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과 규칙 : 국제질서에 대한 두 가지 관점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사회과학연구총서 8

힘과 규칙 : 국제질서에 대한 두 가지 관점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사회과학연구총서 8

$24.84
저자

박종희

저자:박종희
서울대학교정치외교학부교수.2007년워싱턴대학교(세인트루이스)에서정치학박사학위를받고시카고대학에서정치학과조교수로근무했으며2012년부터서울대학교정치외교학부에서국제정치경제와사회과학방법론을가르치고있다.주요연구주제로는국제무역,경제안보,베이지안사회과학방법론,선거여론조사에대한메타분석,국제뉴스를이용한빅데이터분석,실험방법을이용한외교정책태도연구등이있다.주요저서로는『사회과학자를위한데이터과학』,『정치학방법론핸드북』(편),『개발협력의세계정치』(편)가있으며국내외주요저널에다수의논문(http://jhp.snu.ac.kr참조)을발표한바있다.
현재서울대학교국가미래전략원경제안보클러스터연구책임자와국제문제연구소의국제정치데이터센터장을맡고있다.

목차


들어가며

PartI힘vs.규칙

1국제질서란무엇인가?
질서주도국편향
구조적특권
대내적정당성과대외적정당성의딜레마

2세력권질서
세력권질서의정의
세력권질서의진화
탈냉전과세력권질서

3자유주의국제질서
자유주의국제질서의전사(antecedent)
윌슨주의:최초의자유주의국제질서에대한실험
루스벨트와냉전:자유주의국제질서의등장
냉전의종식과두개의독트린

4자유주의국제질서와세력권질서의공생
공존가능한비자유주의
질서간의규칙:메타규칙
미국의구조적특권과자유주의국제질서의딜레마

PartII개방에대한사회적합의

5무역의사회적효과
역내희소성과자산이동성
무역정치를구성하는네가지사회집단

6무역정책에대한정당선호
1990년대이전미국의무역정치
세계화시대미국의무역정치
2016년선거와미국무역정치의새로운균열
세기의자리바꿈

71934체제와보호주의대통령의등장
BGW모형
1934체제의등장
왜보호무역주의대통령을예측하지못했나?
다수주의선거제도와유권자선호전달의불연속성
중국충격과트럼프충격

8미국유권자의무역선호변화
의원들의무역투표에서당파적차이의중요성
2016년대통령선거와반세계화의흐름
반복되는역사

9결론:새로운자유주의국제질서를위한제언
사회적목표에뿌리박은경제적자유주의
지속가능하고보다공정한상호의존
비자유주의강대국과의공존
진공속에서숨쉬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세력권질서vs.자유주의국제질서
“우크라이나는크림반도의상실을잊어버려야할것이며,러시아의근외(近外)국가들은크렘린에대해더두려워하고더공손해지는법을배워야할것이다.”_그레이엄앨리슨

많은국제정치논평가들은미국의영향력쇠퇴는다극질서의부활이자지정학의귀환이며이는곧세력권질서의부활이되거나또는되어야한다고주장하고있다.여기서세력권질서란강대국들이각자의군사적영향력이미치는특정한지리적영역내에서,비강대국에대한통제와타강대국의개입배제를기본원칙으로삼는국제질서를뜻한다.
이책은오늘날자유주의국제질서(국가들의동의또는재가에의해등장한규칙(rules)을통해국가간관계를조직하고자하는국제질서이념)가직면한도전을이해하는것을목적으로한다.보다구체적으로,자유주의국제질서의도전이노화나과잉팽창과같은내적원인에서기인하는것인지,아니면외적인도전에의한것인지를규명한다.

책의내용

세력권질서의부활?
‘투키디데스의함정’으로잘알려진그레이엄앨리슨(G.Ellison)은“신세력권:다른강대국과세계공유하기”(TheNewSpheresofInfluence:SharingtheGlobeWithOtherGreatPowers)라는글에서미국중심의단극질서가끝나고중국과러시아와의강대국경쟁이분명해진시점에미국은외교정책에서이제“세력권”개념을받아들여야한다고주장했다.그는“[시리아에서러시아의지원을받은]아사드의잔혹행위,러시아의크림반도병합,중국의남중국해군사화는이제그누구도군사적으로이의를제기하지않을기정사실이되었다”고주장하며국제정치에서강대국들이특정지역의비강대국들에대해행사하는영향력이한번도사라진적이없음에도미국의외교정책엘리트들은세력권개념을극도로경계해왔다고비판한다.
또한‘강대국국제정치의비극’으로잘알려진존미어샤이머(J.Mearsheimer)는2014년러시아가크림반도를무력으로장악하면서시작된러시아-우크라이나위기에대해러시아가그와같은군사행동을할수밖에없었던이유가서방의잘못된정책때문이라고비판했다.흥미로운점은미어샤이머가러시아푸틴의2014년군사행동을정당화하는관점역시“세력권”논리에철저히기반해있다는것이다.
작금의국제관계가세력권질서의원리로움직인다고바라보면,미어샤이머의주장은상당한설득력을갖는다.미어샤이머가보기에우크라이나에대한EU가입,NATO가입,그리고민주주의확산이라는서방의세가지정책패키지는“푸틴을자극한자유주의적망상들”이다.미어샤이머는EU와NATO의우크라이나로의확장은그어떤강대국도좌시할수없는중대한안보적위협이었다고설명한다.
앨리슨은미국의쇠퇴로인해국제질서가이제막세력권질서로이행하고있다고보는반면미어샤이머는국제관계가항상세력권질서였고미국만이사실을외면했다고본다는점에서둘사이에미세한차이가존재하지만,결국이들모두21세기국제관계를세력권질서로보는것이타당하며바람직하다고주장한다는점에서는일치된의견을보인다.

세력권질서부활의불편한진실
세력권질서의부활에대한한가지불편한진실은,세력권질서의부활을주장하는논평가들이대부분강대국안에살고있다는점이다.자국이세력권질서안에서다른강대국에의해제약될수있는상황이라면,과연세력권질서의부활이그들에게여전히유효한제안일수있을까?만약앨리슨이미국시민이아니라러시아의이스칸데르미사일이쏟아지는키에프의시민이었다면“우크라이나는크림반도의상실을잊어버려야할것이며,러시아의‘근외’국가들은크렘린에대해더두려워하고더공손해지는법을배워야할것이다”라는충고를자신의국민들에게말할수있을지되묻고싶다.

그렇다면국제질서란무엇인가?
“국제질서란무엇인가?”라는원론적인질문에대한답을PartI에서제시한다.20세기이전까지역사적으로존재했던국제질서들은대내적으로위계적이고대외적으로배타적이었다는의미에서대부분세력권질서의성격을띠고있었다.제국,패권,식민지,보호령,봉신국,신탁통치,위성국가,종주권,공동통치,그리고조공관계가그예이다.이들은모두국가간관계를본질적으로불평등한것으로보고위계적질서를기본원칙으로삼았다는공통점이있다.반면20세기에등장한자유주의국제질서는국제관계를군사력이나경제력과같은“힘”에의해서가아니라국가들에의해만들어지고합의된“규칙”에의해서조직하고자하는이념이다.

자유주의국제질서를떠받쳐온대내적요인:개방에대한사회적합의
이책의PartII에서는자유주의국제질서를떠받쳐온대내적요인으로,자유주의국제질서의핵심국가에서유지되어온“개방에대한사회적합의”를살펴본다.개방에대한사회적합의를가장잘설명할수있는주제는미국의무역정치이다.1934년에통과된상호무역협정법(RTAA)은개방에대한사회적합의가미국의국내정치에굳건하게자리잡게된역사적기점이자제도적기원이라고볼수있다.그러나2016년공화당대통령후보도널드트럼프(DonaldTrump)가스스로를보호주의대통령으로자임하고위임정치의종식을선언하면서1934체제는중단되었다.

권위주의정권에의해주도되는세력권질서
현재자유주의국제질서는안과밖의도전에직면해있다.개방이초래한사회적충격을더이상감당할수없는유권자들의불만으로인해개방에대한사회적합의가미국을비롯한선진국곳곳에서위협받고있으며개방에대한거부감은사회적·문화적영역으로까지확산되고있다.다른한편으로자유주의국제질서안에서급성장한비자유주의강대국중국과러시아는자유주의국제질서의틀을깨고자국에유리한새로운세력권질서를구축하기위해공세적인외교정책을추진하고있다.이들에의한세력권질서부활시도가특히우려스러운이유는세력권질서구축을주도하는국가들이권위주의정권이기때문이다.두차례의세계대전에서이미확인된바와같이,여론이나법,의회와같은민주적제도의견제를받지않는권위주의지도자들이주도하는세력권질서는주변국가와그국민들의삶에치명적인피해를줄수있다.2022년2월24일러시아의우크라이나침공은권위주의정권에의해주도되는세력권질서가어떤모습이될것인가를보여주는서막에불과하다.조지아,홍콩,예멘,대만해협,남중국해가제2,제3의우크라이나가될수있다.

자유주의국제질서가한국에주는함의
현대사에서자유주의국제질서가등장하고확산되는과정은한반도에도적지않은영향을미쳤다는사실을상기할필요가있다.1919년임시정부수립의기원이된3.1운동은윌슨의14개조에고무된바크며1943년카이로선언에서의한국독립에대한연합국대표의서명역시전후세계를세력권질서가아니라자유주의국제질서로만들고자했던미국의의도에힘입은바크다.또한1950년한국전쟁에대한UN(국제연합)의다국적군파병은집단안보에대한윌슨주의적실험이제2차세계대전이후최초로현실화된것이며,한국이세계10위의경제대국이자문화대국으로비약적인성장을이룰수있었던환경역시자유주의국제질서에의해조성된것이라고볼수있다.따라서자유주의국제질서를미국과유럽의세력권으로치부하고그쇠퇴를수수방관하는것은한국의국익에도부합하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