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혁명 1 : 일용할 양식

사랑과 혁명 1 : 일용할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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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이야기만은 꼭 세상 밖으로 보내야 한다”
소설가 김탁환이 19세기 암흑기 조선에 일어난‘정해박해’를 통해 다시 묻는
사랑ㆍ믿음ㆍ희망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들
27년간 역사소설과 사회파소설을 오가며 치열하게 창작 활동을 펼쳐온 김탁환 작가가 4년 만에 역사소설로 돌아왔다. 신작 장편소설『사랑과 혁명』(전 3권)은 ‘조선의 암흑기’라 불리던 19세기 초 다른 세상을 꿈꾸며 천주를 믿었던 사람들의 사랑과 소망 그리고 기다림을 담고 있다. 김탁환 작가의 서른한 번째 장편소설인 이번 작품은 원고지 약 6,000매 분량으로 전 3권으로 구성된 대작이다. 곡성으로 집필실을 옮겨 실제 소설 속 공간에서 구상하고 집필한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조선 500년을 소설로 재구성하여 품격 있는 역사소설의 장르를 개척하고, 소외되고 억압받은 인물들에 주목했던 김탁환 작가. 18세기 실학파 중심으로 형성된 집단을 주인공으로 한 ‘백탑파’ 시리즈로 영조와 정조 시대를 훑고, 20세기 개화기를 다룬 소설을 집필한 후, 이번에는 19세기 초에 일어난 ‘정해박해’로 시선을 돌린다.
정해박해는 1827년 전라남도 곡성에서 일어난 천주교 박해 옥사로, 이로 인해 또다시 조선은 천주교 탄압으로 들끓게 된다. 당시 조정은 천주교인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는데, 곡성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범위를 한양까지 확산하여 500여 명의 교인을 체포하였고, 지독하게 고문하기로 악명이 높았다. 하지만 정해박해는 천주교사에서도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에 김탁환 작가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치밀하고 정확한 고증, 방대한 자료 조사와 탁월한 상상력을 더해 19세기 조선에서 천주교인으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

김탁환

1968년군항진해에서태어났다.마산과창원에서중·고등학교를다니며시를습작하다가서울대국어국문학과에입학하였다.박사과정을수료할때까지신화와전설과민담그리고고전소설의세계에푹빠져지냈다.
진해로돌아와해군사관학교에서해양문학을가르치며,첫장편『열두마리고래의사랑이야기』와첫역사소설『불멸의이순신』을썼다.대학교수로재직하며역사추리소설‘백탑파시리즈’를시작했고,『허균,최후의19일』『나,황진이』『리심』『노서아가비』등을완성했다.KAIST문화기술대학원교수를끝으로,2009년여름대학을떠났다.
이후많은반향을일으킨사회파소설『거짓말이다』『아름다운그이는사람이어라』『살아야겠다』등을발표하였다.장편소설『이토록고고한연예』를쓰며판소리에매혹되었고,소리꾼최용석과‘창작집단싸목싸목’을결성하였다.
지금까지『당신이어떻게내게로왔을까』를비롯31편의장편소설과3권의단편집과3편의장편동화를냈다.『김탁환의섬진강일기』『아름다움은지키는것이다』『엄마의골목』등다수의에세이와논픽션도출간했다.
『불명의이순신』『나,황진이』『허균,최후의19일』이드라마로제작되었고,『열녀문의비밀』『노서아가비』『조선마술사』『대장김창수』는영화로제작되었다.
몇년전그는곡성섬진강들녘으로집필실을옮겨,마을소설가이자농사꾼으로새로운삶을살고있다.글을쓰고논밭을일구는틈틈이이야기학교부터생태책방과마을영화제까지공동체활동도함께꾸려가며마을의의미와가치를되새기고있다.『사랑과혁명』은농촌에서구상하고집필하고퇴고한첫장편소설이다.

목차

작가의말
서_읽는마음

1부신은기르고인간은거둔다

1장밖
십자가|먹보|은행나무술통|성이시돌|비맞는버드나무|책읽는남매|조각조각|바둑통과바둑알|글자판|진달래|엄마|연가|고래|돌실이|붓통|확독

2장안
달항아리|미꾸라지통|쌍구유|병아리물통|자라병|터줏단지|훈|호자|뚜껑|등종지|떡살|도침|배밀이|필세|배물항아리

3장안팎
구정물독|사라|주기|약시루|장구통|종항아리|겹단지|독널|성모|불씨통|양념단지|투호|전독|밥통|탕아|십자가

세례명과인명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세계유례없이스스로천주를믿었던조선시대사람들

정조승하후극소수권세가의폭정이거세지며백성들의삶이날로피폐해지고,기존사회질서에대한균열이일어나며혁명의기운이꿈틀대었다.18세기말조선에들어온천주교는새로운희망과질서를갈구하던정약전,정약용,이벽과같은지식인층을중심으로수용됐다.조선은세계에서유례없이신부가들어오기전스스로천주를받아들인나라이기도하다.
당시봉건사회로차별과억압속에민중들또한살기위해스스로천주를믿었다.그들은신앙을지키기위해자신이살던곳을떠나멀고낯선교우촌으로들어가신분,이름,가족을버리고,새로운이름으로공동체를이루어다른삶을시작한다.그마을에서는계급에차별을두지않고,남녀가아닌능력에따라일을나누고,노인과아이를서로존중하며문제를해결해나가는인간다운삶을살수있었다.19세기조선에는없던세상이다.

『사랑과혁명』은땅만을섬기던농부들녘이하늘만을믿던아가다를만나세상이금하는신(神)을믿어가는과정과,그신을믿기위해목숨건교우들과이들을추적하고탄압하는무리들의팽팽한갈등을담고있다.순교자들의행적을기록한책인‘치명록’의형식을차용하여액자식구성을띤작품은3권에걸쳐정해박해를기점으로전후에일어난천주교박해를배경으로공동체를이루고살아가는교인들의시간을따라간다.1권에서는곡성교우촌에서마을사람들과함께옹기를만들며사랑을빚는시간을,2권에서는천주교인과첩자,군관이숨고달아나고쫓고쫓는추적의시간을,3권에서는옥안팎에서다시신부를모셔오기위한움직임과기다림의시간을담고있다.

정해박해의진원지,곡성에서구상하고집필하다

작품속공간을실제방문하여탄탄하게고증하는것으로도정평이나있는작가는이번에는정해박해의진원지인곡성으로집필실을옮기고,끌려온교인들이수감된감옥터에세워진곡성성당근처에거주하며당시천주교인들의마음을새기고현장감을더했다.

또한조선에유입되었던한역서학서『천주실의』『직방외기』『칠극』등을비롯한방대한자료와논문을참고하여19세기천주교인들의삶을생생히재현하였다.당시사용했던세례명과‘탁덕,첨례’등의천주교용어는물론,조선풍속부터천주교인의생활모습,옹기촌에서옹기를만들고팔던것부터감옥에서고문하는방법까지세밀하게묘사하여시대적분위기를살렸다.이를통해천주를믿던이들의고민과생각을따라가며그들의질문과절박함을단정한문체로풀어냈다.

작가는각권마다시대를교차하여이야기를들려주고,중심인물을달리하며마치독립된소설을읽는듯한재미를선사한다.1권은정해박해전들녘과아가다를중심으로,2권에서는정해박해당시곡성교우촌교인들을중심으로,3권에서는정해박해후11년간옥에갇힌천주교인을중심으로전개해간다.

그신을믿어당신의삶이조금더따뜻해지기를

수많은갈등이터져나오고이로인해변화의바람이절실했던19세기조선.기득권을유지하기위해누군가를짓밟고억압하며이기적인세계관에갇혀있는지배계층.그러한사회에서깊은절망감을느끼면서도자기들의문제를스스로해결하기위해실력을키우려는민중들.이러한모습은오늘날우리사회가처한상황과도별반다르지않다.

『사랑과혁명』에등장하는교우들은인간의존엄을지키고,살아있는생명을보호하고,때로는원수같은사람을사랑하며갈등을평화롭게극복하려한다.이처럼길이없는곳에길을내며나아간그들의태도는특정종교에만갇히지않고,특정한시대에한정되지않는다.『사랑과혁명』이‘종교소설이되종교소설이아니고역사소설이되역사소설이아닌’이유이기도하다.또한최근소외된사회적존재들에대한관심과생태환경문제에천착해온작가세계의확장을담고있기도하다.

작가는이작품에서날이선긴장감을내려놓고,미움과사랑,의심과믿음,절망과희망을갈라편을나누지않았다.다만우리가어떤신을믿든그신을믿어우리삶이함께조금더따뜻해지기를바랄뿐이다.이책은천주를믿든믿지않든종교와상관없이억압된사회에서인간의존엄을지키고자하는이들에게묵묵한수호자의역할을해줄것이다.

작가의말

곡성교우촌은한양으로부터가장먼곳에자리잡은믿음의마을이다.낯설고물선곳까지간사람들은어떻게은밀히마을을꾸리고,일용할양식을마련하면서,새로운삶을시작했을까.섬진강들녘으로내려온뒤,옥터옆에텃밭을일구며살고있다.정해박해때붙잡혀온천주교인들이갇혀고문받던감옥자리엔곡성성당이세워졌다.성당바로옆,텃밭이백평이나되는마당집을얻은것은우연일까필연일까.기도하지않아도기도하는마음이다.기르고숨고흐르는마음을,이렇게매일내문장으로옮기며4년을보냈다.옥터옆텃밭에서은총고구마를거두며『사랑과혁명』을세상에내놓는다.열매를씨앗으로삼아,농부가농사를짓듯이,독자들도저마다의마을에서평범하고거룩한날들을꾸렸으면좋겠다.

1권줄거리

산도깨비같은그녀를더알고싶었다.
그녀의가시에찔려내가다칠까봐머뭇거리진않겠다.”

들녘은장선마을에사는농사꾼이다.열살때부터박진사의논을소작했던들녘은마름의횡포로큰빚을진다.빚을독촉하는마름봉식을두들겨팬죄로마을에서살수없게된들녘은산으로들어가나무꾼곡곰밑에서나무하는법을배운다.들녘은곡곰과장작을거래하는사람들을알게되고그중한명인아가다를연모하게된다.
어느날들녘은아가다의뒤를쫓아옹기촌이자교우촌인덕실마을의존재를알게되고,그녀곁에머물고싶어그마을로들어간다.그곳에서옹기만드는일을도우며점점신(神)에대한호기심을키워간다.
옹기촌가마에불을때던날,뱀들의급습으로마을회장이혼수상태에빠진다.이를기회로차기회장이되려는사람과만류하는사람들사이에갈등이불거지고,덕실마을에는돌이킬수없는일이일어나는데……

주요등장인물

들녘(이시돌)
장선마을세바보중한명이자벼농사를기도하듯짓는타고난농사꾼.7년간소작농으로살며수확량도월등했지만계속쌓이는빚을감당못하고나무꾼이된다.아가다를연모하여옹기촌덕실마을로들어가고생질꾼으로일하며그녀와함께하기를꿈꾼다.점점신에대한호기심을갖게된다.

길치목(시몬)
장선마을세바보중한명이자산포수.날쌔게산을오르고짐승들을모는명사수의실력을갖췄다.덕실마을의한여인을연모하여교인들과교류하고그들곁을맴돈다.

장구(귀도)
장선마을세바보중한명이자거지.날때부터오른쪽몸을쓰지못했다.마을에서동냥하며다섯마리거위를가족처럼여기며살아가다장애가사라지는기적을체험한다.

공설이(아가다)
동정을지키고자맹세한덕실마을산도깨비대장.언제나성경말씀에따라말하고행동하는살아있는성녀와도같지만,들녘으로인해크게흔들린다.

이오득(야고버)
덕실마을옹기대장.소인정과공원방과한때순교를약속한사이였으나좌포도청에끌려가배교하고목숨을건진뒤회두한다.수십년간곳곳에교우촌을만들어이끈다.

소인정(요안)
서학서를번역하고필사하는교인들의정신적인스승.이오득과함께배교한후회두한다.조선에신부를다시모셔오기위해발벗고나선다.

공원방
좌포도청간자.한때이오득과소인정의벗이었으나두사람이자신을배신했다고오해한후조선제일의간자가된다.십이년전집을나간딸의행방을쫓는데혈안이되어있다.

금창배
좌포도청종사관.‘징제비’라고불릴만큼수많은교인들을악착같이쫓고,붙잡아죽이지는않고죽을만큼만징글징글하게고문한다.그가있는한순교는없다.배교만있을뿐.