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 : 정혜신·이명수의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 (개정판)

홀가분 : 정혜신·이명수의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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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혜신,이명수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2005년전두환정권에서무고하게고문을당하고18년간억울한감옥살이를했던박동운선생을만난이후로1970~80년대고문생존자,5·18광주민주화운동피해자등국가폭력피해자들의치유자로살았다.2008년부터고문피해자를돕기위해만든재단‘진실의힘’에서고문치유모임의집단상담을이끌었고,2011년쌍용차해고노동자와그가족들을위해집단상담을시작하며심리치유센터‘...

목차

목차
프롤로그:이것으로충분하다

첫번째처방전:그래도,나를더사랑하라
조건없이이유없이

나에게날개를달다
이기적이어도괜찮아
순하게인정하고보듬기
진짜나와만나는황홀함
너답지못하다
‘왜나만?’
자체발광
작은사치
쓸데없는자존심이란없다
마음의싹틔우기
기다릴줄아는너그러움
내이름부르기
마음을미처몰랐을뿐
만능콤플렉스
가장먼저배려할사람
자책은이제그만
자기보호는실력
나를사랑하는일,더이상미루지말기
누구에게나스타본능이있다
나만이희망이다

두번째처방전:내마음을쓰다듬고보듬고
아프고힘들수록토닥토닥다독다독

엄마가기억하는나
결핍동기
질곡의시간은벼락처럼끝난다
“이름이뭐였나요?”
때로는침묵도필요하다
마음의허드레공간짓기
남들은잘모르겠지만……
마음아,숨을참지마
눈감아주고속아도주고
‘내마음을빌려주고싶다’
가장실용적인해결책
홀가분하다
아직때를만나지못한이들에게
다독다독내마음
누구나인생의위대한주연
절박한것은꼭꼭숨어있다
나를인정해주는꼭한사람
그대가있어오늘하루가든든합니다
당신의꽃밭,함부로짓밟을수없다
전략적낮잠이필요하다
치유의밥상

세번째처방전:언제나당신이옳습니다
나의결대로나의호흡대로

당신이늘옳다
심리경호
당신의결승점은어디입니까?
부분이아닌전체를보기
적극적으로하지않을수있는용기
누구에게나그럴만한이유가있다
나답게사는일참,어렵다
세상의휘둘림에아랑곳없이
심심함도즐길수있다면
쓸데없는경쟁에서벗어나기
알게되면
현재도미래의아름다운과거
성공경험은치유에너지
지금역사의현장에있는당신
가슴이시키는일
독점과나눔
인생한방이다
거품감별사


네번째처방전:때로는서로어깨를맞대어라
행복한마주보기,건강한거리두기

‘나도한때……’
세상모든남자들의바람
모진사랑
강해야만살아남는것은아니다
알고도속는이유
권위적대상
‘그건니생각이구’
아니면다시하면되지요
모든인간관계는본질적이다
사람은사람으로치유된다
진면목을알아보는눈
걱정은걱정인형에게
맨얼굴의관계
관계맺음은생존본능
미워하면서닮는다
어쩐지끌리더라
고립의섬에서탈출하려면
모두다르다
눈물도말입니다
망설이지말고재지말고
세상에는나도있지만남도있다
가장완벽한실수
역할성격과실제성격
인정욕망
‘제맘알죠?

다섯번째처방전:세상에서가장먼저만나야
할사람은나입니다
가장뒤늦게가장아프게배우는깨달음

더이상미룰수없는만남
자기치유력의근원
여러모습으로살아도좋다
오롯이혼자서게된다는것
내가진짜로원하는게뭘까?
내가지켜보고있다
찬.찬.히.깊.게.
투명화장실
당신의재산목록1호
느티나무는슬슬뿌리를내린다
허영검색
거리두고나를보기
내마음을쏴라
세상의‘불심검문’에당당해지려면
나그대로가쓸.모.
‘니꿈은내가꾼다’
사회적얼굴에속지말기
있는그대로보기
꼭한번만나고싶은얼굴

출판사 서평

몇년간홈페이지에연재하며많은이들의마음을어루만져주었던<그림에세이>는두사람이나누어온생각의결실로서,『홀가분』은그중에서엄선한103편의글들과여운을주는전용성화백의담백한그림이어우러져치유의에너지를한가득선사한다.

제목인‘홀가분’은우리나라사람들이감정을표현할때즐겨쓰는430여개의단어중긍정성을뜻하는쾌(快)의최고상태로꼽은말이라고한다.이책은바로세상의기준과시선에불안해하지않을수있도록,그어떤경우에도나를사랑하고지지함으로써온마음으로홀가분해질수있도록응원하는독특한형태의심리처방전이다.

저자는속깊은치유자의시선과언어로지치고아픈이들의마음을헤아리고,맹목적인세상살이의이면을날카롭게들여다봄으로써우리삶에서진정으로소중한것이무엇인지끊임없이되묻는다.‘심리적자기보호는호들갑이아니라실력이다’는명제가이기적인수사가아닌행복한삶의진리일수밖에없는이유를작가자신의내밀한체험과다양한사례를통해서들려준다.또한감성적인문체속에풍부한심리학적근거를자연스럽게담아내어이를뒷받침하고있다.

이책은마음상태에따른다섯가지심리처방전으로구성되어있다.첫번째처방전에서는조건없이‘나를사랑하는법’을담았고,두번째처방전에는나의상처와고통을뜨겁게안을수있는사람은바로‘나’임을일깨워준다.세번째처방전에서는세상과나사이에서균형을잡고나다운삶을살아가기위한메시지를들려주고,네번째처방전에서는사람관계속에서아프고힘들더라도건강하게거리를두는법과마주보는법을담고있다.다섯번째처방전에서는내마음을제대로들여다보고자기자신을알아가는법을담고있다.

너무나뒤늦게아프게아는‘나’에대한깨달음,『홀가분』은“어떠한경우에도심리적으로나를보호하는것이우선이다”,“‘사람’이란말의맨앞줄에는늘‘나’가있을수밖에없다”,“나와나아닌것을제대로구별하지않으면코미디밖에될수없다”등,전폭적인응원의메시지를통해진정으로나와조우하고,타인의기준과시선에불안해하지않는내적자신감과건강한자기애를회복할수있는지혜를무한리필해줄것이다.

프롤로그중에서

"이것으로충분하다”

아침출근길은나에게설렘그자체다.어느회장님처럼일할생각에신나서가아니라출근길에내짝과함께나누는사유의성찬이특별히맛나고푸짐해서다.양평산마을에서서울사무실까지오는동안그와내가탄자동차에는온세상이담긴다.첨예한사회적현안에서부터소소한가정사,중요한업무논의,특정인에대한뒷이야기,계절마다제빛깔이황홀한6번국도의자연풍광까지그야말로종횡무진이다.가끔격렬할정도의논쟁이있기도하지만그얘기들이모아지는귀결점은자기성찰과진짜잘사는것에대한근본적의문이다.

이렇게그와내가나눈사유의결과물이바로『홀가분』이다.7음계의조합만으로도수억개의서로다른곡들이존재할수있는것처럼자기성찰을축으로하는서너개의고민이변주된형태가여기에실린105편의심리처방전이다.그것은그대로그와내게내재된삶의철학인동시에한계점이다.그러므로이글들이만병통치를자신하는약장수의영험한약같은처방전일수는없다.하지만적어도자기를돌아보고보듬어주는계기를마련해주는심리처방전의역할로는상당한의미가있을것이다.

본문중에서
나의선택앞에외로워도
화려한세상속에서지금내가초라해보여도
나를사랑하는일,더는미루지말기

생전에수많은소설가의스승으로불릴만큼존경받던한작가는‘이름없는들꽃이지천에만발했다’따위의표현을쓰는작가들을엄하게질타했습니다.쓰는이가무식하거나게을러서미처몰랐을뿐세상에‘이름없는들꽃’이어디있느냐는거지요.꽃피는소리를내가듣지못한다고하루라도꽃이피고지지않는날이있던가요.우리가미처모른다고존재하지않는것은아닙니다.당연히.
꽃을바라보면서도꽃피는소리를듣지못하듯,우리에게‘마음’이있다는사실을깜빡하고사는경우가의외로많습니다.마음보다상황논리나경제논리를앞세워설명하려다보면세상의많은일들은이변이나불가사의,일시적쏠림현상으로해석될수밖에없습니다.
‘내마음’에고요히귀기울이면거의모든해답은그안에있기마련입니다.미처몰랐을뿐,우리안에‘마음’이있다는당연한사실을감지하는순간,누군가의머리를쓰다듬듯세상도다정하게쓰다듬어줄수있습니다.
―<마음을미처몰랐을뿐>중에서

죽기전에꼭먹고싶은음식을한가지만꼽으라면저같은경우엔주저없이,생각만으로도침샘이자극되는어느음식점의비빔국수입니다.발효양념의독특한맛과차진면발의조화가‘onlyone’이라고할만큼강렬하거든요.비슷한맥락에서평생꼭한번은만나고싶은사람이누구인지를묻는다면,저는‘나자신[眞我]’이라답하겠습니다.그건특정한음식의선호처럼사람마다조금씩다를수밖에없는취향의문제와는본질적으로다릅니다.죽기전에‘나자신’과조우(遭遇)하는경험을한번이라도제대로할수있다면…….
그것은유일무이한동시에황홀한축복입니다.
―<꼭한번만나고싶은얼굴>중에서

공중목욕탕의탕속에누군가갓난아기를데리고들어오면분위기가단번에평화로워집니다.서먹하게마주하고있던사람들이아기를중심으로가족처럼재구성되는느낌마저듭니다.총알이핑핑날아다니는전쟁터한가운데아장거리는아기가등장하니잠시총성이멈추는영화의한장면,과장이아니다싶습니다.모든아기에게는막강한치유적힘이있습니다.그건어쩌면인간이라는존재가가진치유적힘의원형적형태일지도모릅니다.누구나한때는다아기였으니까요.그자체로치유적존재였으니까요.어느연쇄살인범이사형이집행되기전날엄마와마지막전화통화를하며“아직도내안에는엄마가기억하는나도있어”라며흐느꼈다지요.‘엄마가기억하는나’란치유적기운을내뿜는인간의심리적원형일겁니다.살다보면치유적존재의도움이절실해두리번거리게되는때가있습니다.하지만대개그것은파랑새찾기처럼내안에있는,‘엄마가기억하는나’를찾는과정과다르지않습니다.내가깊이사랑하는누군가가기억하는‘나’를떠올리는바로그순간,모든인간은치유적존재가됩니다.―<엄마가기억하는나>중에서

현재인기도최고지만수입또한실하기로소문난한가수는3년동안의연습생시절,창문도없는옥탑방에서라면한개를삼등분해끼니를때우며하루하루를살아냈답니다.
현재의돋보이는결과를중심으로그때의시간을재구성하면역경을극복한아름다운성공기가되지만당시엔그런고난의시간이3년이될지10년이될지알수없었을겁니다.
사회적차원의구조적빈곤과차별의문제와는별개로,살다보면‘창문도없는옥탑방같은시간’을견뎌야하는경우가있습니다.그런순간에는자신의암울함,슬픔,분노,열패감,소외감이끝도없이이어질것처럼느껴집니다.
하지만1945년8월15일해방이되기전날까지도대다수국민은해방의낌새를전혀알아차리지못한것처럼물리적이든정서적이든질곡의시간은대개느닷없이끝이납니다.
그런때꼭필요한것은10센티미터만더파들어가면금맥을발견할지모르는데여기서포기할순없다는강철같은의지가아닙니다.훗날의빛나는나를위해서가아니라지금현재의나를살갑게보듬고다독일줄아는자기긍정성입니다.
그러면모든정서적질곡의시간은벼락처럼끝이나게되어있습니다,반드시.
―<질곡의시간은벼락처럼끝난다>중에서

모두가부러워하는어느공기업의임원이늦은밤에전화를했습니다.작은규모의민간기업으로자리를옮긴다고요.저는물론‘잘했다.아마그결정이백번옳을것이다’지지하고격려했습니다.평소사리판단이똑부러지기로소문난사람이기도했지만그런결정을한데는그만한이유가있었을테니까요.
알코올기운이조금묻어있긴했지만,‘진심으로고맙다……’는목멘그의인사말이전해져왔습니다.주위사람누구도,심지어아내조차도그결정을반기지않았답니다.놀랍게도,그의결정을지지해준사람이저하나였다는군요.그의사례가특별한경우라서가아닙니다.저는이런경험을적지않게합니다,수시로.
주위사람들의걱정과반대논리를이해못할바없습니다.하지만결정의당사자만큼많은갈등과번민이있었을라고요.누군가어떤결정을한데는다그만한이유가있기마련입니다.
그런까닭에제가심리적영역에서가장자주입에올리는말은‘임신부식성론’입니다.말은거창하지만간단한얘기입니다.임신후갑자기먹고싶어지는음식은현재내몸에꼭필요한것입니다.내몸에필요한것이자동적으로당기는것이지요.그걸먹으면됩니다.그게지금나와태아에게가장필요한것이니까요.
자기결정에불안해하고그결정을확인받고싶은간절함에외로운,모든이들에게무한의지지와격려를보냅니다.
당신이.늘.옳습니다.―<당신이늘옳다>중에서

좋아하는음식의종류를열거하기는쉬워도그중에서딱한가지만고르라면선택이쉽지않게됩니다.이런저런사소한갈등이생기기때문입니다.하지만잊을수없는밥한그릇을꼽아달라는질문에대한대답은비교적명확합니다.‘잊을수없는밥한그릇’이란화두앞에서특급호텔의뷔페음식을떠올리거나회장님과의만찬때먹었던갈비찜따위를거론하는경우는없을테니까요.
저는그런종류의잊을수없는밥한그릇안에치유적힘의원형이담겨있다……고생각하는쪽입니다.실제로밥이가진힘이그러합니다.(중략)
내기억저편에웅크리고있는‘어린나’를살뜰하게배려하고보듬어주는듯한밥상을마주하는일은그자체로치유입니다.당연히그런치유적밥상을누군가에게마련해주는모든이는치유자일수밖에요.그러므로치유자가되는가장확실한방법은,어떤이가진심으로원하고있을따뜻한밥한상차려서함께수저를나누는일입니다.
그런게치.유.적.밥.상.이겠지요.―<치유의밥상>중에서

천재지변의사고로딸을잃은엄마가한세미나에서자신이겪은감정을말하는도중눈물이복받쳐말을잇지못하면서발표가중단되었답니다.그랬더니사회자가슬며시곁에다가와물컵을건네주면서속삭이듯말했다지요.
“눈물도말[言]이에요.”
그한마디로깊은날숨같은위로를받았고덕분에감정을잘추스를수있었다는그녀의경험담을전하는일은차라리사족입니다.자신을그엄마의입장에놓고생각하면금방답이나오는문제이니까요.부부싸움도중도무지말이통하지않는다는생각에너무답답해서울고있는아내에게‘당신이지금울고있는이유를세가지로정리해서말해보라’는논리적남편의전략적주문은아내입장에선,일종의재앙입니다.적절한타이밍에‘눈물도말[言]입니다’같은지혜와아량을발휘할사람이곁에있다면,축복입니다.―<눈물도말입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