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 (양장본 Hardcover)

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 (양장본 Hardcover)

$17.00
Description
역사적 감각과 철학적 분석
문학적 문장과 정치적 상상력으로
논어의 세계를 새롭게 열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그 내용은 그 사회를 지탱하는 언어가 된다. 『논어』 역시 오랫동안 널리 읽히면서 동아시아인의 생각과 대화를 위한 언어를 창조했다. 그것은 『논어』의 위대함 때문이라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읽어서이고, 많은 사람들이 읽음에 따라 앞으로도 동아시아인의 생각에 깊고 넓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어차피 살다가 한번쯤 읽어야 하는 책이라면, 가능한 한 풍부하고 정교하게 읽어보자는 것이 이 『논어』 연작의 취지다.
- ‘『논어』 연작을 펴내며’에서


김영민 교수의 『논어』 연작은 오랜 학술 연구를 바탕으로 ‘에세이·번역·해설·학술연구·번역비평’을 아우르는 통합 프로젝트다.
『논어』를 신화화하거나 현대적으로 과잉 해석하지 않고,
역사적 맥락을 회복해 사유 체계를 확장하고자 한다.
고전 읽기의 새로운 모델이자 국내 고전 출판 분야에서는 보기 드문 시도이다.
1. 『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개정증보판) -논어의 주제를 소개하는 에세이
『논어』 연작 첫 번째 책. ‘논어의 세계’로 안내하는 프롤로그 격으로, 『논어』의 주제를 소개하는 에세이다. 특유의 위트와 지혜로 『논어』에 대한 사회적 감정을 새롭게 일깨운다.
2. 『논어: 김영민 새 번역』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한 새로운 완역본
우리 시대에 맞는 번역을 위해 『논어』 성립기의 문헌 용례와 관련 연구들을 적극적으로 참고해 시대착오적인 왜곡이나 오역을 피하고자 하였다.
3. 『논어란 무엇인가』 -공자와 논어의 세계에 대한 해설서
수천 년 전 삶을 배경으로 하는 『논어』의 세계에 오늘날의 독자가 접속할 수 있도록 새로운 해설과 감수성으로 접근하였다. 『논어』라는 고전을 잘 가다듬어, 생각의 자원을 조금이라도 풍부히 하려는 것이 저자의 소망이다.
4. 『배움의 기쁨』 -논어 ‘학이’편과 ‘자로’편 18장에 대한 심층 해설
『논어』의 첫 편인 「학이」와 「자로」 18장을 현대적 학술 프레임에 담았다. 고전적인 주석 전통을 잇는 한편, 기존 해석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대안적인 해석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5. 『논어번역비평』 -기존 한국어 번역에 대한 체계적 비평 작업
기존 『논어』 한국어 번역서 45종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대안적인 번역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독자가 기존 번역의 문제들을 판별하는 동시에 한문 문법을 요령 있게 습득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저자

김영민

서울대학교정치외교학부교수.하버드대학교에서동아시아사상사연구로박사학위를받고브린모어대학교교수를지냈다.
정치철학과동서고금의고전을넘나드는사유로현대사회를날카롭게해석해온김영민교수는지금가장주목받는학자중한명이다.특유의유머와문학적문체로철학을일상의언어로풀어내며,지성의역할과공부의의미를다시묻는목소리를내고있다.
연구서로중국정치사상사연구를폭넓게정리한AHistoryofChinesePoliticalThought(2017)와『중국정치사상사』(2021)를출간했다.
산문집『아침에는죽음을생각하는것이좋다』(2018),『공부란무엇인가』(2020),『인간으로사는일은하나의문제입니다』(2021),『인생의허무를어떻게할것인가』(2022),『인생의허무를보다』(2022),『가벼운고백』(2024),『한국이란무엇인가』(2025)등을통해삶과죽음,인간과정치,정체성에대한깊은통찰을대중에게전해왔다.
2025년에는오랫동안구상해온논어연작『생각의시체를묻으러왔다』(개정증보판),『논어:김영민새번역』,『논어란무엇인가』,『배움의기쁨』,『논어번역비평』을펴냈다.

목차

발간사 『논어』연작을펴내며
매니페스토 생각의시체를묻으러왔다
1.침묵의함성을들어라
왜구태여침묵했는가
자유주의송편
모순과함께걸었다
떠나는이유에대해침묵해야할때가있다
“마르크스‘도’읽어야지”
2.실패를예감하며실패로전진하기
신의가호에회의를품게된시대의사랑仁
미워하라,정확하게正
삶이라는유일무이의이벤트欲
해도안되는줄이미알았던사람禮
우유부단함은중용이아니다權
실연의기술習
완성을향한열망敬
알다,모르다,모른다는것을알다知
3.회전하는세계의고요한중심점에서
자성,스스로에게부과하는고통省
“빡센삶,각오는돼있어?”孝
하지않는것이하는것이다無爲
부러우면지는거,아니지배당하는거다威
너의존재는거짓이아니다事
지구의영정사진찍기再現
돌직구와뒷담화의공동체敎學
4.성급한혐오와애호를넘어
단한문장을이해하기위하여
“그가운데있습니다”
제가격에자신을판다는것
당신뱃속에는성인의마음이있다
돈과자유
새술은헌부대에
계보란무엇인가
‘유교’란무엇인가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텍스트의무덤에서보내는『논어』여정의초대장
서울대김영민교수의‘논어연작’첫번째책

『생각의시체를묻으러왔다』는‘논어’와‘공자’에대한에세이다.우리시대문장가로손꼽히는서울대김영민교수가기획한〈논어연작〉의첫번째책으로,『논어』를다시읽기위한사유의출발점이다.
김영민교수는『생각의시체를묻으러왔다』에서고전이인간의근본문제에대한해답을준다는믿음에의문을제기한다.『논어』를‘죽은생각’으로인정하는데서출발한이책은,고전을숭배가아닌사유의자극으로읽는새로운방식의고전읽기를제안한다.
저자는특히공자가‘정확하게미워하는일’에깊은관심을가졌다고말한다.여기서말하는미워하는일이란말그대로누군가를미워하고비판하는일이다.그러나누군가를정확하게미워하고비판하는일은결코쉽지않다.고전을비판적으로읽는일또한마찬가지다.고전을제대로좋아하고,정확하게비판하려면고전텍스트를공들여읽고스스로생각하는태도가필요하다.특유의멋스러운유머와번뜩이는지혜로가득한이책은,『논어』를제대로읽기위해먼저그낡은생각들을기꺼이묻으려는사유의기록이다.
(*이책은2019년에출간한『우리가간신히희망할수있는것』의개정증보판이다.본문에인용된『논어』번역문을〈논어연작〉중『논어:김영민새번역』에서옮겨왔으며,에세이다섯편을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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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고전을펼쳐드는이유는좀더넓고깊은
생각의바다로나아가기위해서이다”

삶의미시와거시사이를활강하는글쓰기로“인간과세상에대한생각거리를차원높은사유의영역으로끌어올리는”서울대김영민교수가본업인사상사연구자로돌아와〈논어연작〉을펴냈다.에세이부터번역·해설·학술연구·번역비평까지장르를넘나들며『논어』에이르는여러경로를직접안내한다.『생각의시체를묻으러왔다』는다섯권의〈논어연작〉중첫번째권인‘논어에세이’이다.

『논어』를왜읽는가?고전을왜읽는가?실로고전텍스트를읽는다고해서노화를막거나,우울증을해결하거나,요로결석을치유하거나,서구문명의병폐를극복하거나,21세기한국정치의대답을찾거나,환경문제를해결하거나,현대인의소외를극복하거나,자본주의의병폐를치유할길은없다.고전텍스트를읽음을통해서우리가간신히희망할수있는것은,텍스트를읽을줄아는사람이되는것이다.그리고삶과세계는텍스트이다.
_「매니페스토」,25∼26쪽

도입부에서선언하듯이,저자는‘불후의고전’을‘살아있는지혜’로포장해만병통치약처럼사용하는세태를경계한다.그의희망은소박하다.고전을매개로하여텍스트를공들여읽는사람이되어보자는것이다.이는곧우리가몸담은삶과세계라는텍스트일터,2,500년넘게살아남은『논어』에수많은이들이주석을달고지금까지도해설을덧붙이는이유이자‘김영민’만의시선이주목되는이유이기도하다.
동아시아정치사상사를연구해온저자는고전『논어』라는헌부대에오늘의‘세상’이라는새술을붓는다.여기에본질적인질문을던지는사유와자유롭고독창적인문장을더해,고전해설의관습을벗어난새로운글쓰기를완성한다.“유쾌하면서도심각한이야기를할수있는방식”을고민해온저자의『논어』독법이주는사유의즐거움은이제독자의몫이다.


#침묵의함성을들어라
:삶과세계를정밀하게독해하려면

공자는“나는말을하지않고자한다”고말한바있다.저자는『논어』텍스트전체가“발화한것,침묵한것,침묵하겠다고발화한것”세가지로분류될수있다고본다.침묵을매질로삼은메시지는그에걸맞게예민한감수성을가진독해자를요구한다.따라서이러한분류를염두에두고의도된침묵마저읽어낼자세로『논어』를탐사해나가자고제안한다.
공자는노나라사구(형벌이나도난등의사안을맡은벼슬)직책을맡고있다가느닷없이직을관두고떠나버린일이있다.그는왜쓰고있던면류관도벗지않은채보란듯이예를어기며부랴부랴떠났고,왜구태여침묵했을까?

공자가자신이떠나는진짜이유에대해서침묵했으므로,사람들은이러쿵저러쿵떠들어댔다.잘모르는사람들은공자가고기때문에떠났다고생각했다.이를테면,공자가내심너무너무고기가먹고싶었는데자신에게고기를주지않자그만분노를참을수없었던탓이라고보는것이다.물론공자가고기에대해중독에가까운무조건적인애착을가지고있었다면그런추론도합리적이리라.그러나공자는고기에관하여매우까다로운사람이었다._「떠나는이유에대해침묵해야할때가있다」,59∼60쪽

이어지는글에서저자는공자가고기라면무조건먹으려드는탐욕스러운사람이아니었음을옛문헌들을뒤져가며예의진지하게증명한다.독자는그독특한유머와리듬에빠져하릴없이키득거리다가어느새다음문장에도달한다.

만약공자가특정한도덕률에고집스럽게매달리는협애한도덕가였다면,그는그저특정도덕기준을들어자신의조국을가차없이매도하고말았을것이다.그런유체이탈화법을구사하기에는공자는노나라라는정치공동체에무관한인물이아니었다.만약공자가자신의출신지역이나집단에대해무비판적인충성을일삼는사람이었다면,무조건적으로조국의편을들어어떤흠이라도눈감아주었을는지모른다.그러나그는조국을사랑하되,그조국을비판해야하는딜레마에마주하여그나름의해결책을자신의행동에담고자한사람이었다._「떠나는이유에대해침묵해야할때가있다」,64쪽

불필요한과장overstatement을비판하고,침묵및삼가말하기understatement를옹호한공자를통해,단순한침묵이나생략으로보이는것들이갖는전복적인성격을간파하기.이렇듯김영민의논어에세이는위트와아이러니로직조한글쓰기로해당텍스트를넘어보다넓은콘텍스트의세계로우리를이끈다.


#실패를예감하며실패로전진하기
:이토록고단한인간으로살아가기위하여

김영민교수는공자의제자들이나『논어』의편집자가유려한예식의집전자로서의공자만큼이나현실에서실패한선생의모습을사랑한데주목한다.인간은불완전한존재이다.허나결함이있더라도자신의결함을인지할수있을때는아직희망이있다.화해하기어려운모순적열망이공존한인물-공자를통해어쩌면우리는이생에간신히희망할수있는것을읽어낼수있진않을까.그가자주이야기한가치들,그역사적맥락,그리고급변하는시대를메타시선으로통찰하여실마리를풀어내볼수있지않을까.

그가살던시대는만성적인전쟁의시대.전국시대에이르면진秦나라통일전까지적어도590회의전쟁이일어났다는데,공자가그때까지살았던들그추세를되돌릴수있었을까.(…)공자나그의제자들은해도안되는줄이미아는사람들이었다.따라서그들은무력에의존하여천하통일을추구하기보다는,지속적으로실패하기를선택한다.작가사뮈엘베케트가말했듯이,그들은승리하기보다는다시더낫게실패하기를선택한다._「해도안되는줄이미알았던사람禮」,116쪽


#회전하는세계의고요한중심점에서
:서로다른인간끼리어울려살기위하여

정치학,철학,역사에대한관심으로정치사상사를공부한김영민교수는,인간은어떻게공동생활을하는것이옳은지질문을던지는게정치철학이고,과거의사람들이거기에대해어떤답을해왔는지를파악하는게정치사상사라고설명한바있다.『논어』가지금여기우리공동체에던지는질문들에대한저자의근심이이책에스며있는이유이다.

공자가더관심을기울인것은집안에서자기부모를구체적으로어떻게잘섬길것인가혹은자기자식을구체적으로얼마나효성스러운사람으로키울것인가하는문제보다는,앞서말한삶의책임을누가어떻게나누어질것인가하는문제였다.(…)일상의삶을지탱하는데필요한위생,교육,복지,육아,노인돌봄등을어떻게해결할것인가.당사자,가족,사회,국가가운데누가어떻게무엇을얼마나나누어맡아야하는가.이는공자의시대혹은그이전부터인류가고민해온문제이며매시대조건은끊임없이바뀌기때문에,이문제는시대마다새로운답을요구한다._「“빡센삶,각오는돼있어?”孝」,173,176쪽


#성급한혐오와애호를넘어
:죽어야사는것들에대한시의적절한질문들

공자는“경천동지할혜안을가진고독한천재라기보다는자신이마주한당대의문제와고투한지성인”이었고,“국가가설정한위계적인구획을넘어,친족네트워크를넘어,타인과비전을함께나눈공동체의카리스마넘치는스승”이었다고저자는말한다.‘공자가죽어야나라가산다’고떠들썩하던시절이있었다.이책은말한다.“공자가족보같은걸만들어가며친족을대규모로관리하라고주장한적도없고,조상신덕보라고한적도없”으며,“자신의친아들보다는제자를더사랑했다”고.“유교”라는말이“현대한국사회에서벌어지고있는문제들을도맷값으로넘기는데”남용되는세태에대해“좀더복합적이고역사적인접근이필요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