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들의악행을기록하는일은현실의법정에서지않은그들을역사의법정에세우는것이상의의미를지닌다.이작업은지금도고통받고있는피해자들의상처를치유하고,돌아가신이들을제대로애도하지못했던우리가뒤늦게나마애도를표하는일이다”(서중석_성균관대명예교수·열전편찬위원회공동대표)
반헌법행위자들을역사의법정에세우는공소장!
한국은1945년해방,1960년4월혁명,1979년박정희피살,1987년6월항쟁등구시대를청산하고새로운시대로나아갈수있는이행기를여러번맞이하였으나,이때마다정의를제대로세우지는못했다.2005년‘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를발족하고과거사정리와청산작업에들어갔으나,‘처벌없는진실규명’을표방한위원회활동은제대로된과거청산운동으로이어지지못하고있다.어두웠던과거에대한책임을져야할세력은정권만내주었을뿐여전히막강한사회적힘을가지고과거청산에저항하고있기때문이기도하다.‘죽은자만있고죽인자는없는상황,고문당한자는있고고문한자는없는상황’에서이제는국가폭력가해자들이누구인지정리하고실제법정에는세울수없다하더라도역사법정에세우는일이필요하다.이책은그러한필요에서시작되었으며,이를통해진정한과거사정리와청산이이루어지는데일조하게될것이다.
국가폭력가해자들의행적을낱낱이기록하다
2013년말처음구상하여,2015년깃발을올린뒤14년만에『반헌법행위자열전』이세상에선을보이게되었다.『반헌법행위자열전』은총12권으로,대한민국정부수립이후노태우정부시기까지약45년간공직자로서내란과민간인학살,고문조작등중대한반헌법행위에관여한인물312명을정리한기록물이다.그동안대한민국의헌법이파괴되는사건이많이일어났으며,헌법을유린한관련자들도그만큼많았지만,한번도가해자들을정리한적이없었다.그래서『반헌법행위자열전』은10여년이넘는오랜시간이걸렸다.
열전편찬위원회(상임공동대표이만열,책임편집인한홍구)가구성된것은2015년,그해제헌절인7월17일에한홍구·임경석·박노자등33명의제안에서비롯되었다.10여년동안수많은전문가와시민이편찬위원으로참여해2026년3월초까지열린회의만무려540여회였다.열전편찬위원회는“지연된정의는정의가아니다”라는소명의식으로,인물의행적을열전의형식으로추척해나가며,가해자의범죄를가능한한살아있는당대에기록하려애썼다.편찬위원회는이과정에서정치적이념을배제하고단한가지원칙,수록자의행위가헌법을얼마나배반했는가에만주목했다.또지금헌법으로과거의행위를재단하는것이아니라행위가이뤄졌던시점의헌법을잣대로판단해불필요한논란을없애려했다.
4권[검찰2]편,가장부끄러운헌정사
『반헌법행위자열전』3권과4권은재직중심각한반헌법행위를저지른검찰출신인사들의행적을기록하였다.특히4권은유신이후와전두환,노태우정권시절에주로활동한검사25명(고시와사시기수순)의행적을수록했다.검찰이주도했던1991년의유서대필사건을제외하면대부분의국가폭력사건에서검찰은대체로2선에머물러있었다.국가폭력피해자개개인이당한‘고문피해’는기본적으로1차수사기관에서발생한것으로,피해자들이검찰에서장기간에걸쳐심한물리적고문에노출된경우는거의없었다.그러나남산이나서빙고나남영동의밀실에서실제로고문을했던고문수사관들에비해검사들의책임은훨씬더무겁다.
그들은고문수사관들과는비할수없는보상을받았고,부와권력과지위를누렸다.4권은이러한사례를통해권력남용의구조와책임의심각성을드러내며,민주주의와헌법수호의필요성을다시금환기시킨다.아무도기록하지못했던헌법파괴자들의이름,국가폭력가해자들의이름을『반헌법행위자열전』에담아또렷하게역사에새긴다.정부의지원없이오직시민들의힘만으로만들어낸이책이국가폭력의피해자들과민주화운동과정에서피와땀을흘린시민들에게작은위로가되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