경쟁
중국의인식과대응
트럼프행정부의대중압박
중국의글로벌거버넌스개혁강화
군사경쟁
이념경쟁
충돌방지시도
평가

제9장경쟁의‘체계화’
바이든행정부와경쟁의‘체계화’
중국의반패권시도와경쟁의수용
경쟁의심화
국제질서재규정과중국의반격
경쟁의관리
평가

제10장결론
미중관계의전개
미중경쟁의향방

출판사 서평

미-중타협의시기에서,혼돈단계를거쳐충돌과공존의갈림길에서다

1971년탁구외교로시작해1976년수교에이른미국과중국관계는1991년옛소련해체로조성된‘탈냉전시기’에큰전환을맞았다.이후30년동안미국과중국은협력의시기를거쳐상호의존과경쟁이혼재된복합적인단계를지나현재충돌과공존의갈림길에섰다.『탈냉전기미중관계-타협에서경쟁으로』는중국정치·외교및미중관계전문가로꼽히는저자가30여년동안미국과중국사이에서벌어진외교,무역,군사,기술등모든분야의교류와경쟁사료를토대로양국의길항관계가진화해온과정을타협과경쟁이라는두개의프리즘으로분석한‘미중관계종합해설서’이다.

저자는미국과중국관계를분석하는두가지논리곧현실주의적시선과자유주의적시각어느한가지로미중관계를들여다보는데는한계가있다고지적하고있다.그는미중관계를분석할때는양국의국내적요인이외교정책에미치는비중이증대하는현상에주목해야한다고강조하고있다.이런태도를견지할때충돌의위기감이고조되는가운데서도지난해말미-중교역량이역대최대에이른상호의존상황을제대로풀이해낼수있다는것이다.

책은‘타협’‘복합성’‘경쟁’등3부로나누고서론·결론을포함해모두10장으로구성됐다.각장은한편한편의충실한논문이라해도손색이없다.하지만책전체는저자가그동안의연구성과들을공들여집대성한만큼,일관된분석틀을토대로시대별·주제별로미중관계를분석한저자고유의관점과전망을담아내고있다.

‘예정된전쟁’vs‘협력적경쟁관계’

탈냉전기미중관계를분석하는논의에는크게두흐름이있다.하나는빌클린턴행정부에서국방부차관보를지낸그레이엄앨리슨하버드대교수가저서『예정된전쟁』에서설파한‘현실주의적논의’이다.미중관계에서경쟁과충돌을강조하며‘투키디데스의함정’에빠질수있다는논리가주축을이룬다.투키디데스함정은신흥강대국이부상하면기존강대국이이를견제하면서전쟁이발생한다는이론이다.

실제로냉전이종식된1991년미국의국내총생산(GDP)은중국의16배에이르렀지만세계금융위기직후인2009년에는격차가3배로줄고2014년에는1.6배로까지격차가좁혀졌다.국력격차가25년만에10분의1로줄어든셈이다.중국은2010년세계2위경제대국으로등극하고,2011년에는미국을추월해최대제조업국가로,2012년에는세계최대교역국으로올랐다.하지만중국이“2023년GDP에서미국을앞설것”이라는현실주의진영의전망은빗나갔다.지난해역대최대에이른미-중교역규모는경쟁및충돌과는거리가먼현상이다.

현실주의적논의의대척점에는‘자유주의·제도주의적논의’가있다.역시클린턴행정부에서국방부차관을역임한조지프나이하버드대교수와『민주주의가안전한세상』을저술한존아이켄베리프린스턴대교수가주창하고있다.‘협력적경쟁관계’를강조한아이켄베리는“중국의부상이미국패권의종식을가져올수있지만자유주의국제질서의종언을의미하지는않을것”이라며높은수준의경제적상호의존이충돌과전쟁을억제한다는논리를폈다.

하지만미중관계는현실주의적논의나자유주의적논의만으로해석할수없을정도로복잡다단하게전개돼왔다.특히최근강경일변도의트럼프행정부에이어바이든행정부조차‘경쟁의체계화’‘탈냉전기의종언’을선언하는등미중관계가이론적·구조적요인만으로설명하기어려운상황으로접어들었다.저자는“미중관계를분석할때인식과활용이라는행위자변수에대한검토가필요해진것”이라며“곧양국의국내적요인이외교정책에미치는비중이증대하는현상에주목해야한다”고말한다.

관여-타협의시대

선임(아버지)부시행정부가1989년천안문사태와1991년옛소련붕괴에도불구하고대중국정책의기조를‘관여’로일관한데대해클린턴은대통령선거에서‘강경한대중정책’을표방했다.하지만클린턴행정부는잠재적경쟁국에대해연계를형성함으로써민주와자유를확산시키려는‘관여와확대’를추구하는방향으로선회했다.1995년대만해협위기가오히려관계개선을강화하는계기로작용해이후중국의세계무역기구(WTO)가입협상이진행됐다.그사이베오그라드중국대사관폭격사건(1999년)과미국정찰기-중국전투기충돌사건(2001년)등굴곡이있었음에도중국이2001년12월세계무역기구에공식가입함으로써미국의‘관여-타협’정책이정상작동했음을보여줬다.이런정책기조는후임(아들)부시와오바마행정부까지이어졌다.

저자는“미국의관여는중국에혜택을제공하려는의도라기보다자국의이익에부합했기때문에추구한것이다.미국은중국과의경제교류를통해높은성장률을기록하며1980년대말미국에근접했던일본경제와의격차를벌였다”고짚었다.

중국은이런미국의관여정책에대해‘중국은평화적수단을통해발전할것이고중국의발전은세계평화에기여할것’이라는‘평화적부상론’(和平堀起)의기치아래타협으로대응했다.상호의존이증대하면서미국의대중투자와양국교역이증가하고중국은대미교역흑자를내며최대채권보유국지위를얻게됐다.이시기‘G2’(2006년페색),‘차이메리카’(2007년퍼거슨)등의개념이등장했다.

하지만미국은국제적주도권을유지하려들었고중국은이에대해미국의주도권을경계하며자율성을추구하려들면서양국간타협에는한계가있음을드러내기도했다.2002년방미중장쩌민이밝힌‘화이부동’(和而不同·조화를추구하되따라하지않는다)’은이시기중국의대미관계기조(스탠스)였다.

복합성의시대

2008년세계금융위기는미국과중국관계에도변화를촉발해위기극복을위한협력이강화되는한편에서는전략적이견이대두되는모양을띠어갔다.저자는“이시기는협력과경쟁국면이병존하는단계로,시기별로협력과경쟁이교차부각되는복합적인관계양상이나타났다”고분석했다.

오바마행정부는인권문제등마찰을회피하면서전략·경제대화와전략적보장구상을제기하고,이에대해중국의시진핑체제는미국의관여를미국의취약성으로인식하면서도미국과협력하고이를통해미국과의관계를변화시키려는양동작전을펼쳤다.그결과오바마1기동안양국정상은12차례나회동을했다.1979년수교이래오바마전까지30년동안양국정상간의만남이24차례이뤄진것과비교하면양국의상호의존이상당한수준에이르렀음을알수있다.

하지만2012년1월미국국방부가“해군력의60%를아시아·태평양지역에재배치”를천명하는등‘아·태재균형’정책을제기하고2012년말에는‘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창설하는등미국은중국의확장을제어하려는움직임을보였다.

이에대해중국은2012년말‘중국의꿈’(中國夢)이라는구호를제기하며‘새로운형태의강대국관계’와‘중국식강대국외교정책’이라는2개의외교구상으로맞대응했다.이런구상은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창설,일대일로(一帶一路·신실크로드전략구상)제기등글로벌거버넌스개혁추진,남중국해에서의권리수호,군사력건설등으로구체화했다.

또한경제적재균형이슈가경제적통합에대한반대와보호주의에대한지지를증대시켜양국관계의안정판구실을하던경제관계가경쟁국면조성의한축을담당하게됐다.양국사이에경쟁의국면이분명해지면서양국관계가임계점에이르렀다는평가가나오기시작했다.

경쟁의시대

임계점평가를받던양국의관계는트럼프행정부가출범하면서본격적인전환점을맞았다.트럼프가‘강대국경쟁’을선언하면서관세부과를시작으로경제적분리정책을추구한데대해시진핑은평등관계구축의지를꺾지않고맞대응했다.

하지만코로나19이후트럼프행정부의분리시도는과학기술분야까지확대됐지만군사적분야의경쟁은배제됐다.중국도경제적경쟁과글로벌거버넌스개혁시도등으로영향력을확대하는데집중했다.저자는“이과정에작용-반작용사이클이작동했지만강대국경쟁을세력전이와연관시키고무력충돌로이어질가능성을강조한현실주의주장과는거리가멀다”는분석을내놓았다.

그럼에도2020년바이든행정부가중국과의‘경쟁’을강조해경쟁이트럼프의일탈이아닌미국내의합의임을표출했다.바이든은비록‘경쟁의체계화와협력복원’‘경쟁관리’를내세웠지만협력복원보다는관세유지,첨단기술수출및투자규제,대만지원및중국군사력증강에대한대응등경쟁에치중하는태도를보여왔다.중국또한경쟁을현실로인정하고‘유엔주도의국제체제와국제법에기반한국제질서’를제기함으로써미국이강조하는‘규칙기반국제질서’(RulesBasedOrder)의정당성에대한반격에나섰다.
2022년11월발리정상회담에서양국은외교,경제금융,보건위생,농업과식량안보등다양한분야에서의교류와대화를회복하는데합의했지만충돌을회피할수있을지는여전히불명확하다.

저자는“현실적으로양국관계의양상과관련해가능성이가장큰선택지는경쟁의관리를통해경쟁하는상황에서도공존하거나반대로경쟁의관리에실패하고신냉전으로나아가는것”이라며“미래시기에미중양국이경쟁의관리를통해공존하든아니면신냉전에돌입하든양국관계는탈냉전기와비교할때훨씬악화할가능성이크다”고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