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기원과 진화 (제3판)

인류의 기원과 진화 (제3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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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인류학의 진화는 계속된다
많은 이들은 인류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에렉투스, 네안데르탈 내지 옛 사피엔스를 거쳐 현대인으로 진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의 고인류학 연구는 인류의 진화가 이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인류의 진화는 이제 상식이지만, 고인류학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은 고인류학 전공자가 없다시피 한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발간된 고인류학 개설서의 제3판이다. 제2판이 나온 지 6년이 지났지만 고인류학의 발전은 개정판으로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가속화하고 있다.
3판은 2024년 말까지 발표된 새로운 연구 내용을 반영하고, 이에 맞춰 최신 사진을 새로 넣고 자료들을 보완했다. 또 책을 큰 판형으로 변경해 사진의 크기를 키우고 편집도 읽기 편하도록 바꿨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장에서 3장은 고인류학 연구의 바탕을 이루는 기본 개념과 사람과 영장류의 관계 및 인류 등장과 진화의 배경을 다루고 있다. 그 내용의 상당 부분은 초판과 2판에서 다룬 것이며 전체 뼈대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여러 사항에 대해 세부적인 설명을 추가하거나 다듬었다. 4장에서 10장은 현재까지 알려진 최초의 인류로부터 시작해 2020년대에 들어와 새로 발견된 고인류에 이르기까지, 그간 알려진 다양한 고인류를 소개하고 있다. 그 내용은 2024년 12월까지 발표된 문헌들을 참조한 것인 만큼, 인류의 기원과 진화에 대한 최신 연구 성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

이선복

저자:이선복
서울대학교고고학과를졸업하고미국애리조나주립대학교인류학과에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주로구석기시대연구에관심을두고있으며한국,베트남,몽골,아제르바이젠등에서발굴작업을지휘했다.주요저서로『고고학개론』(1988),『이선복교수의고고학이야기』(2005),『구석기형식분류』(번역,2012),『동물고고학입문』(번역,2014)등이있으며,『한국고고학강의』(2007,2010)편찬에집필과책임편집을맡았다.서울대학교박물관장을역임했으며2018년현재서울대학교고고미술사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책을내며

1.고인류연구의기초개념
고인류학의시작
진화의뜻
진화의단위
종의발생
분류와명명

2.사람의위치
자료의한계
고등영장류분류체계
‘사람상과’-분류와용어
영장류의체질적특징
사람의해부학적기준

3.인류진화의배경
인류진화의시간표
인류진화의환경적배경
인류등장의전야

4.인류의등장
개관
최초의인류
사헬란트로푸스
오로린
아르디피테쿠스카다바
직립보행의시작―아르디피테쿠스라미두스
아르디피테쿠스에서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5.루시와고인류의분화
복잡해진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종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아나멘시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아파렌시스

6.아파렌시스의경쟁자
새로알려진오스트랄로피테쿠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프로메테우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바렐가잘리
오스트랄로피테쿠스데이레메다
케냔트로푸스플라티옵스

7.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파란트로푸스
후기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계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아프리카누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르히
오스트랄로피테쿠스세디바
파란트로푸스
파란트로푸스에티오피쿠스
파란트로푸스로부스투스와보이세이

8.‘사람속’의시작
‘사람속’의등장
호모하빌리스와루돌펜시스
호모루돌펜시스

9.‘사람속’의진화
호모에렉투스
호모에르가스터와호모게오르기쿠스
호모하이델베르겐시스

10.호모사피엔스,네안데르탈과새로알려진고인류
호모사피엔스등장전후의사정
호모사피엔스
네안데르탈
데니소바인
호모플로레시엔시스
호모날레디
호모루조넨시스

맺음말

출판사 서평

책의내용

현생인류호모사피엔스의뿌리찾기

이책은우선진화의개념에서시작해인류진화를바라보는관점과시각및명명과분류의문제를자세히다룬다음,인류진화의시간과환경적배경에대한내용을간략히설명하고,이후다양한고인류의등장과진화에대해단계적으로서술한다.
20세기말활발해진유전자분석으로고등영장류의분류체계는전면수정이불가피해졌다고저자는지적한다.그때까지영장류의분류는해부학적기준에따라이루어졌다.그러나유전자분석결과침팬지는고릴라보다오히려사람과더가까운영장류라는사실이밝혀졌다.이런상식을벗어나는의외의결과에따라새로운분류체계가수립된다.그동안침팬지는사람상과중사람과와는다른고릴라속,오랑우탄속과함께유인원과에속하는것으로되어있었으나,1990년대이래의분류체계에서는사람과중오랑우탄아과,고릴라아과와구분되는사람아과중에사람족과구분되는침팬지족으로분류되고있다.다시말하면오랑우탄과고릴라는훨씬일찍사람-침팬지그룹과갈라졌고,침팬지는상대적으로늦은시기에갈라졌다는것이다.
그렇다면현생인류인호모사피엔스의조상은누구이며,언제지구상에처음등장했고,어떤과정을거쳐현재의모습으로진화해왔을까.고인류학계는아프리카등세계여러지역에서발굴된화석자료분석을통해이물음에대한답변을내놓고있지만,모두가동의하는설명체계는아직없다.그이유는지금까지발굴된화석자료가많지않을뿐만아니라인체에서가장단단한부위인뼈와이빨이주로파편형태로발견되기때문이다.인체의일부만가지고전체의모습과생활방식을파악해내는것은어려울수밖에없다.새로운화석이발견되면기존의이론은수정이되고,화석에대한해석과명칭도시간이지나면서달라지기도한다.

새로운‘사람속’데니소바인과플로레시엔시스

지난6년동안의고인류학연구로보태지고수정된이론과해석과명명만으로도책한권이족히될법하다.『인류의기원과진화』제3판에는곳곳에새로운연구결과가보충돼있다.이기간가장눈에띄는연구는데니소바인의원적찾기일것이다.분류학상사람은동물계―척삭(척추)동물문―포유강―영장목―사람과―사람속―사람종이다.영장목에속한포유류를영장류하고한다.새로운분류체계에서는사람과를사람족과고릴라족으로나누기도하는데,사람족에속한것이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과사람(homo)속,파란트로프스속이다.
많은이에게익숙한호모에렉투스,호모사피엔스(현생인류),네안데르탈은모두호모속에속한종이다.고인류학연구는호모속종명을10여개이상으로늘렸다.
2010년시베리아알타이산맥의데니소바동굴에서네안데르탈과사피엔스사이에교배가이뤄졌다는화석이발견됐다.이때함께채취된뼈조각7점이사람속(호모속)에속하는것으로분석돼‘데니소바인’으로명명됐다.2019년에는티베트에서,2024년에는라오스에서데니소바인화석이발견됐다.유전자분석연구에따르면데니소바인은28~29만년전에서2~3만년전사이에주로아시아에서살았던것으로추정되고있다.
최근아시아에서새로밝혀진사람속에는‘플로레시엔시스’종도있다.2003년인도네시아동쪽플로레스섬의‘리앙부아’동굴에서발견됐다.이들화석의몸집과두뇌용량은현대인이나오스트랄로피테쿠스보다훨신작은것으로분석됐다.학계에서는섬에고립돼도서왜소증현상이라는가설과병리학적문제로비정상적으로왜소화한호모사피엔스라는주장이맞서왔다.2013년리앙부아에서70㎞떨어진마타멩게에서플로레시엔시스의조상이될만한70만년전화석이발견되고,2024년8월이화석이플로레시엔시스보다더왜소한체구의성인이라는사실이발표돼도서왜소증가설이가장유력한설명이됐다.

종간교배와속간공존의증거들

학교교과서‘상식’으로는사람속에속하는고인류종으로호모하빌리스,호모에렉투스,네안데르탈,사피엔스정도를떠올리게한다.하지만초고속으로진화하고있는고인류학연구는고인류종이훨씬많으며,종간교배도이뤄졌다는증거들을발견해냈다.
1856년독일네안데르계곡에서발견된네안데르탈화석은고인류학발전에큰기여를한사람속의한종이다.네안데르탈의기원에대해서는여러설이여전히분분하지만사피엔스와같은시기에공존하면서상호교배에이르기도했다는새로운연구성과들이쌓이고있다.
2010년데니소바동굴에서사피엔스와네안데르탈사이에생물학적접촉의증거가발견되고,유라시아거주현대인에게네안데르탈유전자가적게는전체유전자의1%에서많게는7.9%까지남아있다는연구결과가제시됐다.아프리카거주현대인에게서도0.3~0.5%정도그흔적이남아있다.급기야2024년에는거꾸로네안데르탈화석에서도사피엔스의유전자가검출됐다는보고가발표되기도했다.
사피엔스와네안데르탈과의첫교배시기에대한연구도계속업데이트되고있다.2024년12월독일과미국연구팀은각각학술지<네이처>와<사이언스>에게재한논문에서아프리카를떠난사피엔스와유럽에살고있던네안데르탈사이에교배가4만9천~4만5천년사이에이뤄졌으며,7천여년간두종간혼혈이계속됐다는연구결과를발표했다.
사람속이종간교배를했을뿐만아니라,다른속과도공존했다는증거들도나오고있다.2024년12월에는미국피츠버그채텀대등국제연구팀이학술지<사이언스>에150만년전지금의케냐투스카나호수인근에서사람속의호모에렉투스와파란트로푸스속의파란트로푸스보이세이서너명이길어봤자수시간이내의짧은시차를두고불과1m정도떨어진거리를두고걸어갔음을보여주는발자국을발견했다고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